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지인의 결혼식에 갔었다.
나는 신랑되는 사람과는 알고 지냈지만 신부되는 분은 결혼식 당일까지 얼굴도 몰랐었다.
신부가 모 화장품 회사에 다니는지라 신랑이 화장품 샘플을 챙겨줘서 일면식도 없었던
신부에게 감동백배의 기분으로 잘 바르고 다녔다. 하여 조금의 보탬이라도 될까 싶어 축의금을
십만원을 했는데 그 사실을 알고 난 엄마 왈...
"무슨 축의금을 십만원씩이나 해? 돈 쓸데가 그렇게 없어?" 하고 막 흥분을 하신다.
"뭐 어때...샘플도 얻어쓰고 , 요즘 금값도 올라서 한돈 살려면 십만원도 넘는데..."
" 결혼식이 무슨 돌잔치야? 거기서 금값은 왜 나와? 왜 축의금의 기준이 금값이 되는건데?"
(하긴 맞는 말이다. 도대체 결혼식축의금= 금 한돈 이란 발상은 어디서 나온거지?-_-)
"에이...그래도 ..." 얼버무리다가 잽싸게 자리를 피했는데 잠시후 신랑에게서 문자가 왔다.
내용인즉슨 "고맙습니다. 저희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다." 였다.
오호라...결혼하면 이런 문자도 보내주는구나...싶어 같이 갔던 분들에게 물었더니 아무도
문자를 받은 사람이 없었다.
결국, 나의 결론은 "축의금 십만원" 이었다. 돈의 위력을 절감한 순간...
단 몇마디의 문자였지만 괜히 나는 흐뭇해졌다. 그들의 결혼생활에 십만원 만큼의 행복을
전했다고 생각한다면 너무 지나친 감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