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되는 커뮤니티는 리더십이 다르다 - 성공하는, 오래가는 커뮤니티의 비밀
조창오 지음 / 라온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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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커뮤니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의 길을 모색해 나가는 한 청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자신만의 경험과 사례를 바탕으로, 어떻게 효과적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용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특히, 리더십의 역할을 강조하며, 성공적인 커뮤니티 리더가 되기 위한 핵심 요소들을 명확하게 정리해 준다. - '추천사'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조창오는 금융회사에서 9년 동안 근무했지만 일 자체에서 큰 보람을 느끼지 못햇다. 6년 동안 운영한 독서 커뮤니티, 고려대 MBA 등 다양한 네트워크 덕분에 현재는 주도적으로 하루를 보내는 사업가로서 만족스런 삶을 살고 있다. 

책은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왜 사람들은 커뮤니티에 열광하는가, 커뮤니티는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가?, 어떻게 커뮤니티를 만들 것인가?, 오래가는 커뮤니티의 비밀, 리더십이 커뮤니티를 완성시킨다, 회사도 결국 커뮤니티다 등의 주제를 차례로 다루고 있다.   

커뮤니티의 매력과 장점

커뮤니티에서는 자신과 동일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과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유튜브, 사업 등 목표가 뚜렷한 사람들의 열정에 감화되는 순간이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업業으로 삼아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신도 더 나은 삶을 고민하며 이를 실천할 용기를 얻었다.

또한, 회사원 시절처럼 사람들 눈치를 보며 경쟁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커뮤니티의 매력이자 장점이었다. 즉 상사의 평가나 승진, KPI(핵심성과지표) 이야기가 아닌 각자의 꿈이 대화의 중심이 된다.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느슨한 연대로 모여 서로를 응원했다. 우리는 모두 경쟁 상대가 아니라 함께 꿈을 꾸는 동료였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커뮤니티, 트레바리

트레바리는 국내 최초로 독서 모임을 사업화하고 커뮤니티로 발전시킨 대표적 플랫폼이다. 소프트벵크벤처스, 패스트인베스트먼트, 알토스벤처스 등 벤처캐피칼로부터 투자액 90억원(누적액)을 유치했다. '세상을 더 지적으로, 사람들을 더 친하게'라는 모토를 지향한다.

이 플랫폼의 가장 큰 장점은 각 분야에서 뛰어난 커리어를 가진 인물들을 클럽장(모임 리더)으로 초대한다는 점이다. 경영, 경제, 인문, 사회, 과학,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모임을 가짐으로써 지적 니즈를 갈구하는 사람들을 충족시킨다. 4개월 동안 운영되며, 월 1회 만남을 갖는데, 30만 원대(클럽장 유有)~ 20만 원대(클럽장 무無)의 회비로 운영된다.  

좋은 사람과 인연 맺기

변화를 즐기고 좋아하는 직장인에겐 대학원이 유익한 창구이다. 특히, 고려대 MBA는 졸업 후에도 네트워크가 끊기지 않는 큰 강점이 있다. 대학원 한 학년은 약 200명 정도로 구성되기에, 모든 사람과 친해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관계를 맺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지하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사람을 알아도 편하게 연락할 수 없다면, 진정한 인간관계라 보기 어렵다. 내가 좋은 인연을 오래 유지하는 방법은 아이러니하게도 ‘모두와 친해지려 하지 않는 것’이다.

MBA 과정에서는 수많은 명함을 주고받지만, 사람은 한 번에 너무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면 오히려 피로감을 느낀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바로 ‘선택’과 ‘집중’이다. 나와 결이 맞고, 더 알아가고 싶은 사람에게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사람과 친해지려 하면, 오히려 소중한 관계를 놓치게 될 수 있다.

커뮤니티의 치명적 단점

뭐든 항상 좋은 점만 있을 수 없다. 커뮤니티 운영은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요구한다. 카톡방에 올라온 메시지에 반응해야 한다. 또 모임을 준비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다. 장소, 당일 참여자 수, 데티블 배치, 모임 당일의 콘텐츠, 진행, 뒷풀이 장소, 전산에 이르기가지 신경 쓸 일이 많다. 커뮤니티 운영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헌신과 책임을 필요로 한다.

지속가능한 커뮤니티

저자는 지속 가능한 커뮤니티의 첫 번째 요소로 ‘목적과 비전’을 제시한다. 목적이 불명확하고 일관성이 없으면, 구성원들은 금방 흥미를 잃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봉사 커뮤니티라면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 그런데 첫 달에는 연탄 배달 봉사를 하고, 다음 달에는 클럽을 빌려서 다 같이 파티를 연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모임의 네이밍만 듣고 가입한 사람들이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 커뮤니티의 비전이 명확해야 참여자들이 기대감을 가질 수 있고, 방향성을 유지할 수 있다.

