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나무뿌리에는 살아있는 세포들이 밀집되어 있다. 그런 만큼 신선한 산소도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토양 속 틈은 뿌리들에게 생명의 공간이다. 제주도나 울릉도에 가서 숲길을 걸으면서도 마음이 편한 것은 화산석이라 뿌리들이 숨 쉬는 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제주 산천단의 천연기념물인 곰솔을 보면 탐방객 때문에 길옆은 답압이 심할 텐데오 싱싱하게 잘 자란다. 화산석에 숭숭 뚫린 공기구멍 덕분이다. 나무의 뿌리 분포는 대부분 지표면 15센티미터 안에 물려 있다. 뿌리들이 얼마나 절박하게 숨 쉬기를 원하는지 알 수 있는 증거다. 가로수는 늘 어두운 땅속에서 물과 양분, 신선한 산소를 찾아 길을 떠난다. 부족함을 벗 삼아 느린 숨을 쉬며 길 위에서 수행한다.


(21)

도시 빌딩숲은 광합성을 방해한다. 바람이 불어도 움직이지 않는 숲,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 빌딩을 처음 만난 날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바람에 흔들리는 가지와 흔들린 만큼 빛이 뿌려지는 공평한 숲이 아니다. 그나마 햇빛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이는 건 다행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당시 최고 권력자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우쭐대며 무엇이 필요한지를 물었을 때, 햇빛을 가리지 말아 달라고 했다. 나무는 디오게네스와 달리 우쭐대는 빌딩 숲 사이에서 나무 큰 나무들 사이로 이사 온 것 같구나. 나도 얼른 커야겠다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빛을 향해 달린다.


(34)

나무는 사람을 닮고 사람은 나무를 닮는다. 오랜 세월 동안 같이 겪었을 홍수와 가뭄, 추위와 더위, 전쟁의 포화 속에서 살아남은 자들은 옹이 박힌 나이테를 가슴에 새기고 살아왔다. 사람은 갔지만 나무는 살아남아 사람의 삶을 증언하기도 하고, 질긴 생명력으로 이 땅에 살다간 조상들과 닮아서 그들의 숨결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신선했던 민초들의 삶을 보듬어 주고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해 주며 스스로 신이 된 신목들을 만나 본다.


(63)

토머스 파켄엄의 말을 들어보자.

오래된 나무들의 크기는 수령과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대신 나무의 장수는 스트레스와 관련된 같았다. 가장 오래된 브리슬콘소나무는 더할 수 없이 고통스럽고 열악한 환경을 선택했다. 겨울에는 눈보라에 시달리거나 폭설에 파묻혔고 봄여름에는 뙤약볕에 바짝 말라 버렸다. 눈 녹은 물 이외에는 마실 것도 없었고 생장이 가능한 시기는 1년에 고작 몇 주에 불과했다. 스트레스로 인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저 수준으로 생장이 느려졌다.”


(80)

흙이 발효되는 냄새와 얼굴에서 온몸으로 전해지는 따뜻한 습기, 들뜬 꽃들의 분 냄새, 나는 그것들을 내 몸 안에 가두어 두려고 큰 숨을 들이쉬고는 내뱉질 못했다. 며칠 전만 해도 인쇄소에서 잉크 냄새에도 숨도 못 쉴 지경이었다. 밤에는 기계 위에 걸쳐 놓은 마루에서 잠을 자야 했다. 무엇인가가 내 몸을 꽃향기와 흙 내음 속으로 격렬하게 내몰았다.


(130)

바람은 빛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바뀐 것이다. 만약 바람이 없다면 잎의 온도는 엽록소가 파괴될 만큼 올라갈 것이며, 증산작용을 하지 못해 대사활동이 떨어진다. 맛있는 과일과 곡식과 맺지 못한다. 바람은 나무에게 매우 중요한 존재다. 꽃가루를 옮겨 주기도 하고, 씨앗을 멀리 보내 주며, 뿌리의 발달을 돕는다. 나무를 옮겨 심고 지주목을 받쳐 주어야 하는 것도 바람에 흔들려 새롭게 태어나는 뿌리가 끊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 지주목이 오래도록 나무가 흔들리지 못하게 한다면 뿌리는 깊고 멀리 뻗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바람이 불 때 흔들리지 않으므로 자기 뿌리가 그만큼 든든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반면에 너무 강한 바람은 나무를 넘어트리거나 가지를 부러트리기도 하고, 깃발이 흔들리는 것처럼 한쪽 가지를 몽땅 빼앗아 가기도 한다. 특히 외따로 자라는 나무에게 바람은 가혹하다.


