지구를 살려 주세요 세계동물환경회의 2
마리루.이안 지음, 고향옥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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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날짜(6월 14일자)의 전기요금 인상 방침에 따른 뉴스를 읽고 마음이 답답해져왔다. 정부 방침에 따르면, 누진폭을 축소하여 전기요금을 많이 쓰는 가구는 요금을 내려주고 적게 쓰는 가구는 요금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서민의 입장에서는 그저 검토로서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누구누구 머리를 맞대고 앉아 그런 방침을 제안해 내는걸까? 아무래도 이 책에서처럼 다양한 입장을 지닌 사람들을 모아서 의견을 나누지는 않는듯하다. 만약 그랬더라면, 그런 방침을 내세우지 않았을것 같기에....  

책의 저자는 머리글에서, 몇 해 전 이사를 하면서 사용하던 에어컨을 없애버렸다고 한다. 처음엔 너무 더워 힘이 들긴 했지만, 적응이 되다보니 그것도 참을만했는데, 가끔 방문하시는 손님들에겐 자랑스럽게 이렇게 말했다한다. '난 지구를 지키고 있어요.'라고 말이다. 자신의 작은 실천이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위해 보탬이 될거라는 생각에 뿌듯함까지 느낀다는 저자는, 우리아이들도 에너지 절약이 습관처럼 몸에 베였음 한단다.  

'세계동물환경회의'라는 부제가 딸린 이 책은, 초등아이들에게 환경의 중요성과 함께 에너지 절약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의인화된 동물을 등장시켜 본문 내용을 이끌다보니 딱딱하지않고 참 재밌게 읽힌다.  내용 또한 알찬 지식정보들로 가득하고, 에너지 절약 노하우도 배울 수 있어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책이다. 이 '세계동물환경회의'에 참석한 나라를 살펴보면... 미국, 인도, 일본, 케냐, 브라질, 영국, 독일, 이렇게 일곱 나라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동물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에너지와 식량 관련, 환경이야기들을 나누는데... 자신의 나라 입장에 맞춘 주장을 내세우기도 하지만, 환경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각자의 생각들을 주고 받으면서 서로 상반되는 이해의 폭을 좁히고자 한다. 이렇게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바른 방향을 찾아가려는 동물들처럼, 우리들도 그래야하지 않을까?^^  대표되는 나라 중에 아무래도 대한민국이 빠져 있어 조금 아쉽다.^^
본문 글 중 특히 우리아이는, 미래의 에너지원에 대한 동물들의 기발한 생각들과 그 원리, 먹을거리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와 지식을 담아 놓은 부분을 좋아한다. 만화를 좋아하다보니, 4컷 형식으로 담은 그 내용에 눈이 더 자주 가는 모양이다. 

이 책은 식량 문제에 관해서도 환경오염, 자연 파괴, 에너지 낭비를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전 세계에서 잡히는 새우의 3분의 1이 일본에서 소비된다는 사실과 그 새우를 수출하기 위해 양식장을 늘린 나라에서는 바닷가의 자연이 파괴된다는 점, 인공적으로 채소를 키우기 위해 온실의 온도를 높이는 일은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임을 지적하기도 한다. 
나라마다 자신들의 유익만을 따지고들면, 지구는 그만큼 몸살을 앓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꼬집어 놓은 이 책은, 어떤 방향으로 의견을 조율하고, 부족한 에너지를 소비하고 절약해야 되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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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가 슝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동화
이시이 기요타카 지음, 이영미 옮김 / 나무생각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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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정말 정말 문어가 날았어요, 하늘을 슝~하고 날았어요~".
책을 읽더니, 무슨 자기 일마냥 흥분, 신나서 소리치는 아들래미를 보면서, 하늘을 날고 싶어 했던 문어의 그 마음이 고스란히 아이에게도 전달되었나보다 했습니다. 꼭 자신이 하늘을 날게 된 듯 기뻐하는 아이의 환호에 덩달아 저까지 미소 짓게 해준 책이네요^^.
 
울아이는, 새 책을 읽고나서 자기 마음에 쏙 든 책일 경우, 아빠에게도 그 책을 설명하고 내용을 이야기 해주곤 합니다. 이 책은 그렇게 아빠에게도 보여주고픈 책 중 하나가 되었는데, 퇴근하고 오신 아빠에게 책 표지만 보여주고는, 문어가 하늘을 날았는데, 어떻게 날았는지 맞춰보라 했다지요^^
 
사실, 아이의 반응이 생각했던 것보다 좋아서 흐믓했습니다. 처음 책을 배송받고 제목과 표지 그림을 보더니, 우리아이는 이렇게 물었답니다. "어떻게 문어가 날아요? 문어는 날개도 없는데..."라고 말이죠.^^  그러면서 별 표정없이 책을 펼쳐 보길래, 재미없어하려나 했다지요.
 
