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은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 경제학자 우석훈이 밝힌 잔혹한 "대한민국 연봉" 이야기
우석훈 지음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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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각자의 연봉에 대해 혹은 우리 모두의 임금에 대해 너무 이야기를 안 한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연봉이 너무 높아서 내놓고 말하기가 불편할 것이고 또 다른 사람들은 정말 형편없어 보이는 자신의 시급을 밝히는 게 싫어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종류의 사람들은 이미 정부에서 다 결정한 것이라서 말을 하나마나인 경우라 굳이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셰프의 실력과 식당의 맛에 대해 이야기기를 하면 할수록 그쪽으로 자원이 더 많이 들어가는 것처럼 우리가 연봉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부당한 일들이 줄어들 고 결국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의 연봉이 올라가게 된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당신의 연봉은 적정합니까?

 

아주 극소수를 제외하면 한국인의 삶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소는 연봉과 같은 임금 수준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음식에 관해 이야기 하는 것의 1/100 정도를 연봉과 관련된 삶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당장 직장에서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실랑이를 하면서 고민하는 시간과 전체의 연봉 수준이나 결정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생각해보자. 동료들과 자신의 연봉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단 1분도 안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음식에 대해 이야기를 사회적으로 많이 하면 약간이라도 음식 맛도 좋아지고 장기적으로는 위생과 청결 문제도 나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간단한 이치이다. 연봉과 임금에 관한 얘기를 우리들이 더 많이 더 자주 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부당한 일들이 줄어들고 많은 사람들의 연봉이 올라가게 된다.

 

얼마 전에 신문 기사와 인터넷에 운전기사를 폭행한 기업주의 얘기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그렇다. 몽고간장 오너의 갑질 폭행 사건이었다. 땅콩 때문에 많은 승객들이 탑승한 여객기를 제맘대로 회항시켜 온 국민의 공분을 샀던 사건이 수면 아래로 잠기나싶더니 새로운 사건이 고개를 들고 나타났다. '땅콩회항' 사건은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었기에 관련자가 응당한 처벌을 받았다. 그리 많지 않은 임금을 받고서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란 심정으로 온갖 모욕과 수치감을 몸으로 받아들인 기사님의 처우에 대해 우린 떠들어야 한다.

 

이제부터는 우리들의 삶이 더 이상 초라하지 않도록 맛집이나 맛있는 음식에 관한 대화 시간만큼이나 부당하게 대접받고 있는 우리들의 연봉 얘기에 시간을 좀 할애보자. 옛말에도 '우는 아이 젖 물린다'고 했다. 치사하게 울진 않더라도 정확한 현실에 관한 대화와 수다들이 필요한 때이다.

 

책의 저자 우석훈은 이미 우리들에게 <88만원 세대>라는 책으로 제법 알려진 자칭 C급 경제학자로 함께 잘사는 방법을 모색한다. 젊은 시절, '왜 사는가'라는 물음 앞에 돌보고 베풀고 함께 잘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게 스스로 잘살 수 있는 방법이라 믿으며 남들이 권하는 일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일을 개척해왔다.

 

프랑스 파리10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으며 현대환경연구원, 에너지관리공단을 거쳐 유엔 기후변화협약의 정책분과 의장과 기술이전분과 이사로 수년간 국제협상에 참가했다. 이후 자신의 이름을 걸고 발언할 수

 

 

 

 

 

 

 

 

 

 

 

 

한국에서는 연봉을 바라보는 기업들의 시선은 무얼까? 100인 이상 사업장에 대해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는 매년 임금 조정 실태조사를 한다. 기업 입장에서 자신들이 연봉을 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답변한 것을 모은 것이다. 그해 연봉 조정에 관한 기업의 시각이라고 보면 크게 무리가 없다. 아래는 2015년 조사에서의 연봉 결정 변수이다.

 
1. 기업 지불 능력(30.2%)
2. 최저임금 인상률(20.1%)
3. 타 기업 임금 수준 및 조정 결과(15.2%)
4. 물가상승률(10.6%)
5. 경영계 임금 조정 권고(8.1%)
6. 노조의 요구(6.4%)
7. 통상임금 범위 조정(5.9%)
8. 60세 정년 의무화(3.4%)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노조의 요구'가 그렇게 높은 비율을 차지 하지는 않았고, 최저임금 인상률이 생각보다 높게 나왔다. 100인 이상 기업이면 전부 대기업이라고 하기는 어렵고, 중견기업 규모도 상당수 포함된 것인데, 그해에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되었는가가 20퍼센트 넘게 주요 변수로 고려된다는 것은 진짜로 흥미로운 시사점이다.

 

조사 결과 전체를 해석해보자. 회사는 "돈 없으니까 배 째라"(기업 지불 능력)고 말한다. 그러면 노동자는 "그래도 최저임금 인상 수준 정도는 올려주는 게 상식에 맞지 않느냐"(최저임금 인상률)며 "다른 곳도 이 정도는 주는데"(타 기업 임금 수준 및 조정 결과)라고 맞받아친다.

 

만약에 그해 최저임금이 별로 오르지 않았고 다른 기업들도 임금을 별로 높이지 않았다면 회사 측에 유리한 임금 결정 구도가 펼쳐질 수밖에 없다. 연봉 결정 변수의 6위를 차지한 '노조의 요구'는 씨알이 먹히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히 회사 입장에선 "꼼짝 말라"라고 말할 수 있다. 

 

교과서에는 연봉을 결정하는 두 변수가 노동생산성과 물가상승률이라고 적혀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 노동생산성이 높아져 회사의 이윤이 늘어났다고 임금도 올려줄 것이라는 순진한 기대는 잠시 접어두자. 물가가 상승해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졌으니 회사가 이타심을 발휘해 임금을 올려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도 마찬가지다.

 

 

2013년 기준으로 저임금 노동자 비율이 미국(25%), 한국(24.7%)로 OECD 국가 중 1, 2위를 다툰다. 참고로 2003년도 한국의 수치는 24.9%였다. 전형적인 저임금 노동 구조임을 알 수 있다.

 

 

연봉과 규모의 상관관계

 

연봉의 기준이 300만 원 밑으로 내려오면 이제 가슴이 답답해지기 시작한다. 예술, 스포츠, 여가 분야도 다시 등장한다. 국악, 스포츠, 이런 분야들이 대표적인 박봉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도 그렇다. 사람들이 문화생활에 돈을 쓰지 않으니까 당연히 이런 쪽이 박봉을 형성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문화행정은 제대로 되는가? 맨날 대통령 친구 아니면 누군가 챙겨주는 자리로 행정이 운영되니까, 당분간 개선될 가능성이 별로 보이지는 않는다.

 
전자부품을 만드는 직종도 규모가 작아지면 이 구간으로 들어온다. 30인 이하의 의료정밀 분야도 딱 여기다. 100인 이하의 숙박업도 여기에 속한다.

 
30인 이하의 소매업은 200만 원 중반대를 형성한다. 30인 이하의 육상 운송, 흔히 말하는 전세버스 회사들이나 소규모 택시회사가 여기에 해당 한다. 인쇄 및 기록업종, 흔히 말하는 인쇄소도 딱 이 가운데이다. 먹고살기가 쉽지 않다. 100인 이하의 보건업은 여기 딱 한가운데에 있다.