다음 요소로 '구성원의 성장'을 강조한다. 커뮤니티를 통해 삶이 더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야 참여자들은 계속 모임에 남는다. 이에 주최측은 구성원의 성장과 발전을 돕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참여자 간의 연결'을 제시한다. 참여자들 간의 신뢰와 유대감은 커뮤니티의 생명과도 같다. 주최측은 단순히 만남의 장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구성원들의 유의미한 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렇다. 커뮤니티는 서러에게 힘이 되는 공간이어야 한다.

커뮤니티 리더십의 핵심요소

진정성~ 리더에 대한 신뢰가 지속가능성을 좌우
운영 능력과 전략적 사고~ 모임의 효과적 운영
관찰력~ 구성원의 갈등을 미연에 예방할 수 있어야

준오헤어, 커뮤니티의 롤모델

우선 탄탄한 교육 시스템이 눈길을 끈다. 준오헤어에 입사하면 누구나 2년 6개월 동안 준오아카데미에서 교육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모든 테스트를 통과하면 비로소 디자이너로 데뷔할 수 있다. 1년에 두 번 열리는 헤어쇼를 통해 2,000명 넘는 사람들 앞에서 200여 명의 디자이너들이 그들의 데뷔를 알린다.


(사진, 강윤선 대표의 독서 경영)

정식 디자이너가 된 후에도 리더십 교육, 기술 교육, 세일즈 교육 등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이 수시로 진행된다. 또한 월 1회 본사에서 지정한 도서를 함께 읽는 독서 경영을 하기도 한다. 민간 기업이었다면 ‘블라인드 앱(직장인들의 익명 커뮤니티 앱)’에서 난리 날 일이지만, 준오는 독서와 토론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문화가 기본으로 깔려있다.

더 나은 삶을 고민하는 직장인들에게 커뮤니티라는 '해방구'를 소개하는 이 책의 일독을 권하면서 책의 리뷰를 끝내려 한다.
 
#경제경영 #커뮤니티운영 #잘되는커뮤니티는리더십이다르다 #조창오 #라온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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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세계사 미래의 역습 - 세상의 흐름을 결정할 혁신기술의 거대한 충격 17 10년 후 세계사 3
구정은.이지선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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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불확실하지만, 따지고 보면 미래는 언제나 불확실했다. 그것이 ‘미래未來’, 아직 오지 않은 것이 가진 기본적인 속성이다. 어떤 이들은 낙관론을 펼치는 반면에 어떤 이들은 두려움에 떨며 ‘첨단’ 혹은 '인공'이라는 말이 붙은 모든 것에 불안해한다. 하지만 둘 중에서 정답을 골라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가야 할 길은 갈지之 자가 될 수밖에 없고, 혼란 속에서 모색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그래도 좀 덜 불안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에 우리가 던지는 질문들이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공저자인 구정은 과 이지선은 모두 신문사에서 오래 일했던 경력을 지녔다. 구정은은 현재 독립 저널리스트로 여행과 글쓰기로 세계의 이슈들을 설명하는 일을 하고 있고, 이지선은 독서모임 스타트업 트레바리를 거쳐 현재 스페셜티 커피 회사 커피리브레에서 콘텐츠를 만들어 생산자 이야기와 지속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책은 총3부에 걸쳐 17개 장으로 구성되어 1부에선 로봇과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이 우리 삶에 스며드는 양상과 함께 이를 올바르게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을 담고 있으며, 2부에선 기술이 지정학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추어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중국 관련 내용들이 소개된다. 3부에선 기후변화라는 글로벌 과제를 중심으로 녹색 기술과 지정학을 연결시켰다.


공저자들은 방대한 양의 자료들을 읽으며 생각이 갈팡질팡하기도 했는데, 이때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준 책이 존 롤스의 <정의론>이었음을 고백한다. 책에서 설명한 '무지의 베일', 즉 한 사회가 뭔가를 결정할 때에 어떤 것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지를 일려주는 일종의 지침 말이다. 뭔가를 결정할 때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해가 되지 앟도록 방향을 결정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는 것이다.


휴머노이드 아메카


머리와 신체, 혹은 그 신체에 팔다리와 비슷한 장치가 달려 인간과 비슷한 모습과 행동을 하도록 제작된 로봇을 '휴머노이드'라 부른다. 영국 로봇 제작사 엔지니어드 아츠가 만든 아메카는 눈에 카메라가 달렷고, 귀에는 마이크가 장착됐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대화를 한다. 아메카는 스코틀랜드 전역의 공공행사에 참석하고, 학교를 찾아다니며 로봇과 인간의 공생을 모색하게 된다.


(사진, 아메카 1세대)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연구팀은 로봇이 인간 작업자와 함께 미소 짓도록 가르치는 알고리즘을 선보였다. AI가 인간 상대방의 미세한 얼굴 변화를 분석해 800밀리초(밀리초는 1,000분의 1초) 만에 인간의 미소를 예측한다. 즉 AI로봇은 인간이 언제 웃을지를 예측하고 거의 동시에 함께 미소를 지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로봇의 이름은 이모Emo로 몸통은 없고, 인공지능이 장착된 로봇에 실리콘 피부를 입혀 머리만 만들어놓은 상태다.


