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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버스를 타다가 전에 없이 기사분 얼굴을 보게 된 순간 뜨악했다.

내 어느시절에 하염없이 그리워하고 좋아했던 어떤이의 얼굴과 기막히게도 닮아있는게 아닌가.

"저 사람이 어이하여 하던일 집어치우고 버스 운전을..." 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세상에나 그리도

닮을수 있단 말인가...다른건 단하나...기사분이 나이가 좀더 들었다는 것,..  기억속의 그 사

람이 저만한 나이가 됐으면 똑같겠구나 싶었다...

그리하여... 룸미러로 힐끔힐끔 쳐다보며 시내버스와 같이 내마음도 부릉부릉 흔들리고 있었는데(누가 그런 나를 보았다면 아마 반은 정신나간 ...형상일듯)

빨간불에 딱 잡혀서 버스가 선다....

그 순간 같은 번호의 버스가 옆에와 서더니 서로 차창을 내리고 얘기를 하기 시작하는데...

아!!! 정말이지... 하염없이 좋아했던 어떤이를 닮은 기사분 목소리가 ...목소리가...

질그릇이 와장창 거리는 소리에 어디 경상도인지 전라도인지 모를 사투리를 써가며 고래고래

악을 써대는데...몽롱했던 정신이 퍼뜩들며 참말로 허무하기가 그지없었다.

신은 공평하다...라는 말을 쓰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소리가 어이하여 그렇단 말인가...

결국, 뜨겁던 여름날 한순간의 몽롱함이 그야말로 질그룻처럼 와장창 깨지고 말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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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9-17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을 맞아 잠시 추억에 잠겼다가 현실로! 돌아오셨군요~^^
 

아침시간에 버스를 이용하는 일이 많다. 뚜벅이 생활이 좋아졌고 한가한 버스를 타게 되면

차창밖으로 여유롭게 지나가는 사람들과 풍경을 음미할수 있어서 잠시 복잡한 생각을

접고 느긋한 마음이 될수도 있으니 그 아니 좋지한가!

그러던 이주전부터 하얀 모금함을 들고 여학생인지 아가씨인지 모를 여자분 두명이 타더니

버스안에서 소개를 하고 모금을 부탁한다. 어눌한 발음덕에 알수 있는 말보다 알 수 없는

말이 더 많았지만 그래도 "일본 유학생" 이란 말은 똑똑히 들을수 있었다.

사연인즉슨, 일본유학생인데 충북 어디엔가 있는 불우 이웃들을 위해 모금하고 있으니

성의껏 모금을 부탁한다는 말이었다. 그러고는 승객들 옆에서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서 있길래 커피 한잔 덜 마시자는 생각으로 지폐를 넣었다.

몇번씩이나 감사한다는 인사에 괜히 쑥쓰러워서 고생한다 그러고 어느 대학에서 유학하는가를

물었더니 "선문대" 라 그런다. 더운데 고생이 많다 그러니 활짝 웃으며 다시 인사를 한다.

 친구에게 얘기했더니 요즘 세상에 그걸 진짜로 믿냐며 괜히 핀잔을 들었어도

내 기분은 좋기만 했다. 일본 학생들이 우리의 이웃을 위해서 모금한다는데...

허나, 다음날부터 난감한 일이 생겼다. 그 학생들은 그날 뿐만이 아니라 다음날도 다음날도

계속 같은 정거장에서 버스를 타고 내리기를 반복하며 모금을 하고 있는데 일행이

여럿이었다. 역시 내가 타고 있는 버스에도 다시 올랐는데 매번 모금함이 보일때마다

성의표시를 할 수도 없고 그야말로 당황스러웠는데 어느날 부터인가 기사분이 그 학생들의

승차를 거부하는 것이었다. 그 광경을 보고 나는 슬그머니 안도하는 기분까지 들었으니

괜히 내 자신이 얼마 안되는 모금액에 야박하게 군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지금도

마음이 편치 않다. 그 후로도 이주일간이나 그 학생들의 모습을 볼수 있었는데

아마도 기사분들의 승차거부를 생각하면 모금한 기간은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괜한 생각이겠지만 친구가 의심한대로 정말 순수한 모금이었을까 하는 못된

생각도 들지만 굳이 변명하자면 세상이 그리 순수한것만은 아니란 생각이 들기에...