책을 펼치면, 온통 빨간 몸의 문어 한 마리가 나옵니다. 파란 바다와 파란 하늘, 하늘과 바다가 합쳐진듯 느껴질만큼 아주 아주 날씨 좋은 날, 문어는 생각합니다.  '만약 하늘을 날 수 있다면 어떻게 날아갈까?'라구요.
우리아이는 문어가 하늘을 나는 갖가지 상상 속 그림을 보더니 그만, 그 그림들에 눈길이 콕 박혀 버렸습니다.^^  헬리콥터가 되어서 날아가는 문어, 열기구가 되어서 날아가는 문어, 새가 되어 날아가는 문어, 검은 연료를 내 뿜는 비행선이 되어 날아가는 문어의 기발한 변신이 무지 재밌다면서 깔깔대며 웃기도 하고, 문어가 상상 속에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나는 그림이나, 번개아저씨가 파는 솜구름 가게 그림에도 눈을 못 떼고 보았습니다. 웃기고 재밌다면서 말이지요.
 
우리아이는 아마도, 이 책이 그렇게 문어의 상상으로 끝이 날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하늘을 날고 싶어하는 문어가 구름 맛을 궁금해 하고, 해님을 궁금해 하고, 산과 숲 너머에 가보고 싶어 할 때, 마음 속으로는 하늘을 날지 못하는 문어가 몹시 안타까웠나봅니다. 그러다 생각지도 못하고 문어가 슝~하고 날게 되자, 자기가 날아오른 듯 기뻐한게 아닐까 생각드네요.^^
 
문어는 날개가 없다!라고 말을 했던 우리아이는 책을 다 읽고 나더니, 이 책에 그려진 문어가 날아가는 여러가지 방법들 외에, 하늘을 날 수 있는 또다른 방법을 생각해내느라 더 재밌어했습니다.  로봇을 좋아하는 아이답게, 여러가지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들을 그려가면서 말이죠.^^
간결한 문장이지만, 톡톡 튀는 기발한 그림과 글로써, 읽는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유쾌하고 멋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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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큐레이터, 예술가를 말하다 - 큐레이터 캐서린 쿠가 사랑한 20세기 미술의 영웅들
캐서린 쿠 지음, 에이비스 버먼 엮음, 김영준 옮김 / 아트북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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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무척 흥미를 끌었는데, 그것은 이 책에서 다룬 16명의 예술가 비하인드 스토리를 그들과 직접적인 친분이 있던 큐레이터를 통해서 들을 수 있겠다 싶어서였다.  기대반 설레임반으로 읽어내려간 이 책은, 16인의 현대 예술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물론이고, 큐레이터가 하는 여러가지 일들, 미술관이 운영되는 형태와 미술관의 역활등을 자세히 알 수 있어 흥미로웠고, 모던 아트에 대한 당시의 반응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어 흠뻑 빠져서 읽은 책이다.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그 분량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지루함 없이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현대 예술가들의 숨은 일화를 맛볼 수 있어 가장 행복했지만, 큐레이터 ’캐서린 쿠’라는 인물에게도 감동을 받았다.  캐서린 쿠... 왜 그녀에게 전설의 큐레이터라 하는지 이 책을 읽다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1904년에 태어나 1994년에 숨을 거두기까지 현대 미술과 함께 한 그녀의 인생은, 그 삶 자체가 현대 예술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듯하다. 특히 그녀의 예술 작품에 관한 분석, 그리고 기질과 성향,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랑... 그 모든 것에 감탄을 하며 읽었다.  

16인의 예술가를 이야기 하기에 앞서 이 책은, 89세의 나이로 숨을 거둔 캐서린 쿠의, 미완의 회고록을 편집하여 완성해 놓은 에이비스 버먼의 글을 통해 캐서린 쿠의 개인사를 읽을 수 있는데, 편집자의 그 글을 통해 제 3자의 눈에 비친 캐서린 쿠를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또, 캐서린 쿠의 ’서문’은 모던 아트의 이해는 물론이고, 예술 전반에 관한 그녀의 관점을 살펴 볼 수 있어 참 좋았다. 

