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셋 태봉씨, 출세를 향해 뛰다!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태봉씨의 좌충우돌 직장 성공기
공병호.김현수 지음 / 흐름출판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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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그룹 영업1팀에서 근무하는 33 살의 서태봉 대리는 입사 동기생 박범수 대리의 과장 승진 축하 회식장에 호기 좋게 참석했

지만, 속은 부글 부글 끓고 있다. 생각해보니 박범수는 명문대 출신이 아니고, 그렇다고 토익점수가 뛰어난 것도 아닌데  왜 그가 입사 동기생 가운데 제일 먼저 진급했는지 도통 이해가 안된다. 그의 아버지가 회사 임원과 친구라는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르자 부모 잘 만나는 것도 실력인데 자신은 아무런 백도 없다는 생각에 미치자 집에 가는 발걸음이 무겁게만 느껴진다.

 

사내 커플인 아내는 미소를 띄며 "너무 실망하지 마" 라며 위로한다. 뛰어난 영어 실력까지 갖춘 아내는 명문대 출신으로 현재 재무부서의 과장이다. 좀처럼 마음이 안정되지 않아 담배나 피우려고 아파트 옥상으로 갔다. 옥상에서 만난 50대 중반의 서 차장은 서 대리의 신세타령을 듣고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면서, 성공을 하자면 우선 실력이 있어야하고, 거기에 알파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이제 직장 선배로서의 경험이 담긴 그의 강의를 듣고 일곱 가지의 달콤한 열매를 맛보도록 하자.

 

알파 1 -  한여름 소낙비 퍼붓듯 일에 헌신한다.

 

하루 4시간, 일주일에 20시간을 근무하면 1개월에 80시간, 일 년이면 960 시간이 된다. 한 사람이 한 가지 업무를 10년 이상 종사하면 1만 시간이 된다. 성공한 프로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이 "1만 시간의 법칙" 또는 "10년의 법칙" 이다.

그런데, 시간은 허비하는 개념이 아니라 자신을 담금질하는 소중한 시간이어야 한다. 오래 천천히 일하는 게 아니라 집중적으로 해야한다. 집중하여 일하는 것이 아예 습관이 되어야 한다.

 

알파 2 - 주인처럼 일하면 기회가 온다

 

수처작주 입처개진 (隨處作主 立處皆眞), 어디에 있던지 간에 있는 곳에서 주인이 되라는 의미이다.

가끔 지각 출근을 하면서도 퇴근은 칼같이 정시를 챙기는 직장인이 많다. 또한, 월급 받는 만큼 일하면 된다고 합리주의를 내세우며 행동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자세로 근무한다면 아무리 오래해도 전문가로서의 자산이 별로 없을 것이다. 내 인생의 주인은 바로 나다. 내가 직장에 있던 아니면 어디에 있던 세상의 무대의 중심에 서있자.

 

알파 3 - 지나치게 계산적인 사람으로 보이지 마라.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사람으로 인식되면 타인들에게 이기적인 사람으로 낙인 찍힐 수 있다. 이럴 경우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남에겐 밉게 보이기 쉽다. 나아가 열심히 일하는 자체가 미움을 사는 이유가 된다. 성공의 씨앗을 뿌려도 그 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잘 자라나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열심히 일하면서도 남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겸손이 필요하다. 사람을 섬기는 "서번트 리더십" 의 근간도 바로 겸손이다. "낭중지추" 란 고사성어처럼, 날카로운 송곳은 숨기는 것이 현명하다.

 

알파 4 - 상사를 칭찬하고 격려한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상사에 대한 칭찬에 매우 인색하다. 왜냐하면, 그런 행동을 아부로 치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부같은 칭찬을 잘하는 작은 차이가 바로 성공의 열쇠이다. 내용도 없이 무조건 상사에 잘 보이려고 교언영색(巧言令色)을 일삼는다면 이것은 분명 아부이다. 사람은 누구나 칭찬을 좋아한다. "칭찬은 고래나 코끼리도 춤추게 한다" 는 말이 있듯, 상사도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기 마련이다. 남을 칭찬하면 내 기분도 좋아짐을 느낄 수 있다. 칭찬과 격려는 아무리 사용해도 화수분처럼 바닥을 드러내지 않고 쓸수록 더 채워지는 신기한 자원인 것이다.