(150)

아름다운 감정은 외롭지 않음이다. 아름다움은 그냥 오지 않는다. 아름다움의 아름알음이자 앓음이고, 앓음은 아픔이다. 혜곡 최순우는 앓지 않은 아름다움은 없다고 했다. 백양사의 고불매가 아름다운 것은 오랜 세월의 상처를 감추고 꽃을 피우는 데 있다. 솜씨 있는 장인은 흔적을 남기지 않듯, 나무는 상흔을 교묘히 감춘다. 사람들은 그것을 아름답다고 한다. 세월에 삭박된, 더 이상 생명이 자라나지 못할 것 같은 삭은 줄기에서 새순을 내고 꽃을 피운다. 하나 됨으로 아픔을 알게 되는 아름다움이다.


(182)

멈춤이 자람보다 중요한 것은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어서다. 나무의 생장을 멈추게 하는 상태를 스트레스 상태라고 하며, 생장하기에 적절치 못한 상태에 접어들었을 때를 뜻한다. 나무는 고온과 저온, 동해와 냉해, 바람, 대기오염, 수분 등이 많고 적음에 따라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이때 생장을 멈추기 못한다면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모든 나무가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각 나무는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므로 상대적인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 혹독한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온 나무는 상대적으로 좋다고 여겨지는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90)

오래된 나무는 대부분 속이 비어 있다. 나무는 하늘과 땅이라는 두 개의 젖꼭지를 물고 양쪽에서 자양분을 취하는 유일한 생명체다. 가지는 하늘에 근본을 두고 뿌리는 땅에 근본을 둔다. 두 개의 근본을 가지며 나이를 먹을수록 중심을 비우므로 하늘과 땅의 소통을 이룬다. 속이 비어 있음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텅 빈 공간이다. 노자는 비어 있음으로써 유용하다고 했다. 마차 바퀴통은 중심이 비어야 살을 끼워 저항을 줄이며 구를 수 있고, 그릇은 비어 있어야 쓸모가 있다. 사람도 어딘가 비어 있어야 다른 사람이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있듯이, 나무는 속을 비워 냄으로써 많은 생명체를 품는다. 나무의 텅 빈 속은 아늑하며 따뜻하고 숨기 좋으므로 하룻밤 쉬어 가는 동물이 번갈아 드나드는 공간이 된다. 살아서 몸을 보시하는 보살의 화신이다.


(204)

나무에게 바람은 어떤 존재일까? 만약 나무가 태어나자마자 학교에 들어갔다면 바람은 무서운 훈육주임이고, 사춘기에는 친구, 청년기에는 연인, 사회에 진출하면 질서와 규율, 노년기에는 스킨십을 잊지 못하게 하는 추억이다. 숲속에서 태어난 어린 나무에게 바람이란 큰 나무나 겪는 일이지만, 가끔씩 큰 나무도 감당 못하는 바람이 불어올 때면 어린 나무에게도 무서운 존재로 다가온다. 그럴 때마다 뿌리를 사방으로 뻗어 나갈 것이다. 좀 더 커서는 바람을 맞아놀 준비가 되어 있으므로 친구처럼 대하고, 이제 어엿한 나무가 되면 바람을 그리워하게 된다. 장성해 숲의 주인이 되어 갈 즈음이면 바람은 누구랄 것도 없이 더 크고자 하는 욕망을 통제한다. 노년이 되면 무성했던 가지와 잎도 사라지고 엉성한 가지 사이로 바람마저 피해 간다.


(255)

나무들은 그리움의 간격으로 서 있다. 오래된 숲일수록 소소해지며, 적당한 간격으로 서 있음을 볼 수 있다. 생물학 용어에서 개체거리란 어떤 생물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다른 개체와 유지해야 할 거리를 말한다. 너무 가까이 있으면 경쟁관계가 되며, 너무 떨어져 있으면 관계를 맺을 수 없으므로 개체거리가 중요하다. 풍매화의 꽃가루나 곤충을 이용해 수분하는 나무도 개체 간 거리가 필요하다. 나무는 움직이지 못하므로 근친관계가 이루어지기 쉽다. 따라서 무리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을 경우 서로 유전자 교환이 이루어질 수 없기에 집단적으로 분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꽃에 신경 쓰지 않는 풍매화는 바람이 부는 봄날 일시에 꽃가루를 날려 보내야 한다. 나무에게는 부부라는 개념이 없고, 정자에 해당하는 꽃가루를 무작위로 방출해 암술의 주두에 닿으면 수정되는 방식, 즉 물고기처럼 체외사정으로 성교하는 셈이다. 그런 일은 분류 기준에 따라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291)

