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입기 편한 우리 아이 옷
일본 보그사 지음, 김수연 옮김 / 삼호미디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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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 아이들의 옷은 정말 비싸다.  백화점의 알려진 브랜드 옷들은 어른의 옷값보다 훨씬 더 비싸다. 그런데 아이들의 몸이란 해가 다르게 쑥쑥 자라기때문에 몸에 꼭 맞는 옷을 사면 내년에는 작아서 입히기 힘들고, 내년 입을 것을 감안해 넉넉한 사이즈의 옷을 사면 남의 옷 입힌 것 같고.... 살 때마다 고민이다. 아이들의 옷은 매일 갈아입혀야 한다. 빨기도 편하고, 신축성도 좋아야 한다. 그래서 늘 머리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만약 내가 직접 우리 아이의 옷을 만들어 입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대부분 옷을 만들기에 섣불리 도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칫수를 잘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기본적인 바느질을 방법을 알고 있는 엄마라면 실물 크기의 패턴이 있으므로 그대로 재단을 하면 된다.

바로 이 책의 가장 장점이 실물 크기의 패턴이 있다는 점이다. 총 27가지의 옷 만드는 법이 자세히 수록되어 있어 내 손으로 우리 아이 옷을 만들고 싶어하는 엄마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처음에는 좀 서툴지라도 여러 번 만들다보면 솜씨가 분명 늘어날 것이다. 예전에 우리 딸 민소매 원피스를 만들어 입힌 적이 있다. 그 때는 패턴을 구할 수 없어서 작아서 못 입게 된 옷을 바느질한 부분을 뜯어 그것을 패턴 삼아 옷을 재단했었다. 그렇다보니 다양하게 만들 수 없어 포기하고 말았었다. 

하지만 이 책은 패턴이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패턴의 있고 없음이 얼마나 큰 차이인지를 알고 있기에 혹시나 옷 만들기 책을 구입할 때는 패턴이 있는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이 책은 상의 121벌, 하의 8벌, 원피스 2벌, 겉옷 6벌을 만들 수 있는 방법과 패턴이 수록되어 있다.  

재료, 재단 배치도, 만드는 순서가 상세히 기록되어 있어 그대로 재단하고 바느질하면 된다. 바느질은 개인차에 따라 다르겠지만 엄마의 정성이 담긴 옷을 입은 우리 아이도 좋아할 것이다.  우리 아이 옷 직접 만들어 입히는 것도 고물가 시대에 절약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일석이조의 효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엄마의 솜씨에 따라 얼마든지 변형을 주어 개성있는 옷을 만들수 있으니 이 세상에 하나뿐인 개성있는 우리 아이 옷을 만들어 입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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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자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4
선자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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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알음이가 그린 첫 작품 '계약자'. 외동딸로 전혀 부족함 없이 엄마, 아빠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던 주인공 알음에게 어느 날 질풍이 한꺼번에 불어닥친다.  젊고 아름다우며 무엇하나 빠지지 않는 엄마, 정과 사랑이 넘치는 아빠. 아무 문제없이 행복하던 알음이네 집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알음에게는 유치원 때부터 단짝인 친구 소희가 있다. 어느 날 소희의 소원이 이루어지도록 귀신에게 빌기위해 오랫동안 비어있던 집에 들어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춘기의 알음이에게 갑자기 여러 일들이 일어난다. 정많은 아빠의 과잉 친절로 인해 집으로 들어온 뜻하지 않은 아이의 출현은 알음이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런 알음이에게 소원은 다시 예전의 화목했던 가족으로 살게되기를 바라는 것이며, 그 아이의 존재가 없어지는 것이다. 또한 단짝인 친구가 좋아하는 신율을 소희 몰래 몇차례 만나게 되면서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며, 이를 소희가 알게 되면서 둘 사이가 삐거덕 거리기 시작한다.

학교 내에서도 여러 가지 일들을 겪게 된다. 신율의 쌍둥이 동생인 줄 모르고 팬시점에서 머리핀을 훔친 나비를 우연히 만나고, 나비의 눈치를 보며 못된 짓을 일삼는 불량 학생인 꽁알에 의해 협박을 당한다.