 

알파 5 - 상사에게 놀랄 만한 감동을 주어라.

 

노령의 회장이 전번 회의 때 어두운 조명때문에 서류보기가 어렵다고 했던 말을 기억하고 금번 회의 준비시 이를 꼼꼼하게 챙긴 부하때문에 회의가 종료된 후 회장이 만족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이 상사는 부하직원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 상사가 받은 이런 감동은 여운이 오래 남는다. 사람은 뭔가를 받으면 되갚으려는 부담감이 본능적으로 생긴다.

 

알파 6 - 성급하게 굴지 말고 상황에 맞춰 행동하라.

 

"김칫국부터 먼저 마신다" 는 말이 있다. 직장인들 중 자신의 능력과 패기만을 앞세워 분위기에 전혀 맞지 않는 발언이나 건의를 하여 눈 밖에 나는 경우들이 왕왕있다. 지나치게 나대지 말고, 가능한 한 정면 충돌을 피하면서 주도 면밀한 관찰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요령이다.

 

알파 7 -  공감 능력을 키워라.

 

"역지사지"란 말이 있지만, 사람의 마음을 읽고 마음을 얻는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미국 대통령 오바마의 자서전 내용에 그의 어머니가 강조한 원칙, "네가 그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의 기분이 어떨 것 같니?" 란 말이 있다. 똑똑하고 능력있는 사람들이 매사를 자기 중심적으로 바라보는 愚를 범한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야 성공하는 법이다.

 

 

누구나 성공하고 싶어 한다. 성공을 하려면 실력을 기본으로 갖추고 여기에 알파 요소가 필요함을 배웠다. 그런데, 성공은 실력에 알파를 곱한 값이다. "성공 = 실력 X 알파" 란 공식이 성립한다. 쉽게 말해 실력이 있어도 알파가 '영" 이라면 성공을 못한다는 의미이다. "작심삼일" 이란 말처럼, 한두 번 실천하다가 포기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널려 있다. 따라서. 아는 것을 지속적으로 실천하여 완전히 뼛속에까지 각인시키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다. 삼십대 직장인만을 위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모든 직장인이 되새겨 보아야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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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과 코코넛 - 부와 성공을 좌우하는 '운'의 비밀
로빈 호가스 외 지음, 김정수 옮김 / 비즈니스맵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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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합리적이지도, 비합리적이지도 않다. 우리가 알고 있는 통계는 합리적인 것만 보여 준다. 따라서, 이를 토대로 추축한다면 잘못된 길로 접어 들 수도 있다. 이 책은 불확실성에 대하여 두 가지의 대별되는 주제어를 도입했다.

택시나 버스 등 도로 위를 달리는 교통 수단은 교통 체증이라는 불규칙에 발목을 잡힌다. 그러나, 지하철은 특별한 사태가 없다면 항상 정시에 출발하고 도착한다. 지하철은 "정확성"을 대표하는 선수이다. 즉,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불확실성이란 의미이다.

반면, 우연히 코코넛 나무 밑을 지나다가 떨어진 코코넛이 머리에 맞아 죽는 경우처럼 코코넛은 예측불가능한 불확실성을 의미한다. 코코넛은 "우연성"을 대표하는 선수인 셈이다.

 

이 책은 세 명의 공저자가 집필했다. 의료, 투자, 경영의 세 분야에서 예측가능성의 한계와 불확실성으로 부터 이익을 얻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불확실성은 과연 있는가? 그런데, 예측불가능한 것을 예측할 수 있다고 고집부릴 때 문제는 발생한다.