 
좀 더 밑으로 내려가 보자. 100인 이하의 가죽 및 신발 업체들이 여기 나온다. 이탈리아, 프랑스를 모델로 하는 대표적인 '마에스트로' 업종인데, 한국에서는 먹고살기가 쉽지 않다. 100인 이하의 사회 복지서비스도 이 구간에 들어가 있다. 복지를 수행하는 사람들 스스로가 복지의 대상인 상황, 딱 그렇다.

 
10인 이하의 건설업이라면 이제 200만 원 초반대로 내려온다. 교육 서비스업도 10인 이하라면 역시 이 구간에 있다. 동네 어귀에 있는 작은 보습학원들, 그런 사람들이 이 정도 받는다고 보면 된다. 식료품 제조업도 10인 이하라면 이 구간으로 들어간다. 맨날 '영세사업'이라는 별칭을 받으면서 "먹는 거 가지고 장난치면 사형이야", 이런 얘기 듣는 업종이다. 그렇지만 마을기업이나 농촌기업이라고 할 때, 지역과 농촌에서 해볼 수 있는 지역경제의 주력 업종이 또 바로 이 분야이기도 하다. 시장과 사회, 그 중간에 걸쳐 있는 영역이다.

 

 

 

주주 자본주의와 모럴 헤저드

 

1990년대까지 재벌 회사의 오너들은 자신의 월급을 1억 미만, 정말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으로 정했다. 회장이 그렇게 조금 받는다는데, 계열사 사장들이라고 더 많이 받을 수가 있나? 그렇게 하다 보니 임원이라고 해봐야 요즘 기준으로 하면 형편없는 월급들을 받았다. 물론 이렇게 저렇게 서로 조금씩 더 챙겨주기는 했지만, 그래도 요즘처럼 연봉이 수십억 원이 나 하는 수준은 아니다. 그 시절에 임원은 '임시 직원'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였다. 부장에서 임원으로 올라가봐야 갑자기 월급이 몇 배로 올라가 는 것도 아닌데, 이제 매년 해고의 위기를 맞는다. 그래서 과장이나 차장 말기부터 부장으로 어떻게 하면 천천히 올라갈 것인지 고민하는, 정말 옛날 얘기 같은 시절이 있었다.

 
요즘은 다르다. '열심히 일하면 먼저 잘리고, 그냥 있으면 바로 잘린다', 이게 요즘 대기업에서 유행하는 얘기이다. 열심히 일해서 임원으로 승진해도 정말 소수를 제외하면 정년 이전에 먼저 잘리게 된다. 그렇다고 그냥 있으면? 정년은커녕 부장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바로 잘린다.

 
주주 자본주의에 의하여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던 대기업 임원들의 연봉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일순간에 폭발한 것은 2008년의 일이다. 리만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주요 금융기관에 공적자금이 투입되어 겨우겨우 부도만을 면하고 있던 시기, 임원들이 보너스를 받는 일이 벌어졌다.

 

2008년 대기업 임원들 연봉에 대한 불만이 결국 터져 나왔다. 미국, EU 등 각 국가에서 임원들의 연봉을 공개하고, 지나치게 많은 보너스를 받지 못하도록 제약하자는 제안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 흐름이 가장 가시적이며 공개적으로 진행된 것이 2013년의 스위스 국민투표까지 상정된 소위 '살찐 고양이법'이었다. 즉 최하 임금과 최고 임금을 12배가 초과되지 않도록 하자는 제안이었다. 하지만 그해 가을 67.9퍼센트의 반대로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연봉공개주의, 우리도 좀 알자

 

한국에선 오랫동안 연공서열제를 월급의 기준으로 사용하였다. 연공서열제에서는 월급을 공개할 것이냐 말 것이냐는 의미가 없다. 입사연도와 직책만 알면 대체적인 월급을 알 수 있다. 지금도 공무원들의 월급은 공무원 월급표를 보면 쭉 나온다. 여기에 약간의 수당과 성과급 정도에 따라서 개인별로 좀 차이가 나지만 기본적인 임금 규모는 다 공개되었다.

 

 
대통령과 장관 등 고위공무원은 연봉을 받게 되어있는데, 이것도 연봉표로 다 공개된다. 우리가 살았던 세상은 이런 세상이었다. IMF 경제 위기 이후 부분적으로 연봉제라는 것이 도입되면서 은근슬쩍 들어온 제도가 있다. 연봉 비밀주의! 다음의 연봉계약서를 한번 보자.

 

 
조항5비밀유지에 관한 조항이다. 연봉제 도입과 함께 비밀유지 조항 도 같이 들어가게 되었다. 유리지갑이라는 표현은 월급에 대한 이중적 표현이다. 국세청도 월급을 정확히 알지만 다른 사람들도 다 안다. 2000년대 들어 연봉 비밀주의가 전면화되면서 이제 옆자리 동료의 연봉도 모르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 세계에서 이런 식으로 근로계약서를 쓰는 게 보편화된 나라는 미국과 한국, 두 곳이다. 원래 미국도 이 같은 방식을 채택했지만 최근 연봉비밀주의 대신 연봉공개주의 쪽으로 넘어가는 중이다. 부작용이 많기 때문이다. 유럽은 EU 차원에서 근로 표준계약서를 권고한다. 국가별로도 표준계약서를 권고한다. 이 표준계약서에는 비밀유지에 관한 단서조항이 없다.

 

 
한국은 어떨까? 두 가지 흐름이 진행 중이다. 각자 알아서 하도록 한 수 많은 근로계약서 방식에는 문제점이 많았다. 예를 들면 연예기획사와 스타들과의 노예계약이라 불리는 것이 개별적으로 이루어진 기형적 계약이다. 사장이 당연히 갑이고 근로자는 을인데, 갑질도 보통 갑질이 이루어진 게 아니었다. 영화 스태프들의 계약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표준계약서 방식으로 가는 중이다. 근로계약도 그중의 하나이다.

 

 

 

응답하라 2016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은 한국에 중산층 형성이 한창 진행되던 시기를 그리고 있다. 언젠가 시간이 흘러 <응답하라 2016>이 만들어진다면 우리의 모습이 어떻게 그려질까? 1988년보다 집의 외형이나 가구는 훨씬 더 좋아졌지만 마음 속 여유가 훨씬 더 팍팍해진 상태로 묘사될 것이라고 저자는 전망한다.

 

드라마 속 주인공인 '성덕선'의 남편이 누가 될지보다 오히려 어떤 직업을 가지게 될지 더 궁금하다. 과연 그녀가 좋은 대학에 가서 결국 좋은 직장을 가지게 된다는 뻔한 레퍼토리로 갈 것인지, 아니면 리얼리티를 높여 대입에는 실패하지만 밝고 인간적인 그녀의 캐릭터를 살려 기가 막힌 반전과 함께 고연봉 전문직이 될 것인지가 관심이다.

