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레플리카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7
모리 히로시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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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레플리카'는 S&M 시리즈 제6탄 '환혹의 죽음과 용도'의 주사건이었던 다키노가이케 녹지공원에서 있었던 마술사 아리사토 쇼겐의 죽음과 거의 동시에 일어난 미노사와 가에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다. '환혹의 죽음과 용도' 처음 부분에 등장했던 모에의 고등학교 시절 친구 도모에와 관련된 사건이다. 모에의 유일한 고등학교 친구이기도 한 도모에. 그녀의 집안인 미노사와 가의 별장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죽은 사람들은 두 사람. 도모에의 아버지, 엄마, 언니를 유괴한 유괴범이다. 오랜만에 모에를 만나고 본가로 갔던 도모에 역시도 총을 든 유괴범에 별장으로 끌려갔다. 누가 이 두 사람을 죽였을까?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내용만 읽는 것으로 끝내지 않는다. 범인이 누구일지 추리하는 것..... 이것이 추리소설을 읽는 또하나의 재미이다. 이 책은 도무지 범인이 누구인지 종 잡을 수 없는 설정이 너무도 많다. 모리 히로미의 작품 해설은 마치 내 생각을 적어놓은 것 같아서 깜짝 놀랐다. 책 속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다 의심스러웠다. 심지어는 눈이 안 보이는 모토키까지 범인과 한통속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했다. 물론 모도키만이 아니라 등장 인물 모두가 의심스러웠다. 몇 명의 범인을 간추리고 난 후 나의 추리가 맞을 것이라는 오만한 생각을 하면서 읽어나갔지만...... 나의 추리는 꽝..... 이런 결말이었어? 그 사람이 범인이었어?

S&M 시리즈 제7탄 '여름의 레플리카'는 이전에 읽었던 다른 시리즈의 내용에서 보았던 이공계 스타일과 좀 거리가 있는 느낌이 들었다.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형사가 사건에 관여하고... 그러나 범인이 남긴 흔적은 거의 없기에 난감할 따름.... 이럴 때 S&M 즉 사이카와와 모에가 등장하며 빠르게 범인 찾기에 돌입한다. 그리고 밝혀지는 범인.... 사이카와 교수는 너무도 말을 아낀다. 독자에게 조금의 범인 추리도 허용하지 않는다. 모에에게도 범인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지만 모에의 능력을 누구보다 믿고 있기에 조용히 지켜본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위험에 처한 모에를 도와준다. 찰떡 파트너라 할까....


'여름의 레플리카'의 결말을 읽으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층 더 성숙해지는 모에의 모습을 그려본다.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우리네 인생. 내가 계획한 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삶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한때의 철이 없는 생각과 행동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음을 보여준 '여름의 레플리카'. 질투라는 단어가 이처럼 무서울 수 있을까? 모에의 아픈 마음을 옆에서 보듬어주는 사이카와. 이 두 사람이 좀 더 진지하게 마음을 여는 시간이 언제일지 궁금하다. 사이카와 교수! 모에 곁에서 영원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그날은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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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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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읽었던 때가 언제였더라... 아련할 정도로 오랜 시간이 지났다.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으로 만든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로 만나게 되어 정말이지 오랜만에 다시 읽어본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는 뮤지컬이나 영화로도 만들어졌을 정도로 너무나도 잘 알려진 책이라 내용은 말하지 않아도 많은 분들이 다 알 것이라 생각한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 나왔던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 역시도....

지킬 박사는 해리성 장애를 안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당시에는 해리 장애라는 의학적인 용어가 사용되기 전이라 지킬 박사와 같은 이중 인격자가 과연 현실에도 있을까 생각하면서 읽었었다.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이미 '보물섬'으로 성공을 거둔 후에 지어진 작품이라 그런지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단순히 공상적인 이야기 정도로 생각하며 읽을 수밖에.... 그러나 요즘에는 공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엄연히 지킬 박사와 같은 다중인격의 해리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핸리 지킬의 진술에서 지킬은 말한다. '나는 이중인격자이기는 하나 결코 위선자는 아니다. 내 이중성 어느 쪽이든 극도로 진지하기 때문이다.' 지킬의 이중성은 그가 언급했듯이 밝은 빛 속에서 지식을 넓히고 타인의 슬픔과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노력하는 지킬과 절제심을 버리고 치욕 속으로 뛰어드는 또하나의 지킬을 말한다. 이런 이율배반적인 내면의 인자들을 분리하고자 지킬은 결국 자신이 조제한 약을 먹고 완전히 새로운 피조물인 하이드를 만들어냈다. 순수 악의 존재인 하이드.....

