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인간의 경쟁력 - 재능과 창의성을 발명하는 사람들
강창래 지음 / 궁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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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처럼 온갖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편리한 도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부엌에서는 여전히 고대로부터 사용해온 단순간단한 도구인 칼과 도마가 많이 쓰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같은 음식’을 되풀이해서 먹으려 하지 않는다. 끝없이 다른, 새로운 것을 찾는다. 그것이 인간의 존재조건이다. 그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한한 경우의 수를 해결할 수 있는 칼과 도마, 그리고 인간의 재능과 열정적인 창의성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칼과 도마가 사라질까? - '프롤로그'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강창래컴퓨터전문가였으며, 당시에는 컴퓨터 신기술 관련 칼럼을 여러 매체에 정기적으로 기고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전방위 인문학자의 길을 걸었다. 베스트셀러 <인문학으로 광고하다>(2009)를 출간했고, 독서의 역사를 다룬 <책의 정신>(2013)으로 한국출판평론상 대상을 수상했다.

총 4부 16장으로 구성된 책은 더 오래 살 게 된 인간에게 필요한 것, 거인의 어께 위로 올라가는 여정, 나만의 창의성 비밀노트, 인생질문 세 가지와 그 답을 찾아서 순으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특히 일상으로 들어온 범용 AI모델의 근본적인 문제와 미래 전망, 창의적인 사용방법, 인공지능의 미래까지 다루었다. 참고로 책에선 AI와 관련된 기술적 문제는 깊이 다루지 않았다.  

더 오래 살게 된 인간에게 필요한 것

인공지능AI은 아주 잘 준비된 사람을 위한 도구이다. 어떤 콘텐츠든 사용자의 판단을 거쳐야 실질적이고 유용한 답이 된다. 따라서 데이터들을 수집할지라도 누구의 입장에서 본 사실인지가 구별돼야 하므로 이런 훈련이 잘 된 사람이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핵심적인 질문을 발견하는 일이다.

하지만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새로운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필요한 질문’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단지 관련된 수집 정보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물론 해결책도 제안해보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그 유효성은 결국 사용자가 판단해야 한다. 


왜 엉터리 재능을 발명할까? 재능을 기프트gift라고도 하는데 이는 태어날 때 누구나 받은 선물이기에 정말 적절한 표현인 셈이다. 그런데 사람마다 다 다른 것을 받는 것 같다. 더구나 그 선물이 무엇인지 어디서 발견할 수 있을지 잘 모른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자기 것임에도 자기도 모른다. 알기가 왜 어려울까? 이는 발견되지 않고 발명되기 때문이다.

이스터 섬의 사례를 통해 현존하는 문명은 거대한 진부함 속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위험한 시기를 겪었을지는 모르지만, 마침내 전통이라는 거대한 진부함을 의심하고 새로운 미래에 대한 창의적인 상상력이 설득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살아남았다고 볼 수 있다. 즉 전통도 부정할 줄 아는 창의적인 상상력이 필요함을 알았던 것이다. 이 사례가 바창의성의 기원이라고 볼 수 있는데, 거대한 진부함에 도전하는 창의력이다. 


(사진, 유화 '이스터섬 라파누이의 기념석상이 있는 풍경')


거인의 어깨 위로 올라가는 여정

인간의 창의성은 새로움을 지향하면서도 매우 보수적인 경향을 가지고 있디. 사실 보수적이라는 것은 우리의 삶에 매우 중요하다. 삶의 대부분은 보수적인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우리의 의식주는 대단히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안정감 위에서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이다. 

소유한 물건들 중에서 ‘공장 물건’이 아닌 게 몇 개나 되나? 공장 물건은 대량생산을 전제로 제조된다. 그러니 대개의 상품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만들어지고, 그렇게 만들어진 거대한 진부함 속에서 우리의 삶을 꾸려간다. 어쩌면 이 진부함이 우리를 새롭고 창의적인 어떤 것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도록 선동하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우리는 안정감을 추구하면서도 ‘살아 있다는 느낌’을 주는 모험에 빠져들곤 한다. 