 

물론 돈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치는 않는다. 높은 연봉이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최소한 한국에서 연봉이 낮아지면 불행하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평균 연봉이 매우 낮은 저개발국가와 아주 높은 고소득국가, 양쪽 모두에서 연봉과 개인적 행복 간의 상관관계가 약해진다. 이 중간쯤에 위치한 한국의 경우는 연봉과 행복 간의 관계가 가장 높을 것이다. 더 발전한다면 우리도 대부분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자면 한국은 더 발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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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날들
이형동 글.그림 / 별글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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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에게 나의 시선으로 바라본 평범하지만, 흔하지 않은 내 일상들을 이야기할 것이다. 적어도 이제는, 나에게 참 좋은 날이 된 하루들이다. 그동안 내가 탐험한 이야기가 당신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내가 바라본 세상을 통해 당신도, 당신만의 세상을 발견할 수 있는 시선을 갖길 바란다. 소소하지만, 누군가에게 기분 좋은 발견이 되고, 저마다의 하루를 다시 추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꿈꿔 본다. - '프롤로그' 중에서

 

 

우리 모두는 외로운 탐험가

 

책의 저자 이형동은 '일상의 감성'을 엄선해 소개하는 '감성 큐레이터'의 역할을 자처한다. 즉 자신의 어린 시절과 지난 사랑의 날들, 여행, 음식, 직장 생활, 음악, 영화, 공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로 '참 좋은 날들'의 이야기를 ?친다. 지극히 평범한 날들 속에서 아주 특별한 감성을 길어 올려, 때로는 영화처럼 때로는 음악처럼 잔잔하면서도 감각적인 따뜻한 일상으로 우리들을 초대한다.

 

그는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하고 늦게 사회에 입문해 감성 쇼핑몰 텐바이텐에서 3년 간 근무하고, 현재 피키캐스트 마케팅팀에서 일하고 있다. 2012년, 한 월간지에 칼럼을 연재하면서 이때 쓴 원고를 토대로 감성적인 소품을 소개한 <탐난다>를 출간했다. 두 번째로출간한 이 책은 단순한 '감성팔이'나 '추억팔이'가 아닌, 독특한 사고방식과 자신만의 감성으

 

 

 

 

 

 

 

 

 

 

 

 

 

"야근이요? 아, 네. 괜찮습니다"

 

일찍 들어가 집에서 쉬고 싶었지만 저자는 그렇게 말하지 못하고 거짓말을 하고 말았다. 이 거짓말은 우리들이 흔히 말하는 그 '거짓말'과 성격이 다르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처세술'이다. 이런 행동을 잘 하지 못하는 직장인은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낙인이 찍히게 마련이다.

 

아니다. 하나도 괜찮지 않다. 따지고 보면 불합리하고, 힘들고 불편하다. 전혀 괜찮지 않다. 지금 당장 너무 힘들고, 오늘만큼은 일찍 퇴근해 쉬고 싶다. 그러나 습관적으로 괜찮다는 말이 튀어나온다. 만약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게 사회생활이라고 말한다면, 사회생활을 매우 잘하고 있는 사람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은 사회생활의 능력치가 높은 사람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 말들이 습관처럼 튀어나온다는 건 최소한 자기 자신에게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그만큼 자신감이 부족해서일지도 모른다. 정말 괜찮은 걸까. 오늘 정말 괜찮은 걸까. 앞으로도 괜찮을 수 있을까?

 

 

호의

 

때로는 영화보다 영화 속 대사가 더 유명해지곤 한다. 흥행에 상관없이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시간이 지나 재조명 받는 경우도 있다. 지금 말하려고 하는 영화도 그렇다. 배우 황정민과 류승범이 주연을 맡아 연기 대결을 펼쳤던 영화 <부당거래>에서는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온다.

 

"호의가 계속되면 그것이 권리인 줄 알아"

 

이 짧은 대사는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공감을 얻으며 여러 상황에서 회자되곤 한다. 일상 속 많은 관계에 적용할 수 있는 말이기 때문일 것이다. 가족 간, 친구 사이, 선배와 후배, 선임과 후임, 스승과 제자, 비즈니스 파트너 관계, 점원과 고객 등 대부분의 관계에서 쓸 수 있는 말이다. 기가 막힌 대사다.

 

 

 

 

루체른의 주말

 

신혼여행으로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그리고 스위스의 인터라켄, 루체른에 갔다.  이는 물론 저자의 얘기다. 인터라켄 '융프라우'의 감동을 뒤로 하고, 루체른 기차역에 도착했다. 역 앞으로 나오면 눈앞에 로이스강이 흐르고 있고, 오래된 목조교인 카펠교와 강가의 호텔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는 아내와 함께 들뜬 마음에 서둘러 짐을 풀고 도시 구경에 나섰다. 루체른은 평일이나 주말을 가리지 않고 늘 사람들이 붐비는 관광도시다. 쇼핑을 뒤로 한 채 걷고 또 걸으며 도시를 눈으로 구경했다. 다섯 시간 쯤 걸었다. 해 질 녘, 부부는 식사를 위해 번화가로 들어섰다. 토요일인데 상가들이 모두 문을 닫고 있었다. 이상했다.

 

하지만 그들에겐 이게 정상이었다. 주말은 진정'자기를 위한 시간'이었던 것이다. 아무리 관광객이 몰려 올지라도  누구나 자신만의 시간을 보장받고 즐겁게 이를 누리고 있었다. 식당으로 둘어섰다. 현악 4중주가 흘러나왔다. 먹음직한 음식을 주문하고 나니 한 정치인의 캐치프레이즈가 떠올랐다.

 

 

 

왼손을 위한 선물

 

때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유명했던 피아니스트 비트겐슈타인은 전쟁 중, 오른팔을 잃는 중상을 입는다. 피아니스트에게 팔을 빼앗기는 일만큼 절망적인 것이 있을까. 그 소식을 들은 라벨은 그를 위한 곡을 만들어 헌정한다. 한 손으로 칠 수 있지만 결코 쉽지 않은 곡, 왼손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이다. 비트겐슈타인은 남아 있는 왼손으로 이 곡을 연주하고, 다시 한 번 유명세를 얻는다. 라벨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선물 받게 된 것이다.

 

신이 아닌,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저자는 강연을 들으며 이 곡이 그런 선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러한 선물을 받는 것보다, 줄 수 있는 것이 훨씬 큰 축복일 것이다. 그는 자신도 누군가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왼손일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좋은 사람

 

외근에서 돌아오는 길에 팀장이 저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주위에서 욕을 먹어야 성공해. 좋은 사람 소리 들으면 경쟁력이 없는 거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말이었지만 이 말이 참으로 씁쓸하게 느껴졌다. 마치 공존이 불가능하므로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는 말로 들렸다.

 

그는 여전히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었다. 여기저기서 욕을 많이 먹으면서가지 오래 살고 싶은 생각도 없다. 어떤 누군가는 그를 좋은 기억으로 담아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다. 성공하는 것보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게 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오천 원

 

"이 꽃 한 묶음에 얼마예요? 한 다발 말고, 한 묶음이요"

 

4월, 인사동 거리를 걷던 한 아가씨는 망설이듯한 발걸음을 트럭으로 옮겼다. 현금이 얼마 없었고, 트럭에는 카드 단말기도 보이지 않았다. 아저씨는 손으로 한 묶음을 잡더니, "오천 원이오"라고 답했다. 그 한 묶음은 정말 작아 보였다. 지갑에 있던 현금은 달랑 오천 원이 전부였고, 순간 살지 말지 꽤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런 그녀를 본 주인아저씨가 웃으며 말했다. "아가씨, 아가씨는 오천 원으로 봄을 사는 거예요" 오천 원으로 봄을 사는 것. 그 한마디에 그녀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오천 원을 냈다. 그리고 아저씨에게 봄을 건네받았다. 다시 길을 걷는 그녀의 손에는 작지만 싱그러운 봄 한 묶음이 들려 있었다.