자기중심적이고 무자비한 하이드의 악행이 계속되고 약이 없이도 하이드로 변하는 자신의 모습. 거기에 점점 지킬의 선한 모습이 아닌 유해한 악의 모습 하이드가 원래 자신의 본성으로 고착될 수 있다는 두려움까지 느낀 지킬... 선한 자아를 선택했지만 또다시 그는 도덕적으로 나약해지고 약을 먹는다. 그리고 지킬은 최후의 방법을 선택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인간의 본성을 성선설과 성악설로 연결지어 잠시나마 생각해 본다. 선과 악이라는 본성은 인간의 내면에 내재된 것들이기에 사실 둘을 구별해 말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킬처럼 선을 선택하고 행동하는 '나'와 하이드처럼 쾌락적이고 폭력적으로 행동하는 '나'를 모두 가지고 있다. 잠재되어 있는 이 두 본성이 결국 어떤 행동으로 이어지느냐에 따라 지킬이 될 수도, 하이드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지킬은 지극히 인간적이고 보편적인 우리의 모습을 대변한 인물이다. 선과 악이라는 대립적인 내면의 인자들을 분리하면서 만들어진 하이드. 자신의 만들어낸 피조물 하이드의 잔인함과 난폭함에 죄책감을 느끼고 괴로워하는 지킬. 점점 악으로 변할지 모르는 자신이 두려워 선을 선택. 하지만 그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약을 먹는 지킬. 이런 한없이 나약한 존재가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 마음 속에는 지킬과 하이드처럼 선과 악이 동시에 존재한다. 조금은 오싹한 표현이지만 누구나 하이드와 같은 악인의 모습이 잠재되어 있는 것이다. 악의 끊엄없는 유혹 속에서도 인간이기에 가질 수 있는 도덕적 양심과 판단에 의해 악을 누르며 살아가는 것이다. 도덕적 판단이 흐려졌을 때 하이드는 언제든 불쑥 튀어나와 추악한 모습을 드러낼 것임을 알기에 오늘도 내 스스로를 성찰해보고 하이드에 의해 지배당하는 지킬이 아닌, 하이드를 다스릴 줄 아는 현명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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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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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인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는 책. 단연 베스트셀러라고 말할 수 있는 책이 '어린 왕자'이다. 학창시절 필독서에 꼭 들어있는 어린 왕자. 이토록 오래도록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한마디로 말한다면 나는 퇴색된 어른들의 마음 속에 잊혀져간 순수함을 되찾아준 마술 같은 힘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어린 왕자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생략하고 명문장에 밑줄 긋기를 해 볼까 한다.

- "어른들도 처음엔 다 어린이였다.(그러나 그걸 기억하는 어른들은 별로 없다.) " -

어린이의 의미는 '순수함'이다.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거쳐 어른이 되면서 해맑고 깨끗하고 순수했던 동심의 세계는 사라지고 타인과 비교하고 경쟁하면서 물질적 욕망에 사로잡혀 사는 어른이 되어 간다. 이런 어른들도 분명 어린이였던 시절이 있었을텐데... 오랫동안 꽁꽁 잠겨있던 추억의 상자에서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보자. 그리고 기억하자. 내 자신이 얼마나 순수했는지를....마치 어린 왕자처럼 상자를 꿰뚫고 그 속에 있는 양을 보듯이...

-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

그에게 어른은 숫자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비쳐진다. 예쁜 집도 가격으로 환산하고, 새 친구에 대해서도 숫자로 질문하고 숫자로 답을 해 주기를 바라는 사람. 바로 어른이다. 소행성 B612 발견도 천문학자의 옷 때문에 천문학회에서 처음에는 믿지 않다가 그가 11년 뒤 우아한 양복을 입고 논증하자 그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겉으로 비쳐진 모습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는 사람도 바로 어른인 것이다.

-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하게 되지. 너는 나한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 될 거야." -

길들임은 관계 맺기이다. 바로 어린 왕자와 꽃과의 관계처럼... 어린 왕자가 길들여서 더욱 소중한 꽃. 물을 주고 유리 덮개를 씌워 주고 벌레를 잡아 준 꽃이기에 이세상에 단 하나뿐인 어린 왕자의 꽃인 것이다. 김춘수의 '꽃'이 생각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 중요한 것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눈으로 보고, 귀로 듣은 것만을 진실이라 믿으며, 자신의 눈에 보여지는 것으로 타인을 평가한다. 어린 왕자의 별에 살던 심술궂고 허영심이 있는 장미꽃의 어설픈 거짓말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의심하고...장미꽃이 어린 왕자의 마음을 밝게 해 주었던 그 향기 속의 따뜻한 마음도 헤아리지 못하고 떠난 것에 후회를 한다. 그래 나도 내 눈에 비쳐지는 행동만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지 않도록, 그리고 긍정적인 관점에서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지....