인간과 대화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이제 더 이상 신기한 존재가 아니다. 하지만 로봇의 말투는 어눌하거나 타이밍이 안 맞을 때가 많다. 언어 알고리즘 인공지능이 이미 많이 나와 잇지만 표정을 비롯한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은 지금까지의 로봇들에겐 대체로 힘든 과제로 보였다.


로봇의 미소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로봇과 사람의 '마음'이 통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로봇의 반응 메카니즘은 인간과는 다르지만, 반응하는 양상은 꽤 비슷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산업 현장에서 일하려는 사람들이 점점 감소하는 추세다. 이른바 3D 직업 기피현상이다. 발전한 나라에선 이런 일자리를 이주노동자들이 차지한다. 즉 원주민들이 기피하는 저임금 서비스업과 제조업 일자리들에 투입된다. 앞으로 이런 이주민들과 로봇 간의 일자리 경쟁은 불가피할 듯하다. 


기술옹호론자들은 자동차의 등장으로 인해 과거의 운송수단인 마차가 사라지고 마부들의 일자리가 사라졌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일자리가 자동차 공장에서 생겼다고 주장한다. 일자리가 늘어난 건 인정한다 할지라도 수입이 없어진 마부들의 살길을 외면해선 안될 것이다. 바로 복지의 영역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대런 아세모글루와 사이먼 존슨은 <권력과 진보>란 도서에서 '자동화'를 좋은 자동화와 나쁜 자동화로 구분한다. 로봇을 공장에 투입했을 때 인간 직원의 생산성이 올라가지 않고 한계생산성이 마이너스에 가깝다면 아무도 사람을 더 이상 채용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결국 이는 진정한 생산성의 혁신이 아니며 인류에 도움 되지도 않는다. 책의 공저자들은 이를 두고 "그저 그런 자동화"라고 부른다. 그렇다. 오직 기업 이윤만 높이는 이런 자동화가 미래의 방향이어야 할 이유가 없다.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빌 게이츠는 세금을 활용해서 일자리를 로봇에 빼앗길 사람들을 돕자고 말한다. 사실 이 주장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세금을 내지 않는 로봇 노동자들이 증가하고 인간 노동자가 감소하게 되면 국가(정부)의 재정이 줄어들고 저소득층 '인간'들은 이중삼중으로 살기가 힘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칩4 동맹'은 유효한가?


특정 국가, 특정 기업에 의존하는 현재의 반도체 지형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특정 국가, 소수의 기업에 생산이 집중되면 돌발 사태가 발생했을 때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데 상당한 자본과 시간이 걸리는 반도체의 특성상, 중국과 맞물린 대만이라는 위치 자체가 반도체 수급을 넘어 안보 환경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외교 안보에서 급변 사태가 발생하면 반도체가 무기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알려진 미국의 투자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소유하고 있던 TSMC 지분을 매각하면서, TSMC를 둘러싸고 대만과 중국의 긴장이 고조되는 지정학적 위기 상황을 고려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칩4 동맹을 구상한 미국은 대만을 끌어안으면서도 궁극적으로는 미국 내 제조 역량을 높이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데, 이 역시 반도체 산업이 지정학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소위 '산업의 쌀'로 불라는 반도체는 글로벌 경제에 있어서 필수품이다. 반도체의 미래는 국제사회의 복잡한 정치, 외교, 안보 상황과 맞물려 훈풍을 탈 수도 있고 격랑을 맞을 수도 있다. 얼마나 최첨단의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느냐 뿐만 아니라 복잡한 국제 정치적 이해관계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향후 반도체의 미래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


슈퍼 301조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맞서 역사적인 조치를 발표햇다.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율을 3배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무역법 301조를 동원해서 관세를 올리기로 했다는 거다.


중국은 미국의 이런 징벌적 관세를 피하고자 멕시코를 통해 우회적인 수출을 하거나 유럽에 전기차 생산 시설을 만드는 식으로 대응했다. 새로 시작된 트럼프 행정부도 멕시코에 중국보다 더 높은 25% 관세를 부과하겟다고 했다. 현재 중국과의 무역 갈등은 미국만의 일이 아니다.