걷기는 끊임없이 몸과 타협해야 한다. 기계를 돌보는 엔지니어처럼 몸 구석구석을 점검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동안 쓰지 않아서 퇴화한 근육들이 아우성을 치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마음은 낮은 곳으로 내려간다. 가슴에 있어야 할 영혼은 발바닥에 머무르며 온몸은 발바닥의 지시를 받는다. 걷기는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일이다. 잔잔한 고통을 통해 몸과 마음이 화해하는 행위다. 그동안에 잊었던 몸 구석구석을 돌아보게 하며 서로가 고마움을 느낀다.


(292)

걷기란 이동 수단이 아니라 내면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수단이다. 걷기란 수많은 질문과 답이 오가는 과정이다. 자연스럽게 그동안 잊고 지냈던 의문점들이 떠오른다. 어느 쪽이 먼저랄 것도 없이 말하고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된다. ‘그동안 잘 있었니, 미안해, 주로 마음이 몸에게 일방적으로 화해를 청하는 모습이다. 몸 철학자 메를로-퐁티는 몸과 마음이 둘이 아니고 하나라고 강조하지만, 그런 경지는 걷기를 통해 잠시 맛볼 수 있다. “나는 나의 몸이다라고 한 그의 말처럼 걷기에서 내 몸과 나는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하나 됨을 느낀다.


(354)

죽음은 서서히 진행되며, 깊은 상처를 남기고, 상처는 계속 진행되어 아래로 내려온다. 바람이 없는 날에도 굵은 가지라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부러지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나무가 골다공증에 걸리기 때문이다. 건강한 나무는 좀에 부쩍 성장하고 여름부터는 단단한 목질부를 만든다. 이에 비해 노쇠한 나무는 봄에 짧게 생장한 뒤 생장을 멈추어 연약한 재질로만 이루어지게 된다. 속은 비어 가고 나머지는 연한 재질이어서 견디지 못하고 땅으로 내려온다. 원주민이 사라지고 홀로 남은 나무는 개발 논리 앞에 속수무책이다. 상수도와 하수도가 뿌리를 자르고 지나가는 것은 기본이고 주변에 건물이 들어서며 일조권을 침해당해 광합성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401-402)

나무 진단은 어느 순간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 나무의 껍질은 나이와 환경을 대변한다. 세월에 따라 변하는 시간의 지문이다. 젊은 껍질과 늙은 껍질이 공존한다. 해쓱한, 까칠한, 촉촉한, 검은, 검버섯, 푸른, 이끼, 거칠고 부드러움, 질감과 색감이 조응아며 언어로 드러난다. 본질은 그 언어 속으로 숨는다. 마침내 나무의사는 언어를 뒤지며 원인을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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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25 1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시 속 빌딩 숲에 갇혀 있는 나무의 생-노-병-사가
도시속 인간의 모습과 생노병사랑 흡사하네요 ,,,

bookholic 2021-10-25 23:30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나무든 사람이든 건강하려면 자연 속에서 좋은 공기 마시면서~~^^
 
삼국지 4 문예춘추사 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 4
요시카와 에이지 지음, 강성욱 옮김, 나관중 원작 / 문예춘추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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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 이제 4권의 이야기를 시작하자. 삼국지가 재미있다고 부지런히 읽었더니, 너희들에게 써야 할 독서 편지가 밀리는구나.^^ 밀린 독서 편지를 따라 잡기 위해서 가급적 짧고 핵심적인 내용만 이야기해 볼게.

하비성에서 갇혀 버린 여포는 농성전을 시작했단다. 여포의 책사 진궁은 조조가 정비하기 전에 공격하자고 했지만, 여포는 진궁의 말을 듣지 않고, 처첩의 이야기를 듣고 성 안에서 나오지 않고 수비만 했단다. 그러면서 공격이 아니라 원술에게 도망가려고 해보았지만, 관우와 장비가 감시에 걸려 다시 하비성으로 되돌아갔단다. 여포가 성 안에 있으면서 선정이라도 베풀면 모르겠지만, 부하들을 박대하고 그러니, 반감을 가진 이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그들은 여포의 적토마를 훔쳐서 몰래 성을 빠져나가 조조에게 투항했단다. 이런 성난 부하들의 배신으로 여포는 조조에게 체포되었단다.

