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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큐레이터, 예술가를 말하다 - 큐레이터 캐서린 쿠가 사랑한 20세기 미술의 영웅들
캐서린 쿠 지음, 에이비스 버먼 엮음, 김영준 옮김 / 아트북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 무척 흥미를 끌었는데, 그것은 이 책에서 다룬 16명의 예술가 비하인드 스토리를 그들과 직접적인 친분이 있던 큐레이터를 통해서 들을 수 있겠다 싶어서였다. 기대반 설레임반으로 읽어내려간 이 책은, 16인의 현대 예술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물론이고, 큐레이터가 하는 여러가지 일들, 미술관이 운영되는 형태와 미술관의 역활등을 자세히 알 수 있어 흥미로웠고, 모던 아트에 대한 당시의 반응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어 흠뻑 빠져서 읽은 책이다.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그 분량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지루함 없이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현대 예술가들의 숨은 일화를 맛볼 수 있어 가장 행복했지만, 큐레이터 ’캐서린 쿠’라는 인물에게도 감동을 받았다. 캐서린 쿠... 왜 그녀에게 전설의 큐레이터라 하는지 이 책을 읽다보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1904년에 태어나 1994년에 숨을 거두기까지 현대 미술과 함께 한 그녀의 인생은, 그 삶 자체가 현대 예술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듯하다. 특히 그녀의 예술 작품에 관한 분석, 그리고 기질과 성향,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과 사랑... 그 모든 것에 감탄을 하며 읽었다.
16인의 예술가를 이야기 하기에 앞서 이 책은, 89세의 나이로 숨을 거둔 캐서린 쿠의, 미완의 회고록을 편집하여 완성해 놓은 에이비스 버먼의 글을 통해 캐서린 쿠의 개인사를 읽을 수 있는데, 편집자의 그 글을 통해 제 3자의 눈에 비친 캐서린 쿠를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또, 캐서린 쿠의 ’서문’은 모던 아트의 이해는 물론이고, 예술 전반에 관한 그녀의 관점을 살펴 볼 수 있어 참 좋았다.
본문에서는, 앞서 얘기한 16명의 예술가를 만날 수 있는데, 미스 반 데어 로에, 빈센트 반 고흐(고흐와 직접 우정을 나눌 수는 없었으리라~^^ 본문은 고흐의 조카(테오의 아들)인 빈센트 빌럼 반 고흐 박사와의 만남을 통해 고흐를 이야기한다), 페르낭 레제, 스튜어트 데이비스, 콘스탄틴 브란쿠시, 버나드 베렌슨, 마크 로스코, 앨프리드 젠슨, 클리퍼드 스틸, 이사무 노구치, 마크 토비, 프란츠 클라인, 자크 립시츠, 한스 호프만, 요제프 알베르스, 에드워드 호퍼까지... 캐서린 쿠가 그들과 함께 하면서 겪은 일화를 통해서 예술가들이 가졌던 사고와 성향, 작품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으며, 그녀가 무척이나 예리하게 분석해 놓은 그들의 작품 이야기를 통해, 모던아트를 좀 더 깊이 이해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쁘다.
예술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이야기하는 책이기에, 본문 중간중간 관련 사진과 작품 사진이 실려 있는데, 아쉽게도 모두 흑백으로 실려있다. 회화 작품일 경우에는 그 색감을 전혀 느낄 수 없다보니 그 점이 참 아쉽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풍성한 예술 작품과 예술가들의 이야기로인해 내겐 참으로 매력적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