전기차를 놓고 중국과 싸우고 잇는 유럽을 보자. 유럽연합이 관세를 최대 55% 부과해야 할 형편이라는 컨설팅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 유럽연합은 2024년 7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10% 부과해오던 관세를 중국 브랜드별로 크게 인상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많이 받는 상하이 자동차엔 38%, 비야디에는 17%의 추가 관세가 매겨졌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국이다. 중국 내의 전기차 생산 회사는 많이 정리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2023년 기준 300개 이상의 회사가 전기차를 만들어 판다. 이렇게 많은 생산량을 경제위기에 빠진 중국인민들이 사기엔 역불급이다. 그래서 중국은 외국 시장에 파는 데 주력하고 있다. 수익률도 높으므로. 참고로 중국 내수시장에서 1대 팔면 1,300유로 수익이지만 유럽에선 1만 4,300유로를 번다고 한다. 이 차액을 겨냥해 유럽이 관세를 대폭 올린 셈이다.


17가지 이슈로 엿보는 혁신기술의 미래사


미국과 중국 간에 벌어지는 무역전쟁은 어는 한 국가가 무너지지 않는 한 계속 될 전망이다. 그런데, 미중 간의 갈등이 이 두 나라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껏 혁신기술이 지구촌에 번영과 윤택한 삶을 제공해 왔지만 그 풍요로움이 모든 나라에 해당되는 것은 아닌 시대로 흘러가고 있다. 미래 혁신기술이 미칠 영향이 궁금하다면 책을 펼치길 권한다.


#사회정치 #미래기술 #17가지이슈 #미래의역습 #10년후세계사 #구정은 #이지선 #추수밭 #청림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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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인들
이세희 지음 / 지식과감성#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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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재는 세 아들들을 만나면서 자신은 점차 불멸의 존재로 승화하게 된다. 그럼 이성재가 남긴 막대한 유산이 불멸의 존재일까? 아니다. 그가 남긴 진정한 유산은, 이성재가 품고 있던 그리고 끝까지 버리지 못한 그의 지고지순한 자신만의 감정이다. 이제 그 하나뿐인 감정은 각자 세 명의 아들들에게 그대로 승화되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이성재 패밀리 스토리


이성재의 주치의는 암 진단을 내린다. 나이 예순의 내과의사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인물로 일선에서 물러나 제자 양성에 힘쓰고 있다.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하던 그의 입밖으로 튀어 나온 말은 ‘췌장암’이었다. 더구나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4기 암이었다. 이성재는 이 사실을 가족 어느 누구에게도 밝히지 말라고 재차 당부한다.


경기도의 한 작은 시골 출신인 이성재는 찢어지게 가난한 삶을 탈피하려면 오로지 공부 뿐임을 깨닫고 주경야독으로 노력한 끝에 서울의 명문대에 진학했다. 투자의 귀재라 불릴 정도로 싼 토지와 건물에 투자해 큰 돈을 벌어 교수직을 얻었고 이후 정치인이 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이젠 정치판을 떠나 연희동에 위치한 2층 호화 저택에서  주로 시간을 보낸다. 


병원에서 돌아온 이성재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라고 있는 듯, 아내에게 가족모임에 아들 전원 참석시키라는 명을 내렸다. 안건은 재산문제라고 슬쩍 흘린다. 이에 장남 상진, 차남 석진, 삼남 재진 중 둘째가 겉으로 돌기만 해 연락이 좀처럼 되질 않자 셋째에게 연락을 취하라고 미션을 부여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복지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재진은 제주 마라도에서 낚시를 즐기는 형을 찾아가 아버지 호출을 전하며 무사히 서울로 데리고 왔다.

  

"너희가 알거나 모르는 재산이 더 있다. 

나는 그걸 천천히 정리해서 너희에게 상속할 예정이다"

이 가족들의 식사시간은 대화가 별 없다. 아버지 이상재가 원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맛있는 반찬들을 곁들이며 찹찹대는 소리와 밥그릇을 끍는 숟가락 소리만 요란하던 식사가 끝나자 이성재가 가족들을 앞에 두고 내뱉은 말이었다. 첫째 상진은 갖고 싶은 걸 반드시 제 손에 거머쥐려는 강한 소유욕을 지녔기에 대학졸업 후 직장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못하자 이성재는 자신 소유의 건물들을 관라하는 일을 맡겼다. 셋째 재진은 착한 성품의 소유자로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후 아버지의 복지재단을 물려받아 젊은 이사장으로 재직중이다.

유독 둘째에겐 뭔가를 물려주지 않은 듯했다. 어린 시절부터 첫째와 둘째는 불편한 사이였다. 첫째가 기름이라면 둘째는 물에 비유할 수 있었다. 불같은 성격의 첫째에 비해 흐르는 물처럼 조용하고 곧은 성품이지만 얼음처럼 차가운 면이 있을 정도로 좀처럼 속을 내보이지 않았다. 비교적 차분하게 공부를 잘해 미국으로 유학까지 갔다. 귀국 후 뭔가를 하고 있지만 가족들에게 자신의 일을 굳이 알리지도 않는다. 그런데, 둘째의 방에 들어온 이성재는 그런 둘째에게 "네게 했전 투자를 돌려받으려고 한다"는 말을 남기고 방을 나간다. 도대체 무슨 투자일까?

