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좋아하는 친구들, 우리나라에 하루키 작품을 제일 먼저 들고 온 사람이 누군지 궁금하지 않아? 분명 누군가 하루키의 소설을 들고 바다를 건너왔을까.


그 사람은 문학사상의 임홍빈이야. 임홍빈은 30년 생으로 하루키보다 나이가 많으며 현재는 문학사상의 일선에서 물러나서 회장?으로 알고 있어. 임홍빈이 한국에 하루키의 문학을 처음으로 들여왔지.

하루키의 초기 한국 출판물은 대체로 임홍빈이 번역을 했어. 그때는 몇 편 되지 않았지. 임홍빈은 문학사상의 회장이기도 하지만 KBS이사도 했고,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자문위원(은 무슨 일을 할까)도 하는 등 이력이 화려해.


지금보다 훨씬 젊고 강단 있었던 임홍빈은 하루키의 문학을 어떻게든 한국에 들여오려고 했어. 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지. 임홍빈이 번역한 하루키의 문학은 일본 문학이라 서점에서 반려당하기 일쑤였다고 해. 반일감정이 심해서 음악은 물론이고 문학까지 제대로 들여올 수 없었지.


일본인이 쓴 책을 우리 서점에서 판다고? 라며 판매할 수 있는 통로가 없었어. 하지만 임홍빈은 좌절하지 않고 하루키의 책을 들고 고속도로 휴게소 가판대에서 팔기 시작했데.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팔리는 트로트가 한국을 강타하듯이 하루키의 책은 고속도로를 타고 조금씩, 시나브로 읽히기 시작했어.


만약 어쩌면 그때, 조그만 출판사 사장이자 번역가인 임홍빈이 포기를 해버렸다면 한국에서 하루키가 이렇게까지 대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을 거라 생각이 들어.


임홍빈은 하루키와도 친분이 꽤 있는 걸로 아는데 그것에 관한 글도 어딘가에 있을 텐데 어느 책인지, 어떤 글인지 찾을 수가 없네.


그러나 임홍빈은 2017년, 87세에 운수회사의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 3년이라는 판결을 받기도 했어. 버스회사도 운영한 모양인데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자본을 건드렸던 모양이야.

1심 재판부는 [임 회장이 운영하던 서림 리조트는 존속능력이 의문시됐는데도 자금을 지원하고 채무를 변제해 줬다. 다만 신흥기업을 매각하면서 13억 원 상당의 채권을 포기했고, 월간지 ‘문학사상’을 발간하며 30년 동안 한국 문학 발전에 기여했다]며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되 나이와 건강상태를 고려해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어.


문학사상에서 나온 하루키 예전 소설 구입하면 이렇게 하루키 안내서 같은 게 들어 있었거든. 이 많은 하루키 소설 중에서 임홍빈이 번역한 소설도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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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키는 주제가에서처럼 지구인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꿈의 나라에서 지구의 어떤 부부의 아이로 태어났잖아. 밍키는 그러니까 공식적으로 부모님이 둘이야. 밍키의 이야기를 대부분은 알 것이고, 또 대부분은 모를 거야.


밍키는 세일러 문 같은 변신 소녀의 조상이자 최상위에 있을 텐데. 원래 밍키는 엄청난 마법을 부릴 수 있는데 지구로 오면서 많은 마법 에너지를 소모해서 어른으로 변신하는 마법밖에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어. 이상한 설정이지? 


밍키는 거의 국민적인 만화로 ‘너와 나의 밍키, 밍키 밍키’ 밍키의 노래를 부르지 않는 아이들이 없었고, 리코더로 밍키를 불어 재끼는 아이들이 많아서 온 학교의 교실, 운동장에 밍키가 영혼의 넋두리처럼 퍼졌어. 한 놈이 어딘가에서 밍키를 리코더로 삐리리 불면 울며 겨자 먹기로 어른들은 그걸 들어야 했었지.