작가는 이러한 알음이의 혼란스런 마음 상태를 계약자라는 보이지않는 실체를 통해 나타내려하였다. 갈등을 겪게 되면서 밤 어둠 속에서 알음이에게 정체모를 계약자가 나타난다.

계약자는 그림자처럼 실루엣만 보인다. 때로는 거미의 모습으로, 베이브릭의 모습으로, 괴물의 모습으로, 소의, 율, 엄마의 모습으로, 꽁알의 모습으로.... 계약자의 모습은 내면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알음이의 자의식이 투영된 모습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마지막에 완성된 그림의 계약자의 모습은 바로 알음이 자신임을 깨닫게 된다. 모두 자의식이 만들어낸 모습어었던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알음이에게 멀어졌다고 느낀 순간에, 혼란스헙고 외로울 때 다가온 괴물과 같은 계약자는 알음이가 만들어 낸 허상이었던 것이다.

알음이의 소원대로 집안에 들어 온 아이는 병원에 장기간 입원으로 집을 나가게 된 후에야 그 애 역시 자신과 같이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소원이 옳지 못했음을 깨닫는다. 율에게서 받고 구입한 피겨를 율의 집으로 찾아가 돌려놓고,  나비의 아지트에서 몰래 갖고 온 나비의 머리핀도 탁자도 놓고 나온다. 그리고 집을 나간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 타임머신을 타고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지만 알음이는 혼란에서 조금씩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청소년기의 혼란스러움이 누구에게는 가벼운 바람처럼 가지만 살짝 흔들리다 멈추는 경우도 있지만 누구에게는 태풍처럼 심한 바람에 가지가 부러지고 심지어는 나무까지 흔들리다 멈추는 경우도 있다. 바람에 흔들림이 심한 나무일수록 그 뿌리는 더욱 땅 속 깊숙이 자리를 잡게 된다. 우리는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으며 성장한다. 이런 혼란과 갈등을 통해서 한단계 정신적으로 성숙하게 된다. 남을 원망하고 탓하고 흔들림의 상황을 거부하면 거부할수록 그 고통은 고스란히 나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잠을 못자게 하고 어지럽히고 있는 '계약자'가 다름아닌 알음이 자신이 만들어낸 실체 없는 그림자였듯이 지금 이순간 바람에 흔들리는 청소년들에게 알음이처럼 현명하게 이겨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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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일광욕 습관 - 일광욕으로 햇볕을 듬뿍 쐬면 의사도 약도 필요없다!
우쓰노미야 미쓰아키 지음, 성백희 옮김 / 전나무숲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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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메일로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받았습니다. 메일 내용은 우쓰노미야 미쓰아키의 '하루 10분 일광욕 습관'의 일부분을 인용한 내용이었습니다.  

-일광욕을 하면 생성된다고 해서 비타민D를 '일광 비타민'이라고 한다. 어떤 학자는 '햇볕은 피부가 먹는 밥'이라고 표현했다. 참으로 적절한 표현이다. 음식을 먹지 않으면 인간은 곧 굶어 죽듯이, 햇볕을 쐬지 않으면 역시나 건강에 이상이 생긴다. 여성일수록 햇볕을 적대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알고 보면 햇볕은 미용에 꼭 필요한 요소이다. - 

 

이 책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제목 그대로 하루 10분 일광욕하는 습관을 갖자는 것입니다. 일광욕을 한다는 의미는 우리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자외선을 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왜 우리 주변에서는 온통 자외선을 피부의 적이라는 인식만을 잔뜩 심어주었을까요? 아직도 우리는 햇볕 앞에서는 우리 몸을 전혀 드러내지 않으려고만 합니다. 혹시나 외출할 때에는 긴 옷으로, 선글라스로, 우산으로 꼭꼭 우리 몸을 감추고 나갑니다. 하지만 우리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음을 왜 모를까요?