 

저자는 맨 먼저 의학을 도마 위에 올렸다. 미국의 경우 사망원인을 살펴보면, 암과 심장병 다음으로 의료진의 실수에 의한 의료사고라고 한다. 의사가 확실하다고 조치한 검진에 실수나 오류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 결과로 또 다른 검사나 치료를 해야하고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거나 오히려 수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의학이나 의사도 부정확하다는 사실을 받아 들이고 아프지 않다면 의사를 멀리 하라고 충고한다.

 

경제학과 경영학은 의학보다 더 부정확하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사람이 최첨단 기법으로 운용하던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펀드가 1999년 파산했다. 위험관리가 가능하다고 믿었기에 이런 사태를 당한 것이다. 2007년 세계 금융 위기를 촉발시킨 미국의 서브 프라암 모기지 론의 사태도 마찬가지로 "위험은 관리할 수 있다" 는 믿음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따라서, 투자를 할 때에 평균수익률을 목표로 삼아 인내하며 위험을 인식하면서 균형을 취하라고 네 가지 투자 지침을 제시한다.

 

세계적인 경영 구루 게리 해멀로부터 "영속적인 혁신역량을 제도화했다" 는 극찬과 함께 엔론社는 6년 연속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회사" 로 [포춘]지에 선정되었다. 그러나, 2001년 분식결산이 들통나면서 회사주식은 휴지 조각이 되고 말았다. 기업은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 창업의 고통을 이겨내면 성숙을 거쳐 결국 소멸하고 만다. 그런데, 성공한 기업의 비밀을 알아내어 이를 모방하면 무지개 끝에 있는 황금 항아리를 찾을 수 잇다고 여긴다. 하지만 우리는 절대로 무지개 끝에 도달할 수 없다.

 

21세기에도 미신은 여전히 전세계에 퍼져 있다. 고층 빌딩의 80% 이상에 13층이 없다. 병원에 13호실이 없고, 비행기 좌석에 13번이 없다. 미신은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장점이 있다. 세 명의 저자는 한결같이 우리에게 "통제를 포기하라" 고 권고한다. 운의 역할과 중요성을 인정하고 운이 만들어 내는 기회를 이용해 부정적인 결과를 피하라는 것이다. 이 책이 우리 모두에게 주는 메세지는 "통제감의 착각에서 벗어나라. 그리고 운에 맡겨라"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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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를 얻은 글재주 - 고대 중국 문인들의 선구자적 삶과 창작혼
류소천 지음, 박성희 옮김 / 북스넛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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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대의 문장가 아홉 명의 치열한 삶과 창작 열정을 소개하고 있다. 고대 문인들의 유명 작품을 소개하고, 이 작품의 탄생 배경을 작가의 견해를 곁들여 설명하고 있다. 초나라의 시인 굴원, [사기]의 저자 사마천, 부잣집 딸 탁문군을 꿰어 찬 지식장사꾼 사마상여 등이 소개된다.

 

유명 문장가들은 자신들의 글재주대문에 입신 영달을 누릴 수 있었지만 도덕적 기준에 합당치 않을 경우 그 자리를 거절했다.

그들이 자신의 글을 썼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이는 자랑을 위함이 아니라, 자신의 이상을 표현하고 이를 정치적으로 실현코자 함이었다. 따라서, 정치 문인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당대에 천하를 움켜쥔 듯 무소불위의 권력을 시도 때도 없이 휘두르던 사람들이 역사에 이름자 하나 올리지 못한 것을 보면, 2천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대중의 사라지지 않는 추앙을 받고 있는 고대 문인들이야말로 '진정으로 천하를 얻은' 사람들이었다"

 