20세기 최고의 화가 피카소의 어린 시절 그림은 우리들에게 잘 알려진 '추상화'가 아니라 옛날 거장들의 그림 기법을 그대로 드러난다. 전통적인 기법을 배운 탓이다. 예를 들어, <푸른 옷을 입은 여인>(1901년)에선 툴루즈 로트렉(1864~1901년)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어린 시절 10대에 그렸다는 데생들에도 선배들을 모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탔던 것이다. 


(사진, 피카소, '푸른 옷을 입은 여인')  


나만의 창의성 비밀노트

이런 속담이 있다. '잘되면 제 탓 못 되면 조상 탓' 이는 일반적인 우리들의 전형적인 생각이다. 이 대목에서 우린 '재능은 타고나는 것인지 길러지는 것인지'를 알아야 함을 깨닫게 된다. 도대체 현재의 나를 만든 것이 무엇일까? 어린 시절의 의미는? 

어릴 적 성장 환경이 현재의 나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고 알려져 왔다. 과연 이건 참일까? 현대에 들어서 수많게 연구된 사례에 따르면 그 영향력은 생각보다 적다. 일란성 쌍둥이가 어릴 때부터 헤어진 채 성장한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 상봉했을 때 얼마나 다른지를 조사해 보았다. 마흔 살에 만난 사람은 얼굴과 목소리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였고, 병력과 취미도 비슷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함께 자란 일란성 쌍둥이들은 꽤나 달랐다는 거다. 세계관, 생활방식, 생각하는 방식이 아주 달랐다. 

이에 학자들은 현재의 나로 만드는 것은 '타고난 것이 40% 정도, 10% 정도가 가정이나 학교 같은 환경에서 영향을 받고, 25% 정도가 개인적인 경험, 나머지 25%는 측정상의 오류이다'라고 말한다. 그렇더라도 여전하 환경은 중요하다.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타고난 능력이 발휘되기 때문에.  

독서는 창의성의 보물상자 같은 것이다. 어떤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면 자기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대략 일곱 가지 두뇌 작용이 일어난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보다 한 권의 책만 익는 사람이 더 위험하다.'

먼저 연결과 공감에서 시작한다. 재미있게 읽으면 내가 가진 지식과 책의 내용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찾아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공감하게 된다. 그러면서 추론을 한다. 내가 가진 지식과 텍스트가 제공하는 생각의 실마리를 종합해서 저자의 의도를 짐작한다. 그러면서 자동으로 앞으로 나올 내용에 대해 예측하게 된다. 책이 재미있었다면 그건 추론과 예측이 상당히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상상력이 발휘된다. 사실 책을 읽는 동안 얻게 되는 가장 중요한 힘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사람들은 책을 읽으면서 텍스트를 이미지로 바꾸어낸다. 지금 읽고 있는 텍스트를 시나리오 삼아 자신의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인생질문 세 가지와 그 답을 찾아서

작가라면 무엇을 쓰는 것이 가치가 있는지, 화가라면 무엇을 그리는 것이 가치 있는지를 알게 해주는 것이 인문학적인 소양이다. 그리고 그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곳까지 가기 위해 거인의 어깨 위로 오르는 길에 들어서야 한다. 그렇다. 인문학적인 소양이란 꼭지를 틀면 창의성을 쏟아낼 수 있게 해주는 생각의 바탕이다. 무엇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할 때 필요한 창의성이 올바른 해결책의 원천이다.

사용자가 ‘나만의 시그니처’를 담아내려면 AI가 제시하는 것을 수정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의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어떤 주제에 대해서든 AI는 대단히 창의적이지 않고, 오히려 평균적인 인식 수준을 보여주는 정도이다. 물론 그중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위한 힌트를 찾을 때도 있다. 전혀 모르는 주제라면 학습을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결과물에 담기는 창의성은 어디까지나 인문학적 소양이 풍부한 사용자의 몫다. 