도레미미파미 솔미레미 

도레미파미 솔미레미

레레미레 레미레 솔솔파파 미레 미도도

솔솔솔 라라솔파

미미 미파미레


방구석에 리코더가 있다면 한 번 불어보자. 후후. 근데 밍키는 여자아이들만 신격화한 것이 아니었지. 남자들도 밍키가 방영을 하면 똥꼬에 힘을 주고 앉아서 밍키를 봤었어. 밍키는 중학생 <남자 중학생들 <이제 중학교 1학년이 되는 남자아이들에게도 인기가 많았었지. 이유는 변신할 때 그 실루엣 때문이었어. 


만약 이런 장면이 요즘에 초딩들이 보는 시간에 했다면 가족부, 여성부, 또 뭐 엄마들이 한 소리를 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당시에는 여자아이들에게는 나도 어른이 되면 밍키 같은 어여쁜, 또 남자아이들에게는 묘한 환상을 던져주었지.


그랬던 밍키가 난데없이 45화인가? 거기서 죽고 말잖아. 어린이 세계에 대공황이 찾아온 거야. 모두가 티브이 앞에 앉아서 보고 있다가 밍키가 트럭에 부딪혀 죽는단 말이야. 영혼이 빠져나간 아이들은 그 이후의 행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지. 모두가 그저 몹쓸 바이러스에 걸린 것처럼 멍하고 멍하게 있어야 했어. 


곧이어 찾아온 대재앙. 아이들은 울고불고. 바닥에 누워 머리를 박고. 대한민국이 환란에 빠진 거야. 엄마들은 방송국에 전화를 하기 시작했고 방송국 전화에 불이 났지. 


밍키 인형 들고 다니고, 노래 부르고, 리코더 부르고, 밍키 옷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밍키 머리핀에 밍키처럼 커야지, 했던 아이들에게 카타스트로프가 온 거야. 아이들의 일상은 마비가 됐고 방송국 근처에 살고 있는 엄마들은 아이들과 함께 방송국을 찾아갔지. 


당시의 만화 스폰서가 장난감 회사(이 회사가 발전을 하야 요즘의 반다이)였는데, 밍키의 장난감을 만들고 장난감이 나오는 동안 작화가들이 만화를 계속 연장해서 만들었는데 - 그래야 광고, 후원 뭐 그런 자본이 굴러 들어오는데 여력이 안 된다고 해서 밍키 인형을 중지하는 바람에, 난데없이 밍키가 사망하는 것으로 끝맺음을 했다가 그 사달이 난 거야. 


하지만 요즘도 그렇지만 여론의 힘으로 밍키는 다시 살아났고 마지막까지 밍키는 지구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자신의 꿈의 나라로 가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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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8-23 12: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나요? 밍키가 우리나라 캐릭터인가요? 전 밍키가 있었다는 건 알았지만 별로 관심없어서. 만화는 초등이나 보는 거라는 인식 땜에. 그때 그런 일이 있었군요.

교관 2024-08-24 11:19   좋아요 2 | URL
ㅋㅋㅋ 만화는 초딩이나 어린이들이 보는 게 맞죠 ㅋ. 하지만 그 만화를 만드는 건 전부 어른들이니까, 아직 아이의 마음을 잃지 않은 어른들이 아이들이 보는 만화, 듣는 노래, 장난감, 연극을 만드니까. 아 얼마전에 타계한 김민기 시인이 그런 어른이잖아요

잉크냄새 2024-08-23 20: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 실루엣.....기억합니다.

