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터 오세훈의 조용한 혁명
김미라 지음 / 에버리치홀딩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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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일인당 GDP가 1만 5천 달러를 넘어가는 사회에서는 물질적 만족을 넘어 꿈과 감성을 추구하는 드림 소사이어티로 이행한다" 고 주장한다. 그래서, 21세기에 들어 선진국들은 매력형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이 책은 서울시를 매력 넘치는 세계적인 도시로 만드는 일에 푹 빠져 있는 오세훈 시장의 이노베이션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2006년 최연소, 최다 득표율의 기록을 세우며 한나라당 후보 오세훈이 새로운 서울시장으로 당선되었다. 그러나, 나이 45 살의 젊은 시장은 행정 경험이 없었기에 우려의 시선도 많았다. 그는 2000년 16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정치인으로 첫 발걸음을 내딛었지만 이후 불출마 선언을 하며 정치계를 떠난 이력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MBC 전속작가로 활동시 [생방송 오 변호사 배 변호사]란 프로그램으로 그와 첫 인연을 맺었고, 시장 당선 후 연설문 기획 비서관으로 보좌했으며, 현재는 서울여자대학교 언론영상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책의 내용은 오 시장의 열정과 리더십에 대하여 저자가 경험한 일들을 소개하고 있다. 다만, 칭찬 일색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을 듯하다.

 

전임 시장의 "청계천 신드롬" 이 워낙 강렬했지만, 취임시 그는 "創意 市政" 이란 카드를 내밀었다. "창의 시정" 이란 "시민 입장에서 생각하기" 이다. 도요타 자동차의 무한성장의 비밀이 "가이젠 改善" 임을 벤치마킹하여 시민의 입장에서 창의력을 발휘, 아이디어를 내고 업무를 개선하는 것이 시민의 행복을 증진시킨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존 고든은 [에너지 버스]에서 "열정은 강한 전염성이 있어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이들을 하나의 목적을 향해 묶어내며, 불가능해 보이는 기적을 만들어낸다" 고 말한다. 서울시 직원들이 쏟아 내는 "상상뱅크" 그리고 서울 시민 누구나 제안하는 "천만 상상 오아시스"를 통해 채택된 아이디어를 토론을 거쳐 현실화시켰다. 청계천의 명소 "청혼의 벽", 청각장애인을 위한 화상상담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공무원 밥그릇은 철방통, 무사안일, 복지부동 등의 자세를 일소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번엔 칼을 빼 들었다. 새로운 인사 시스템인 "3% 퇴츨제" 를 도입한 것이다. 이는 박지성 선수가 활약하는 프리미어 리그의 경우 1부 하위 3개팀은 2부로 강등되고 상위 3개팀은 1부로 승격하는 제도를 인사 혁신에 활용한 것이다. 대상 직원들은 6개월간의 재교육후 재평가를 거쳐 최종 퇴출을 결정했다. 나아가 상시학습체계를 구축하여 지속적으로 공부하여 직원들의 역량을 개발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취임후 두 달만에 양평동 수해로 호된 신고식을 치루고 숨 돌릴 겨를도 없이, 은평 뉴타운의 분양가가 너무 높게 책정되었다는 보도가 연일 터져 나왔다. 위기 였다. 평소 주택 정책에 관심이 많았지만 연일 회의를 해도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그는 여기서 파격적인 안을 제시했다. "공정이 80% 진행된 상태에서 분양하는 후분양제를 전격 도입하고, 분양 원가를 공개하겠다" 고 밝혔다. 또한, 분양가 책정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시민 대표, 시 공무원, 주택 전문가 그리고 건설업계 대표로 분양가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모든 것을 일임한다고 덧붙였다.

 

"Design or Resign !" (디자인하든지 아니면 사임하라)

1979년 영국의 대처 수상이 자신의 첫 번째 각료회의에서 행한 유명한 말이다. 영국은 산업 혁명에 버금가는 디자인 육성정책을 대대적으로 펼치면서 현재 디자인 종주국의 위상을 견지하고 있다. 오 시장도 취임사에서 "우리 모두 디자이너가 되자"란 말을 했다. 그의 디자인 혁명은 "창의 시정"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간판 하나를 내걸어도 어떻게 하면 시민에게 불편하지 않고 안전할까란 것이다. 이 일환으로 무분별한 간판의 정비작업과 거리 가판대의 세련된 디자인 도입 등이 순차적으로 시행되었다.

 

건축 심의에도 디자인과 스카이라인을 고려함으로써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아파트를 보게될 듯하다.  얼마전 개장한 광화문 광장은 파리의 콩코드 광장, 중국의 천안문 광장 처럼 도시의 정체성을 알리는 효과가 있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중동 출신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DDP)가 20011년말 완성되면 디자인의 메카로 부상할 것이다. 또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시민들에게 유익한 문화공간을 제공할 것이다. 이미 뚝섬 한강 공원에 들어선 일광욕장엔 비키니 여성들이 선탠을 즐기고 있다. 달빛 무지개 분수 등 한강 다리의 화려한 야경도 시민들의 수변 문화공간으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맑은 대기의 서울을 만들기 위해 대기 오염의 주범인 경유차량에 매연 저감 장치의 부착이나 저공해 엔진으로 교체하는 비용의 70 - 80%를 지원하고 있다. 시내 버스도 청정연료인 CNG 사용으로 유도하고 있다. 또한, 총 연장 207 킬로미터의 자전거 전용 도로를 조성하여 친환경도시를 만들기 위한 인프라도 구축하고 있다.

 

약자와 빈자를 위한 구호정책도 다양하게 실시하고 있다. 노숙자와 저소득계층을 대상으로 "서울시, 희망의 인문학 과정" 을 운영하고 있다. 강사로 나선 오 시장은 자신도 어려운 가정 형편이지만 열심히 사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공부에 매진한 결과 이 자리에 있다는 고백을 하자 청중들은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그의 복지정책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탈무드식이다. 장기전세주택을 공급하되 중대형도 포함하는 "장기전세주택 시프트"를 시행했다. 자신의 어린 시절 단칸방에서 네 식구가 살았는데 주인이 방값을 올려달라고 해서 이삿짐을 싸야한다는 부모님의 근심어린 대화를 들었던 추억이 한 몫 거들었다.

 

그는 미국 작가 에머슨의 [무엇이 성공인가]란 시를 즐겨 외운다.

사십대의 젊은 나이에 서울 시장이 되었기에 성공한 사람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한때 서울 시장직에 있음으로 해서 단 한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 자신이 진정 꿈꾸는 성공이라고 말한다. 서울시에서 추진했거나 추진중이며 추진할 많은 시정들에 대한 유익한 정보와 또한 이들 시정의 이면에 숨겨진 일화 등을 많이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리더인 시장과 시 직원들이 함께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음믈 확인했다는 사실이다. 이들의 불협화음이 없는 아름다운 연주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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