한나라 무제(BC156 - 87) 는 북으로 흉노를 정벌하고, 동으로는 고조선, 남으로는 월을 꿇리고 서쪽으론 실크로드를 열어 역사는 그를 "뛰어난 지략으로 중원의 판도를 넓힌 왕" 으로 평가한다. 무제에겐 사마천(BC145 - 86) 이란 신하가 있었다. BC98년 사마천은 흉노와의 전투에서 패하고 포로로 잡힌 이릉 장군을 두둔하다 무제의 분노를 사 궁형을 받는다. 궁형이란 남자의 성기를 거세하는 치욕적인 형벌이다. 당시 47세인 그는 분노와 치욕 속에서 [사기]라는 걸작품을 집필했다. 2천여 년이 지난 지금 한무제와 사마천의 위상은 역전된 느낌이다. 왜냐하면, 무제의 영광은 빛을 잃었으며, 반면 사마천의 꿈은 [사기]속에 고스란히 남아서 지금도 그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날의 중국은 개혁 개방의 정책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경제가 고속 성장하면서 비이성적인 욕망만이 난무하고 있다며 "돈이 생의 목적이 된 지금, 욕망으로 우리의 영성은 피폐해졌다.(중략) 불행하게도 우리는 더 이상 시적 감동이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8쪽) 고 저자는 비판하고 있다.

 

초나라의 시인 굴원의 대표적인 작품 [이소]는 유배와 해배를 거듭하며 질곡의 정치 인생을 걸어야 했던 굴원의 울분과 그래도 버릴 수 없는 자신의 신념이 전체에 흐르고 있다.

"바른 말이 해로움이 됨을 알았으나/차마 그냥 버려둘 수 없었네/(중략)/비록 내 몸 찢어져도 변치 않으리니/어찌 내 마음에 경계함이 있으랴" (39 - 40쪽)

 

민중의 입장에서 역사를 기록한 사마천은 진정한 지식인의 초상이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죽는다는 사실보다는 의미였다.

"사람은 누구나 한 번은 죽지만/ 때로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고/ 때로 어떤 죽음은 깃털보다 가볍다" (65쪽)

가난한 문인 사마상여는 [봉구황]이란 노래로 아름다운 부잣집 과부 탁문군을 사로 잡았다.

"봉아 봉아 고향에 돌아왔구나/황을 찾아 사방을 헤매더니/(중략)/ 어지해야 그대와 한 쌍의 원앙으로 만날까" (114쪽)

 

이백은 어릴 적부터 조정에 출사하고 싶었다. 전국을 유람하며 견문도 넓히고 교우관계도 넓히지만 좀처럼 그에게 기회가 오지 않았다. 오히려 줄을 대다가 재산만 탕진했다. 술 마시며 10년의 세월을 허송했다. 그러나, 이 기간에 그는 주옥같은 시를 남겼다. 그의 유명한 시 [행로난]은 바로 그의 고통과 우울의 표출이다.

"황하를 건너자니 얼음물로 막히었고/(중략)/거센바람 물결 가를 그날이 오면/구름 돛 달고 푸른바다 헤쳐가리"(221-222쪽)

 

이 시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며 크게 유행하자 그에게 출사의 길이 열렸다. 당 현종은 이백의 시에 빠져 그를 장안으로 불러 들였다. 며느리 양귀비를 자신의 후궁으로 들일 정도로 여색을 탐하는 현종이 이백에게 짓도록 한 시가 바로 [청평조]이다.

"구름 닮은 옷차림 꽃 같은 생김새/(중략)/군옥산 머리에서 만나지 않았다면/요대의 달빛 아래서 만났으리라" (232쪽)

군옥산과 요대는 신화에 나오는 여신 서왕모가 살던 곳으로, 이백은 양귀비를 여신에 비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백은 황궁에서 많은 일화를 남긴다. 현종의 손으로 국을 맛보고, 양귀비에게 먹을 갈게 하고, 세도가 하늘을 찌르던 환관 고력사에게 신발을 벗기게 하는 등 광기와 야성이 빛을 발했던 유랑시인 이백은 별종 중의 별종인 셈이다.