- "네가 길들인 것에 너는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어. 너는 네 장미에 책임이 있어...." -

타인과의 관계 맺기는 결코 쉽게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마음이 내 마음과 어느 정도 맞을 때 비로소 내 마음을 보여주게 된다. 그러나 요즘은 충분한 마음의 오감이 없이 너무도 쉽게 만나고 헤어진다. 금세 싫증을 잘 낸다. 한마디로 책임감이 결여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어린 왕자는 자신이 길들인 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자신의 장미꽃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기 별로 다시 돌아가려 한다. 잠시 생각해본다.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책임을 회피한 적은 없는지를..... 그래, 내가 길들인 것에 대해서 내가 끝까지 책임지마.

어린 왕자가 만난 왕, 허풍쟁이, 술꾼, 사업가, 가로등 켜는 사람, 지리학자.... 소행성에서 어린 왕자가 만난 어른들은 자기만의 세계에 갇힌 채 만족함을 모르고 살아간다. 지구에서 본 사람들 역시 자신이 찾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목적 없이 바쁘게만 살아간다. 이런 모습이 바로 당신과 나의 모습은 아닐런지.... 반성 모드로 들어가본다.

"사람들에겐 별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별은 아니야. 여행을 하는 사람에겐 별이 길잡이일 거고, 어떤 사람에겐 작은 빛에 지나지 않을 거야. 학자들이라면 별을 문젯거리로 생각하겠지. 내가 만난 사업가한텐 별은 황금이야. 그러나 별은 말이 없어. 아저씨가 보는 별은 다른 사람들하곤 다를 거야." 별이 빛나는 밤 하늘을 올려다보자. 그리고 어린 왕자가 살고 있는 별을 찾아보자. 아름답게 피어있는 장미꽃도 있고 부리망이 씌어진 양도 있고, 활화산도 사화산도 있는 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별에 앉아서 해가 저무는 모습을 보고 있는 영원한 나의 어린 왕자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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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른의 유괴마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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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장애를 앓고 있는 가나에가 엄마가 잠깐 가게에 들른 사이 사라져버렸다. 가나에 있었던 자리에서 발견된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가 인쇄된 그림 엽서. 이것만이 단서이다. 도무지 어떤 이유로 가나에를 유괴했는지 알지 못한다. 단지 가나에가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 후 엄마를 기억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는 것. 즉 백신 부작용의 피해자라는 것이다. 가나에 엄마 아야코는 블러그를 통해 딸의 투병 일기를 올리고 있다. 자연스레 그녀는 백신 부작용을 사회에 알리고 고발하는 사람이 되었다. 혹시나 그녀의 이런 행동을 눈엣가시로 보고 있는 백신 관련 관계자들의 짓일까도 잠시 생각해보았다. 그런데 백신 접종에 앞장선 산부인과협회장 딸인 아미까지 유괴된다.....그리고 다시 국회의원 앞에서 연설했던 다섯 명의 피해자 소녀까지 유괴......

'하멜른의 유괴마'는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어린 소녀들을 유괴한다. 그리고 그가 남긴 그림 엽서..... 얼마 전 읽은 '일곱 색의 독'에 등장했던 이누카이 형사가 등장하여 유괴범을 쫓는다. 두 소녀를 납치 후에도 몸값을 요구하지 않는 유괴범. 일명 '피리 부는 사나이'의 목적은 무엇일까? 이누카이 형사와 아스카 여형사는 유괴범의 실체 파악에 고군분투한다. 유괴범이 누구인지 전혀 추리할 수 없는 가운데, 오히려 돈 가방을 들고 뛰고...결국 70억엔이 '피리 부는 사나이' 수중으로 고스란히 들어간다. 독자인 나 역시도 이누카이 형사처럼 범인이 누구인지 좀처럼 추리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누카이 형사는 조그만 단서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그의 빛나는 촉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발휘된다. 이누카이 형사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다혈질의 파트너 여형사 아스카와 삐그덕대던 것도 잠시, 힘든 상황이 되자 두 형사는 기지를 발휘하여 범인을 찾아내고 만다. 이누카이 형사도 아픈 딸을 두고 있는 아버지로서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으로 고통받고 있는 소녀들과 그의 부모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한다. 그래서일까. 인정사정 없는 SAT 대원들에 의해 저격될 가능성이 높은 유괴범이 투항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느낌이랄까? 그의 인간적인 매력도 돋보였던 장면이었다.