 

 

지금 오천 원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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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지 메이커 - 세상을 전복하고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변화의 창조자들
이나리 지음 / 와이즈베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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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평생 직장이라는 에스컬레이터는 없다. 부몬님 세대의 성공 방정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리드 호드먼의 말마따나 나 자신이라는 스타트업을 경영해야 한다. 시장의 변화를 읽고, 민첩하게 움직이며, 합리적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이제야말로 한 번쯤 남만의 승부를 걸어볼 만한 때가 된 것이다. 단, 체인지 메이커여야 한다. - '저자 서문' 중에서

 

 

창업가 정신을 찾아가는 여행

 

'기회를 포착해, 난관과 역경을 뚫고, 혁신적 사고와 행동으로, 새 가치를 창출하는 것'

 

책의 저자 이나리가 정의한 '창업가 정신'이다. 그녀는 

 

 

 

 

 

 

 

 

 

그들은 '무엇을 아느냐' 보다는 '누구를 아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하며 때로는 엄청난 비난과 갈등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변화를 위한 새로운 질서를 정립하려고 노력한 사람들이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실패로부터 배우며 가끔 '미친 결정'을 내리기도 하지만 합리적으로 위험을 감수하면서 시장의 변화를 읽고, 민첩하게 움직이며 세상을 바꾸어 나간다. 

 

 

 

 

 

드롭박스의 드루 휴스턴

 

드롭박스의 젊은 창업자 드루 휴스턴은 실리콘밸리의 진정한 '록 스타'로 인정받는다. 이 회사는 2014년 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비롯해 골드먼삭스, 세쿼이어캐피털 등 유수 투자자들로부터 총 2억5000만 달러를 유치했다. 기업 가치는 무려 100억 달러. 최대 주주인 그의 자산도 1조3000억원대로 불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이 회사가 기업공개를 할 경우 트위터의 가치를 가뿐히 제압하는 '잭팟'을 터뜨리라 예상한다. 

 

무엇보다 드롭박스는 구글, 애플, 페이스북, 세일즈포스닷컴처럼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수많은 파트너를 제안으로 끌어들여 독자적 생태계를 구축 중인 것이다. 꿈이 큰 휴스턴은 이미 수 차례의 강력한 M&A 유혹을 이겨냈다. 제안자 중에는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도 있었다.

도대체 드롭박스가 뭐길래? 이는 쉽게 말해 각종 파일을 PC는 물론 스마트폰, 태블릿 등 인터넷으로 연결된 온갖 기기에서 자유롭게 넣고 빼고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어떤 기기에서든 사진이나 문서를 '드롭박스' 폴더에 집어넣으면 연결된 모든 기기로 순식간에 업로드 된다. 여러 사람이 한 계정에 접속해 실시간 공동작업을 할 수도 있다.

 

USB 메모리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으며, 이메일이나 포털 사이트에 로그인해 파일을 올리고 내리는 수고도 할 필요 없다. 2기가바이트의 저장 공간을 무료 제공하고, 윈도부터 안드로이드까지 거의 모든 운영체제를 지원한다. 현재 2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세계 최대의 파일 공유 서비스다.

 



그가 밟아온 길은 21세기 성공 창업자의 교과서만 같다. 하버드대 출신 엔지니어 아버지와 도서관 사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보스턴 근교에서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5살 때 어린이용 IBM 컴퓨터를 선물받은 것을 계기로 프로그래밍에 빠져들었고, 열두 살 때 게임을 하던 중 발견한 버그를 제작사에 알려 임시 직원에 발탁되기도 했다.

 

공부를 잘해 SAT 1600점 만점으로 MIT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에서도 오직 관심은 프로그래밍과 창업이었다. 주말이면 관련 서적을 수북이 쌓아놓고 읽는 것은 물론 저학년 때부터 이런저런 창업에 도전했지만 길은 쉽게 잡히지 않았다. 몇몇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자기만의 비전을 찾아 헤맸다.

 

어느 날 보스턴에서 뉴욕으로 가기 위해 기차역을 찾은 그는 작업 내용이 담긴 USB메모리를 가져오지 않은 걸 깨달았다. 낭패감에 휩싸인 중 갑자기 '각종 파일을 간편하게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드롭박스 홈페이지를 보면 그가 '보스턴 기차역에서 (드롭박스 소프트웨어의) 코드 첫 줄을 썼다'고 설명한다.


 

드디어 자신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찾은 그는 2007년 실리콘밸리로 이주한다. 이어 세계 최초이자 최고 수준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Y콤비네이터'(YC)에 도전한다. 당시 그가 YC의 액셀러레이팅(보육) 대상이 되기 위해 제출한 지원서 내용은 그 패기와 통찰력, 간결하지만 강력한 메시지로 인해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됐다.

 

지원서를 살펴보면 그가 당시 이미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인터넷 기기가 우리 일상은 물론 업무 영역 전반을 지배하게 되리라는 사실을 '예감'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이미 여러 파일 공유 서비스가 출시됐으나 일반인도 쉽게 접근하고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제품이 없음을 강조했다.

 

그의 문제의식과 해법은 YC의 인정을 받아 철저한 멘토링은 물론 적지 않은 투자까지 받게 된다. 대신 YC의 요구와 그 자신의 필요에 따라 공동 창업자를 물색한다. 이란 난민 가정에서 태어난 MIT 후배 아라시 페르도시였다. 이 후배는 고작 6개월 남겨놓은 대학 졸업을 포기하고 실리콘 밸리로 달려온다. 그는 현재도 드롭박스 최고기술책임자CTO다.

드롭박스가 처음부터 엄청난 주목을 받은 건 아니었다. 초기 고객 물색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일껏 투자받은 돈을 온라인 광고비로 허비하던 중 휴스턴은 색다른 방식을 고안한다. 유머러스한 코멘트와 함께 시제품을 홍보하는 동영상을 찍어 얼리어답터들이 자주 가는 사이트에 올린 것이다. 이를 통해 들어온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제품을 개선한 뒤 또 후속 비디오를 올렸다.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행해 시제품을 만들고 시장 반응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 이른바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방식의 모범 사례라 할 만하다.

이후 드롭박스는 뛰어난 기능과 편리한 사용자환경 디자인, 무료와 유료로 이원화된 요금 설계, 빠른 동기화 속도와 안정성, 사용자가 또 다른 사용자를 추천하면 양측에 무료 데이터를 추가 제공하는 마케팅, 외부 개발자나 기업들이 관련 서비스를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 정책 등으로 시장을 장악했다.