 

야사의 내용도 재미를 더한다. 중국여인의 족쇄였던 전족에 관한 일화이다. 황제 이욱의 궁녀 요낭의 작은 발에서 전족은 시작한다고 말한다. 세치 밖에 안되는 작은 발로 춤추는 요낭의 성적 매력이 황제의 사랑을 이끌어내자 다른 궁녀들도 앞다투어 발을 싸매기 시작했고, 이것이 이후 민간으로 흘러가서 풍습으로 정착되었다고 한다.

 

굴원에서 이욱까지 아홉 명의 고대 중국 문인들의 작품과 그들의 삶을 통해 중국의 역사와 문화를 읽을 수 있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란 서양의 속담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뛰어난 문장이 후대에 끼친 긍정적인 영향은 실로 크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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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 있다 - 기나긴 싸움, 그리고 기적에 관하여
전범석 지음 / 예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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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화창한 어느 가을 날, 관악산으로 산행을 나섰다가 나의 동서는 산에서 발을 헛딛어 굴러 떨어져 척추를 다쳤다. 머리와 얼굴은 멀쩡하지만 전신이 마비되어 지금도 간병인과 가족의 간호에 의지하고 있다. 병원에서 재활 치료에 열중이지만 한 병원에서 오래 머물지를 못한다. 재활 전문 병원이 부족한 탓에 대학 병원에 입원하여 일정 기간 치료를 받다가 기한이 되면 다른 병원으로 옮겨서 치료를 받는다. 이런 생활이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한 병원에 3개월을 넘겨 입원하기는 쉽지 않다. 3개월 이상 입원하면 의료보험공단에서 치료비 지급에 제한을 둔다고 한다. 병원 입장에서도 장기 입원환자가 있으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퇴원 지시를 내리게 되고, 기댈 곳 없는 보호자들은 다른 병원을 찾아야 한다. (185쪽)

 

이 책의 저자 전범석 서울의대 교수도 2004년 6월 5일 남한산성 산행시 벌봉에서 갑자기 넘어져 경추골절로 인한 사지 마비가 왔지만. 성공적인 수술과 재활 치료를 거쳐 마비된 사지가 회복되어 현재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와 병원에서 진료와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이 책은 사고후 9개월 동안의 입원 생활과 투병 과정을 기록한 에세이이다. 전문의로서의 지식이 충분했기에 갑작스런 사고에도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하였기에 이런 기적적인 일이 생긴 것같다.

 

척수를 크게 다치면 호흡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횡경막을 담당하는 신경에 문제가 생겨 호흡 마비로 사망하기 쉬운데, 저자의 경우 호흡 마비가 오지 않았다는 것은 기적이다. 척수손상에 대한 전문 지식이 충분했기에 목 보호를 확실하게 조치하여 헬기로 사고지점에서 인근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신속하게 후송하여 국내 권위자가 척추 수술을 하도록 했다. 자신의 병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었기에 합병증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고 평소 돌쇠로 불릴 정도로 건강체질 이었기에 마비로부터 일어날 수 있었다.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오른쪽 엄지발가락, 오른쪽 새끼손가락을 약간 움직일 수 있었다. 향후 어떻게 전개될 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지금의 생각이나 상황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었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쓸 수가 없기에 여동생과 간병인에게 자신의 말을 받아 적도록 했다.

 

완치하는데 기간이 얼마나 소요될지 알 수 없지만, 그는 앞으로의 계획을 철저하게 수립하여 기나긴 싸움을 시작했다.

첫째, 전문 간병인을 구한다.

둘째, 부모님에게는 이 사실을 절대 알리지 않는다.

셋째, 문병객을 받지 않는다.

 

물리치료는 매일 오후 2시 반부터 30분 동안 치료사의 도움으로 진행했다. 머리 한 번 감는데, 간호사, 간병인 포함하여 여섯 명이

매달려 한 시간 이상 씨름해야 한다. 치료를 거듭하면서 손이 점점 올라가 목 근처까지 올릴 수 있다. 이젠 앉을 수도 있다. 사지가 마비되어 병상에 누운 지 한 달만에 땅을 딛고 혼자 설 수 있었다. 이틀 후 처음으로 앉아서 변을 볼 수 있었다. 며칠 후 처음으로 오른 손으로 머리카락을 만질 수 있었다. 간호사의 도움으로 몸과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산책길을 걸었다.

