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가본 적 있어. 그 자리가 지금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는데 한 동네가 철거촌이 되어서 한 2년 동안 방치되어 있었지. 그래서 조깅을 하면서 오다가 흉가에 들어가 보고 싶은 거야.


코로나 전에 방학을 맞이해 삼촌에게 놀러 온 조카를 데리고 흉가체험이나 해줘야지 하며 데리고 갔어. 집이라는 게 사람의 손이 타지 않으면 녹색의 존재들이 점령을 해. 나는 전설이다,를 봐도 알겠지만 온 도시가 넝쿨화가 되는 거지. 게다가 동네에 사람들이 버린 음식을 먹고살던 길고양이들이 먹을 게 없어서 날카로워져서 낮에 가도 흉가가 아주 무서워.


그러나 정작 조카는 아이 재미있어하며 흉가를 둘러보았어. 안 무서워?라고 물으니 너무 재미있어,라고 하는 조카.


그렇게 어리바리 흉가체험이 영화 같지 않게 끝나고 그해 가을과 겨울 사이에 그 옆집에 밤에 또 혼자 갔지.


그때는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밤의 흉가는 스산해. 무엇보다 너무 컴컴하니까 그게 무서운 거지. 하지만 나는 귀신같은 건 그렇게 무섭지 않고 사람이 무서워서 여기에 누군가 나올까 봐 그게 무서웠는데 바람이 휘잉 부니까 나무에 하얀 사람이 저 나무로 쓱 움직이더라고.


그때 욕을 하며 뒤로 막 돌아서 바로 뛰어나왔어. 흉가는 한 집만 그런 게 아니라 동네 자체가 온통 흉가들이라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렸어. 귀신을 처음 본 거야. 하얀 소복 그런 귀신. 진짜 등에서 털이 서는 느낌이 들었지.


그다음 날 해가 떠 있을 때 다시 한번 갔지. 내가 좀 짤막하게 얘기했지만 중간에 꿈, 악몽, 과로, 스트레스, 음주 이런 게 나오는데 생략했어. 그래서 낮에 다기 가 보니 나무에 큰 하얀 비닐이 걸려 있는 거야. 냉장고를 덮는 큰 하얀 비닐. 그게 바람이 세게 부니 나무에서 나무로 날아갔는데 순간 그게 귀신으로 보였던 거지.


그래도 흉가에 가면 재미있어. 벌레도 많고 지렁이도 모여 있고, 냄새도 남다르고 무엇보다 평소에 볼 수 없는 풍경이니까. 날카로운 고양이들도 많으니까 폭염에 휴가 갈 곳 없으면 흉가에나 한 번 ㅋㅋ



내가 무서운 이야기 하나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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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 명이서 치킨을 먹으러 갔어. 근데 세 명 전부 닭다리를 뜯고 싶은데 닭다리는 두 개뿐이잖아. 그래서 두 마리를 시킬까 했는데 이미 1차를 한 상태라 맥주를 마시며 치킨을 먹을 요량이라 그냥 한 마리만 시켰어. 가위바위보로 닭다리를 결정했어. 그리고 치킨이 나왔어. 우리는 맥주를 한 잔 하면서 치킨을 먹었지. 그런데 우리 세 명은 전부 닭다리 하나씩 뜯고 있었어. 어때 무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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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고소공포가 있거든. 영화에서 주인공이 높은데 올라가도 손바닥에 땀이 날 정도로 고소공포가 있는데 예전에 남이섬 거기서 번지점프를 한 번 했었어. 일행이 번지점프 안 뛰면 죽어 버릴 테야! 는 거짓말이지만 하도 번지점프 같이 하고 싶다고 해서 뛰었는데 미치는 줄 알았지. 뛰는 건 잠깐인데 그전에 뭐 서명하고, 주머니에 있는 것들, 시계 뭐 그런 거 다 빼고 번지점프대에 올라가는 게 공포더라고. 근데 막상 뛰고 나면 금방 끝나. 두어 번 아래위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데 찰나로 끝나지. 근데 다 뛰고 내려오니 나 오줌 쌌어. 어때 무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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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했던 어느 날 머리맡에 떠 놓은 물컵의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잠들었어. 피곤해서 그런지 한 번도 깨지 않고 아침까지 잠들었지. 그런데 일어나 보니 물컵의 물이 좀 줄어든 것 같더라고. 나의 착각이려나 싶어서 다음 날에는 물 한 모금 마시고 그 눈금을 재어 놓고 잠들었지. 근데 아침에 물이 줄어들어 있는 거야. 집 안에는 누가 들어온 흔적도 없고. 그래서 경찰에 신고해서 과학수사대까지 왔어. 막 이렇게 물컵을 조사하고 집안을 조사했지. 그리고 수사대가 그랬어. 괜찮습니다. 물컵에서는 아무런 지문도 채취되지 않았습니다. 뭐? 뭐라고? 어때 무섭지? 이 이야기는 유튜브에서 본 이야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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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진짜 무서운 이야기야. 2024년도 6개월이 훌쩍 지나갔다는 얘기. 어때 무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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