교관 2024-08-24 11:20   좋아요 1 | URL
기억이란 정말 ㅋㅋㅋ
 

요리사 겸 요리 학원에서 요리를 가르치는 마츠오카는 요리 수업보다는 이상한 말을 하는 수강생을 접한다. 그 수강생은 필요이상으로 양파를 잘게 썰어버린다거나 검게 태운다거나, 전혀 요리에는 관심이 없고 마츠오카에게 차임벨 소리가 자꾸 들린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뇌는 반은 기계로 덮여 있고 반은 정상이라고 한다. 마츠오카는 알았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는데 수강생은 증거를 보여준다며 칼을 들고 귀 밑 부분을 칼로 푹 찔러 넣는다. 그리고 피를 쏟으며 그 자리에서 쓰러진다.

그 뒤로 마츠오카 주위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다. 아들은 밥을 먹다가 실없이 계속 웃는다. 아내는 밥을 먹다 말고 분리수거를 하러 나가서 캔을 쏟아붓는다. 그리고 일 대 일 요리수업에서 생닭을 만지지 못하는 수강생이 시키는 대로 닭손질을 하지 않고 못하겠다고 한다.

마츠오카는 못 하겠지만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러자 수강생은 자신을 가지고 놀았다며 닭을 던져 버리며 이상한 말을 한다. 그때 마츠오카는 칼을 들고 그 수강생의 등을 두 번 찌른다. 그리고 도망가는 수강생을 따라가서 계속 칼로 찌른다. 이 부분에서 기요시 감독의 특출한 연출이 드러난다.

부드럽고 잔인하면서도 무감정의 손놀림과 알 수 없는 통쾌함과 함께 공포를 느끼게 된다. 마츠오카는 숨이 끊어진 것을 확인하고 문을 열어서 누구도 없다는 것을 확신한 다음 시체를 끌어내고 태연하게 손에 난 상처에 대일밴드를 붙인다. 이후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

구로사와 기요시의 40분짜리 중편 영화로 특유의 불편하고 음험한 분위기가 시종일관 이어진다. 큰 교집합에서 보자면 인간은 인간과 떨어져 살 수는 없지만 인간이 인간에게 가장 무서운 존재라는 것을 보여 주는 이야기로 개인주의가 아닌 이기주의가 극에 달아있는 현대인들의 스트레스와 관음 그리고 자기만의 세계에 누군가 침범하는 걸 용납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어두운 공간과 음향 그리고 마츠오카의 표정만으로도 깊은 공포감을 주는 영화다. 현대인의 불안한 단면, 극단적인 단면을 보여준다. 그 단면이 너무나 극단적이다. 인간이 최악이 되었을 때 주위에 널려 있는 날카롭고 뾰족한 것으로 누군가를 한 없이 찌르고 싶어 진다. 마지막 장면은 사쿠라 핀 집 앞을 보여주며 끝나는데 벚꽃이 이토록 절망적이고 무섭게 보이는 건 또 처음이었다. 영화의 모든 장면이 은유로 채워진 ‘차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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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가본 적 있어. 그 자리가 지금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는데 한 동네가 철거촌이 되어서 한 2년 동안 방치되어 있었지. 그래서 조깅을 하면서 오다가 흉가에 들어가 보고 싶은 거야.


코로나 전에 방학을 맞이해 삼촌에게 놀러 온 조카를 데리고 흉가체험이나 해줘야지 하며 데리고 갔어. 집이라는 게 사람의 손이 타지 않으면 녹색의 존재들이 점령을 해. 나는 전설이다,를 봐도 알겠지만 온 도시가 넝쿨화가 되는 거지. 게다가 동네에 사람들이 버린 음식을 먹고살던 길고양이들이 먹을 게 없어서 날카로워져서 낮에 가도 흉가가 아주 무서워.


그러나 정작 조카는 아이 재미있어하며 흉가를 둘러보았어. 안 무서워?라고 물으니 너무 재미있어,라고 하는 조카.


그렇게 어리바리 흉가체험이 영화 같지 않게 끝나고 그해 가을과 겨울 사이에 그 옆집에 밤에 또 혼자 갔지.