이 글의 재미는 뭐니뭐니 반전이 있는 결말이다. 스포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쓰지 않겠다. 직접 읽면 왜 나카야마 시치리를 반전의 제왕이라 부르는지 알게 될 것이다. 예기치 못한 결말에 놀라움을 느끼면서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피리 부는 사나이'의 마음이 가슴에 묵직한 한 방을 날린다.

일본사회의 이면을 통렬하게 고발한 소설 '하멜른의 유괴마'. 이는 비단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요즘 코로나 19 확산으로 백신 접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백신 부작용로 인한 사망자가 나오면서 내 주변에서도 백신 접종에 대한 공포감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 많다. 이런 마음에서 읽어서인지, 아니면 부모의 입장에서 읽어서인지 이 소설에서 다룬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운 그 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성, 제약회사, 산부인과협회의 유착과 횡포가 과연 사라지는 날이 올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우리 모두가 '내 딸만 아니면 돼.'라는 이런 생각을 버리고, 부작용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아픔을 같이 나누고 목소리를 밖으로 낸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지금보다 훨씬 건강해질 것이라 확신하며, 강추하는 소설 '하멜른의 유괴마'의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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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의 종 - 원자폭탄 피해자인 방사선 전문의가 전하는 피폭지 참상 리포트
나가이 다카시 지음, 박정임 옮김 / 페이퍼로드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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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나가사키의 원폭 자료관과 평화공원을 가 본 적이 있다. 원폭의 피해와 함께 원폭의 무서움을 온 몸으로 느꼈던 시간이었다. 이런 이유로 나가이 다카시의 '나가사키의 종'은 나에게는 슬쩍 지나가며 읽는 책이 아니었다. 폭격 직후의 모습을 쓴 부분을 읽을 때는 1945년 8월 9일 오전 11시 2분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터지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지거나 처참하게 파괴된 도시와 폭압, 열, 감마선, 중성자, 탄체 파편 등에 의해 목숨을 잃은 나가사키에 거주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저자 나가이 다카시는 나가사키 의과대학에서 방사선학을 전공한 의사이다. 그는 원폭 투하 당시 병원에 근무하고 있었는데 그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함으로써 원자폭탄의 위력이 얼마나 강하고 무서운가를 보여주고 있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8년 전 원폭 자료관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의사 나가이 다카시는 원자폭탄으로 인한 피폭으로 중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작업을 벌였다. 또한 구호대를 결성하여 몇 번이나 정신을 잃은 상태에도 농촌 지역을 순회하면서 그 피해를 조사하고 피폭자를 치료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점은 당시 원자병 징후가 나타나는데도 불구하고 의사이면서 과학자인 그는 새로운 진리 탐구의 본능으로 폭발 중심지의 잔류 방사능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폭심지에 움막 생활을 했다는 것이다. 의사로서, 과학자로서의 임무에 흐트러짐 없이 본분을 다하는 모습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무엇보다 가장 가슴을 뭉클하게 한 것은 우라카미 성당에서 열릴 합동 장례식에서 읽을 조문인 '원자폭탄 합동 장례 조사'였다. 이 모든 것을 원망이 아닌 신의 섭리로 받아들이고 세계대전이라는 인류의 죄악에 대한 벌로서 일본 유일의 성지 우라카미가 희생의 제단에 바쳐질 순결한 희생양으로 선택되었으며, 이로써 천황이 종전이라는 결단을 내리도록 해 주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런 마음이 황폐한 잿더미 속에서 다시 일어서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폐허가 된 성당에서 찾아낸 종. 그 종소리는 분명 평화의 종소리였다. 나가사키, 아니 일본, 더 나아가 인류가 부디 전쟁을 계획하지 말고, 오직 사랑과 이해로 화해하기를 바라는 마음, 전쟁을 멈추고 평화만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이 그 종소리에 온전히 들어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가이 다카시의 유언 역시도 이 세상에서 전쟁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 사랑의 마음으로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계를 만들기를 당부하고 있다.

 

그의 유언 마지막 문장은 그가 지금 인류에게 전하는 메시지일 것이다.

"사랑의 세계에는 적이 없단다. 적이 없으면 전쟁도 일어나지 않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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