현재 복지재단이사장인 셋째는 여섯 살 때 보육원에서 데리고 온 입양아였다. 착한 심성이라 잠시 맡겨 놓은 셈인데, 재단의 재산은 이성재가 그간 모은 부동산과 현금 등이 그 원천이었다. 사실상 단순히 소외 계층을 돕기 위해 운영되고 있는 재단이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셋째 재진은 새로운 자금 운용 방식을 고집하며 기존의 재단 운영진과 갈등을 빚고 있었다.

집에 게속 들어오지 않는 둘째 석진을 만나려 아버지 이성재는 아들이 묵고 있는 호텔로 찾아갔다. 두 사람은 바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나누었다. 이성재는 둘째에게 자신의 상속 계획을 밝히며 일방적으로 이를 수용하라고 주문한다. 이는 유산 관리를 맡기겠다는 제안이었다. 이같은 확신은 비서실장을 통한 은밀한 뒷조사 결과 미국내 아들의 재산이 수백 억일 정도로 그 재능이 뛰어남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결국 둘째는 집으로 들어온다.

다혈질에다 단순한 뇌를 가진 첫째는 사고를 친다. 어렵사리 집에 들어온 둘째에게 시비를 건다. 평소 부모님에 대한 효도는 안중에 없고 미국에서 10년 넘게 지내던 동생이 순순히 집에 들어온 것은 중이 잿밥에 관심을 갖는 것처럼 고상한 척 행동하지만 속으론 유산 상속을 노리는 검은 속내를 가졌다고 언성을 높이다가 결국 손찌검까지 한다. 이에 억울한 생각이 든 둘째는 다시 가출해 호텔로 간 후, 여장을 챙겨 미국으로 출국하고 만다.

석진의 미국행엔 뉴욕에서 M&A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고교 동창의 연락이 있어서 였다. 같은 동양계(대만계 미국인, 일본계 미국인)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자주 어울렸지만 대학에 입학한 이후론 서로 가는 길이 달라 안 본지가 10년이나 된 사이였다. 나중에 다른 변호사를 통해 알고보니 이 둘은 M&A 계약에서 큰 실수를 저질러 소속 로펌에서도 퇴출된 변호사였다. 이들은 석진의 재력을 미리 파악한 후 의도적으로 접근했지만 냉철한 석진이 말려들지 않고 관계를 잘 정리했다. 뉴욕에서 지낸 지 한 달이 되었을 무렵 새벽에 동생 재진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아버지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해 있다며 빨리 한국으로 귀국하라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과연 아버지 이성재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걸까?

"내가 눈을 감을 때까지 네가 신경 써야 할 일은 그게 아니다.
오늘 오 변호사와 만날 때 모든 것을 분명히 확인해라"

병실에서 나온 석진은 아버지의 청에 따라 강남으로 향했다. 오재필 변호사를 만나 아버지의 재산 목록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석진을 만난 오 변호사는 부전자전이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제 막 보는 재산목록임에도 부동산의 처리(매각)나 주식 정리에 대해아무런 막힘이 없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게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큰 아들을 제끼고 동생 석진에게 이 일을 위임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주식을 정리해서 생긴 현금 자신은 투자할 만한 회사에 형 상진의 명의로 투자하되 이 투자금을 형이 손댈 수 없도록 안전장치를 요청했다. 그리고 어머니의 몫은 제외키로 했다. 자식들과 함께 지낼 기간이 그리 길지도 않을 뿐더러 머지않아 다시 자식들에게 상속하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이었다.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나머지는 나중에 더 말씀드리라는 아버님 지시가 있었음을 오 변호사는 밝혔다. 장례식이 끝난 후 발표되었다. 바로 유언장이었다.

'모든 재산은 아들 석진에게 넘긴다. 
연희동 저택은 아내 김무교와 장남 상진의 공동 소유로 넘긴다.'


#장편소설 #상속인들 #이세희 #지식과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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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독일사 - 철학과 예술과 과학이 살아 숨 쉬는 지성의 나라 독일 이야기 30개 도시로 읽는 시리즈
손선홍 지음 / 다산초당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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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신성 로마 제국, 중세 해상 무역의 강자 한자 동맹, 루터의 종교 개혁 운동, 30년 전쟁과 베스트팔렌 조약, 나폴레옹을 물리친 라이프치히 전투, 비스마르크의 독일 통일과 독일 제국 수립, 제1,2차 세계대전, 히틀러 나치의 유대인 학살과 인권 유린, 나치 전범 재판, 동서독으로 분단, 베를린 장벽 붕괴에 이은 통일 등 굵직한 역사를 써 내려 왔다. 독일의 역사지만 세걔사이기도 하다. - '책머리에'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손진웅은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공부하며 독일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게 되었다. 이후 주독일대사관과 주스위스대사관 등에서 근무한 바 있으며 '독일 프리드리히 에베르트 재단'에 파견 근무하며 독일 통일 문제도 연구했다. 정년 퇴임 후 외교부 국립 외교원 명예 교수를 거쳐 현재 '독일 정치,문화 연구소'를 운영하며 한반도 통일 문제 관련 강연과 글쓰기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책은 총 8부로 구성되어 로마 제국의 서부 도시들, 로마 제국의 군사 기지였던 라인강변의 도시들, 중남부 지역의 도시들, 남부 바이에른주의 도시들, 자유와 한자 동맹의 북부 도시들, 중북부 지역 도시들, 동부 독일 지역 도시들, 프로이센 정신이 담긴 독일 정치의 중심지들 순으로 모두 서른 개 도시들의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시대 순서가 아닌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도시 위주로 풀어 간다.