그 학생들이 여러번 내 앞에 모금함을 내밀었어도 그때마다 모금함에 성의표시를 했어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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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7-14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성격이 나빠서 그런지...나이가 들어서는 그 모금액들이 어떻게 쓰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제 돈을 내기가 쉽지 않아요. 어디로 모금을 하는지 그리고 잘 전달되는지에 대해서 확실하지 않으면 기부'대행'을 하지 않고 있어요. ^^;

칼리 2008-07-22 01:19   좋아요 0 | URL
Dante님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신다니 왠지 안심이 되는 듯한 느낌이예요.
하지만 정직한 모금이 많은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쥬베이 2008-07-14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많은 생각을 하게하네요.
제가 고등학교때, 지하철에서 돈을 구걸하던 할머니가 돈다발을 몰래 세고 있는걸 봤어요
그때의 충격이란...
저 대학생들, 순수한 모금이었길 바랍니다. 하지만, 자꾸 의심이 드네요
아무튼, 칼리님 순수하세요^^

칼리 2008-07-22 01:21   좋아요 0 | URL
아! 충격이 제눈에도 아른거리네요. 근데 위의 모금 말고도 이상하게 요즘 길거리에서조차 모금하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수 있어요. 점점 살기가 힘들어져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3년여를 넘게 써오던 휴대폰을 바꿨다.

워낙에 변화를 싫어하는 성격이고 한번 쓰기 시작한 물건들은 귀찮아서라도

고장날때까지 쓰는데 무슨무슨 계기로 최신형으로 구입하게 되었는데...

암만해도 기계치인 나는 그 조그만 단말기에 꽉 들어차 있는 기능을 도저히 쓸 엄두가

나지 않는다. 열흘이 지났건만 아직도 문자 한번 보내지 않은 이 소심함이란

정말이지 머리를 쥐어뜯고 싶기도 하다. 어찌나 소심한지 혹시 뭐라도 잘못 눌러

데이타 요금이나 무선 인터넷 요금이 청구될까 싶어 그쪽으로는 벽을 쌓고 말았다.

그나마 카메라 기능으로 사진을 찍었건만 그것 또한 컴에 저장하거나 프린트하려면

어떤어떤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연결 프린터가 있어야 되니 그또한 귀찮고 해서

고이 저장만 해두고 있는 상태다.

폰이 암만 좋으면 뭐하랴... 활용할줄 모르는 기계치인걸...

그래도 위로랍시고 "나는 아날로그형 인간이다" 라고 합리화 시켜본들 먹히기나 하는

소리일까...ㅠ.ㅠ;;;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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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베이 2008-06-16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칼리님!!! 보고 싶었어요ㅋㅋㅋ
칼리님께서 서평 읽어주시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ㅋㅋㅋ

저도 신품에 약간 두려움을 가지고 있답니다.
안좋은 기억이 있어요. MP3에 동영상 넣다 액정이 나가버렸어요 ㅠ.ㅠ
그냥 쓸걸 괜히 이것저것 해보다 사고 친거죠. 수리비만 들고...참

쥬베이 2008-06-21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칼리님 바쁘신가 보네요ㅋㅋㅋ

칼리 2008-06-24 13:18   좋아요 0 | URL
쥬베이님~~~ 오랜만!!! 너무 반가워요...액정이 나갈정도라니 무지한 동질감이 느껴지는데요?^o^

비로그인 2008-06-24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뉴얼을 반드시 숙독하는 저는 디지털형인간일까요? ^^;

칼리 2008-06-24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ante님 반가워요... 음...Dante님은 왠지 완벽한 디지털형이신거 같은 느낌이예요^^
저도 그래서 사용방법을 열심히 보고 있는 중이랍니다*^^*
 

내일부터 다시 황금연휴가 이어진다. 날씨는 비가 올듯 꾸물거리지만 이래저래 쉬는날이 많은 5월은 기분좋은 달임에 틀림이 없다. 아파트 단지 울타리마다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넝쿨장미를 볼수 있어서 더없이 향기로운 계절이기도 하다.

오늘, 지인이 내게 묻는다. 참고로 그분은 기독교 신자이시다.

지인: 연휴가 시작되는데 어디 특별한 일정이라도 있나요?

나: 글쎄요. 별일은 없고...아! 맞다. 연휴 마지막날 절에 가야겠어요.

지인: 절에요?  뜬금없이 왜 절에 가요? 불교신자세요?

나: 아닌데요...그냥 석가탄신일이 되면 항상 절에 가던 습관이 있어서요. 부처님 얼굴도 한번 보고 ...비빔밥도 한그릇 얻어먹고...뭐 그렇지요.