이 글을 읽기 전 나 자신도 일광욕 10분의 습관의 중요성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햇볕에는 우리 몸 속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열을 발생시켜 몸을 덥히는 적외선이 있고, 피부에 흡수되어 체내에서 비타민D를 생성하는 자외선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타민D는 음식으로 섭취할 수 있는 영양소가 아니고 햇볕, 정확히 자외선을 충분히 쐼으로써 체내에서 비타민D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왜 비타민D 생성을 강조할까요? 여기에 우리가 꼭 알아야 될 사항이 있습니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체내 칼슘이 부족해져서 뼈가 물러지게 되고, 근조직이 파괴되고 결국  골다공증이 쉽게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나이가 들면 비타민D 생성 능력이 약해지므로 오히혀 자외선을 꺼리는 고연령의 여성일수록 더욱 일광욕을 생활화해야합니다.  

일광욕을 하면 의사가 필요없다고 합니다. 갱년기장애를 약화시킬 수 있으며,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를 내리는 효과도 있으며,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여 혈당치를 저하시키며, 우울증, 수면 장애, 편두통이 개선되고 암 예방까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단지 미용,  미백 등 희고 고운 피부를 유지하기위해 햇볕이 주는 이로움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고운 피부를 지키는 대신 건강을 잃게 되는 것이지요. 미백을 강조하는 각종 화장품 회사의 일방적인 판매전략에 우리는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습니다. 심지어 텔레비전에 나온 의사조차 피부 노화의 주범으로서의 자외선 부정적인 면만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자외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 줄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가 잘 몰랐던 자외선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햇볕의 무료 혜택을 마음껏 누려야겠습니다.

하루 10분 일광욕 습관은 분명 나에게도 건강한 몸을 만들어 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하루 10분 일광욕


일광욕을 하면 생성된다고 해서
비타민D를 '일광 비타민'이라고도 한다.
어떤 학자는 '햇볕은 피부가 먹는 밥'이라고 표현했다.
참으로 적절한 표현이다. 음식을 먹지 않으면
인간은 곧 굶어 죽듯이, 햇볕을 쐬지 않으면
역시나 건강에 이상이 생긴다. 여성일수록
햇볕을 적대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알고 보면 햇볕은 미용에
꼭 필요한 요소이다.


- 우쓰노미야 미쓰아키의《하루 10분 일광욕 습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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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 글자
너대니얼 호손 지음, 박계연 옮김 / 책만드는집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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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유명한 작품 나다니엘 호손의 주홍글자.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을 하고 온 느낌이다. 청교도의 엄격한 규율, 도덕을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보스턴의 한 마을에서 일어난 일. 

우리나라에도 간통죄가 존재한다. 성도덕과 일부일처의 혼인제도, 가족생활의 보장, 특히 남편의 외도로부터 여성의 최소한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법적 장치로 만들어진 것이 간통죄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헤스터 프린이 저지른 잘못은 남편이 있음에도 다른 남자와 몸을 섞었고 그 후 그 남자의 아기를 낳았다는 것이다. 분명 그녀가 저지른 잘못은 간통죄에 속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손가락질을 당하고 평생 치욕의 상징인 주홍글자를 가슴에 달면서 살아야 할 만큼 큰 죄인가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영국에서 태어나 암스테르담에서 결혼 생활을 하다가 헤스터 먼저 바다 건너 보스턴으로 왔고, 학자인 남편이 2년이 다 지나가도록 소식이 없게 되면서 이 일이 벌어진 것이다. 보스턴의 보수적인 사회는 그녀를 이해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은 생사를 알 수 없는 그녀의 남편을 동정을 했으며, 그녀를 감옥에 가두고 처형대에 세 시간을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 세워 손가락질을 당하게하고 평생을 가슴에 치욕의 상징인 주홍글자 A를 달도록 판결을 내렸다.

차라리 감옥에서 몇 년이고 죄값을 치르는 것이 그녀에게는 더 나은 형벌이 아니었을까. 평생 주홍글자는 그녀를 죄의식에 사로잡히게 만들 것이며, 늘 자신을 고통의 늪으로 빠뜨릴 것이다.

