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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 지음, 김재혁 옮김 / 고려대학교출판부 / 2013년 1월
평점 :
올해는 고전을 다시 읽어 보자는 계획을 나름 세우고 두번째 읽은 책이다. 한달에 한권은 꼭 읽어야지 하던 참에 고려대학교 김재혁교수님의 번역으로 새로 나온 '갇힌 혼을 가로지르는 김재혁 교수의 아름다운 번역' 이라는 소개글이 표지의 띠지 같은 않은 띠지속 꽃과 함께 주인공 한스의 추웠던 마음같기도 하고 한스 고향의 풍경을 왠지 아름다운 번역이라면 자연이 자연스럽게 녹아 눈 속에 시들어 가는 민들레 같아 보이는 저 불쌍한 풀에 갇힌 영혼 까지도 자유를 줄듯한 끌림에 책을 펼쳐 읽게 되었다.
수레바퀴 아레서가 정식발표된 1906년 독일의 교육환경을 대충은 엿 볼 수 있다. 학교에서 소위 천재로 불리던 소년들은 정서적 소양과 인성보다는 천재니까 다른이들과 다른 특별한 교육 아마 딩시 성직자가 되는 길이 국비로 이루어 지는 최고의 길이라 생각한 학교나 부모들이 대부분 이었던 것 같다. 오직 한명만이 그런 길을 가게 되는 한스를 안타까워 할 뿐 모두 고삐를 조으고 채찍을 휘두르른 짓을 기꺼이 했다.
현재 100년 하고도 한참이 지난 시점에 달라진 것은 뭐가 있을까 싶다. 여전히 아이들은 학교에서 집에서 수학문제에 문법, 외국어와 고등교육을 위한 스팩을 쌓기에 여념이 없다. 내가 요즘 어린 초등학생들에게 고전을 읽히고자 독서논술을 다시 시작하면서 몇가지 조사해본 결과 너무나 많은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착각을 하고들 있었다. 학생과 어머니들의 말에 의하면 책을 많이 읽는 다고들 한다. 그래서 어떤 책을 읽었는지 물어보면 대게다 만화로 된 책과 지식습득을 위한 책이다. 동화도 글이 많으면 읽기 싫어하고 고전은 아주 어릴때 어머니가 읽어 주신 명작외는 별로 읽지 않는 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렇다면 한스가 살던 시절과 달라진건 더 삭막하고 지식습득 위주의 학교 교육과 부모들의 성공 채찍밖에 없다는 말이다.
책을 읽는 내내 불안하고 안스러운 마음이 마지막 한스의 운명을 말해 주듯이 늘 1등만을 강요당하던 아이들은 결과가 어떻게 되던 인간다운 삶이 아닌 기계적인 삶을 살게 될 것이고 한스같은 힘든 시기와 결과가 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청소년들의 잘못된 선택들은 기성세대의 잘못 닦아놓은 길과 어긋난 기대가 주는 결과라 생각한다.
작품해설에서 인간의 기본속성을 악한 것으로 보고 하느님의 품에 들기 위해서는 이런 악한 것을 버려야 한다는 원칙과 이로 인한 자연적 재능과 개성의 저해는 가장 문제시 되는 대목이었다. 라는 글을 읽으며 이글이 자전적 소설이며 헤세의 고뇌가 이런 대작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 고맙기는 하지만, 만약 헤세가 글을 쓰지 않고 첫번째 자살이 미수로 끝나지 않았다면 한스의 마음은 아무도 모르고 덮어 졌을 것이다. 한스는 헤세이기 때문에 소설 속의 주인공은 파멸해도 그것을 쓴 작가는 또 한 단계의 발전을 이루어 낸다. 말이 딱 맞는 말인 듯하다.
나는 한스같은 인물이 줄어 들어 종내는 사라지길 바라면서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그리고 그의 부모들에게 아이들은 흙을 밟고 자연을 느끼고 인문, 고전을 읽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세뇌시킬 것이다. 그 결과가 빨리 보이지 않는다고 자꾸 비료만 줄 수는 없는 것이다. 자연의 바람, 비, 태양의 기운을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에게 맘껏 느끼게 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