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에서 하기에 또 봤다. 여기 인스타그램에도 세 번 정도 사랑과 영혼에 대해서 썼을 것 같다. 두 번인가? 암튼 겨울에는 또 고스트지 ㅋ

사랑과 영혼은 진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당황스럽기까지 하고 황당하다. 이상한 사랑 이야기다. 그냥 이상한 게 아니라 너무 이상하고 그저 이상하기만 사랑 이야기다.

근데 사랑이 그렇다. 사랑을 할 때에는 답답하고 미칠 것 같다가 평온하고 열채고 빡치다가 죽을 것처럼 보고 싶고 설명 할 수 없이 황당한 게 사랑이다.

내 생각대로 되지 않고 뚜렷한 답을 알고 있는 사람도 없다. 학교에서도 가르쳐주지 않고 부모도 잘 모른다. 비난을 각오하고서라도, 사회에서 매장이 될지언정 사랑은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 버린다.

사랑에 빠지면 사랑 그 이외의 것은 모래성처럼 무너트려 버린다. 가족에게 상처를 주고 지지를 했던 사람들의 외면을 받아도 사랑은 두 사람을 자석처럼 붙어 버리게 한다.

불같은 사랑이 그렇다. 당황스럽고 이상하고 미쳤고 말도 안 되는 것이 그런 사랑이다. 사랑 그 하나를 위해서 모든 것을 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사랑이 식고 나면 사랑이란 너무나 볼품없는, 눈 내린 후 도로에 쌓인 검은 눈뭉치같아져 버린다.

좋아 죽을 것 같은 부분이 사랑이 식자마자 미워 죽겠는 부분이 된다. 사랑이란 그렇다. 한 마디로 사랑은 유치하다.

그래서 사랑과 영혼은 유치하다. 그렇기에 시간이 지나도 보면 재미있다. 몰리는 영화에서 크게 두 번 눈물을 흘린다. 동전이 공중부유하며 손에 쥐어질 때 샘의 존재를 알고 눈물을 흘리고, 마지막 샘과 헤어질 때 눈물을 흘린다.

몰리는 사랑하는 샘에게 진정 사랑받았다는 그 느낌, 그 사실 하나만으로 샘이 없는 이 험한 세상에서 잘 살아가리라.

몰리는 예쁘고 사랑스럽다. 데미 무어가 이렇게 예쁘게 나온 영화는 또 없을 것이다. 몰리가 샘과 헤어질 때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린다. 그때 두 사람의 마지막 대사가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된다.

샘: 사랑해 몰리, 언제나 사랑했어.

몰리: 동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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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의 바다가 해무로 가득차면 무진기행이 떠오른다. 무진기행은 아름다운 문체의 시와 시가 이어진 문장의 행렬이다.

 

현재의 아내는 과거의 엄마

현재의 인숙은 과거의 자신

현재의 무진과 과거의 무진

동경하던 서울과 벗어나고픈 서울

책임의 서울과 무책임의 무진

치욕스럽던 과거와 치욕마저 잊고 지낸 현재

쓸쓸함을 말할 수 있었던 과거와 부끄러움만 지낸 현재

현재 아내의 남편 자리에 들어가는 윤

개 두 마리의 교미는 사이렌 소리 속에 창부와 교미를 하는 상상하는 자신이 결국 인숙과 몸을 섞는 관계로 이어지고 현재의 윤은 과거의 자신과 몸을 섞음으로 그 치욕을 치욕으로 덮으려 한다.


과거의 윤에게 쓸쓸함이란 시간의 지루함, 느끼는 허전함, 안타까움 이런 것들이 다 붙어서 떨어질 줄 모르는 생활을 쓸쓸하다,라고 느낄 수 있었다. 윤에게 사랑은 쓸쓸함과도 같다. 사랑을 하게 되면 쓸쓸해진다. 너무 흔한 말이라 할 수 없는 말 사랑, 하지만 간단히 말해버리고 마는 윤.