그때는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밤의 흉가는 스산해. 무엇보다 너무 컴컴하니까 그게 무서운 거지. 하지만 나는 귀신같은 건 그렇게 무섭지 않고 사람이 무서워서 여기에 누군가 나올까 봐 그게 무서웠는데 바람이 휘잉 부니까 나무에 하얀 사람이 저 나무로 쓱 움직이더라고.


그때 욕을 하며 뒤로 막 돌아서 바로 뛰어나왔어. 흉가는 한 집만 그런 게 아니라 동네 자체가 온통 흉가들이라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렸어. 귀신을 처음 본 거야. 하얀 소복 그런 귀신. 진짜 등에서 털이 서는 느낌이 들었지.


그다음 날 해가 떠 있을 때 다시 한번 갔지. 내가 좀 짤막하게 얘기했지만 중간에 꿈, 악몽, 과로, 스트레스, 음주 이런 게 나오는데 생략했어. 그래서 낮에 다기 가 보니 나무에 큰 하얀 비닐이 걸려 있는 거야. 냉장고를 덮는 큰 하얀 비닐. 그게 바람이 세게 부니 나무에서 나무로 날아갔는데 순간 그게 귀신으로 보였던 거지.


그래도 흉가에 가면 재미있어. 벌레도 많고 지렁이도 모여 있고, 냄새도 남다르고 무엇보다 평소에 볼 수 없는 풍경이니까. 날카로운 고양이들도 많으니까 폭염에 휴가 갈 곳 없으면 흉가에나 한 번 ㅋㅋ



내가 무서운 이야기 하나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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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 명이서 치킨을 먹으러 갔어. 근데 세 명 전부 닭다리를 뜯고 싶은데 닭다리는 두 개뿐이잖아. 그래서 두 마리를 시킬까 했는데 이미 1차를 한 상태라 맥주를 마시며 치킨을 먹을 요량이라 그냥 한 마리만 시켰어. 가위바위보로 닭다리를 결정했어. 그리고 치킨이 나왔어. 우리는 맥주를 한 잔 하면서 치킨을 먹었지. 그런데 우리 세 명은 전부 닭다리 하나씩 뜯고 있었어. 어때 무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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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고소공포가 있거든. 영화에서 주인공이 높은데 올라가도 손바닥에 땀이 날 정도로 고소공포가 있는데 예전에 남이섬 거기서 번지점프를 한 번 했었어. 일행이 번지점프 안 뛰면 죽어 버릴 테야! 는 거짓말이지만 하도 번지점프 같이 하고 싶다고 해서 뛰었는데 미치는 줄 알았지. 뛰는 건 잠깐인데 그전에 뭐 서명하고, 주머니에 있는 것들, 시계 뭐 그런 거 다 빼고 번지점프대에 올라가는 게 공포더라고. 근데 막상 뛰고 나면 금방 끝나. 두어 번 아래위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데 찰나로 끝나지. 근데 다 뛰고 내려오니 나 오줌 쌌어. 어때 무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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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했던 어느 날 머리맡에 떠 놓은 물컵의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잠들었어. 피곤해서 그런지 한 번도 깨지 않고 아침까지 잠들었지. 그런데 일어나 보니 물컵의 물이 좀 줄어든 것 같더라고. 나의 착각이려나 싶어서 다음 날에는 물 한 모금 마시고 그 눈금을 재어 놓고 잠들었지. 근데 아침에 물이 줄어들어 있는 거야. 집 안에는 누가 들어온 흔적도 없고. 그래서 경찰에 신고해서 과학수사대까지 왔어. 막 이렇게 물컵을 조사하고 집안을 조사했지. 그리고 수사대가 그랬어. 괜찮습니다. 물컵에서는 아무런 지문도 채취되지 않았습니다. 뭐? 뭐라고? 어때 무섭지? 이 이야기는 유튜브에서 본 이야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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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짜 무서운 이야기야. 2024년도 6개월이 훌쩍 지나갔다는 얘기. 어때 무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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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를 접했을 때 많은 생각들이 오갔다. 체온이 측정이 되지 않을 저도로 온혈질환을 앓다가 사망을 했다. 에어컨을 설치하다가. 이건 분명히 뭔가 이상한 구조에서 탄생한 사고사다. 어떻게 이 지경이 되도록 일을 하도로고 내버려 두었을까. 설령 아르바이트 청년이 손을 번쩍 들어서 제가 하겠습니다!라고 했다고 하더라도 일하는 곳에서 누구 하나 그 청년에게 조심 그리고 음료 같은 온열질환에 대응할 수 있는 당부를 하지 않았을까.


