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곳에 내마음도 피어
건넌마을 젊은처자 꽃따라오더니
꽃만 말고 이마음도 함께 따가주
봄이 오면 하늘위에 종달새 우네
종달새 우는곳에 내마음도 울어
나물캐는 아가씨야 저소리 듣거든
새만말고 이소리도 함께 들어주
나는야 봄이 오면 그대 그리워
종달새 되어 말붙인다오
나는야 봄이 오면 그대 그리워
진달래 꽃이 되어 웃어본다오
봄이다. 아직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하지만 낮에는 평균 기온이 20도까지 올라갈만큼 따뜻하다.
봄이라기 보다는 봄을 머리에 이고 있는 초여름의 나날들이다. 그래도 아침에는 조금 으스스
한 기분이 들길래 자칭 타칭 메가톤급 이 춥보는 목티까지 입고 나갔더랬다. 버스기사 아저씨
도 나와 동급 춥보였는지 승객들에 대한 배려때문인지 때아닌 히터를 틀어놔서 버스에서 내릴
때는 그야말로 잘 삶아진 문어머리 같은 얼굴색을 하고 내렸다. 아니나 다를까 돌아오는 길에
는 낮기온이 더올라서 햇살에 눈이 부셔 한동안 휘청거릴 정도였다. 정말 밥 싸들고 소풍가고
싶은 날들이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노래에 얽힌 추억하나.
고등학교 음악시험을 볼때 실기로 노래 부르기가 있었는데 저노래 말고도 열몇가지가
더 있었다. 그중에 아무도 안부르는 저 노래를 부르면 점수를 더 받을까 하여 과감히
선택하여 불렀는데 점수가 영 신통치 않았다. "왜요, 잘불렀는데..." 하며 궁시렁거리고
있으려니 선생님이 시범으로 한번 불러주셨는데 역시나 내 노래는 신통치가 않았었다.
이 따스한 봄날에 그 선생님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계실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