#인문 #인문교양 #AI시대인간의경쟁력 #창의성 #인문학적소양 #강창래 #궁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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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시인의 얼굴 - 윤동주·백석·이상, 시대의 언어를 담은 산문필사집
윤동주.백석.이상 지음 / 지식여행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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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에게 시인으로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는 윤동주, 백석, 그리고 이상 시인들의 산문 속에서 이들의 얼굴을 떠올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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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업 30분 회계 - 일생에 한 번은 재무제표를 만나라
박순웅 지음 / 라온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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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성장하며 겪는 성장통과는 달리, 초기에 발견하고 수정하지 않으면 회사가 커질수록 더 큰 고통으로 이어집니다. 이 책은 기업이 성장 단계에서 투자를 위한 재무실사, 회계감사를 받을 때 실제로 발생하는 대부분의 회계 이슈와 오류를 포함했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박순웅은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후 삼일회계법인과 대주회계법인에서 수많은 기업의 회계감사, 국제회기준 도입, 기업가치평가, 경영컨설팅 업무를 수행하여 전문성을 쌓았다. 현재는 국내 최정예 회계사 그룹으로 손꼽히는 한미회계법인에서 파트너 회계사로 활동 중이다.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된 책은 일생에 한 번은 재무제표를 만나라1, 일생에 한 번은 재무제표를 만나라2, 스케일업 회계성장통1, 스케일업 회계성장통2 등을 통해 회사의 재무제표에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는 흥미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지금껏 쉬지 않고 달려온 스타트업 경영자라면 잠시 멈추고 경영의 성적표가 재무제표에 제대로 작성되고 있는지를 스스로 판단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나는 상고商高를 졸업하고 초급행원 생활을 하던 중 미래를 위해선 더 학업에 정진해야 함을 절감, 다니던 은행을 사직하고 대학입시에 도전해 어렵사리 국내 명문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경영자가 꿈이었기에 경영학을 전공했으며(사실 난 법학도를 원했지만 사업가였던 아버지의 바램이었음), 도전적인 여러 고시들의 응시를 통해 내 능력을 검증해보기도 했다. 이들 중 공인회계사 자격시험도 포함된다. 아무튼 이런 노력이 회사원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학 졸업후 중견행원을 거쳐 사기업에 특별채용된 후 임원을 거쳐 CEO로 퇴직했다. 현재는 작은 기업의 경영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그래서 경영고문의 시각으로 이 도서를 읽었으며, 스타트업 경영자들에게 요긴한 지식을 요약해보려 한다.     


스타트업이 정부 지원사업에 도전하려면


정부 과제의 수행을 희망하는 스타트업이라면 해당 회사의 재무 상태를 평가하는 최소한의 기준이 있음을 간과해선 안된다. 예를 들어 "유동비율 50% 또는 100% 이상, 부채비율 1,000% 이하" 같은 재무 조건을 말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아예 사전 탈락이라 신청조차 해볼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유동비율~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로 재무 안정성 지표이다. 

부채비율~ 총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낮을수록 안전성이 높다. 


회계학을 공부했다면 재무상태표를 기준으로 수많은 재무비율이 산출됨을 안다. 그렇다고 이를 모두 알아야 함을 지금 말하는 게 아니라 경영자라면 최소한 알아야 할 중요한 비율이 있음을 인지해야 함을 말하려 한다.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은 비단 정부 지원사업에의 도전 말고도 금융기관과의 대출 협의 때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왜냐하면 이는 대출 심사 기준에도 해당되기 때문에.



(사진, 유동/부채비율)


얼마전 경제부총리가 국회에서의 질의응답 자리에서 한국 증시에 상장된 코스피 종목의 평균 PBR(주가순자산비율)을 묻는 한 질문에 10배 정도라고 대답하자, 그날 한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엔 강력한 규제책을 내놓고 증권관련 세제의 개선과 상법 개정 등을 통해 마치 증시 부양 드라이브를 거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자 침체됐던 주식시장은 최근 호황 분위기였지만, 어떻게 이런 무식한 관료들이 증시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겠냐는 투자자들의 우려감과 냉소적인 반응이 일제히 매도세로 돌변했던 탓이다. 참고로 한국 코스피 종목의 평균 PBR은 1배 정도로 한국 증시는 외국인투자자들에게 엄청 저평가받고 있다.    


마찬가지다. 경영자가 재무비율을 모두 다 안다면 좋겠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희박하기에 최소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회계지식은 그 개념을 미리 숙지하고 있어야 관련 업무에 적절하게 대비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싶어서다. 그렇다. 유능한 경영컨설턴트와 경영고문은 이같은 일에 쪽집개 역할을 해주는 것이리라.