2013년 휴스턴은 MIT 졸업식에서 축사를 했다. 핵심 메시지는 세 가지였다. 첫째, 테니스 공을 쫓아 목줄이 끊길 지경으로 달려가는 강아지처럼 꿈에 집중하라. 둘째, 삶을 완벽하게 만들려 하지 말고 재미있게 만들어라. 셋째, "1분만 생각해 보라. 당신이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5명의 사람(circle of 5)은 누구인가?" 이 중 세 번째 메세지는 무척 인상적이다. 

그는 재능 또는 노력만큼이나 어울리는 사람이 누구이냐가 중요하며, 그것이 사람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실제 곁에 함께 있진 않더라도 꿈꾸며 닮고 싶어하는 사람 또한 '당신의 인맥'이라고 강조했다. 나의 서클은 누구이며, 누구를 롤 모델로 삼아야 할 것인가. 이번 주말을 바쳐서라도 고민해 볼 만한 주제인 듯하다.

 

 

창업자의 스승, 폴 그레이엄

 

스타트업은 신생기업을 뜻한다. 엑셀러레이터는 초기 자금, 멘토링, 네트워크 등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육성 시스템이다. 이 단계를 잘 마치면 벤처캐피털, 즉 창업투자사의 본격적인 투자 대상이 된다. 이후 성공적인 기업 경영으로 증권시장에 상장되거나 높은 가치로 인수합병이 될 때 이를 엑시트라고 부른다.

 

와이컴비네이터YC는 세계 최초의 엑셀러레이터다. 실리콘밸리의 창업 역사는 YC를 중심으로 전후前後가 나뉜다. 2005년에 설입된 YC는 30개국, 700개가 넘는 스타트업을 탄생시켰다. 이중에서 생존한 성공 기업들의 평균 기업가치는 이미 약 580억 원(2012년 초 기준)을 넘어섰다. 앞서 살펴본 드롭박스의 기업가치는 2015년 6월 기준 약 11조 5천억 원에 달한다. 세계적인 IT잡지 <와이어드>는 YC를 '스타트업 신병 훈련소'라고 명명했다.

 

 

 

창업자 폴 그레이엄은 학창 시절 학교 공부를 경멸하고 또래들과 어울리길 거부했던 전형적인 '너드nerd'였다. 그는 코넬대학교 철학과에 입학, 작가의 꿈을 가졌지만 이후 방향을 바꿔 하버드 대학원에서 컴퓨터 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또한 명문 로드아일랜드스쿨오브디자인에서 정식으로 미술 교육까지 받았다.

 

1995년, 그는 친구와 비아웹이라는 세계 최초의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 회사를 설립했다. 3년 뒤 야후는 이 회사를 4,960만 달러에 인수했다. 지금의 '야후 스토어'다. 이후 그는 새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창안, 스팸 필터링 원천 기술의 개발 등 전설적인 해커의 반열에 올랐다.

 

"창업에 대한 일장 연설을 하고 난 뒤 학생들과 얘기를 나누다 '나도 엔젤이 없었다면 스타트업을 못했겠지'라는 생각이 들어 YC를 시작했다" - 폴 그레이엄

 

핵심 메시지는 간단하다. '성공적 스타트업을 만들려면 좋은 사람들과 시작하고, 고객이 정말 원하는 것을 만들며, 돈을 최대한 아껴 쓰라'는 것이다. 아이디어란 실상 그리 중요치 않으며, 강박적이리 만큼 무섭게 일하는 파트너를 구하고, 첫 번째 서비스를 무조건 빨리 내놓아야 한다는 조언도 곁들인다. 공동창업자 간 지분 분배엔 '모두가 약간씩 박한 대우를 받는 느낌이 들 정도가 적당하다' 식의 현실적 가이드라인도 제시한다. 무엇보다 스타트업은 '40년 할 일을 4년에 몰아 하는 만큼의' 엄청난 노력과 체력을 요구한다. 그러나 세상의 부富를 창출하는 데 이보다 더 빠르고 좋은 길은 없음을 강조한다.

 



이런 생각에 따라 그해 여름 그레이엄은 비아웹의 옛 동료, 훗날 아내가 된 제시카 리빙스턴과 함께 YC를 설립한다. 비아웹 매각 등을 통해 번 돈을 재투자한 것이다. 이어 액셀러레이팅의 표준이 된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될성부른 예비창업자를 뽑아 한 팀(1~4명)당 1만4000~2만 달러의 초기 자금을 자원하고, 3개월간 집중적인 멘토링과 기술·경영 조언을 제공한다. 대가로 약 6%의 지분을 받는다. 13주 차에는 유력 투자자들을 초대해 데모 데이를 갖는다. 이런 스타트업 스쿨을 매년 두 차례 진행한다.

이 못지않게 중요한 게 매주 화요일 저녁 열리는 '만찬Dinner'이다. 지난 3월 미국 출장 중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뷰에 있는 YC를 찾았다. 현장에서 만난 YC 멤버는 "실리콘밸리의 유력 투자자와 멘토들이 참여하는 만찬이야말로 YC의 진면목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했다. 아무리 돈이 많고 유명해도 YC 특유의 '검증'을 통과하지 못하면 이 자리에 초대받을 수 없다. 만찬에서의 대화를 밖으로 전하지 않는 것도 불문율이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은 저녁 늦도록 새 아이디어와 투자에 대해 토론하고 조언을 주고받는다. 그야말로 실리콘밸리 네트워크의 결정판이다.

미국의 벤처투자자이자 블로거인 프레드 윌슨은 "그레이엄은 아이들(창업자들)에게 돈만 주는 게 아니라 방법론과 가치체계까지 알려 준다. YC는 그저 투자회사가 아니라 컬트이며, 그레이엄은 그 교주"라고 평한다. 한국에서도 요즘 액셀러레이팅, 멘토링 붐이 일고 있다. 무늬만 그럴싸할 뿐 프로페셔널과는 거리가 먼 프로그램들이 많다. 결국 답은 그레이엄처럼 성공한 창업 선배가 자신이 일군 부富로 후배 스타트업 육성에 나서는 것이다. 본엔젤스, K큐브, 프라이머, K스타트업, 패스트트랙아시아 같은 국내 대표 액셀러레이터들의 활약을 고대한다.

 

 

 

실리콘밸리 생태계 디자이너, 마이클 모리츠

 

 

 

 

 

 

'2014년 세계 산업계 최고의 사건'을 꼽는다면 아마도 알리바바그룹의 뉴욕 증시 상장일 것이다. 그해 9월 상장 이후 50여 일 만에 알리바바의 주가는 50퍼센트 가량 올랐다. 연말 시가총액은 우리 돈으로 310조 원을 돌파했다. 덕분에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은 중국 최고 부자가 됐다. 최대 투자자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역시 일생일대의 성취를 이루었다. 이 가운데 뒤에서 가만히 웃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미국 실리콘 밸리 벤처투자사 세쿼이아 캐피털마이클 모리츠 회장이다.

