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를 타다가 전에 없이 기사분 얼굴을 보게 된 순간 뜨악했다.

내 어느시절에 하염없이 그리워하고 좋아했던 어떤이의 얼굴과 기막히게도 닮아있는게 아닌가.

"저 사람이 어이하여 하던일 집어치우고 버스 운전을..." 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세상에나 그리도

닮을수 있단 말인가...다른건 단하나...기사분이 나이가 좀더 들었다는 것,..  기억속의 그 사

람이 저만한 나이가 됐으면 똑같겠구나 싶었다...

그리하여... 룸미러로 힐끔힐끔 쳐다보며 시내버스와 같이 내마음도 부릉부릉 흔들리고 있었는데(누가 그런 나를 보았다면 아마 반은 정신나간 ...형상일듯)

빨간불에 딱 잡혀서 버스가 선다....

그 순간 같은 번호의 버스가 옆에와 서더니 서로 차창을 내리고 얘기를 하기 시작하는데...

아!!! 정말이지... 하염없이 좋아했던 어떤이를 닮은 기사분 목소리가 ...목소리가...

질그릇이 와장창 거리는 소리에 어디 경상도인지 전라도인지 모를 사투리를 써가며 고래고래

악을 써대는데...몽롱했던 정신이 퍼뜩들며 참말로 허무하기가 그지없었다.

신은 공평하다...라는 말을 쓰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소리가 어이하여 그렇단 말인가...

결국, 뜨겁던 여름날 한순간의 몽롱함이 그야말로 질그룻처럼 와장창 깨지고 말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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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9-17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을 맞아 잠시 추억에 잠겼다가 현실로! 돌아오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