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에 예술을 들일 때, 니체 - 허무의 늪에서 삶의 자극제를 찾는 철학 수업 서가명강 시리즈 32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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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조차 창조의 에너지로 사용하는 유희의 정신, 어째 고대 인도의 세계관이 떠오른다. 우리는 하나의 배역을 맡아 연기를 하는 것 뿐이고 세계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드라마나 유희로 보는 세계관. 진실 여부를 떠나서 니체는 항상 창문 밖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연상시킨다. 그런 삶의 에너지,과연 가질 수 있을까?  니체에 관한 터줏대감이 정말 숟가락 하나씩 더 먹여 주는 수준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너무 장애물이 없어서 나중에는 지루함이 느껴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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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반 정글 - 도시와 야생이 공존하는 균형과 변화의 역사
벤 윌슨 지음, 박선령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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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예전에 <돈한푼 안 쓰고 1년살기>에서 마크 보일이 도시를 태생부터 잘못된 것처럼 저주하는 것을 읽고 위화감 반 불안 반이었는데, 전작 <메트로폴리스>에서 도시를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라는 식으로 호감을 보내던 저자마저 이렇게 돌아서니, 음 역시 그랬었군 하는 생각이 든다. 전작 <메트로폴리스>에서 매끄럽게 이야기를 진행시키던 저자는 이 책에서 왠지 말주변을 잃은 것 같다. 전작에 비하면 말하고 싶은 포인트가 뭔지, 유투브 보듯 도시를 생동감있게 묘사하던 솜씨도 시들한게 <메트로폴리스>에 비하면 지루하다. 차라리 이 책을 다큐같은 영상물로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저자의 분석은 도시는 (혹은 자본주의는 혹은 지금 현대인은?) 전부 다 내거야 하고 주변으로 부터 뺏어서 쌓아놓기만 하지 다시 내어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언젠가 균형은 무너질 것이다.  중년의 위기인가, 요즘 꽤 우울하다. 체감하는 것은 예전에 비하면 엄청나게 느껴지는 일교차다. 사무실에서는 불과 며칠 전까지 낮에는 에어콘을 틀었다. 날씨가 왠지 꼰대처럼, 말 안 통하는 친구처럼 느껴진다. 지금까지 내가 느껴왔던 가을이 점점 사라지는 느낌이다. 이러다가 올 여름 같은(아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더위가 일 년의 반, 극단적인 추위가 나머지 반, 이런 식으로 날씨가 재편되지 않을까? 예전에 강헌이 좌파명리 강의에서 인간은 더 이상 기후에 지배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제 그 시대는 다시 끝나가는 것 아닐까?  등장하는 여러 도시들과 관련 내역들을 구글로 검색해가며 읽으면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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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의 기술 - 철학은 어떻게 삶을 버티게 하는가
윌리엄 B. 어빈 지음, 석기용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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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사람들이 <씨크릿> 같은 자기계발서를 비판하는 이유는 고대의 지혜를 적당히 잘라와 자기 식대로(꼴리는 대로?) 써 먹기 때문일 것이다. 동상이 하나 서 있는데 그 동상의 팔 하나를 잘라와서 그 동상이 어떻게 생겼는지 이러쿵 저러쿵 한다면 그 동상 전체 모습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짜증이 나지 않겠는가. 이 책도 비슷한 뉘앙스가 풍기긴 하는데 다른 자기계발서보다는 신뢰가 간다. 저자가 자기가 말하고 있는 분야의 전문가이고,  박물관 안에 고이 모셔져 있는 스토아철학이라는 칼을 칼집에서 꺼내서 실제로 휘두르자는 의도도 설득력이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스토아철학의 키워드는 "평정심"인데 불교에서 말하는 평정심과 묘하게 겹친다. 차이점은 그 평정심을 추구하는 수단이 불교(소승불교)는 감각의 알아차림을 통한 것이라면, 스토아 철학은 상황을 판단하는 인지적 차원을 교정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고통과 고난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그 고통에 좌절하지 않으면서 부정적 감정으로 고통받지 않을 것이다. 어떠한 고통과 고난이 우리를 단련시키기 위한 신의 시험이고 신의 사랑과 신의 선택을 받았다는 징표라면 어떨까? 