 

 

 
모리츠는 알리바바가 상장되기 전에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몇 년 전 조용히 이 회사에 투자했다. 알리바바의 기업공개는 인터넷 산업의 전 지구적 진화에 있어서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세쿼이아)는 십이삼 년 전부터 중국에 거대한 기술 기업 가치가 형성되리라는 것을 예견했다. 향후 30여 년간 제대로 된 비즈니스를 하려면 중국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ICT(정보통 신기술) 업계 리더 중 그의 이야기를 흘려듣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리츠는 1990년대 이후 실리콘밸리 창업 생태계를 사실상 디자인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가 투자한 기업 리스트를 살펴보자. 구글, 야후, 페이팔, 시스코, 유튜브, 링크드인, 자포스, 왓츠앱, 드롭박스, 스트라이프 등. 그는 이 회사들의 초기 투자자이자 이사회 멤버였고, 강력한 후견인이자 헌신적인 멘토였다. 그가 직접 투자하지 않았지만 세쿼이아의 주요 포트폴리오에는 애플, 오라클, 에어비앤비 등의 회사들에도 경영에 깊숙이 관여했다. 그는 2015년에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버블이 붕괴될 조짐을 보인다고 말했다. 참고로 쿠팡이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세쿼이아로부터 2014년 1억 달러를 유치한 적이 있다.

 

 

풀뿌리 소비자운동, 브루스 크라우더

 

영국 잉글랜드 북서부의 랭커셔 주는 산업사나 노동운동사를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산업혁명의 진원지이자 기계파괴운동(러다이트 운동)으로 대표되는 근대 노동운동의 발원지이며, 세계 최초 협동조합인 '로치데일 조합' 탄생지이자 임기 내내 노동집단과 격렬히 대립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런 랭커셔에는 2000년대 이후 다른 듯 같은 또 하나의 의미가 덧붙여졌다. '공정무역의 메카'다.

공정무역이란 남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같은 개발도상국 생산자들과의 공정한 거래를 통해 해당 지역 농민과 노동자들의 삶에 긍정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를 도모함을 말한다. 대개 환경친화적 농산물이나 제품을 직거래하는 소비자운동의 형태를 띤다. 핵심 정신은 '자선이 아니라 정의'라는 홍보 문구로 요약된다. 일상생활에서 공정무역 인증마크가 부여된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제3세계 사람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보장하고,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어가자는 것이다.

이 공정무역 운동이 지구촌 곳곳으로 퍼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곳이 바로 랭커셔 주의 소읍 가스탕이다. 2001년 이 곳은 세계 최초의 '공정무역 마을'이 됐다. 이를 계기로 세계 30여 개국 총 2,224개(2015년 8월 기준)의 공정무역 마을이 생겨났다. 영국은 공정무역의 선진국으로 거듭났다.

 

 

 

마을의 창시자는 브루스 크라우더다. 가스탕이 공정무역운동의 상징이자 롤 모델이 될 수 있었던 건 그야말로 이름 없는 평범한 시골마을이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특별한 점 하나 없다는 바로 그 평범함이 오히려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의지와 헌신만 있다면 세계 어느 곳의 어떤 공동체도 공정무역 마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크라우더 공저 <공정무역은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중에서).

 

실제 공정무역 마을 운동은 '풀뿌리 소비자운동' 혹은 '풀뿌리 시민혁명'의 세계적 모범사례라 할 만하다. 창의적 활동가들의 끈질긴 헌신이 지역민들의 열정을 끌어내는 데 성공할 경우 어떤 위력을 발휘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지역민의 삶의 질과 만족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국제적 연대를 통해 인류의 공동선共同善 실현에 기여한다.

크라우더는 리버풀대에서 수의학을 전공한 수의사다. 그는 대학 졸업 직전인 1984년, 영국의 세계적 구호단체인 옥스팜 활동가가 된다. 92년 결혼과 함께 가스탕에 정착해 동물병원을 여는 한편, 옥스팜 가스탕 지부를 설립한다. 이어 가스탕에 공정무역을 정착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그는 가스탕이 공정무역의 진원지가 되기에 충분한 잠재력을 갖췄다고 봤다. 랭커셔 주처럼 산업화와 노동운동의 최전선에서 역사적 분투를 해온 영국 공업지역 사람들에게 '공정한 노동에 대한 공정한 대가'라는 공정무역의 모토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언론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시의회나 종교단체들 또한 시큰둥했다. 크라우더는 극심한 좌절과 무력감을 느껴야 했다. 돌파구는 꿈결에 찾아왔다. 어느 날 밤 크라우더는 잠을 자다 불현듯 공정무역 마을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혹 잊을세라 펜과 종이를 찾아 이를 기록했다. 핵심은 개발도상국 생산자들과 가스탕 농민들 간의 공감대 형성이었다.

2000년 3월 '공정무역을 위한 2주간' 행사 때 크라우더와 옥스팜 동료들은 지역사회 각 분야 대표들을 식사에 초대했다. 테이블에 놓인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은 공정무역 상품과 가스탕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것이었다. 그는 개발도상국 생산자들에게 공정 가격을 지불하자는 공정무역 운동이 정당한 가격을 받고자 애쓰는 가스탕 농민들의 노력과 같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이 같은 이벤트를 기획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참석자들은 공정무역 운동에 깊은 공감을 표시했다. 그는 '가정 또는 직장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사용하겠다는 서명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곧바로 행동에 들어갔다.

가스탕 시는 2011년 마을 중심부에 공정무역마을국제센터(FIG)를 열었다. 세계 각지로부터 몰려오는 사회활동가와 관광객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크라우더를 비롯한 몇몇 활동가들의 지칠 줄 모르는 의지와 행동력이 지역민 전체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 것이다. 크라우더는 세계적 명성을 얻은 뒤에도 여전히 가스탕에 살며 지역 봉사자이자 파트타임 수의사로 활동 중이다.

 

흔히 정부는 물론 각종 단체에서는 변화의 동력을 조직 정비나 예산 확보에서 찾는다. 하지만 가스탕의 성공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결국 진정한 힘은 사람, 그리고 연대에서 나온다. 사회 변화를 주도하려는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이 열정과 창의성, 네트워킹 능력인 이유다.

 

 

세상은 누가 바꾸는가?

 

저자는 서문에서 이 질문에 대해 "사업가"라고 답한다. 책에 등장하는 43명의 체인지 메이커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놀라운 혁신으로 이전에는 없던 뭔가를 창조해낸 사람들이다. 창업가도 있고, 엔지니어나 과학자, 그리고 사회혁신가도 있다. 이들 모두에겐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 기업가정신의 주요 요소 혹은 성공 창업의 필수 덕목이라해도 무방할 것 같다.