기업은 이익을 창출하는 조직이다


앞서 회사의 재산을 나타내는 재무상태표와 핵심적인 주요 재무비율을 살펴보았디. 이제 회계의 두 중심축 중 하나인 손익 상태를 보여주는 손익계산서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 한다. 기업은 이익 달성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집단이다. 왜냐하면 끝까지 생존하기 위해서다. 즉, 이익을 낼 수 없는 회사는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이익을 내려면 먼저 회사의 주력 제품(또는 서비스)을 고객들에게 팔아야 한다. 단순히 그냥 제품이 아니라 사용자들에게 잘 팔릴 수 있는 것이어야 함이 중요하다. 이를 매출(또는 영업수익)이라고 한다. 즉 기업 본연의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인 셈이다. 


(사진, 손익계산서)  


매출 창출을 위해선 이에 상응하는 비용이 투입되어야 한다. 예를들어 제품 제조를 위한 원재료 구매비용, 인건비, 외부업체 지급비용 등이다. 또 판매와 영업을 위해 소요되는 비용들도 있다. 판매관리부서 인건비, 복리후생비, 임차료, 세금공과금 등이 있다. 본연의 영업활동 이외에서 발생하는 수익과 비용들도 있다.


영업외수익~ 이자수익, 주식평가/처분이익 등

영업외비용~ 지급이자, 주식평가/처분손실 등


위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차감해 산출된 것이 매출총이익, 매출총이익에서 판매관리비를 차감해 산출된 것이 영업이익, 영업이익에서 영업외수익과 비용을 가감한 후 법인세비용까지 차감해서 최종 산출된 것이 바로 당기순이익이다. 


그렇다면 이 세 종류의 이익중 어떤 게 가장 중요할까? 마치 도토리 키재기 같아서 정답이 없어 보일지라도 경영자라면 세 종류의 이익 개념을 잘 숙지하고 회사의 이해관계자에게 정보를 제공할 때 이를 적절히 구사하면 좋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난 경영고문으로서 영업이익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왜냐하면 이는 기업의 이익창출능력을 보여주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만약 영업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해당 기업의 생존력은 그만큼 취약함을 보여주는 셈이다.


지우개는 사용할수록 닳아 없어진다


스타트업은 대부분 재무제표 작성 등 회계 업무를 위해 세무회계 사무소를 아웃소싱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에 비해 자금력과 인력 모두 상대적으로 취약한 편이라 회사 내에 회계팀을 미처 구성하지 못하기에 그렇다.



(사진, 염승옥의 시 '지우개')


지우개의 가치는 영원하지 않다. 사용할수록 닳아 없어진다. 회사의 자산 가치도 이와 비슷하다. 이런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가치를 가진 자산으로 분류했던 지우개는 갈수록 비용화라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즉 누군가는 자산으로 여기지만, 또 다른 누구는 가치 없는 비용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개발비 투자가 많다. 그렇다면 개발비는 자산인가, 아니면 비용인가? 자본력이 취약한 스타트업은 지속적으로 외부에서 자금을 투자받아야 한다. 왜냐하면, 기술개발을 완료할 때까지 꾸준한 외부 투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투입한 개발비용을 전액 비용으로 인식한다면 회사의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지므로 앞서 재무비율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외부 자금조달의 심사 기준에 미달할 수도 있다. 그래서 거의 대부분 개발비를 전액 자산으로 인식한 후 서서히 상각함으로써 비용처리를 한다. 


또 감가상각비를 인식할 때 '자본적 지출'로 본다면 자산의 증가로 회계처리되고, 이를 '수익적 지출'로 본다면 비용의 증가로 회계처리된다. 앞서 '지우개'라는 시詩를 굳이 소개한 이유를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유형자산의 가치는 사용할수록 닳아 없어지며, 이를 감가상각비로 처리한다. 


재고자산의 가치도 이와 비슷하다. 창고에 보관중인 재고자산의 가치를 가장 잘 아는 주체는 남이 아닌 바로 그 회사이다. 재고자산을 판매할 때 얻을 수 있는 순수한 가치를 '순실현가치'라고 말하는데, 결산 시점에 판단한 재고자산의 순실현가치가 장부상 금액보다 낮다면 이같은 가치하락분을 '재고자산평가손실'로 인식해야 한다. 그렇다. 오래된 재고일수록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숨겨진 '빚 폭탄' 


회계상의 부채는 회사가 미래에 갚아야 할 '의무'이다. 그런데, 일부 회사는 재무 상태를 좋게 보이려고 이 부채를 의도적으로 누락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말하자면 숨겨놓은 빚인 셈이다. 우선 입맛에 맞을지는 몰라도 결국 나중엔 폭탄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것이다. 대개 이런 폭탄은 회계감사에서 드러나게 된다. 