어머니의 묘를 찾은 윤은 비를 흠뻑 맞는다. 비가 나를 효자로 만들어 주었다. 자기 멸시가 가득한 문장이다. 바지까지 걷어 올리며 묘를 정리하고 있지만 자기 멸시에서 오는 부정. 비가 쏟아져 나는 울고 있음을 대신 떠넘긴다.


죽은 이 여자가 나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아프긴 하지만 아끼지 않으면 안 될 내 몸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시체를 보며 정욕을 느낀 자신이 치욕스럽고 경멸스럽다.


인숙과 맞잡은 손. 우리가 잡고 있는 손바닥과 손바닥의 틈으로 희미한 바람이 새어 나가고 있었다. 바람은 두 사람의 사랑, 쓸쓸함, 부끄러움, 연민, 자기애 또는 자기모멸이었으리라. 두 사람은 바쁘게 서투를 것이고 상처가 났어도 아프지 않고 상처가 없는데 아플 것이다.


무진은 멀리서 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기에 안으로 들어와서 봐야만 보이는 세계. 그곳은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동시에 교접하는 무서운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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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보위처럼 되고 싶은 적이 있었지ㅋ

 

하지만 지구에 불시착해서 잠시 인간이 되어 살다 간 데이빗 보위처럼 되는 건 나 따위가 생각할 수준이 아니었다.


그래서 사진작업을 할 때 주위에서 한 소리 꽤나 들었다. 돌아이새끼.


오늘은 조깅을 하면서 스페이스 오디티를 들었다. 오늘 밤 7.5도. 포근하다. 마지막 조깅 코스에 오르막길이라 땀이 뻘뻘 났다.


그때 자기네 별로 돌아간 데이빗 보위가 먼저 가 있던 프레디 머큐리를 만나는 모습을 보았다.


이봐 프레디, 그동안 잘 지냈나.라고 보위가 말했다.

 

그렇다네 데이빗, 자넨 잠시 있겠다고 하더니 그렇게도 오래 있다가 왔군. 그곳 생활이 마음에 들었나 보네, 인간의 모습으로 잘 지내는 것 같았어.라고 프레디가 말했다.


프레디, 인간들은 꽤 재미있게 지내고 있어, 금방 변질될 결혼생활에 책임감이라는 방부제를 뿌려 쉽게 변색되지 않게 하기도 해, 하지만 인간들은 말이야 사랑이라는 묘한 감정으로 서로에게 어떤 힘 같은 것을 불어넣어주더군, 그 힘이라는 게 위로 같은 거야.라고 보위가 말했다.


데이빗, 인간들이란 바보스럽긴 해도 사랑스러운 생명체라네.라고 프레디가 말했다.


그들은 내가 만든 노래를 좋아해 주었어, 프레디 자네의 노래처럼 말이야, 내가 지구인이 아니란 걸 모르는 것 같았어.라고 말하며 보위가 웃었다.


데이빗, 아마도 그들 모두는 알고 있었을 거야, 그들은 자네가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인정하고 받아들인 거지, 저길 보라구 ‘당신을 통해 우리는 고양되는 존재’ 자네가 지구인이 아니지만 저들은 아직도 자네를 지구인과 똑같이 추모를 하고 있어.라고 프레디가 말했다.



David Bowie - Space Oddity https://youtu.be/L-7EROynApU?si=jeSgiq85aba4JX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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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왕별희를 다시 봤다. 패왕별희는 다시 보기가 참 힘들다. 보다 보면 도즈의 감정에 휩쓸려가기 때문이고, 도즈의 모습이 장국영의 모습 같아서 보기가 참 힘이 든다.

나는 장국영의 영화보다 노래를 먼저 들었다. 그래서 앨범이 몇 장 있다. 요즘도 장국영의 노래를 들으며 출퇴근을 한다. 내 차에는 아직 카세트 플레이어가 붙어 있고 수동기어라서 장국영의 노래와 잘 어울린다.