 

책을 통해 자신의 체인지 메이킹 역량을 가늠해 보자. 특히 창업과 취업 사이에서 고민 중인 사람, 오랜 직장생활 끝에 독립을 꿈꾸는 사람, 비록 작지만 자신의 일을 시작해 보려는 사람,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은 사람 등이라면 유익한 팁을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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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소원 100일의 기적 - 잠들기 전, 쓰기만 하면 이루어진다!
이시다 히사쓰구 지음, 이수경 옮김 / 김영사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깨달음을 얻으면 지금까지의 인생을 형성해온 기존의 마음이 싹 바뀐다. 그리고 깨달음을 얻으면 모든 소원이 이루어진다. 말하자면 소원이 이루어지는 순간에는 누구나 반드시 깨달음의 상태가 된다. 이 책에서 얘기하는 깨달음이란 신체에 고통을 주는 고행도,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체험도 아니다. 소원을 이루기 위해 지금 당신이에게 필요한 것은 펜 한 자루뿐이다. - '인생을 바꾸는 우주의 법칙' 중에서

 

 

"인생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책의 저자 이시다 히사쓰구는 멘탈 코치, 심리 테라피스트, 세미나 강사로 활동하며, 주식회사 안사 대표이사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세계를 방랑하다 귀국해서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중퇴하고 27세에 완벽한 니트족이 됐다. 그후 비정규직으로 일했지만 격무와 생활고를 견디기 힘들어 정신세계와 자기계발 책들을 닥치는 대로 따라했다. 하지만 결국 4년 반 만에 직장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퇴직하기 전해에 어떤 깨달음을 경험하고는 블로그와 폭포 수행을 시작했다. 창업하던 당시에는 3무無(돈 없음, 연줄 없음, 실력 없음)상태였지만 우연히 접한 우주의 법칙을 공부하고 우직하게 실천하면서 수입, 시간,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당연히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 만일 정말로 욕망을 부정한다면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편이 낫다. 포기할 수 없다면 솔직히 바라자. 물론 욕망이 많으면 힘들긴 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재미있는 게 아닐까? 욕망이 없으면 마음은 편하다. 하지만 그렇게 사는 게 즐거울까? 기쁨을 느낄까? 두근두근 설렐 일이 있을까?

 

 

물론 모든 욕망을 부정하고 인간이 아닌 동물처럼 사는 것도 개인의 선택이다. 혹은 무소유의 삶을 추구하는 인간으로 살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인간이기를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원할 것인가? 그는 원하는 쪽을 선택하겠다. 즉 인간의 욕망을 긍정했다.

 

 

 

 

 

 

잠재의식이 변화를 수용한다

 

다시 <꼬마 요정과 구둣방 할아버지> 동화로 돌아가보자. 우리가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할아버지의 잠재의식이다. 이제까지 할아버지는 쭉 가난하게 살아왔다. 이 상태에서 갑자기 부자가 되는 일은 오히려 위험한 일이다. 할아버지는 구두를 만드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는 의식이 작동한다. 그냥 여기서 끝낼 것인가, 아니면 구두를 계속 만들어 팔 것인가?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까?

 

잠재의식은 '가난'과 '구두를 만든다'라는 상반된 현상이 충돌하게 되면 딜레마에 빠져 스트레스를 크게 받을 것이다. 가난을 유지하면 구두를 만들 수 없다. 이때 잠재의식이 내린 지령은 '구두를 만들어 풍족하게 살라'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구두를 만들면서 가난하게 산다'를 유지했던 현상을 리셋하게 된다.

 

 

 

 

 

 

 

 

소원을 이루는 메카니즘

 

우리의 소원이 실현되지 않는 것은 잠재의식이 착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는 것도 잠재의식이고 또한 이루어주는 것도 잠재의식이다. 잠재의식은 우릴를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를 위험에 빠뜨리려고 하지 않는다. 즉 우리의 안전한 환경을 유지시키려고 한다. 우리는 이에 감사해야 한다.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순간, 잠재의식은 긴장을 풀고 우리들을 응원한다. 이때 비로소 진짜 소원이 이루어진다.

 

 

 

 

넉 달 만에 월수 1천만원을 넘긴 사나이

 

2005년, 저자가 회사를 그만두었을 때 그의 수중엔 30만원이 전부였다. 더구나 자격증, 연줄, 능력 등 아무 것도 구비한 게 없었다. 그래서 재취업 의사 또한 전무했다. 그런데, 당시 그를 버티게 한 것은 지인으로부터 들은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빈 손으로 시작해서 넉 달 만에 월수 1천만원 이상을 번다는 것이었다.

 

"나 그거 아직도 계속하고 있어", 그것이란 예전에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친구들도 함께 들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수입에 변화가 없고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조차 잊고 있었다. 그것은 어떤 비즈니스에 성공한 사람이 극비라며 알려준 방법이었다.

 

'소원을 날마다 종이에 열 번 쓴다'

 

그 사람은 종이에 날마다 열 번씩 "월수입 1000만 원을 넘었다"라고 쓴다고 했다. 물론 이것 말고도 성실하게 일했기 때문에 얻은 결과임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겨우 넉 달 만에 그것을 꾸준히 실천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명암이 확실하게 갈렸다. 실로 놀라운 이야기였다.

 

저자는 운이 좋아서인지 프리랜서로 그럭저럭 먹고살 수 있었다. 비록 월수입 1천만원에는 한참 못미쳤지만 말이다. 그러다가 현금이 다 떨어져 카드빚에 의존하는 삶을 살게 되었다. 이에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소원을 써보기로 했다. 2009년 7월 1일부터 시작해서 정확히 100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8월에 블로그 접속자 수가 3배로 늘었다.
9월, 10월에는 기획했던 고액 세미나가 모두 만원이었다.
9월에 마침내 월수입 1000만 원 돌파했다.
10월 1일에 도서 출판을 결정했다.


마침내 그는 궁지에서 탈출했다. 그 후 밀린 카드빚도 모두 갚고, 출판한 책은 종합 1위에 올라 곧바로 증쇄에 들어갔다. 게다가 세미나와 코칭 사업도 순조롭게 돌아가기 시작했고 강연 요청도 들어와 지금은 월수입이 2000만~3000만 원 정도가 되었다. 실질적으로는 일주일에 2~3일만 일하면서 일과 가정의 행복을 모두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실천 6단계

 

1단계~ 필기도구와 '비법 노트'를 준비한다

2단계~ 세 가지 소원을 정한다

3단계~ 크게 숨을 들이마셔 참으며 첫 번째 소원을 세 번 쓰고 크게 숨을 내쉰다

4단계~ 다시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동일한 방법으로 두 번째 소원을 쓴다

5단계~ 동일한 방법으로 세 번째 소원을 쓴다

6단계~ 마지막으로 '고맙습니다'라고 한 번 쓴다

 

 

샘플 노트 

 

 

매일 써야 한다

 

소원을 이루는 비법은 매일 쓰는 것이 절대적인 조건이다. 단 하루를 건너뛰어도 안 된다. 만약 저녁 회식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 음주 만취 상태에서 그냥 잠들어버렸다면 다음 날 아침에 기상해서 1시간 이내에 쓰면 괜찮다. 이를 자주 악용하면 안 된다. 그래서 단 세 번만 허용된다. 이 횟수를 넘기게 되면 처음부터 다시 카운트가 시작된다.

 

날마다 쓴다는 것이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힘든 일이다. 해보면 안다. 겨우 1분 정도 걸리는 작업이지만 이게 상당한 스트레스다. 이 스트레스가 중요하다. 100일만 하면 일단 해방되는데 스트레스가 많이 쌓일수록 에너지도 압축되어 릴랙스했을 때 폭발력이 엄청나다. 이것을 깨달음이라고 설명했는데, 그렇게 해서 소원도 이루어지는 것이니 우선 100일 동안 열심히 해보자.

 

 

 


깨달음은 자전거 타는 법과 같다

 

모든 것은 깨달음에서 출발하고 깨달음으로 통한다. 소원을 이루어주는 것도 깨달음리고, 자신의 힘든 삶에서 해방시키는 것도 깨달음이다. 우리들릉 애초엔 하나인 세계를 굳이 쪼개서 차이를 만들어내고선 "뭐야, 이건!"이라고 말하며 살고 있다. 이것이 우리 모두의 일반적인 상태다.