가장 흔한 항목이 '퇴직급여충당금'이다. 이는 회사의 임직원이 퇴직할 때 반드시 지급해야 할 퇴직금을 미리 쌓아두는 부채이다. 비록 지금 당장 지출될 현금은 아니지만, 회사가 미래에 반드시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는 빚이다. 회계상으론 임직원이 근무연수를 채웠을 때 퇴직금이 결정되고 의무가 발생한다면 그 순간 이를 부채로 인식해야 한다. 


#회계학 #스케일링30분회계 #박순웅 #라온북 #스타트업경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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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 노화 - 피로와 노화를 멈추는 염증 디톡스
박병순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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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이 노화를 촉진한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혈액이 탁할수록 노화 인자를 자극한다는 연구 결과를 보여주는 유익한 도서입니다. 즉 염증이 혈액 속의 환경을 좌우하는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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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사내변호사 생존전략 - 대체 불가능한 법무팀을 만드는 실무 가이드
권희성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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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변호사로서 약 10년간 기업 현장에서 실무를 하며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내가 일하는 방식과 방향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전 세대의 법무 책임자들은 대부분 변호사가 귀하던 시절에 '관리자'로서 법무 업무를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그 조직의 책임자 역할을 맡아갔다. 하지만 나는 그런 시대와는 다른 흐름 속에 있었다. - '서문'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권희성은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대학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한 후 대학원에 진학해 바이오인포매틱스를 전공하던 중 연구보다는 '현실을 움직이는 힘'에 더 끌려 이과 전공에서 법학의 길로 방향을 틀어 로스쿨에 진학한 후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한국콜마, SK케미칼 등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10년 차 사내변호사다.    


총 6개의 파트로 구성된 책은 파트1에서는 시대의 변화에 따른 사내변호사가 마주한 현실과 새로운 생존전략의 필요한 이유를 제시하고, 파트 2에서는 AI의 전략적 활용 방안을 소개하며, 파트3에서는 기술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업무 구조 및 환경 재편 방법을 담았고, 파트4에선 실전에서 필요한 기술들을 구체적으로 정리했다. 


이어서 파트5/6에서는 앞으로의 커리어 전환에 있어 숙지해야 할 마인드셋을 비롯해 다양한 환경 속에서도 '대체 불가한 나 자신'으로 바로 서는 법을 다루었다. 끝으로 부록에선 챗GPT를 처음 활용하는 변호사를 위한 ‘핵심 Q&A’, 실무에서 바로 활용해 볼 수 있는 ‘AI 프롬프트 템플릿’ 등을 수록했다.


1단계~변화의 현실 직시

2단계~법률 생태계를 흔드는 기술 이해

3단계~업무 구조의 재설계

4단계~실전에 필요한 기술 감각

5단계~커리어의 전략적 전환

6단계~나 자신의 방향 설계


AI 기술의 발전이 기업과 사회에 미칠 파장은 여전히 연구대상이다. 인간이 하는 일을 이제 AI가 대신하는 시대가 도래하자, 점점 고도화되는 AI의 능력 때문에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는 AI의 일로 대체되는 상황까지 발생, 심지어 번역가라는 직업은 이제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고 한다. 변호사라고 이같은 위기에서 결코 안전할 수는 없다. 회사내 법무팀도 AI를 활용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나는 문과 출신이지만 경영학을 전공했기에 책의 내용을 경영학적으로 접근해 보았다. 사내변호사의 채용 또한 인사관리라는 경영학 분야이므로. 결과적으로 AI 시대를 맞은 사내변호사의 업무도 이원화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법무 업무는 AI가 수행, 구조적인 설계는 사내변호사가 맡아야 할 듯하다. 이제, 책 속 내용으로 들어가 보자. 


사내변호사의 역할은 어디까지?


