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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 인생공부 - 인간의 마음을 해부한, 67가지 철학수업
김태현 지음, 블레즈 파스칼 원작 / PASCAL / 2024년 10월
평점 :
블레즈 파스칼의 <팡세>는 깊은 철학적 통찰과 삶의 지혜를 제공하며, 자기 이해와 성찰, 지적 성장, 감정과 이성의 균형, 윤리적 성찰에 큰 도움을 줍니다. 또한, 독자가 자신의 존재를 이해하고, 더 높은 진리를 추구하며, 자신의 삶을 더 깊이 성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파스칼의 글은 오늘날에고 유효한 의미를 지니며, 우리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사진, 책표지)
‘인간의 마음을 해부한, 67가지 철학수업’이라는 부제副題가 붙어있는 이 책은 프랑스 철학자 블레즈 파스칼의 명저 <팡세>를 근간으로 인간의 마음을 해부한 인간 심리 철학서이다. 원문에서 67개의 대표 구절을 선택하여 인문학자 김태현이 새롭게 구성했다.
즉 4개의 주제(인간은 나약한 존재임을 인정할 때 더 성숙해질 수 있다, 인간의 삶은 불완전하고 모순적이다, 인간 불행의 대부분은 혼자 있지 못하는 데서 왔다, 인간의 마음에는 타인이 알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로 분류하여, <팡세> 원문과 함께 인간 심리를 해부할 수 있는 해설을 덧붙이고 있다.
약점을 인정하면 인간은 위대해진다
일본 기업가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스스로의 약점을 인정하고 이를 채우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커다란 성공을 일궈낸 전설적인 인물이다. 가난, 허약, 부족한 교육을 약점이라기보다 오히려 자신이 물려받은 큰 은혜로 여겨 이를 채워 나갔다.
가난은 부지런함으로, 허약함은 운동으로, 부족한 교육은 자신을 낮추고 누구에게나 배우려는 자세로 극복했던 것이다. 마침내 그의 회사 파나소닉을 일본인들의 사랑을 넘어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는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이를 통해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흙수저, 금수저 논쟁이 여전하다. 마치 흙수저는 도저히 성공할 수 없는 것으로 결론내고 반대의 위치에 놓인 금수저를 무차별적으로 비난하는 정말 이상한 신풍조가 탄생한 셈이다. 물론 태어나는 순간부터 가진 게 부족하다면 그만큼 더 어려운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다는 걸 인정하더라도 아예 성공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긋는 것은 옳은 게 아니다.
일본에 파나소닉 창업자 마쓰시다 고노스케가 있다면 한국엔 현대그룹을 만든 고故 정주영 회장이 있다. 그 또한 가난을 극복하고자 고향땅 북한을 떠나 서울에 왔지만 배운 게 없어서 막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쌀가게에서 일하려면 배달을 잘 해야함을 깨닫고 밤을 새며 자전거 타는 법을 익혀 배달일에 나설 수 있었다고 회고록에서 밝히고 있다. 스스로 약점을 인정하는 순간, 한 단계 성장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사람들의 인생은 태생적으로 선택이 불가능한 요소가 많다. 흙수저, 금수저를 따질 게 아니라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주어진 환경을 인정하고 그 한계를 뛰어넘어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인정] 자신의 한계를 아는 것이 진정한 강함이다
인간은 불완전하고, 삶은 모순이란 걸 인정해야 한다
우리들은 ‘벌거벗은 임금님’이란 동화의 내용을 잘 안다. 어리석은 사람의 눈에는 결코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옷감이 있다는 사기꾼 재단사의 말에 속아 왕은 재단사가 만든 옷이 보이지 않음에도 이를 입고 거리 행차에 나섰다. 그때 한 아이가 “벌거벗은 임금님이다”라고 외쳤다.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에도 왕은 척하는 행동을 멈출 수가 없었다.
파스칼에 따르면 인간은 본질적으로 비합리적이고 감성적인 존재이다. 앞서 살펴본 우화愚話는 인간이야말로 완벽한 이성에 따라 행동하지 않으며, 때론 비이성적 결정과 감성에 이끌리는 선택을 하는 존재임을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사람은 모두 불완전하고, 대로는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므로 삶의 복잡성과 모순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포용은 타인과의 갈등을 줄이고, 우리를 더 관대하고 관용적인 사람으로 성장하게 한다.
[모순] 불완전함을 포용할 때 완전함에 다가선다
혼자 있는 시간은 나를 성장시킨다
어느 분야에서건 최고의 실적을 남긴 사람들 중에는 고독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고독함으로써 자신의 과제가 무엇인지 또렷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무리로 몰려다니면 자신의 약점을 적당히 감출 수가 있지만 힘 있는 사람은 무리지어 다니지 않는다. 단지 무리를 거느릴 뿐이다.
내가 좋아하는 선비정신에도 이와 유사한 가르침이 언급된다. 신독愼獨은 나홀로 있을 때도 삼가해야 함을 강조한다. 무리로 몰려다니면 삼가해야 함을 망각하게 될 수도 있다. 해선 안되는 일도 무리를 따라 쉽게 행동하게 된다.
파스칼은 인간은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기 성찰을 할 수 있어야 함을 얘기한다. 이러한 시간을 갖지 못하면, 매일 쏟아져 들어오는 외부 자극에 노출되어 타인에게 휘둘리고, 스스로와의 대면 기회를 잃을 수 있다. 따라서, 혼자 있는 시간을 통해 스스로를 이해하고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내면 소통~ 명상, 마음챙김을 통해 내면에 집중
디지털 디톡스~ 디지털 기기와의 끊기로 자신만의 시간 갖기
자아 깨달음~ 일기 쓰기로 자기 내면을 더 깊이 이해
지연 속 시간~ 자연은 스트레스의 감소와 마음의 진정에 효과
[혼자] 자기 성찰은 혼자 있는 시간 속에서 깊어진다
자존감은 과시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소설 <라만차의 돈 키호테>의 주인공 돈 키호테는 겉으로 드러내고 싶은 과시보다는 스스로의 이상과 가치에 따라 행동하는 인물이다. 세르반테스가 쓴 이 소설은 일종의 풍자소설인데, 기사 돈 키호테는 세상 사람들의 조롱과 비웃음을 받으면서도 자신만의 이상理想을 지키면서 모험을 즐긴다. 이같은 행동은 자존감이야말로 외부에 드러내는 자기 과시가 아니라 오히려 내면의 진정한 가치로부터 비롯됨을 보여준다.
파스칼은 자신을 과시하는 태도는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음을 지적하며, 겸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겸손한 태도는 자신을 낮추는 것으로 보일지 몰라도 실상은 상대방으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얻는다고 말한다.
또 파스칼은 인간관계에서 신뢰의 형성은 매우 중요함을 말하는데, 지금 같은 디지털 시대엔 타인에게 믿음을 주는 신뢰 관계가 무엇보다 꼭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기 위해선 니를 내세우고 과시하는 대신에 타인의 말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진정함]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진정한 가치를 드러내라
팡세로부터 얻는 통찰
책은 ‘인정’에서부터 ‘조화’에 이르기까지 67가지의 철학적 사유를 배우게 된다. 니체, 루소, 톨스토이, 하이데거 등 위대한 철학자들이 칭송한 파스칼의 <팡세>는 깊은 철학적 통찰과 삶의 지혜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자기 이해와 성찰, 지적 성장, 감정과 이성의 균형, 윤리적 성찰에 큰 도움을 준다. 삶의 가치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는 많은 현대인들에게 필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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