본문에서는, 앞서 얘기한 16명의 예술가를 만날 수 있는데, 미스 반 데어 로에, 빈센트 반 고흐(고흐와 직접 우정을 나눌 수는 없었으리라~^^ 본문은 고흐의 조카(테오의 아들)인 빈센트 빌럼 반 고흐 박사와의 만남을 통해 고흐를 이야기한다), 페르낭 레제, 스튜어트 데이비스, 콘스탄틴 브란쿠시, 버나드 베렌슨, 마크 로스코, 앨프리드 젠슨, 클리퍼드 스틸, 이사무 노구치, 마크 토비, 프란츠 클라인, 자크 립시츠, 한스 호프만, 요제프 알베르스, 에드워드 호퍼까지... 캐서린 쿠가 그들과 함께 하면서 겪은 일화를 통해서 예술가들이 가졌던 사고와 성향, 작품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으며, 그녀가 무척이나 예리하게 분석해 놓은 그들의 작품 이야기를 통해, 모던아트를 좀 더 깊이 이해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쁘다. 

예술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이야기하는 책이기에, 본문 중간중간 관련 사진과 작품 사진이 실려 있는데, 아쉽게도 모두 흑백으로 실려있다. 회화 작품일 경우에는 그 색감을 전혀 느낄 수 없다보니 그 점이 참 아쉽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풍성한 예술 작품과 예술가들의 이야기로인해 내겐 참으로 매력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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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마지막 강의
윤승일 지음 / 살림Friends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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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 랜디 포시의 70분짜리 동영상 강의를 보지 못한 대신, 책으로 쓰여진 [마지막 강의]를 읽었더랬다. 췌장암으로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이라는 선고를 받은 후, 대화를 하기엔 아직은 너무 어린 아이들을 위해, 또 아버지를 잘 기억하지 못할 아이들에게, 아버지의 모습과 아버지로서 삶의 나침반이 될 수 있을 이야기를 들려 주고 싶은 마음에 '마지막 강의'를 하게 되었다한다.
죽음을 앞 둔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그리고 그 강의를 보고 듣게 될 사람들에게 남기고자 했던 주제가 '꿈과 미래'였다는 사실에서도 놀라웠고, 자신의 어릴 적 꿈을 어떻게 이루게 되었는지를 들려주는 그의 이야기는, 참으로 큰 감동을 안겨주었다.  
이 책에는, [마지막 강의]의 저자인 랜디 포시의 이야기도 짧막하게 실려있는데, 마지막으로 못다이뤘던 꿈 NFL 선수되기, 그 꿈이 마지막 강의 후에, NFL 최고 선수와 함께 쿼터백으로 뛰어 보게 됨으로써 그 꿈을 이루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내가 만약, 강단에 서서 강의를 하는 교수였고, 랜디 포시와 같이 시한부를 선고 받았다면.... 나라면 어떤 강의를 마지막으로 들려주고 싶었을까? 죽음에 관한 강의가 아닌 꿈과 미래에 관한 강의를 할 수 있었을까? 나는 나의 어릴 적 꿈을 이루고자 얼마나 노력했는가? 랜디 포시의 <마지막 강의>를 읽고 난 후에, 한참동안 그 울림이 길었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당신의 어릴 적 꿈을 진짜로 이루기'라는 주제로 마지막 강의를 했던 랜디 포시의 강의를 듣고서 이런 꿈을 가지게 되었다한다.  '우리 시대의 멘토를 한 원탁에 앉혀 놓고 육성을 듣고 싶다.'라고...
저자의 꿈 실현의 일부인 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었던 7명의 멘토... 엄홍길 대장님, 안철수 교수님, 성악가 조수미님, 이어령 교수님, 박원순 상임이사님, 김순권 교수님, 이이화 교수님... 그 분들의 생생한 인터뷰를, 글로써 이렇게 접할 수 있게되어 참 좋았다.
 
