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케일업 30분 회계 - 일생에 한 번은 재무제표를 만나라
박순웅 지음 / 라온북 / 2025년 8월
평점 :
아이가 성장하며 겪는 성장통과는 달리, 초기에 발견하고 수정하지 않으면 회사가 커질수록 더 큰 고통으로 이어집니다. 이 책은 기업이 성장 단계에서 투자를 위한 재무실사, 회계감사를 받을 때 실제로 발생하는 대부분의 회계 이슈와 오류를 포함했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박순웅은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후 삼일회계법인과 대주회계법인에서 수많은 기업의 회계감사, 국제회기준 도입, 기업가치평가, 경영컨설팅 업무를 수행하여 전문성을 쌓았다. 현재는 국내 최정예 회계사 그룹으로 손꼽히는 한미회계법인에서 파트너 회계사로 활동 중이다.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된 책은 일생에 한 번은 재무제표를 만나라1, 일생에 한 번은 재무제표를 만나라2, 스케일업 회계성장통1, 스케일업 회계성장통2 등을 통해 회사의 재무제표에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는 흥미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지금껏 쉬지 않고 달려온 스타트업 경영자라면 잠시 멈추고 경영의 성적표가 재무제표에 제대로 작성되고 있는지를 스스로 판단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나는 상고商高를 졸업하고 초급행원 생활을 하던 중 미래를 위해선 더 학업에 정진해야 함을 절감, 다니던 은행을 사직하고 대학입시에 도전해 어렵사리 국내 명문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경영자가 꿈이었기에 경영학을 전공했으며(사실 난 법학도를 원했지만 사업가였던 아버지의 바램이었음), 도전적인 여러 고시들의 응시를 통해 내 능력을 검증해보기도 했다. 이들 중 공인회계사 자격시험도 포함된다. 아무튼 이런 노력이 회사원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학 졸업후 중견행원을 거쳐 사기업에 특별채용된 후 임원을 거쳐 CEO로 퇴직했다. 현재는 작은 기업의 경영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그래서 경영고문의 시각으로 이 도서를 읽었으며, 스타트업 경영자들에게 요긴한 지식을 요약해보려 한다.
스타트업이 정부 지원사업에 도전하려면
정부 과제의 수행을 희망하는 스타트업이라면 해당 회사의 재무 상태를 평가하는 최소한의 기준이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 예를 들어 "유동비율 50% 또는 100% 이상, 부채비율 1,000% 이하" 같은 재무 조건을 말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아예 사전 탈락이라 신청조차 해볼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유동비율~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로 재무 안정성 지표이다.
부채비율~ 총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낮을수록 안전성이 높다.
회계학을 공부했다면 재무상태표를 기준으로 수많은 재무비율이 산출됨을 안다. 그렇다고 이를 모두 알아야 함을 지금 말하는 게 아니라 경영자라면 최소한 알아야 할 중요한 비율이 있음을 인지해야 함을 말하려 한다.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은 비단 정부 지원사업에의 도전 말고도 금융기관과의 대출 협의 때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왜냐하면 이는 대출 심사 기준에도 해당되기 때문에.


(사진, 유동/부채비율)
얼마전 경제부총리가 국회에서의 질의응답 자리에서 한국 증시에 상장된 코스피 종목의 평균 PBR(주가순자산비율)을 묻는 한 질문에 10배 정도라고 대답하자, 그날 한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엔 강력한 규제책을 내놓고 증권관련 세제의 개선과 상법 개정 등을 통해 마치 증시 부양 드라이브를 거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자 침체됐던 주식시장은 최근 호황 분위기였지만, 어떻게 이런 무식한 관료들이 증시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겠냐는 투자자들의 우려감과 냉소적인 반응이 일제히 매도세로 돌변했던 탓이다. 참고로 한국 코스피 종목의 평균 PBR은 1배 정도로 한국 증시는 외국인투자자들에게 엄청 저평가받고 있다.
마찬가지다. 경영자가 재무비율을 모두 다 안다면 좋겠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희박하기에 최소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회계지식은 그 개념을 미리 숙지하고 있어야 관련 업무에 적절하게 대비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싶어서다. 그렇다. 유능한 경영컨설턴트와 경영고문은 이같은 일에 쪽집개 역할을 해주는 것이리라.
기업은 이익을 창출하는 조직이다
앞서 회사의 재산을 나타내는 재무상태표와 핵심적인 주요 재무비율을 살펴보았디. 이제 회계의 두 중심축 중 하나인 손익 상태를 보여주는 손익계산서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 한다. 기업은 이익 달성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집단이다. 왜냐하면 끝까지 생존하기 위해서다. 즉, 이익을 낼 수 없는 회사는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이익을 내려면 먼저 회사의 주력 제품(또는 서비스)을 고객들에게 팔아야 한다. 단순히 그냥 제품이 아니라 사용자들에게 잘 팔릴 수 있는 것이어야 함이 중요하다. 이를 매출(또는 영업수익)이라고 한다. 즉 기업 본연의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인 셈이다.