학창 시절에도 장국영의 노래를 헤드셋으로 들으며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고 집으로 왔다. 그 앨범을 지금도 듣고 있다. 장국영의 가유희사를 보며 언제나 장국영은 이런 모습으로 죽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다.

한국을 꽤 찾았던 장국영은 손바닥에 한글을 적어 이선희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이소라의 프러포즈에도 나와서 나왔다. 그때 같이 찍은 사진을 이소라는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

재키림과 티키타카하는 재미를 보여주었고, 투유를 불러 우리에게 초콜릿을 좋아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다 패왕별희를 보면 너무나 아프다.

인간의 체온이 따뜻하다고, 사람의 온도가 온화하다는 걸 시토에게서 도즈는 느낀다. 데이와 우희의 삶을 갈라놓는 것이 힘들고 어려운 도즈는 결국 꿈과 현실의 경계를 없애려 한다.

경극 분장이 짙어질수록 도즈의 삶은 가려지고 우희의 삶으로 환생하는 도즈. 이는 영화와 아티스트 속으로 들어갈수록 비애의 장국영보다 팬들이 기다리는 예술가로 환생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우희로의 삶은 패왕의 온도를 느끼는 일생이라 영원히 우희로서 살아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었던 도즈는 그야말로 장국영의 모습처럼 아프게만 보였다.

변혁과 전통의 경계도 사라지면서 두려운 병처럼 퍼지는 집단적 사고의 사람들. 그러나 정작 무서운 건 내 속에 있는 또 다른 나.

나라를 침략한 자들이 아니라 침략당한 자들 속에 껴 있던 선동하는 자들에 좌지우지되는 무지의 인간들이 바로 괴물의 모습이었다.

도즈는 우희로 살기 위해 미쳐가고 그런 도즈를 보는 우리는 도즈의 감정에 휩쓸려 가는 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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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이었다. 여기 울산은 박사모의 힘이 막강한 곳이다. TK PK 못지않는, 아니 어쩌면 그 보다 더 한 보수세력이 판을 치는 지역이다.


매주 나가서 받은 새누리당 해체, 박근혜 퇴진 팜플랫을 일하는 곳의 문에 매주 하나씩 붙였다.


문을 가득 채웠을 때 매일 다른 박사모 할머니들이 와서 쌍욕을 박고 갔다. 나는 그러거나 말거나 상관없었는데 주위에서 너무 무서워했다.


문에 붙여 놓은 새누리당 해체, 박근혜 퇴진 팜플랫을 떼어 낼 때 자존심이 상해서 짜증이 났다. 그러나 결국 박근혜는 탄핵이 되었다.

그때 울산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대학생들은 돈을 모아 구입한 크림빵을 어린이들에게 나누어주었고,


촛농이 종이컵 밑으로 흘러내리면 옆의 모르는 사람이 물티슈를 건네주었다.


자유발언대에 오른 고등학생은 국정화 교과서에 대해서 울분을 토했고,


자신을 할배라고 소개한 나이가 많은 분은 소녀상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그 감정을 시로 적어 읊었다. 그리고 조피디가 와서 노래를 불렀다.

2016년에 들었던 촛불이 2024년에는 응원봉으로 바뀌었다.


내란쿠데타로 국민들에게 총구를 겨누게 한 정신이상자의 사태를 시민들이 막아섰고, 그걸 방조하고 탄핵부결 시키는 놈들이 집권 여당이라는 세계 최초의 일이 펼쳐졌다.


또다시 국민이 영웅이 되어야 할 시기가 온 것 같다.


어제 너무 멋졌다 승환옹! 가오가 육체를 두 번이나 지배하다니! 슈퍼히어로 https://youtu.be/IYrixlIGBH8?si=tIl21o71MswNN4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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