본격적인 체력강화 훈련을 했다. 이젠 스푼으로 밥을 떠먹는다. 젓가락으로 반찬도 집을 수 있다.

 

5개월 만에 귀가했다. 이젠 외래 진료를 받기로 했다. 아침 여섯 시에 기상하여 식빵과 과일로 조식을 마치고 병원으로 첫 출근을 했다. 병원에 도착한 시간이 7시 20분, 9시 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오후 2시부터 물리치료를 받아야하기에 환자 수는 20명 이내로 제한했다. 매주 외래 진료를 2회 나간다. 2005년 2월 23일, 입원한 지 268일 만에 마침내 퇴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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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베이터 오세훈의 조용한 혁명
김미라 지음 / 에버리치홀딩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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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일인당 GDP가 1만 5천 달러를 넘어가는 사회에서는 물질적 만족을 넘어 꿈과 감성을 추구하는 드림 소사이어티로 이행한다" 고 주장한다. 그래서, 21세기에 들어 선진국들은 매력형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이 책은 서울시를 매력 넘치는 세계적인 도시로 만드는 일에 푹 빠져 있는 오세훈 시장의 이노베이션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2006년 최연소, 최다 득표율의 기록을 세우며 한나라당 후보 오세훈이 새로운 서울시장으로 당선되었다. 그러나, 나이 45 살의 젊은 시장은 행정 경험이 없었기에 우려의 시선도 많았다. 그는 2000년 16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정치인으로 첫 발걸음을 내딛었지만 이후 불출마 선언을 하며 정치계를 떠난 이력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MBC 전속작가로 활동시 [생방송 오 변호사 배 변호사]란 프로그램으로 그와 첫 인연을 맺었고, 시장 당선 후 연설문 기획 비서관으로 보좌했으며, 현재는 서울여자대학교 언론영상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책의 내용은 오 시장의 열정과 리더십에 대하여 저자가 경험한 일들을 소개하고 있다. 다만, 칭찬 일색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을 듯하다.

 

전임 시장의 "청계천 신드롬" 이 워낙 강렬했지만, 취임시 그는 "創意 市政" 이란 카드를 내밀었다. "창의 시정" 이란 "시민 입장에서 생각하기" 이다. 도요타 자동차의 무한성장의 비밀이 "가이젠 改善" 임을 벤치마킹하여 시민의 입장에서 창의력을 발휘, 아이디어를 내고 업무를 개선하는 것이 시민의 행복을 증진시킨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존 고든은 [에너지 버스]에서 "열정은 강한 전염성이 있어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이들을 하나의 목적을 향해 묶어내며, 불가능해 보이는 기적을 만들어낸다" 고 말한다. 서울시 직원들이 쏟아 내는 "상상뱅크" 그리고 서울 시민 누구나 제안하는 "천만 상상 오아시스"를 통해 채택된 아이디어를 토론을 거쳐 현실화시켰다. 청계천의 명소 "청혼의 벽", 청각장애인을 위한 화상상담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공무원 밥그릇은 철방통, 무사안일, 복지부동 등의 자세를 일소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번엔 칼을 빼 들었다. 새로운 인사 시스템인 "3% 퇴츨제" 를 도입한 것이다. 이는 박지성 선수가 활약하는 프리미어 리그의 경우 1부 하위 3개팀은 2부로 강등되고 상위 3개팀은 1부로 승격하는 제도를 인사 혁신에 활용한 것이다. 대상 직원들은 6개월간의 재교육후 재평가를 거쳐 최종 퇴출을 결정했다. 나아가 상시학습체계를 구축하여 지속적으로 공부하여 직원들의 역량을 개발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취임후 두 달만에 양평동 수해로 호된 신고식을 치루고 숨 돌릴 겨를도 없이, 은평 뉴타운의 분양가가 너무 높게 책정되었다는 보도가 연일 터져 나왔다. 위기 였다. 평소 주택 정책에 관심이 많았지만 연일 회의를 해도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그는 여기서 파격적인 안을 제시했다. "공정이 80% 진행된 상태에서 분양하는 후분양제를 전격 도입하고, 분양 원가를 공개하겠다" 고 밝혔다. 또한, 분양가 책정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시민 대표, 시 공무원, 주택 전문가 그리고 건설업계 대표로 분양가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모든 것을 일임한다고 덧붙였다.