트리어

라인란트-팔츠주州
인구 11만 2737명(2023년 12월 기준)
'작은 로마'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기원전 17년에 세워진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다. 콘스탄티누스 대제 등 여러 로마 황제들이 체류했다. 이 도시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포르타 니그라 등 다수의 로마 시대 건축물이 있다. 또 예수의 성의聖衣를 간직한 트리어 대성당도 있다.

쾰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인구 108만 7353명(2023년 12월 기준)
로마 제국의 도시, 대성당의 도시, 카니발의 도시

쾰른은 로마 제국의 속주 '저지低地 게르마니아'의 수도였다. 쾰른 대성당은 쾰른의 상징이자 독일의 자랑이다. 쾰른 대주교는 황제를 선출하는 선제후로 지배자이기도 했다. 카니발 축제로도 잘 알려진 쾰른은 라인강변의 도시 중에서 가장 크다.

라인강은 로마 제국에게도 매우 중요한 강이었다.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는 국경선을 라인강 건너 동북쪽 엘베강까지 확장하려 했다. 라인강 건너 게르마니아 지역도 지배해야 로마가 안전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토이토부르크숲 전투'가 불가피했다.   

하지만 숲이 울창하고 이곳 지리에 생소했던 로마군은 미리 매복하고 있던 게르만 전사들의 기습 공격에 추풍낙엽 신세였다. 이 전투의 대승으로 인해 독일은 로마의 지배를 피할 수 있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로마군을 격퇴한 서기 9년을 독일 역사가 시작된 해로 본다. 


(사진, '토이토부르크숲 전투'의 영웅 헤르만 동상)

토이토부르크숲에서의 대패에도 불구하고 이후 로마군은 강을 건너 여러 차례 게르만 부족을 토벌하며 복수했다. 그렇지만 강력한 로마군에 기죽지 않고 항전하는 게르만족의 저항이 너무나도 거세어 게르마니아 지역의 완전 장악이 힘들다고 판단한 로마의 후임 황제 티베리우스(재위: 14~37년)는 결국 라인강을 국경선으로 삼았다. 이는 집권 말기 11 년을 카프리섬에서 지냈던 티베리우스의 소극적인 성격 탓이었다.

마인츠

라인란트-팔츠주周
인구 22만 2889명(2024년 12월 기준)
구텐베르크의 도시

마인츠는 라인간과 마인강이 만나는 곳으로 로마 제국의 군사 기지였다. 마인츠 대주교는 신성 로마 제국의 제2인자였다. 이 도시에서 구텐베르크가 유럽 최초로 금속 활자 인쇄술을 발명했다고 잘못된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의 역사학계는 발명이 아니라 고려 인쇄술을 베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본'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직지直指)'이다. 이는 고려 우왕 3년(1377년)에 청주 흥덕사에서 상하 2권으로 발간한 불교 서적이다. 현재는 하권만 대한민국이 아닌 프랑스 국립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유네스코는 이를 세계 기록 유산으로 인정했다.

'직지'보다 70여 년 늦게 구텐베르크가 금속 활자로 인쇄한 '42행 성서'가 나온 것이다. 아무튼 금속 활자 인쇄술은 중세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수백 개의 인쇄소가 세워졌다. 책값이 저렴해지고 지식 보급이 빨라졌다. 60여 년 후 마르틴 루터의 종교 개혁이 널리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금속 활자 인쇄본의 보급 때문이었다. 


(사진, 구텐베르크 동상과 '42행 성서')

마인츠에는 구텐베르크 박물관이 있다. 구텐베르크 출생 500주년을 기념하여 1900년에 시민들이 세운 박물관이다. 박물관 최고의 소장품은 역시 '42행 성서' 4권이다. 필사본 2권과 인쇄본 2권이다. 1282쪽인데 무게 때문에 두 권으로 나누어 제작했다. 책 모서리의 문양은 구매자의 요구에 따라 추가로 작업한 것이다. '42행 성서'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게 인쇄된 책으로 꼽힌다. 인쇄본 180권 중 오늘날 49권만 남아 있다.