그들이 청소년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마지막 강의의 주제는 무얼까? 엄홍길 대장의 도전 3원칙을 배울 수 있어 좋았으며, 세계 여러나라 중, 국내업체가 바아러스 백신 시장의 60퍼센트를 넘게 점유하고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도록 만들어 준데 큰 기여를 한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소장(지금은 퇴임하고 교수의 신분을 가지고 계신다)의 가치관을 살펴 읽을 수 있어 참으로 좋았다. 정직, 성실함,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를 가치관으로 삼고 있는 그를, 이 책을 읽는 우리 청소년들이 닮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리더십을 식물의 뿌리와 줄기 꽃으로 설명한 부분도 참 와닿았으며, 안철수 대표의 삶의 원칙 또한 큰 울림을 주었다.
또, 자신의 음악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감동이라며, 자신의 재능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눌 줄 알고 재능에 감사할 줄 알아야함을 알게 해준 성악가 조수미, 나눔의 미학을 전달하는 박원순 상임이사, 환경을 지배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언지, 그리고 '벌이 되지 말고 나비가 되어라'라는 말로 많은 생각을 끌어내 준 이어령 선생님, 마이너스 가치의 비밀을 알게 해준 김순권 박사, 역사 바로 알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준 이이화 교수를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성공한 사람들의 그 재능이 빛날 수 있었던 것은 숨은 조력자들의 헌신적인 뒷받침이 있었음을 알게 해주고, '1만시간의 법칙'을 다시금 곱씹어 재능을 닦는데 투자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북돋으며, 이 시대의 멘토로 불리는 안철수 소장의 성실함의 가치관이,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이야기가 큰 역활을 되었다는 글이나 또 프랑스 문학가 로맹 롤랑의 일화를 통해서, 멘토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며, 그리고.... 올바른 가치관으로 삶을 살아가며, 꾸준한 준비와 열정적인 도전을 통해 꿈을 이루도록 노력하라고, 마음의 문을 두드려 줄 책이 될것이다.
 
오랫동안 꿈을 간직한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 갑니다. - 앙드레 말로 <본 책, 본문 중에서 3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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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랑 나랑 함께 살아요! 그림책 보물창고 48
낸시 코펠트 지음, 신형건 옮김, 트리샤 투사 그림 / 보물창고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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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을 읽으며, 처음 느꼈던 생각은, ’헉, 이렇게 돌려 말할 수도 있구나!’ 였다.
이 책은,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 집과 아빠 집을 왔다갔다하며 사는 꼬마 이야기다.  하지만, 내용 중에 ’이혼’이라는 단어는 결코 나오지 않는다.  또, 이 책에는... 아이가 부모의 이혼으로 느꼈을 고통이나 슬픔이 그려져 있지도 않다. 그럼에도 책을 덮을 때면, 코 끝이 찡해진다. 

어느 땐 난 엄마랑 살아요.
어느 땐 난 아빠랑 살아요.
우리 강아지 프레드는 나랑 살아요.
이렇게 시작되는 이 책은, 아이의 주거 생활 공간이 아빠 집일 때도 있고, 엄마 집일 때도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예전과 같은 학교에 다니고, 만나는 친구들도 똑같다는, 조그마한 여자아이가 나온다. 이 아이는 어느 곳에 가든지, 애완견 프레드랑 함께 다니는데, 엄마 집에서, 그리고 아빠 집에서, 프레드는 작은 말썽을 일으키곤 한다. 프레드의 행동 때문에 늘~ 불만이던 엄마와 아빠는, 어느 날 아이에게, 프레드와 같이 살 수 없다고 선언한다.
"죄송해요" 내가 말했어요.
"하지만 프레드는 엄마나 아빠랑 살지 않아도 돼요. 프레드는 나랑 살거니까요!" 

함께 걷고, 함께 얘기를 나누고, 내가 행복하면 같이 행복해하고, 내가 슬프면 같이 슬퍼해주는...... 
이런 글귀를 보면 우린 대부분 가족을 떠올리게 된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형제나 자매를 말이다. 하지만 이 아이는, 그 누구도 아닌 프레드를 떠올린다. 아이에게 있어 프레드는 애완견이기 이전에 엄마와 아빠에게서 받을 수 없는 것을 채워주고 보듬어주는 관계인 것이다. 이혼했다고는 하지만 부모가 없는 것도 아닌데, 프레드에게 강한 애착을 보이는 아이를 보며 가슴이 찡~해진다. 

어른들의 욕심일까? 행복추구란 개인이 가지고 있는 기본욕구이다. 그 기본욕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희생 되어져야 하는 부분이 있고, 감내해야할 부분도 있는 법이다. 그 크기를 가늠하고 선택하기에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없다지만, 부모의 이혼으로 아이가 느끼는 고통은 아무리 축소한다한들 작을 수 없을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다면, 아이들의 마음 읽기에 좀 더 주력해야지 싶다. 아이가 크게 바뀐 상황 속에서도 엄마와 아빠에 대한 사랑 속에서 자랄 수 있도록 말이다. 

’프레드는 나랑 살거’라는 아이의 말을 듣고서 아이의 엄마와 아빠는 다른 방법을 강구하기로 한다. 부모가 생각을 살짝 바꾸자, 작은 노력만으로도 함께 살 수 있게 된 프레드...... 
가족이란, 내 것! 내 시간! 내 행복! 만을 외치기 이전에 늘~ 함께 하고, 힘들고 슬픈 일엔 서로 덜어주고 감당하며 그 안에서 사랑으로 감싸주어야할... 누구에게나 있어 삶의 가장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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