 

한 번이라도 깨달음의 세계를 알아버리면 마치 자전거 타기를 배운 사람이 평생 자전거 타는 법을 까먹지 않듯이 우리 모두의 앞에 펼쳐진 인생은 즐거운 일로 가득해진다. 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 되는 일이라곤 하나도 없던 저자의 인생이 그 깨달음으로 인해 지금은 얼마나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는가 말이다.

 

 

 

 

 

솔직하게 원할 때 소원이 이루어진다

 

얼룩말에게 힘이 세어지라고 고기를 주어도 소용이 없다. 사자에게 좀 온순해지라고 풀을 주어도 소용이 없다. 얼룩말도 고기를 먹고 싶어 할지 모르고, 사자도 풀을 먹고 싶어 할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얼룩말이나 사자나 그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그 역할을 성실하게 하는 것, 그것이 솔직함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소원하는 것'이다.

 

단순하게 바라고, 그리고 말로 표현해보자. 말로 표현하면 그만큼 소원이 훨씬 쉽게 이루어진다. 비법도 좋고, 블로그도 좋고, 먹고 마시면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다.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그저 솔직하게 바란다. 그리고 때때로 기도한다. 어느 순간 뭔가 '뻥' 하고 터지면서 소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것도 갑자기, 제멋대로 말이다.

 

여기까지 읽고 '그래, 솔직하게 원하면 되는 거야'라고 생각한다면 이미 된 거다. 어떤 소원이든 이루어지는 영역에 들어온 것이다. 하지만 '아니, 여전히 이해가 안 돼'라며 거부감이 든다면 일단 100일 동안 비법이라도 실천해보면 어떨까? 적어도 손해는 아니니까. 솔직하게 원하면 된다. 어린아이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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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hflvn 2019-01-28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하게 원하먄 로또 1등이 되나요?
 
오늘, 사랑을 쓰다
아뜰리에 소피 지음 / 별글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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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사랑만큼 중요한 게 또 있을까. 소중한 친구, 부모, 배우자, 자식과의 관계 등 살면서 맺는 인간관계는 나무의 나이테처럼 한 해 한 해 넓어지지만 그만큼 상처도 깊어진다. 나 역시 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웃고 아파하며 살아가고 있다. 앞날을 알 수 없는 인생이기에 뜻하지 않은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기도 했고, 사랑으로도 넘지 못할 큰 벽 앞에서 좌절하기도 했다. 사랑을 떠올리면 행복하고 따듯해야 할 것 같지만 막상 현실에서의 사랑은 상처투성이인 나 같은 사람들과 이 책을 함께 나누고 싶다. - '프롤로그' 중에서

 

 

사랑을 찾는 여정

 

저자 아틀리에 소피는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슈가크레프트, 마카롱 굽기, 앙금플라워 만들기, 캘리그라피 쓰기가 더 즐거운 손재주 많은 삼십 대. 꿈을 이루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틈틈이 글도 쓰며 일상에서 소소한 재미를 찾는 청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무엇보다 지금의 인생, 그리고 사랑에 충실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픈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진정한 사랑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두 사람이 서로 노력해야 하며, 어떻게 사랑을 키워가야 할지를 알 때 인생이 풍요로워진다" - 알프레드 아들러

 

이 말에 크게 공감한 저자는 그대부터 사랑에 대한 깨달음을 주는 글, 마음에 새기고 싶은 사랑 이야기를 모으기 시작했고, 이런 글들을 돌다리 삼아 진정한 사랑을 찾는 여정에로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다. 여전히 그녀는 사랑을 꿈꾸고, 높은 현실의 문턱에 걸려 넘어지면서 일상을 살아가지만 이젠 마냥 울고 있지만은 않는단다.

 

 

   

 

꽃을 사랑하는 법

꽃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꽃에 물을 주는 것을 잊어버린 사람을 본다면
우리는 그가 꽃을 사랑한다고 믿지 않을 것이다.
사랑은사랑하고 있는 자의 생명과 성장에 대한
적극적 관심이다.
- 에리히 프롬

 

 

 

좋은 글귀를 필사해보라고 배려하고 있다.

 

 

 

사랑 없는 삶

 

사랑 없는 삶은

꽃이나 열매 없는

나무와 같다

- 칼릴 지브란

 

 

동반자

결혼이란 동반자를 만드는 일이므로
어느 한쪽이 우월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내가 상대방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면
그 결혼은 불행해진다.
- 알프레드 아들러

 

 

 

붙잡아 주는 사랑

 

불완전한 존재의 기둥을

붙잡아 주는 것이야말로

사랑이다.

-빈센트 반 고흐

 

 

사랑의 리듬

 

자기가 행복하고

남을행복하게 하는 것.

이것이 사랑의 리듬이다.

- 니사르가닷따 마하라지, 힌두교 성자

 

 

사랑을 배우는 시간

 

삶이란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주어진

얼마간의 자유 시간이다.

- 아베 피에르, 프랑스 가톨릭 성자 

 

 

 

 

 

가장 중요한 것

 

중요한 것은 많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많이 사랑하는 것이다.

그러니 당신의 사랑을 가장 많이 불러일으키는 일을 하라.

- 아빌라의 데레사

 

 

의지와 실천

 

사랑은 의지의 실천이다.

즉 하고자 하는 의도와 행동,

두 가지 모드를 같이 묶은 것이 사랑이다.

- 모건 스콧 펙 

 

 

 

 

 

사랑과 관용

 

인간의 마음은

무기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랑과 관용에 의해

정복될 수 있다.

- 노자

 

 

믿음

 

사랑한다는 것은

믿는 것이다.

- 빅토르 마리 위고

 

 

말할 수 없는 사랑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할 수 있다면

조금밖에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

 

 

 

 

 

자신감과 용기

 

당신에게 자신감을 주는 것,

당신에게 용기를 주는 것이 사랑이다.

- 토마스 M. 맥나이트

 

 

현명한 사랑

 

사람은 사랑하면 현명해질 수 있지만

지나치게 현명하면 사랑하지 못한다.

- 푸블릴리우스 시루스, 고대 로마 시대 작가

 

 

대가 없는 사랑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 것이며,

당시닝 무엇을 주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는 것이다.

- 자두 크리슈나무르티

 

 

 

 

 

지금을 사랑하라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라.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라.

지금 만나는 사람응 사랑하라.

- 레프 톨스토이

 

 

자유

 

단어 하나가

삶의 모든 무게와 고통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그 말은 사랑이다.

- 소포클레스

 

 

오직 선물

 

사랑은 오직 사랑을 선물할 뿐이다.

그리고 사랑만이

그 대가로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 발자타르 그라시안

 

 

 

 

 

단 하나의 마술

세상에는
단 하나의 마술, 단 하나의 힘,
단 하나의 행복이 있을 뿐이다.
그것은 사랑이라 불린다.
- 헤르만 헤세

 

 

삶을 기쁘게 하기 위해

서로의 삶을
기쁘고 풍성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쌍방에서 이루어질 때,
서로를 필요로 하고
서로를 가치 있는 존재로 느끼게 된다.
- 알프레드 아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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