그러한 고통이 자식을 사랑하는 엄한 아버지나 싹수있는 병사를 강하게 키우고 싶어하는 장군의 사랑방식이라면? 뭐 이론과 실제는 항상 틀린 법이고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어이없게 들릴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상황을 바라보는 하나의 인식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보기보다 훨씬 크다고 생각한다. 원효의 해골바가지 물 같은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저자는 이런 관점을 판단으로 평소에 스스로를 더 강하게 단련시키는 훈련을 하자는 주장으로까지 나아간다.고통과 좌절은 우리의 미덕을 발휘하고 과시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뛰어난 미덕을 가진 자는 고난을 환영하고 오히려자초하기까지 할 것이다.  그 외에 좌절을 바라보는 방법을 교정하는 여러가지 팁들을 소개하는데 뭐 어찌보면 자기기만일 수도 있다. 나에게 불친절한 카운터 직원이 진짜 나쁜 놈이어서 화를 내는게 당연할 수도 있고, 뭘 모르거나 일에 치여 지친 불쌍한 놈이어서 자비심을 가질 수도 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그런 상황에서 부정성에 물들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해 감정적 비용을 치르지 않는 것이다. 얇은 듯 깊은 듯 한 저자의 주장이지만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 잘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라고 분명 실전 투입의 가능성이 있는, 실용적인 주장이라는 측면에서 일독의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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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루함이 필요하다 - 누구나 삶의 섬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
마크 A. 호킨스 지음, 서지민 옮김, 박찬국 해제 / 틈새책방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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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는 느낌은 의미있는 몰입이다"  어떤 몰입을 하는 이유가 자신으로부터의 도피나 중요한 삶의 문제를 외면하기 위해서라면 그런 삶에는 결국 허무할 것이다. 존재를 잊기 위해 지루함으로 도피하기 보다 지루함과 맞서면 어떨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지루함을 느낄 때 삶의 의미를 재정립할 수 있다고 말하는 부분이다. 저자는 인간은 삶의 의미를 찾는 존재이지만 자신이 찾은 삶의 의미가 맞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한다.즉 삶의 의미는 영구불변한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것이고 지루함이 그런 변화를 촉발하는 기제가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삶의 의미라는 것을 보편적인 것이라기 보다 각각 쓰는 안경처럼 묘사한다. 어떤 안경이냐에 따라 보이는 세상은 각각 다를 것이다. 얇지만 추상적인 단어가 많아 책장이 아주 쉽게 넘어가지는 않는다. 그래도 하나의 새로운 지적으로 의미가 있다. 모두가 싫어하는 지루함을 삶을 성찰할 수 있는 하나의 지점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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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비즈니스의 시대 - 우리는 어쩌다 아픈 몸을 시장에 맡기게 되었나
김현아 지음 / 돌베개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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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툴 가완디의 책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고, 의료라는 전문영역의 정보비대칭 해소라는 측면에서 한번 읽어볼만 하다. 의료라는 행위자체가 마치 공장처럼 운영되며 의사는 공장의 노동자처럼 환자를 진료하는 이미지를 제시한다. 기억나는사항들


1. 과잉검사: 수가가 검진보다 검사가 높기 때문에 병원은 검사를 유도해서 의료에서 나는 손실을 메꾼다.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수가 현실화이다.사정을 모르는 나에게는 밥그릇 확장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2. 블러핑: 가짜 논문 인정해 주는 학회, 교수라고 불리는 분이 전부 우리가 생각하는 정교수가 아니다. 비용만 대면 해외출장에 혼자 발표하고 오는 사기성 학회도 있다.   


3. 약값 폭등: 기존에 암묵적으로 공짜로 쓰던 카피약들이 일종의 저작권 등록으로 약값이 갑자기 폭등함.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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