 

"Design or Resign !" (디자인하든지 아니면 사임하라)

1979년 영국의 대처 수상이 자신의 첫 번째 각료회의에서 행한 유명한 말이다. 영국은 산업 혁명에 버금가는 디자인 육성정책을 대대적으로 펼치면서 현재 디자인 종주국의 위상을 견지하고 있다. 오 시장도 취임사에서 "우리 모두 디자이너가 되자"란 말을 했다. 그의 디자인 혁명은 "창의 시정"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간판 하나를 내걸어도 어떻게 하면 시민에게 불편하지 않고 안전할까란 것이다. 이 일환으로 무분별한 간판의 정비작업과 거리 가판대의 세련된 디자인 도입 등이 순차적으로 시행되었다.

 

건축 심의에도 디자인과 스카이라인을 고려함으로써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아파트를 보게될 듯하다.  얼마전 개장한 광화문 광장은 파리의 콩코드 광장, 중국의 천안문 광장 처럼 도시의 정체성을 알리는 효과가 있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중동 출신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DDP)가 20011년말 완성되면 디자인의 메카로 부상할 것이다. 또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시민들에게 유익한 문화공간을 제공할 것이다. 이미 뚝섬 한강 공원에 들어선 일광욕장엔 비키니 여성들이 선탠을 즐기고 있다. 달빛 무지개 분수 등 한강 다리의 화려한 야경도 시민들의 수변 문화공간으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맑은 대기의 서울을 만들기 위해 대기 오염의 주범인 경유차량에 매연 저감 장치의 부착이나 저공해 엔진으로 교체하는 비용의 70 - 80%를 지원하고 있다. 시내 버스도 청정연료인 CNG 사용으로 유도하고 있다. 또한, 총 연장 207 킬로미터의 자전거 전용 도로를 조성하여 친환경도시를 만들기 위한 인프라도 구축하고 있다.

 

약자와 빈자를 위한 구호정책도 다양하게 실시하고 있다. 노숙자와 저소득계층을 대상으로 "서울시, 희망의 인문학 과정" 을 운영하고 있다. 강사로 나선 오 시장은 자신도 어려운 가정 형편이지만 열심히 사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공부에 매진한 결과 이 자리에 있다는 고백을 하자 청중들은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그의 복지정책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탈무드식이다.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하되 중대형도 포함하는 "장기전세주택 시프트"를 시행했다. 자신의 어린 시절 단칸방에서 네 식구가 살았는데 주인이 방값을 올려달라고 해서 이삿짐을 싸야한다는 부모님의 근심어린 대화를 들었던 추억이 한 몫 거들었다.

 

그는 미국 작가 에머슨의 [무엇이 성공인가]란 시를 즐겨 외운다.

사십대의 젊은 나이에 서울 시장이 되었기에 성공한 사람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한때 서울 시장직에 있음으로 해서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 자신이 진정 꿈꾸는 성공이라고 말한다. 서울시에서 추진했거나 추진중이며 추진할 많은 시정들에 대한 유익한 정보와 또한 이들 시정의 이면에 숨겨진 일화 등을 많이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리더인 시장과 시 직원들이 함께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음믈 확인했다는 사실이다. 이들의 불협화음이 없는 아름다운 연주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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