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무슨 사진일까. 일본에서 유명한 쌀 중에 아키타 현에서 생산한 특산 쌀 ‘아키타 코마치’다. 포장 뒷면인데 재배 중 ‘살포한 농약의 횟수’를 표기해 놓은 것이다.


다른 음식은 모르겠지만 주식인 쌀에는 이렇게 정직하고 솔직하게 표기를 하고 국민들은 믿고 쌀을 사 먹는다. 그러면 우리도 농산물 포장지에 이렇게 확실하고 진실하게 표기해놓으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안 그래도 쌀이 안 팔리는데 더 안 팔릴까, 잘 사 먹을까.


인간은 진실을 늘 원한다. 그렇지만 진실과 마주하는 건 두려워한다. 진실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추하고 고통스럽기 때문에 사람들은 실체와 조우하기를 꺼려한다. 그 예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보면 된다. 병원에서 진실을 알고 싶지만 마주하기는 두려운 거와 비슷하다.


포장지에 농약을 몇 번 뿌린 것 정도는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 된다고 지정해버린 곳은 어떻든 정부 관계 부서다. 좋게 보면 위에서 말한 것처럼 진실을 원하지만 대하는 건 두렵기 때문에 먹어도 괜찮을 정도로 농약을 뿌린 건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고 결론을 내렸을지도 모른다. 일단 약을 뿌리지 않으면 굵고 맛있는 쌀알을 얻을 수 없으며 무엇보다 벌레와 해충을 막을 수 없다.


좀 다른 얘기지만 가습기 살균기 피해자를 낳은 옥시 본사는 영국에서는 살균제를 만들지 않지만 한국에서는 만들었다. 그 본사는 말도 안 되지만 그래도 된다고 알고 있었다. 균을 죽인다는데 인간에게도 좋을 리가 없는데 그래도 된다고 알고 있었다. 포크스바겐은 미국에는 1조 원이 넘는 돈을 들여 잘못을 시인했지만 한국에서는 1원도 쓰지 않았다. 그래도 된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 쌍용 자동차 사태가 터졌을 때 상하이 자동차가 들어와 보장을 약속했지만 기술력과 디자인 모두를 가져가 버리고 경영권을 포기해버렸다. 그 사이에서 2천 명이 넘는 해고자가 나왔다. 중국에는 상하이 자동차가 잘 나가고 있는데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그래도 되기 때문이다.


한때 정부 부처의 ‘그래도 된다’가 방향을 바꾸었을 때가 있었다. 그게 한국 식당의 메뉴판이 엉망인 외국어로 소개되는 것에 부끄럽다고 느끼고 문화체육부에서 특별반을 꾸려 바로 잡으려고 했고 그 소식이 외신에 많이 보도가 되었다. 요컨대 베어 수프는 곰탕으로, 다이내믹 스튜는 동태찌개, 압권은 치킨 에쏘 블랙홀 하우스는 닭똥집이었다. 이런 엉망인 외국어 메뉴판에 부끄럽다고 한국 정부는 문화체육부를 통해서 표준어로 바꾸는 노력에 대해서 외신은 이렇게 다뤘다.


-한국 음식은 외국인들에게 어렵다. 그동안 비록 엉망이지만 그 이름 덕분에 한국 음식을 재미있게 먹고 맛있게 먹은 음식은 기억할 수 있었다. 꼭 표준어로 된 메뉴로 바꿀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게다가 그런 일을 굳이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하는 것일까. 치킨 에쏘 블랙홀 하우스를 먹고 싶다면 지금 당장 가서 먹어라, 곧 이 멋진 이름이 바뀔 것이다-


라고 하는, 몇 해 전에 이런 이슈가 있었다. 최초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농약의 문제, 유전자 조작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 정부와 농민들의 대립이 있었다. 간단히 말하면 많은 병균을 싹 죽이고 무럭무럭 크게 하는 약을 뿌리면 되는데 그 과정에서 같은 회사의 제품을 매년 사용해야 하며 이런저런 제약이 있었다. 오래전부터 시작된 관계부처의 그대로 된다는 지금까지 여러 부분에 이어지고 있고 우리는 진실을 대하기 꺼려하고 있다.


사람들은 내가 먹는 쌀, 내 가족이 먹는 쌀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먹을까. 지난달의 기사로 좋은 쌀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준다. 마트에 파는 각종 쌀의 포장지 뒷면을 볼 수 있다. 


https://tv.kakao.com/channel/1492/cliplink/423941712

좋은 쌀 고르려면?.."포장지 꼭 확인해야"


이태원이나 가로수길에 줄을 서서 먹는 음식 트렌드가 2014년에 생겼는데 그곳이 '집밥'이라는 곳이다. 집밥 식당에서 판매하는 상차림은 가정집에서 먹는 음식을 표방하고 있다. 상추가 있고 콩나물이 있고 멸치조림과 김치 정도가 나오는 게 전부다. 이렇게 해서 만 오천 원에서 이만 원 정도 한다.


다른 식당에 비해서 초라하기 그지없는데 사람들은 어째서 줄을 서서 먹을까. 식당은 식탁의 주인공은 밥이라 생각하고 식당 한 편에 도정기를 갖다 놓고 손님이 오면 바로 나락을 도정해서 밥을 해서 내놓는다. 


도정을 해서 바로 밥을 해 먹어 보라. 티브이 광고에서처럼 밥을 입에 넣고 입술을 오므리고 뜨거운 밥 때문에 혀도 말리면서 그 맛있음이 소리로 나오게 된다. 밥만 먹어도 사실 맛있다. 유튜브 천뚱을 보면 밥만 먹는데도 아주 맛있게 먹는다. 도정해서 바로 밥을 먹으면 정말 맛있다. 밥이 정말 맛있기에 반찬은 실제로 옵서버일 뿐이다. 그저 간장만 있어도 밥은 맛있을 수밖에 없다. 그 식당에서 그렇게 도정한 쌀로 밥을 할 수 있는 인원이 100명이 고작이다. 그래서 줄을 서지 않으면 가로수 길에서 '집밥'은 먹지 못한다.


쌀은 나락으로 있을 때는 살아있는 상태다. 도정하기 전에 쌀은 한 알 한 알이 숨을 쉬고 있는 것이다. 대신 도정을 하면서 나락을 까는 순간 죽어버려 변성이 시작된다. 그리고 도정한 지 15일이 지나면 변성이 되어서 밥이 조금 맛이 없다. 하지만 한국산 쌀은 아주 맛이 좋다. 

원화가 니시마타 아오이의 일러스트로 된 이 포장지로 인해 아키타 현의 아키타 코마치가 한 달만에 2년 분을 팔았다는 업계의 신화를 이룩했다는 소식도 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tella.K 2021-12-21 15: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우리나라 정부는 한마디로 눈 가리고 아웅이었네요.
참 이런 정부의 나라에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어요.ㅠ

교관 2021-12-22 12:50   좋아요 1 | URL
뻔 한 얘기지만 의식이 깨어 있어야 우리끼리라도 똘똘 뭉쳐 살아가죠 ㅋㅋ 그래야 아이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