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집의 초딩이 이무진의 신호등 노래를 제법 이무진스럽게 부르고 있다. 이무진의 그 특유의 음색을 비슷하게 따라 불렀다. 듣고 있으니 아니 참 잘 따라 부르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초딩들에게 이무진의 신호등은 인기 노래라고 한다. 노래도 좋다. 목소리도 좋고, 그래서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고 있다. 노래는 자고로 그래야 한다. 가사도 참 좋다.


건반처럼 생긴 도로 위 수많은 동그라미들 모두가 멈췄다 굴렀다 하는 모습이 정말 우리 일상을 잘 보여준다. 붉은색과 푸른색 그 사이의 짧은 시간 속에는 그간 인간이 살아온 긴 시간이 들어가 있는 것만 같다.


라디오를 매일 들으니까 이무진의 노래들이 주룩주룩 나온다. 가을 타나 봐, 한영애의 누구 없소 등 이곳저곳에서 거의 매일 들을 수 있다. 대단하다.


이무진을 보면, 이무진의 노래를 들으면 예전의 장재인이 떠오른다. 장재인도 특유의 음색과 싱어송라이트 같은 음악성과 무엇보다 노래를 아주 잘 불러 나오자마자 수면 그 위로 빵 떠버렸다. 장재인은 지금도 꾸준하게 공연으로 활동을 하고 있지만 뭐랄까 사람들의 시선 밖으로 나가버렸다. 요즘은 미술전시회도 하는 것 같고, 그간 남자 문제도 있고, 그래서 어쩐지 분위기가 달라졌지만 일반적인 대중은 장재인을 거의 잊어버린 것처럼 되었다.


그건 김예림도 그렇다. 물론 꾸준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근래에는 림킴으로 이름을 바꾸고 음악 스타일이 확 달라져서 활동을 하지만 역시 찐팬들이 아니고서는 대중은 받아들이기 꽤 힘든 음악과 스타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거리가 멀어졌다.


이들이 대중의 지대한 관심 밖에서 활동하며 자기 하고 싶은 예술을 하는 것에 만족하면 괜찮지만 소속사와 이해관계 때문인지 어떤지 몰라도 수순은 복면가왕을 한 번씩 거치게 된다. 그 짝에 몸을 담고 있지 않는 한 어떤 이해관계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무진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 단물을 빨아먹듯 물 빠지고 나면 대로에서 벗어나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들은 대부분 경쟁을 통해서 음악성을 인정받은 아티스트다. 발탁이 되어서 연습생활을 거쳐 가수로 데뷔하는 이들과는 좀 다르다. 아티스트는 말 그대로 직접 작사 작곡을 하여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멘토들, 이미 유명한 프로듀서들은 그런 점들을 높이 사고 또 언론으로 노출을 시킨다. 굉장한 신인이다, 엄청난 실력을 가졌다. 같은 말들을 많이 한다. 그래서 음악 씬에서, 아니 대중의 눈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꾸준하게 음악 활동을 할 수 있을 거라는 말들을 한다. 그리고 대중도 이런 아티스트의 면모를 갖춘 신인들을 좋아하며 그들이 꾸준하게 음악을 만들어서 직접 부르기를 내심 기대를 하고 있다. 마치 그래야 한다는 분위기를 가진다.


좀 벗어난 얘기로 마돈나를 보면 철저하게 타인의 곡을 받아서 노래를 부른다. 작곡된 곡을 받아서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인다. 마돈나는 타인의 곡이지만 자신이 소화를 할 수 있고 곡이 좋으면 소화하는 자세를 취했다. 자신의 곡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게 힘들 수 있으나 마돈나는 아마도 그걸 극복한 것 같다. 마돈나는 지금도 노래를 발표하면 그 노래는 톱을 차지한다.


예전 마돈나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를 두고 브리트니와 키스를 하며 마치 브리트니가 나의 후계자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브리트니와 아길레라는 우리나라로 친다면 에스엠 뽀뽀뽀 같은, 디즈니 채널에서 꼬꼬마 때부터 같이 연예인 활동을 해왔다. 그 사이에는 저스틴 팀버레이크도 있다. 그러다가 커서 다 가수가 되었는데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철저하게 싱어송 라이트 길을 걸었다. 폭발적인 성량을 살려 자신의 곡으로 대중을 맞이했고 브리트니는 마돈나처럼 타인의 곡을 받아서 노래를 불렀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를 유명하게 만든 노래가 뷰티플인데 그 노래는 린다 페리의 자전적인 곡을 받아서 부른 곡이다. 린다 페리는 포 넌 블론즈의 그녀다. 벗어난 얘기였지만 꼭 싱어송 라이터가 마치 모든 노래를 부르는 가수의 중심에 있는 것 같은 분위기는 별로다. 왜냐하면 대중은 싱어송 라이터도 좋아하지만 그저 대중가수도 좋아하기 때문이다. 예술의 현장에서 지속성을 가진다는 건 무척이나 힘들다는 건 안다. 좀 더 넓게 보면 우리처럼 일반인들도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죽을 만큼 있는 힘을 다해서 버티고 있다. 하물며 예술의 세계에서는 더 힘이 들겠지.


서서히 오르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산 정상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빨리 오른다면 그 자리를 감당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 짝에서 관리를 하는 사람들이 자본회수에 눈이 돌아가 있다면 이무진도 어쩌면 다음을 준비한다며 곡을 쓰러 동굴 속으로 들어가서 나오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러나저러나 이무진의 곡들은 지금도 흘러나오고 있고, 이무진을 보면 장재인이 떠오른다. 이런 나의 생각이 모두 기우였으면 좋겠다. 모두 후회 없는 예술 활동으로 자신도, 그리고 대중도 사로잡기 바란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얄라알라북사랑 2021-10-09 16: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고 옆집 초딩님 노래좀, 들어보고 싶네요. 10세 언저리의 아이가 얼마나 이무진스럽게 부를지^^ 좋아하는 노래인데 교관님은 노래하나로 이런 멋진 글을 뽑아내시네요. ^^

교관 2021-10-10 11:56   좋아요 0 | URL
요즘 초딩들은, 아니 유딩들마저 동요를 부르지는 않아요 ㅋㅋㅋ 전부 트롯이나 가요를 열심히 부르고 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