진궁도 조조에게 잡혔고, 조조는 그 옛날 자신을 살려주었던 옛 인연을 생각해서 그를 살려주려고 했지만, 진궁은 투항하지 않겠다는 본인의 의지가 강해서 결국 처형당했단다. 여포에게 충성해서 무엇을 얻겠다고여포의 경우도 워낙 싸움을 잘 하니 살려주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늘 주인을 배신하는 여포를 살려주면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아서, 결국 여포는 교수형에 당하고 말았단다.

여포가 떠나간 서주성의 백성들은 조조에게 서주성을 유비에게 맡아달라고 했어. 그러자 조조는 질투를 느꼈단다. 여포를 무찌르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모두 허창으로 이동했단다. 유비도 함께 갔단다. 그래서 유비는 허창에 머물고 있던 황제 헌제를 만났어. 헌제는 유비가 황족이고 관계를 따져 보니 자신의 황숙이라면서 좋아했단다. 여포와 전투에서 이긴 조조는 더욱 욕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단다.

헌제를 더욱 멸시하고 자신이 황제가 되려는 마음을 먹었어. 사냥에 가서도 다른 이들의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황제를 조롱했단다. 그렇게 되자 헌제는 조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자 했어. 그러면서 헌제의 국구인 동승에게 밀서를 전달했단다. 조조를 제거하라는 내용의 밀서였어. 동승은 측근들과 그 뜻을 함께 했고, 유비를 몰래 찾아가 유비와도 뜻을 함께 하기로 했단다.

어느 날, 조조는 유비를 초대하였어. 그러면서 이 시대의 영웅이 누구냐고 유비에게 물어봤어. 내심 조조라고 답을 받으려고 물어본 것인데, 눈치 없는 유비는 계속 다른 사람들만 이야기를 했단다. 결국 답을 받지 못한 조조는, 조조 자신과 유비만이 진정한 영웅이라고 했어.


1.

원소에게 패배한 공손찬은 결국 자결을 했단다. 이 소식을 들은 유비는 조조에게 5만 군사를 빌려서 서주성으로 향했단다. 공손찬은 유비가 예전에 모셨던 사람이니까 복수를 하려고 한 거야. 조조가 유비에게 군사를 빌려주었다는 것을 알게 된 조조의 참모들은 뒤늦게 반대를 했어. 유비의 세력만 키우는 격이라면서 말이야. 조조는 그제서야 자신이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했고, 차주를 시켜 유비를 쫓게 했단다. 관우와 장비가 그를 손쉽게 막아냈단다. 조조는 차주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에는 원소와 유비를 한꺼번에 치는 작전을 펼쳤단다. 유비는 위장술로 조조의 출격을 지연시켰어. 그래서 조조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다시 허창으로 돌아왔단다.

헌제에게 조조를 죽이라고 밀서를 받은 동승은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게 되자 마음의 병에 생겼어. 태의 길형이 동승을 진료를 해 보게 되었는데, 길형은 동승의 마음의 병의 원인을 알게 되었어. 길형도 동승과 뜻을 함께 하기로 하고, 자신이 독약으로 조조를 죽이겠다고 했어. 하지만 사전에 그 음모가 드러나 길형과 동승은 모두 숙었어. 그리고 동승과 함께 모의했던 사람 중에 마등과 유비도 포함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조조가 가만히 있을 사람이 아니지. 곧바로 유비가 머물고 있는 소패성과 서주성을 공격했단다. 유비는 대패하고 원소가 머물고 있는 기주로 도망갔어. 꼬이고 꼬이는 관계들이구나. 공손찬을 자결하게 만든 원소를 공격하려고 길을 나섰던 유비가 원소에게 구해달라고 하게 되다니유비가 기주로 도망을 가고 관우는 하비성에서 조조군을 막아내고 있었어. 조조는 예전부터 관우를 흠모하고 있어서, 관우의 마음을 얻으려고 생포하라고 했단다. 관우는 수적으로 열세이다 보니 결국 조조에게 생포되었어.

