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아들은 어렵다.

대한민국에서 아들 공부 시키기
김숙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2월

정말 어렵다.  어떤 땐 도무지 이해불능이다. 아들의 정신세계가 궁금하다. 하지만 아들은 엄마랑 알콩달콩 오손도손 대화를 나누려 하지도 않는다. 뭘 물어보면 건성으로 대답하고, 그마저도 귀찮으면 '엄만 몰라도 돼'한다. 참..  아들의 세계가 너무 궁금해서, 어떻게 하면 아들과 감성적인 공통분모가 생기고 아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싶어서, 아들이 어릴 때에 아들키우기에 대한 책을 몇권 봤었다. 근데 솔직히 봐도 이해가 안된다. 어떤 책에서는 아들들의 그런 독특한(?) 성향들을 테스토스테론 때문이라고 간단히 결론을 내줬다. 그래서 아들이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왜 저럴까"하는 짓(?)을 하면 테스토스테론 때문이야 하며 넘어가곤 했다.

이제 아들이 초등학교 6학년을 앞두고 있다. 또래 다른 아이들에 비하면 순진한 편에 속하긴 하는데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얼마 안있으면 중학생이 될텐데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새로 사준 공책은 며칠 안가 너덜너덜, 필통속도 가끔 열어보면 연필이 하나도 없을 때도 있다. 글씨는 바람불면 다 날아갈 듯 쓰고,,, 아, 이 노릇을 어찌하랴 싶은 차에 이 책이 눈에 띄여 읽게 되었다.

세세하게, 공부법에 나와있긴 하지만 그건 아들에게만 적용될 공부법이 아니다. 이땅의 모든 학생들이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무계획적이고 요령없는 아들에게 방법을 제시해준다는 면에선 의미가 있지만 책대로 따르고 안따르고는 전적으로 우리 아들의 선택이니까, 왜 가르쳐준 방법대로 안하냐고 따지다가는 아들과의 관계만 더 나빠질 수 있을 듯하다.

더 근본적이고 중요한 건 아이들 마음에 불을 지피는 일인 것 같다.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방법이 국수사과영 과목별 점수 올리는 방법보다 더 우선시 되어야 한다. 아들 마음에 불을 지필 수 있다면 아들은 내가 뭐라하지 않아도 자기가 알아서 기관차처럼 달려갈 것이다.

좀더 철들고 좀더 생각이 깊어질 때까지 기다려줘야지 하고 있다. 내 조바심이 아들을 망칠 수도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