지인: 비빔밥이요? 그거 먹으러 가요?

나: 아니 뭐 꼭 그렇다기 보다는 ...그냥 습관이라니까요...(괜히 우물쭈물 거린다.)

지인: 그럼 석가탄신일에 절에 가면 성탄절에는 교회 가나요?

나: (으잉? 정말 예상치 못한 질문이어서 급 당황) 아...안가는데요...

지인: 석가탄신일에는 습관처럼 절에 간다면서 성탄절에는 왜 습관처럼 교회 안가세요???

나: .....ㅠ.ㅠ

그렇다. 나는 5월 12일이 되면 늘 습관처럼 가까운 절에 간다. 대부분 도심에서 벗어난 곳에 있어서 시원한 경치구경도 할수 있고 사찰이 넓을라 치면 이곳 저곳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거기다 신도님들이 정성껏 마련해 주시는 비빔밥도 먹을수 있으니 내게는 하루를 유유자적하게 보내기에 그만한 곳도 없을듯 하다. 경내에 가득 걸려있는 등에 사람들이 소원글을 잔뜩 매달아 놓은걸 보게 되면 나도 문득 소원이나 바램을 하나 적어 매달고 싶기도 하다.

그런데!!! 석가탄신일에는 당연하게 절에 가면서 성탄절에는 왜 교회에 가지 않느냐는 물음을 받았을때 나는 할말을 잃고 말았다. 종교가 없는 나로서는  5월이나 12월이나 모두 똑같이 절과 교회를 가야 했었나???  스스로 생각해도 무지하게 우유부단한 나로서는 지인의 물음에 반박할 말이 없었다...

도대체 나는 어이하여 석가탄신일에는 습관처럼 절에 가게 되었던 거지?

모르겠다... 언제부터 가게 됐는지도 기억이 안나는데 그 이유를 지금에 와서야 어찌 기억해 낼수 있으랴!   그냥 ...뭐, 그냥 가게 된다...는 말밖에는.

한마디로 내 맘이다!

(지인은 은근히 내게 전도라도 하고 싶으셨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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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5-13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해는 석가탄신일 전날 절에 갔었어요. 사람 무지 많더라고요~^^

칼리 2008-05-13 14:19   좋아요 0 | URL
비빔밥은 드시고 오셨어요? 저도 어제 갔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200m가량 줄서고 밥을 먹을수 있었어요-_-;;;
 

지난 일요일 지인의 결혼식에 갔었다.

나는 신랑되는 사람과는 알고 지냈지만 신부되는 분은 결혼식 당일까지 얼굴도 몰랐었다.

신부가 모 화장품 회사에 다니는지라 신랑이 화장품 샘플을 챙겨줘서 일면식도 없었던

신부에게 감동백배의 기분으로 잘 바르고 다녔다. 하여 조금의 보탬이라도 될까 싶어 축의금을

십만원을 했는데 그 사실을 알고 난 엄마 왈...

"무슨 축의금을 십만원씩이나 해? 돈 쓸데가 그렇게 없어?" 하고 막 흥분을 하신다.

"뭐 어때...샘플도 얻어쓰고 , 요즘 금값도 올라서 한돈 살려면 십만원도 넘는데..."

" 결혼식이 무슨 돌잔치야? 거기서 금값은 왜 나와? 왜 축의금의 기준이 금값이 되는건데?"

(하긴 맞는 말이다. 도대체 결혼식축의금= 금 한돈 이란 발상은 어디서 나온거지?-_-)

"에이...그래도 ..." 얼버무리다가 잽싸게 자리를 피했는데 잠시후 신랑에게서 문자가 왔다.

내용인즉슨 "고맙습니다. 저희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다." 였다.

오호라...결혼하면 이런 문자도 보내주는구나...싶어 같이 갔던 분들에게 물었더니 아무도

문자를 받은 사람이 없었다.

결국, 나의 결론은 "축의금 십만원" 이었다. 돈의 위력을 절감한 순간...

단 몇마디의 문자였지만 괜히 나는 흐뭇해졌다. 그들의 결혼생활에 십만원 만큼의 행복을

전했다고 생각한다면 너무 지나친 감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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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8-04-22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하핫, 귀여워요. 칼리님도, 글도~ ^^

칼리 2008-04-27 10:38   좋아요 0 | URL
칭찬이겠지요?

비로그인 2008-04-23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하면 편지도 오겠어요~

칼리 2008-04-27 10:38   좋아요 0 | URL
편지도 함 기다려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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