뮌헨

바이에른주州
인구 151만 378명(2023년 12월 기준)
정치와 문화의 중심 도시

뮌헨은 13세기 중반 이후 바이에른 공국에서부터 현재까지 바이에른 지방의 정치와 문화 중심지다. 아돌프 히틀러가 정치적 기반을 마련한 곳이며, 세계 최대의 맥주 축제가 열리고 있는 도시이다.

독일은 맥주의 나라다. 맥주 제조에 오직 홉, 보리, 물만 사용해야 한다는 '맥주 순수령'(1487년 바이에른 공작 알브레히트 4세가 제정함)을 따르고 있다. 이 순수령이 공포된 4월 23일을 '맥주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가 열리고 있다. ‘10월 축제’라는 뜻의 옥토버페스트는 1810년 10월 바이에른 왕자 루트비히Ludwig의 결혼을 축하하는 승마 대회에서 유래했다. 5일 동안 계속된 축제에서 참가자들에게 음식과 맥주가 무료로 제공되었다. 이후 해마다 옥토버페스트라는 이름으로 축제가 열리고 있다. 맥주 소비가 점점 감소하는 추세라서 앞으로 이 축제의 모습도 변할 듯하다. 

포츠담

브란덴부르크주州
인구 18만 7119명(2023년 12월 기준)
프리드리히 대왕의 도시
포츠담 회담의 도시

포츠담은 프로이센 왕국의 전신인 브란덴부르크 변경백이 시작된 곳이다. 프리드리히 대왕이 세운 상수시 궁전과 황제 빌헬름 2세가 세운 체칠리엔호프 성城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이 성에서 포츠담 회담이 열렸다. 현재 브란덴부르크주의 수도이다.

포츠담은 하벨강과 공원으로 인해 자연 환경이 좋고 여러 성城과 교회 등 문화 유적이 많다. 이로 인해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제정되었다. 변경백이란 국경을 방어하기 위해 설치한 변경 주州의 제후란 뜻이다. 1157년 작센 공작 알브레히트 1세가 포츠담을 정복하여 브란덴부르크 변경백국을 세웠다.

포츠담에 여름 궁전이 있다. 프리드리히 2세가 기초 설계를 하고 건축가 크노벨스도르프가 1747년에 완공한 로코코 양식의 상수시 궁전이다. 상수시란 '근심없다'는 뜻의 프랑스 말이다. 프리드리히 2세는 매년 4월말~10월초까지 이 궁전에서 집무했다. 이곳에서 당대 최고의 계몽주의 사상가인 볼테르(1694~1778년) 등 프랑스 문인들과 자주 어울렸다.  

1786년 8월 17일 프리드리히 2세는 74세에 상수시 궁전의 집무실 의자에서 숨졌다. 프리드리히 대왕의 유언은 200여 년이 지난 1991 년 8 월 17일에서야 이루어졌다. 그의 유해는 유언대로 한밤중에 상수시 궁전의 반려견 무덤 옆에 묻혔다. 봉분이나 비석도 없이 평평한 돌 위에 ‘프리드리히 데어 그로세(프리드리히 대왕)’이란 글만 있다. 독일이 강한 이유 중 하나는 정치인들의 이러한 검소함이다. 상수시 궁전은 1990년에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이 됐다.


(사진, 체칠리엔호프 성 안의 회담장)

1945년 5월 8일 독일은 무조건 항복했다. 전후 유럽과 독일 문제를 처리한 회담이 7월 17일부터 포츠담의 체칠리엔호프 성에서 열렸다. 이 성은 황제 빌헬름 2세가 황태자비 체칠리에를 위해 세웠다.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 윈스턴 처칠 영국 수상,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수상이 참석했다. 중요한 회담이었지만 베를린은 완전 파괴되어 회담 장소는 물론 대표단의 숙소조차 없었기 때문이었다. 일본의 무조건 항복등 13개 항도 담고 있었다. "일본의 주권은 혼슈, 홋카이도, 쿠슈, 시코쿠와 우리가 결정하는 작은 섬들에 국한될 것이다"라고 하여 한국의 독립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셈이라 우리에겐 매우 의미있는 회담이었다. 학창시절 시험에도 자주 출제될 정도였다.

#역사 #독일사 #30개도시로읽는독일사 #손선홍 #다산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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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타니파타
이주성 역해 / 지식과감성#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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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영어학자나 영어전공자가 아니고, 영어를 생활언어로 사용하는 환경에 속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영어에 조예가 깊지 못하여, 사전이나 단어장을 참고하여 앞뒤 연결하여 근근이 읽어가는 초학의 수준에 불과한 능력이지만, 언어적 능력의 고하와 관계없이 순전히 개인적인 차원에서 숫타니파타의 아지 못할 힘에 이끌려 이 대단한 책의 번역을 시도해 보게 되었고, 한 문장, 한 문장 차례차례 풀어나가면서 저도 모르게 이 작업에 깊이 빠져들어 몰두하게 되었다. - '덧붙이는 말' 중에서


(사진, 책표지)


숫타니파타는 원시불교 초기에 성립된 경전으로 팔리어로 쓰여진 남전장경에 속한다. 국내에선 송광사 불일암의 승려 법정에 의해 1991년 최초로 번역되었다. 책의 저자는 우연히 법정이 스님이 번역한 숫타니파타를 처음 접하고 알 수 없는 묘한 느낌에 사로잡혀 이를 읽기 시작했다.