AI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전통적인 법무 업무의 상당 부분이 자동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기업은 사내변호사에게 단순히 법 검토를 넘어 새로운 가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요구들을 하나둘 처리함에 따라 어느새 사내변호사의 업무는 예전보다 훨씬 넓어졌다.


어느 날 갑자기 새로운 업무가 들어오고, 사내변호사는 "이건 법무 일이 아닙니다"라고 답변할지, 아니면 "한번 검토하겠습니다"라고 할지. 이 선택들이 쌓여서 결국 AI 시대의 사내변호사 역할과 위상으로 결정된다.


AI가 바꾸는 법률 생태계


챗GPT의 등장과 함께 법률 생태계는 급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이제 AI는 더 이상의 미래 기술이 아니다. 이미 일상 속에서 법률 서비스를 변화시키고 있다. 예전에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미래에 사라질 직업이라는 주제 속에 은행원, 변호사 등이 포함된다는 내용을 책에서 읽은 적이 있었다. 설마라는 의심이 정말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법률가들의 반응이 미온적이란 점이 안타깝다.


알아야 할 핵심 기술 3가지


1. 생성형 AI

2. 검색 증강 생성

3. 자연어 처리(NLP)


(사진,기술의 한계)


도구가 아닌 구조를 설계한다


AI가 계약 초안 작성, 판례 검색, 정형화된 회신 등을 대신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는 예상과 다른 경우가 많다. 이는 AI 기술 자체의 한계 때문이 아니라, AI의 작동 구조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탓이다.


따라서 AI도입에 앞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업무 구조의 재설계가 요구된다. 이에 책은 업무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단위로 분해하고, 요청과 결과물을 표준화하며,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하는 4가지 설계 원칙을 제안한다.


원칙1~업무 단위 분해(최소 단위)

원칙2~입출력 정형화(요청과 결과물)

원칙3~기준점 명확화(판단의 일관성)

원칙4~흐름 구조화(요청부터 축적까지)


(사진, 4가지 설계 원칙)


사내변호사가 꼭 알아야 할 '기술 소양'


AI와 데이터 시대에  법률가가 익혀야 할 새로운 언어는 무엇이며, 개발자와 협업할 때 필요한 최소한의 용어는 무엇인지, 또 사내 기술 환경을 이해하는 관점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기술 기반 협업 프로젝트에서 사내변호사가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API~서로 다른 시스템이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통신 창구

프론트엔드,백엔드~사용자가 보는 것과 뒤에서 처리되는 것

클라우드 환경~최근 대부분의 시스템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


(사진, AI 생태계 역학 관계) 


AI시대, 사내변호사의 정체성 찾기


"이제는 일 잘하는 사람을 넘어, 

일의 방향을 정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AI와 자동화가 반복 업무를 대신하기 시작하는 지금, '나는 계속 같은 방식으로 일할 것인가?'란 질문이 생긴다. 기술이 처리할 수 있는 영역이 증가할수록, 사람에게 요구되는 것은 단순한 실행력이 아니라 방향을 설정하는 능력이다. 이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AI를 도입하고, 시스템을 개선하고, 프로세스를 자동화한 이후에 남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나아가 그 사람은 더 이상 단순히 일을 잘하는 기술자가 아니라, 어떤 문제를 정의하고 어떤 방식으로 조직 안에서 자리 잡을지를 고민하는 전략가여야 한다.


대체 불가능한 사람의 조건 


반복적인 작업을 덜어내고,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판단의 영역에 걸맞는 전략이 필요한 법이다. 그 전략의 핵심에는 '나는 어떤 문제를 정의하고 싶은 사람인가?'란 질문이 자리하고 있다. 따라서,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을 찾아야 할 것이다. 나만의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AI 시대의 새로운 협업 방식


변화를 이끄는 사람이 살아남는다

기술은 도구, 방향은 내가 정한다


(사진,사내변호사 원칙) 


내 역할은 무엇인가?


앞으로 마주할 변화는 지금보다 더 빠르고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우리들은 또다시 적응해야 할 것이고, 이때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바로 '내 역할은 무엇인가?'이다. AI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할지라도 기술은 단지 기술일 뿐, 이 기술을 다루는 우리만의 기준과 원칙을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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