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하루키 일러스트
하루키스트들아 안녕, 하루키는 세계적으로 하나의 현상이 된 것 같아. 그래서 하루키의 모든 부분이 어떤 식으로든 소비가 되는 세상이 된 것 같아. 하루키의 재미있는 일러스트도 많거든.
하루키의 이 일러를 보자마자 큭큭큭 뭐야? 아아 했는데, 마치 우울 밑바닥에 붙어사는 괄태충 같은 생물체가 마법으로 하루키로 변해가는 모습을 그려 놓은 것 같았는데
이 일러스트는 색채가 없는~ 쓰쿠루가 나왔을 때의 그림인데, 중앙일보 ‘색깔 없는 남자 색 찾아 떠나’라는 제목의 칼럼에 삽입된 그림이야. 쓰쿠루가 한국 출간이 되었을 때 신드롬에 가까웠지.
칼럼은 당시 하루키 열품이 서점가에 일어났고, 조용필의 19번째 앨범 ‘헬로’가 발매되면서 앨범의 열풍이 일어나고 있어서 두 사람의 공통점을 짚어보고 있어. 두 사람은 환갑을 넘긴 나니에 자국에서 문화계를 강타하며 트렌트 최전선에 서 있다고 했어. 조용필 55주년 공연에 실로 어마어마한 인구가 관람을 했잖아. 어쩌면 임영웅, 방탄이들보다 더 많은 인기를 지니고 있는 용필이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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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일러스트 하루키는 산도둑놈 같네, 심란하고 심오하고 고뇌에 빠져있는데 그 고뇌가 밥을 먹고 똥을 쌀까, 똥을 싸고 밥을 먹을까 하는 것 같은 그림처럼 보이네 나는. 이 일러스트는 2017년 ‘기사단장 죽이기’가 나왔을 때 조선일보에서 다른 칼럼 ‘하루키, 무엇이 달라졌는가’에 삽입된 그림이야.
이 칼럼은 하루키 단골 골수팬 임경선 작가가 작성했어. 임경선 작가를 미워하지는 않지만 이 칼럼에서 작가는 기사단장은 기존의 소설에서 이것저것 당겨 왔다는 식의 이야기를 초반에 줄줄 해. 주인공은 이전 소설 어디서, 아내의 사랑을 잃은 이야기는 어디서, 또 이건 어디서, 어디서, 어디서 등등
늘 느끼는 거지만 하루키 팬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니 굳이 이렇게 길게 주절주절 어디에서 따왔고 같은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해. 또 하루키의 소설을 모르는 이들이 본다면 뭐야? 이 소설가는 유명하다더니 신작을 낼 때마다 앞의 소설에서 이것저것 따 와서 적는 거야? 같은 생각이 들겠지.
자기 복제, 동의반복, 유사성 소리가 절로 나오는 것에 대한 비관적인 말을 임경선 작가도 하지만 애초에 이런 말 자체를 소거하고 출간된 소설의 이야기에만 집중해서 말을 하면 좋을 것 같아. 하루키스트들은 알겠지만 하루키의 소설은 전부 연결되어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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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슬럼프 박사처럼 보이는 일러스트는 2021년 네이트 뉴스에 [비바 100]이라는 잡지? 신문사? 의 이희승 기자의 ‘나의 하루키... 가상 인터뷰로 위안을! 네이트 뉴스’에 실린 칼럼이야.
조금 긴 이야긴데 읽어보면 아주 재미있어. 기자가 외로운 10대에 처음으로 하루키를 접하면서 대학시절을 거쳐 결혼까지 하면서 자신의 일상과 함께 같이 해온 하루키의 소설을 소개하고 있는데 읽는 재미가 있는 칼럼이야.
한참 읽다 보면 기자와 하루키의 인터뷰 내용이 있는 정말 재미있거든, 그 이유가 가상 인터뷰이기 때문이야.
인터뷰에는 소설과 재즈 그리고 야쿠르트 스왈로즈 야구부터 하루키 요리와 음식, 한국에 왜 한 번도 오지 않냐는 인터뷰가 있는데 가상이야. 그런데 실제 하루키가 답을 한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건 이 칼럼을 쓴 기자가 하루키에 대해서 정말 많이 알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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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러스트는 그냥 일반인이 그린 하루키야. 감상평을 하자면 우수에 찬 하루키의 눈빛이 인상적이야. 마치 소싯적 누아르 속 총알을 전부 남발하고 난 후 앞의 풍경을 보며 우수에 찬 주윤발이 떠오르기도 하고 말이야.
하루키는 늘 노벨상 후보에 오르는데 하루키가 받지 못할 거라는 걸 나도, 하루키 본인도 알고 있어. 노벨상을 주는 주최 측에서 바라는 소설과는 아주 먼 소설을 하루키가 쓰기 때문이지.
밀란 쿤데라 역시 비슷한 이유로 노벨상을 한 번도 받지 못하고 죽어 버렸잖아. 한림원에서 보기에 하루키와 밀란 쿤데라가 쓴 소설은 소설이 아니라는 게지. 하지만 두 사람은 여러 문학상과 작가 상을 받았어.
더불어 작년 7월에 타계한 밀란 쿤데라에게 그동안 수고했습니다.라고 말하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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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역시 일반인이 그런 하루키야. 보면 어? 하루키? 같은 그림이야. 이렇게 대충 그려놓았는데 하루키답게 보이는 건 순전히 안자이 미즈마루 씨 덕분이 아닐까.
하루키는 안자이 미즈마루 씨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에세이에서 언급을 했는데, “딸이 결혼을 하겠다는 말을 꺼내면, 토라져서 밥상을 뒤엎고는 집을 나가버리겠다”라고 큰소리치고 있는 것 같다며 귀여운 구석이 있다고 하루키는 말했지.
안자이 미즈마루 씨 같은 어른이 주위에 있다면 생활이 유쾌할 거야. 하루키는 그런 일상의 유쾌한 재미를 느끼며 하루하루 보냈고, 그 이야기를 에세이를 통해서 풀어내고 있고, 우리는 그 에세이를 읽으며 하루를 보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