번역자 이주성은 여러 신문사와 단체들에서의 사회생활을 마감하고 그간 익혔던 한문 지식을 발판으로 나홀로 공부하던 중 문맥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들로 인해 마치 거대한 장벽에 가로막힌 것처럼 더 이상 진도가 나가질 못했다.


이후 덴마크의 동양언어학자 미하엘 비고 파우스뵐이 1881년 옥스퍼드 클라렌든 출판사에서 발간한 팔리어 원전의 영역본을 접하게 되었다. 파우스뵐의 이 영역본은 PTS본이라 불리며 영어권 숫타니파타 연구의 기본적 텍스트가 되었다.


책은 총 5개 장으로 구성되어 기어다니는 것의 장, 나아가는 것의 장, 훌륭한 것의 장, 팔구의 장, 피안으로 가는 길의 장으로 이어진다. 앞서 밝힌 것처럼 이는 영역본英譯本을 번역한 것이다. 참고로 법정 스님의 번역본 숫타니파타는 일본어의 중역본重譯本으로 알려져 있다. 중역본은 그 특성상 원전이 가지는 의미나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번역자의 이런 의도를 고려하여 가급적 원전의 의미를 그대로 전한다는 측면에서 서평자인 내 생각을 개입하지 않고 이 책에 실린 인상적인 부분만 추려 소개하는 것으로 서평에 갈음하려 한다.


기어다니는 것의 장


모든 인간의 욕망을 버린 비구比丘는 허물을 벗어버리는 뱀과 비교할 수 있다.


오개五蓋를 떠나 괴로움에서 자유로워진 사람

의혹을 극복하여 고통을 지니지 않은 사람.

그 비구는 이 언덕과 저 언덕을 모두 떠난다.

마치 뱀이 낡고 해진 묵은 허물에서 벗어나는 것처럼.


(주)오개五蓋: 색色, 수受, 상想, 행行, 식識


아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들로 인해 근심할 것이다.

라고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암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암소만큼 근심할 것이다.

왜냐하면 집착은 사람들이 근심하는 까닭이지만, 

집착이 없는 사람은 근심할 것도 없기 때문이다.


처자, 부모, 부富, 재산, 친척을 떠나 여러 욕망들을 버린 사람, 코뿔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나아가는 것의 장


모든 중생들에 대한 제도濟度는 오직 불법승佛法僧에서만 찾아질 수 있다.


비구들은 잘못된 그들 스스로를 제거하라는 꾸짖음과, 청정한 생활로 나아가라는 충고를 받는다.


부모님을 예의 바르게 부양하라.

남부끄러울 것 없는 일을 하라.

이것을 열심히 준수하는 재가수행자들은

 '스스로 비추는 빛'이라는 이름의 신에게 가리라.


훌륭한 것의 장


올바른 사람들은 잘 설해진 밀을 첫 번째라 말한다.

옳은 것을 말하고, 옳지 않은 것을 말하지 않는 것, 그것이 두 번째이다.

만족스러운 것을 말하고, 만족스럽지 않은 것을 말하지 않는 것, 그것이 세 번째이다.

진실한 것을 말하고, 거짓을 말하지 않는 것, 그것이 네 번째이다.


팔구의 장


감각적 즐거움을 피해야 한다.


이기심에서 슬픔과 탐욕이 온다. 비구들은 세상을 멀리하고 출가하여 만행하면서 홀로 선다. 그리고 다른 것을 통해 청정하게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성교性交는 하지 말아야 한다.


피안으로 가는 길의 장


열여섯 바라문이 찾아왔고, 그들이 각각 차례로 질문하였고, 세존께서 그 질문들에 응답하셨다.


만일 어떤 남자가 각 질문의 의미와 논지를 깨달아 그 법에 따라 산다면, 그러면 그는 노쇠와 죽음의 저편 언덕으로 건너길 것인데, 이 법들이 저편 언덕으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법의 가르침을 '건너편 언덕에 이르는 방편'이라고 한다.


원문에 충실하려 노력했다


영역본이긴 하지만, 책의 역자는 가급적 원문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난해한 부분을 만나도 적당히 뭉뚱그리지 않고 나름 깊이 침잠하면서 본래의 의미를 찾아보려고 무진 애를 썼다. 원문이 지니는 함축적 의미와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려 노력했다. 불교 경전에 관심을 가진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불교 #숫타니파타 #이주성 #지식과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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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5-03-13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예전에 제가 읽은 책입니다. 출판사는 다른 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