(사진, 손익계산서)
매출 창출을 위해선 이에 상응하는 비용이 투입되어야 한다. 예를들어 제품 제조를 위한 원재료 구매비용, 인건비, 외부업체 지급비용 등이다. 또 판매와 영업을 위해 소요되는 비용들도 있다. 판매관리부서 인건비, 복리후생비, 임차료, 세금공과금 등이 있다. 본연의 영업활동 이외에서 발생하는 수익과 비용들도 있다.
영업외수익~ 이자수익, 주식평가/처분이익 등
영업외비용~ 지급이자, 주식평가/처분손실 등
위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차감해 산출된 것이 매출총이익, 매출총이익에서 판매관리비를 차감해 산출된 것이 영업이익, 영업이익에서 영업외수익과 비용을 가감한 후 법인세비용까지 차감해서 최종 산출된 것이 바로 당기순이익이다.
그렇다면 이 세 종류의 이익중 어떤 게 가장 중요할까? 마치 도토리 키재기 같아서 정답이 없어 보일지라도 경영자라면 세 종류의 이익 개념을 잘 숙지하고 회사의 이해관계자에게 정보를 제공할 때 이를 적절히 구사하면 좋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난 경영고문으로서 영업이익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왜냐하면 이는 기업의 이익창출능력을 보여주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만약 영업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해당 기업의 생존력은 그만큼 취약함을 보여주는 셈이다.
지우개는 사용할수록 닳아 없어진다
스타트업은 대부분 재무제표 작성 등 회계 업무를 위해 세무회계 사무소를 아웃소싱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에 비해 자금력과 인력 모두 상대적으로 취약한 편이라 회사 내에 회계팀을 미처 구성하지 못하기에 그렇다.

(사진, 염승옥의 시 '지우개')
지우개의 가치는 영원하지 않다. 사용할수록 닳아 없어진다. 회사의 자산 가치도 이와 비슷하다. 이런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가치를 가진 자산으로 분류했던 지우개는 갈수록 비용화라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즉 누군가는 자산으로 여기지만, 또 다른 누구는 가치 없는 비용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개발비 투자가 많다. 그렇다면 개발비는 자산인가, 아니면 비용인가? 자본력이 취약한 스타트업은 지속적으로 외부에서 자금을 투자받아야 한다. 왜냐하면, 기술개발을 완료할 때까지 꾸준한 외부 투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투입한 개발비용을 전액 비용으로 인식한다면 회사의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지므로 앞서 재무비율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외부 자금조달의 심사 기준에 미달할 수도 있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 개발비를 전액 자산으로 인식한 후 서서히 상각함으로써 비용처리를 한다.
또 감가상각비를 인식할 때 '자본적 지출'로 본다면 자산의 증가로 회계처리되고, 이를 '수익적 지출'로 본다면 비용의 증가로 회계처리된다. 앞서 '지우개'라는 시詩를 굳이 소개한 이유를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유형자산의 가치는 사용할수록 닳아 없어지며, 이를 감가상각비로 처리한다.
재고자산의 가치도 이와 비슷하다. 창고에 보관중인 재고자산의 가치를 가장 잘 아는 주체는 남이 아닌 바로 그 회사이다. 재고자산을 판매할 때 얻을 수 있는 순수한 가치를 '순실현가치'라고 말하는데, 결산 시점에 판단한 재고자산의 순실현가치가 장부상 금액보다 낮다면 이같은 가치하락분을 '재고자산평가손실'로 인식해야 한다. 그렇다. 오래된 재고일수록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숨겨진 '빚 폭탄'
회계상의 부채는 회사가 미래에 갚아야 할 '의무'이다. 그런데, 일부 회사는 재무 상태를 좋게 보이려고 이 부채를 의도적으로 누락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말하자면 숨겨놓은 빚인 셈이다. 우선 입맛에 맞을지는 몰라도 결국 나중엔 폭탄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것이다. 대개 이런 폭탄은 회계감사에서 드러나게 된다.
가장 흔한 항목이 '퇴직급여충당금'이다. 이는 회사의 임직원이 퇴직할 때 반드시 지급해야 할 퇴직금을 미리 쌓아두는 부채이다. 비록 지금 당장 지출될 현금은 아니지만, 회사가 미래에 반드시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는 빚이다. 회계상으론 임직원이 근무연수를 채웠을 때 퇴직금이 결정되고 의무가 발생한다면 그 순간 이를 부채로 인식해야 한다.
#회계학 #스케일링30분회계 #박순웅 #라온북 #스타트업경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