금고형기가 끝나고 헤스터 프린은 아기와 함께 넓은 세계로 떠나 새로운 삶을 살 수도 있지만 마을에 그냥 살기로 결정한다. 죄를 범한 곳에서 스스로 벌 받기를 바란 것이다. 평생을 치욕속에 살아갈 수도 알면서도..... 그리고 하루하루의 삶이 고통이 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오히려 그 고통이 자신의 영혼을 깨끗하게 만들 것이며, 그러한 삶을 통해 결국 새로운 순결을 획득하게 되리라 믿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마을에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알아내려했던 비밀, 아기 아빠의 존재, 그녀가 입을 다물고 마음에 묻어둔 사람, 바로 이 마을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딤스데일 목사였던 것이다.

그녀를 사랑하기는 했을까. 한번도 자신의 딸인 펄과 그녀가 사는 오두막에 찾아오지 않았던 그였지만 딤스데일 목사에게 전 남편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그를 만난다. 그녀에게 그는 어떤 존재였을까. 원망의 마음을 왜 품지 않았을까. 오히려 헤스터는 그를 존경했다. 숲 속에서 7년 만에 만난 헤스터는 딤스데일 목사가 스스로를 타락한 영혼의 소유자로 자책하고 고통스러워 하면서 살고 있었음을 보게된다.

순결한 영혼의 소유자로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있는 딤스데일. 오히려 존경과 칭송을 받을수록 그의 내면은 더 큰 고통의 나락으로 빠져들었던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7년동안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무거운 짐을 짊어진채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었던 모습을 눈앞에서 본 헤스터는 그가 얼마나 안스러웠을까. 세상의 전부였던 그에게 보스턴을 떠나 넓은 곳으로 멀리 떠나갈 것을 제안하고 결국 두 사람은 배를 타고 떠나기로 결심하지만 딤스데일은 자신의 잘못을 7년 전 헤스터 프린이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했던 장소인 처형대에서 사람들앞에서 자신의 과거를 고백하고 눈을 감는다. 그동안 그를 짓눌렀던 죄의 무게가 가벼워졌음을 분명 느꼈을 것이다. 자신이 펄의 아버지임을 말하는데 7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다.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차라리 헤스터처럼 주홍글자를 가슴에 달고 비난의 시선을 직접 당하는 것이 더 나았으리라. 그의 설교와 기도를 듣고 수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을수록 그는 더욱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졌을 것이다. 끊임없이 양심의 가책을 받았을 것이다. 죽기전까지 비겁한 자신의 양심에 채찍질했을 딤스데일, 그가 더 불쌍한 인물로 느껴진다. 

바다를 건너 정착한 새로운 세계는 희망과 꿈이 있는 곳이 아니었다. 오직 사회적 규범이라는 잣대에 의해 심판하고 비난하고 따돌림을 당하는 곳이었다. 사회적 가치 기준보다 더 무서운 것은 종교였다. 사랑과 자비도 없는 종교.

죄의 대가를 스스로 받고자 주홍글자를 가슴에 달고 살았던 헤스터. 한번 빠졌던 늪에 다시 빠지는 누를 범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간 헤스터의 삶에 박수를 보낸다. 또한 7년 동안 엄격한 규율 속에서 끊임없는 양심의 가책을 받으며 살았지만 마지막으로 선택한 진실의 고백을 통해 늪에서 나온 딤스데일의 선택이 올바른 것이었기에 또한 박수를 보낸다.