지금은 올해 이전의 여름보다 온열질환을 더 조심해야 한다. 온열질환에 걸리면 병원에 실려 가야 하는데 받아주는 병원이 예전 같지가 않아 졌다. 이상해졌다.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은 온열질환이 걸리지도 않겠지만 이들은 병원에서 바로바로 잘 받아 줄 것이다. 그러나 20대 에어컨 아르바이트 청년 같은 경우는 병원을 찾아서 가도 쉽지가 않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그런 시대에 와 있다. 잘못되어도 너무나 잘못되었다. 하지만 잘못되었다고 쉽게 말을 할 수도 없다. 한 대표는 자리에 나와서 할 말을 하면 된다고 하지만 이전에 할 말을 했다가 전부 입틀막을 당했다. 이럴 수 있을까. 역사학자들은 생계가 걸려 있어서 지금 이상하게 돌아가는 이 역사관에 대해서 알고 있지만 나서서 잘 못 되었다고 말을 하지 못한다. 사람들에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정부는 한국은행에서 급전으로 90조를 당겨 썼다는 기사가 있었다. 하지만 그 엄청난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는 말하지 않고 있다. 문제의 관심을 전부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다. 티브이에 출연한 김태효의 말도 안 되는 발언으로 모든 관심이 그곳으로 쏠리고 있다.


20대 청년은 푹푹 찌는 곳에서 에어컨 아르바이트를 하다 온열질환으로 쓰러졌다. 작업하는 곳의 온도가 얼마나 높은지 체온이 고온으로 측정불능상태였을까. 그저 어지러워 쓰러졌는데 3시간 만에 숨을 거뒀다. 기사들은 하나 같이 폭염에는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는 결말로 끝을 맺었지만 아르바이트 청년이 온열질환으로 숨을 거둔 건 회사 내지는 사회의 구조 때문일지도 모른다.


현재는 트럭기사들도 자신의 운행을 콘텐츠로 제작해서 유튜브로 올려 자본을 벌어들인다. 잘 생긴 사람과 예쁜 사람이 잘 놀기만 해도 그 영상을 유튜브로 올리면 사람들이 몰려들어 돈을 벌어들인다. 예전과는 달라졌다. 예전에는 잘 나가는 직업이 아니면 대체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았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가진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도 ‘나’ 자체가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돈을 모으는 능력이 된 시대다.


이론은 분명 예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풍족하게 생활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더 어려워졌다. 지금은 초등학생들도 휴대폰을 들고 콘텐츠를 제작할 정도로 상상력을 밖으로 꺼낼 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나의 상상력이라는 게 너무나 협소하고 낮게 좁아서 결국 누군가가 했던 콘텐츠를 모방하게 되었다. 모두가 다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될 수는 없지만 20대 청년이 에어컨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폭염에 죽음을 맞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는 나라가 자극적이고 흥한 것, 좋은 것들만 사람들이 보는 티브이나 유튜브로 보이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호러블 하고 테러블한 이야기들이 널려 있다. 권력자들에 대해서 안 좋은 걸 안 좋다고 이야기를 하면 글이 사라지거나 불이익을 받는 세상이 되었다.