사랑과 고통 속에 몸부림쳤던 두 사람의 삶. 두 무덤과 검은바탕의 '붉은 A'가 쓰여진 한 개의 묘비로 두 사람은 서로를 운명을 죽어서도 영원히 같이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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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섬옥수
이나미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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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속의 배경은 땅끝섬이다. 바다 한가운데 둥실 떠 있는 외로운 섬이다. 위로는 기암절벽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으며, 아래로는 아름다운 수중 경관과 청정 바다의 풍부한 수산물을 갖고 있는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이런 아름다운 섬을 배경으로 하여 살아가는 섬 사람들은 아름다움과는 정반대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섬은 지극히 폐쇄적인 공간이다. 그 섬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부지불식간에 환경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고, 수산물을 채취하거나 관광업을 통한 한정된 재화벌이밖에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이 섬의 삶은 갈수록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연작 소설인 이 글은 대학 강사라는 직업에 대한 회의와 아이없는 부부 사이가 멀어지고 서로에게 무관심해지면서 정처없이 이 곳 섬에 머무른 정애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리고 마지막 섬,섬옥수 7에 다시 섬을 방문하는 정애가 등장하면서 전과는 달라진 그녀의 모습을 보여준다. 대학에 사표를 내고 입양을 결정한 후 남편과 같이 제주도 여행길을 제안한다. 다큐멘터리에서 본 블루코너가 마치 자신의 결혼 생활과 흡사함을 느꼈다. 블루코너 해역은 난류와 한류, 온대성 어종과 아열대 어종이 만나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약육강식에 의한 평정이 끝나면 계절이 바뀌면서 활기찬 소란으로 분주함이 느껴지는 공간으로  한반도 근해에서 가장 물살이 센 곳이다. 이곳을 지나갈 때 배는 무서울 정도로 흔들린다. 그러나 이곳을 지나가면 배는 언제 그랬냐는듯 평온해진다. 무관심과 무기력, 회의에 빠져있던 정애는 남편과의 올레길 여행에서  많이 달라진 자신과 남편의 모습을 발견한다. 내심 그녀는 블루 해역을 지난 후처럼 남편과 화해한 모습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이미 그녀는 남편과 올레길을 같이 걸아가면서 배려, 양보하는 달라진 모습을 보았다.  

 

땅끝섬은 생명의 죽음과 잉태가 동시에 존재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현씨 할머니의 딸 정희는 남편과 이혼을 하고 다시 이 섬에 들어왔지만 물질을 하다 사고로 죽는다. 아내를 의심하다 결국 총기로 자살한 복만과 바다로 뛰어들어간 그의 아내 미순. 그러나 혜자에게 이 섬은 치유의 공간이면서 새 생명을 준 공간이다. 죽을 결심을 하고 온 곳에서 인규를 만나 인연을 맺고 새 생명을 잉태하고 출산했다. 이 모든 것이 공존하는 곳이 땅끝섬이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철저하게 상대를 밟아버리는 원주민. 타협과 공존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나만이 모든 것을 가져야한다는 이기적인 인간이 바로 삼봉과 재봉 형제이다. 한 시간이면 온 섬을 걸어다녀도 다 볼 수 있는 좁은 섬에 골프카 경쟁이 붙는다. 경관이 아름다워 천연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과는 거리가 먼 실제 섬의 모습이다. 작가는 이 글에서 환경과 조건에 의해 사람의 품성이 어떻게 지배당하고 좌충우돌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섬이라는 환경은 이 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원주민들 사고를 폐쇄적이고 단절되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예전에 목숨을 담보로 물질을 하던 힘든 일 대신 관광객을 상대로 쉽게 돈 버는 방법을 안다. 돈 앞에서는 공존의 삶이 있을 수 없다. 그 돈은 오직 나만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인규같이 외지에서 온 장사꾼은 심심하면 일어나는 원주민의 폭력과 행패에 끝임없이 당하고 살아가야한다. 섬 사람들이 키우는 여러 종의 개들이 물어뜯고 피를 보며 벌이는 싸움판같이....  

 

땅끝섬은 뫼비우스 섬이다. 죽음과 새 새명의 탄생이 공존하고 있는 곳. 해녀들의 물질과 골프카로 호객 행위가 공존하고 있는 곳.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천연보호지역이면서 불법 건축물과 관광객의 쓰레기가 난무하는 곳. 블루 코너 해역의 강한 조류가 파도와 물살을 일으켜 이 곳을 지나가는 배들을 심하게 흔들게하지만, 바다 밑에서는 조류가 가라앉은 영양 염류를 끌어올려 수중생물의 먹이를 공급하고 어패류를 튼튼하고 쫄깃하게 만들고 있다. 절망의 끝에서 새 인연을 만난 혜자, 절망의 섬에서 새 출발을 다짐하는 정애.....  

그러나 작가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비록 이기적인 사람들에 의해 파괴되어가고 있는 땅끝섬이지만 정애에게는 이제 새 출발을 다짐하는 공간이다. 그런 정애의 모습을 통해 작가는 비록 희망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화해와 공존만이 아름다운 옛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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