무라카미 류의 [자살보다는 섹스]를 보면 일본은 8,90년대에 이미 이런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깔렸다. 나라가 부추겼다. 그 결과 일본은 현재 혹독한 앓이를 하고 있다.


류가 뉴욕의 일본 음식점에서 아구찌개를 먹고 있는데 누군가 류를 알은 채 하면서 스포츠 신문 뭉치를 건네주었는데 신문 앞면 전체가 미야자와 리에와 스모 선수 다카하나다의 기사로 채워졌다. 일본의 모든 스포츠신문은 ‘전 국민이 축복’이라는 표제 기사가 실렸다.


과연 진짜 전 국민의 축복일까. 류는 생각했다. 당사자 두 사람에게는 아무런 책임도 없는 일이지만 일본이라는 나라가 한가하고 평화롭다 보니(실은 한가하지도 평화롭지도 않다. 뉴욕에 있다 보면 일본이 여러 면에서 궁지에 몰려 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그들의 약혼을 과대 포장하며 무슨 행복의 전형인 양 만들어놓았다.


예를 들어 캄보디아에 파견된 PKO 대원의 가족들이라면, 우리는 지금 그런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하는 마음일 것이다. 막 실연 당한 여자도 내가 지금 그런 일에 눈을 돌릴 마음이냐 싶으리라.


그러나 밝은 내용의 기사에 굶주려 있는 일본에서는 어떤 종류의 전통적인 강제 행위가 존재한다. 슈퍼스타끼리의 결혼은 예전에도 없지 않았다고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한 것이 이미 80년대 말, 90년 대 초다.


행복의 기준을 스스로 정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유명해지는 것, 스타로 얼굴이 팔리는 것, 나름대로 돈이 들어오는 것, 유명인과 결혼하는 것, 결혼 그 자체, 이런 것들을 행복의 기준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도 아주 많다고 했다.


지금은 더 그렇다. 현재 한국도 이혼 비중은 늘어났지만 결혼 비중은 줄어들었다. 결혼을 결코 행복의 목적에 집어넣지 않는다. 결혼을 했더라도 딩크 족으로 살아가는 부부가 많다. 사회는 복잡하고 여러 갈래로 쪼개졌다. 컴퓨터와 인터넷이라는 것들이 인공지능을 앞세워 인간의 세상으로 들어왔다. 인공지능이 무엇을 했다, 인공지능이 이런 기능이 생겼다 같은 기사는 앞다투어 내보낸다. 이는 사람들이 원하는 밝은 내용의 기준에 속할지도 모른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해 주리라 하는 레거시 미디어의 방향에 맞으니까.


하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 않다. 인공지능에게 일자리를 빼앗긴 청년들과 중년들은 점점 설 곳이 사라지고 있다. 이런 문제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나 제작을 해서 방영을 할 뿐이다. 사람들은 외면한다. 사람들은 남의 불행을 즐기지만 마음에 두지는 않는다. 그들의 삶은 동떨어진 취급을 한다. 사람들이 클릭을 해서 보는 건 유튜브 쇼츠다. 짧고 강력한 자극이 있는 쇼츠에는 사람들이 몰린다. 댓글도 열심히 단다. 나라는 이런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부추긴다.


그래야 나라가 잘못하는 일들에 대해서, 정부가 하는 못 미더운 프로그램에 대해서, 대통령 부부가 한 금품수수에 대해서 말을 꺼내지 못하게 한다. 도대체 어디에 쓰였는지? 부산엑스포에 들어간 그 천문학적인 돈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건 금기가 되었다. 누군가 자세하게 파헤쳐서 글을 올리면 대번에 제재가 들어올 것이다. 그러니 밝고 재미있는 쇼츠만 봐라. 하는 분위기가 전반에 깔렸다.


그러다 보니 소외된 사람들이 에어컨을 설치하다가 숨을 거두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아직 태풍이 한두 개 더 올 텐데. 작년 힌남노에 불안했던 사람들은 또 그 불안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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