조조는 관우를 그야말로 극진히 대했어. 관우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여포한테 빼앗은 적토마도 주었어. 관우는 유비의 위치를 알게 되면 곧바로 떠난다고 했어. 조조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어. 자신이 더 잘 해주면 관우도 결국 자기의 사람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관우의 마음은 끝내 얻지 못했단다. 또 하지만 관우는 조조가 자신을 잘 대해 준 것에 대한 마음의 빚은 있었어. 빨리 청산하고 싶은 빚이었지. 때마침 원소가 조조를 공격해 봤어. 원소의 부하 중에 안량이란 자가 있는데 그는 조조의 장수를 하나 둘 죽이면서 승전보를 올렸는데, 관우는 이때가 조조의 빚을 갚아야 할 때라고 생각하면서 그 안량을 단칼에 죽였단다. 안량이 관우에 의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원소는 관우의 형님인 유비를 죽이려고 했지만, 유비가 잘 설득해서 죽음은 면할 수 있었단다. 안량이 죽고 나서 이번에는 안량의 동생 문추가 나섰지만, 이번에도 관우에게 죽음을 당했어. 전투 중에 관우는 우연히 유비의 부하인 손건을 만나고 유비가 원소와 함께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 관우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유비에게 돌아가려는 계획을 세웠단다. 여기까지가 4권까지의 이야기란다.

삼국지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나온단다. 너희들에게 줄거리를 이야기할 때는 중요 인물만 이야기해 주게 되는데, 그런 중요 인물들조차도 참 많구나. 아빠도 읽은 지 며칠이 지나면 다 까먹는 인물들이 많아. 다행히 몇몇 이름들을 적어 놓아서 그걸 참고하고 이야기해 주는 거야. 가끔 악필이라서 못 알아볼 때도 있지만 말이야.. ㅎㅎ 그래서 아빠가 이야기해주는 사람들 중에 이름이 잘못된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 양해 바람. ,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PS:

책의 첫 문장: 여포가 망루 위로 모습을 드러내더니 짐짓 딴전을 부리며 말했다.

책의 끝 문장: 그리고 북쪽으로 뻗은 대로를 혼자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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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 문예춘추사 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 3
요시카와 에이지 지음, 강성욱 옮김, 나관중 원작 / 문예춘추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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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 3권의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일본에서는 출간한 원서는 8권짜리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10권으로 출간된 것이라고 하는구나. 읽기 편하게 했다고 하는데, 8권짜리를 10권으로 출간하여 왜 읽기 편한지 모르겠구나. 다른 이유가 있었겠지. 아무튼 오늘도 밀린 독서편지를 만회하기 위해서 거두절미하고 바로 삼국지 3권의 이야기를 해볼게.

….

황제인 헌제를 모시고 있던 양표가 이각과 곽사 사이를 이간질했다가 오히려 헌제나 더 힘들게 되어 그들을 다시 화해시키려고 한다고 했잖아. 그런데 이각과 곽사 사이는 다시 화해하지 못할 정도로 안 좋아졌어. 계속 싸움박질. 양표는 양봉, 서황과 함께 황제를 낙양 근처 홍농으로 몰래 옮겨서 모시기로 했어. 하지만 그들을 보좌할 군인들이 별로 없었어. 이락의 산적 무리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는데, 다행히 서황이 이락을 죽이고 위기를 모면했어. 결국 그들은 황제를 데리고 이번에는 낙양으로 이동했단다. 이각과 곽사의 계속된 싸움은 대기근이 일어나서야 화해를 하였단다. 화해를 하고 나니 사라진 황제가 생각이 났을 테고, 이각과 곽사는 황제를 데리고 오기 위해 낙양으로 출동했어. 양표와 헌제의 일행들은 양표의 의견에 따라 산동 지역에 있는 조조에게 도움을 청했고, 조조는 대군을 이끌고 이각과 곽사의 군대에 맞섰어. 그리고 이각과 곽사를 무찌르고, 이제 헌제는 조조의 보호 아래에 있었어. 말이 보호 아래였지, 권력이 조조에게 넘어갔다고 볼 수 있었지..

조조가 헌제에게 수도를 허남의 허창으로 옮기자고 했어. 헌제는 탐탁지 않게 생각했는데, 반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지. 헌제는 반대하지 못했지만, 헌제를 모시고 있던 양봉과 서황은 이 천도를 두고 황제를 훔쳐간다고 하면서 조조를 공격했단다. 조조군에서는 허저가 나서서 싸웠는데, 그들은 백중지세였어. 조조는 허저와 대등한 실력을 보이는 서황이 탐나서 싸움을 중단시켰단다. 그리고 서황을 설득해서 결국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단다.

황제를 데리고 있게 된 조조는 이제 그걸 잘 이용했단다. 황제의 칙령이라면서 각 지방의 제후들에게 명령을 내렸어. 황제의 칙령이라면서 유비와 여포에게 원술을 공격하라고 했어. 그것이 조조의 짓이라는 것을 알기에 다들 반대했지만, 답답하신 원칙주의자 유비는 황제의 명은 지켜야 한다면서 원술을 공격하기로 했어. 유비는 악법도 법이라고 외칠 사람 같더구나.

유비는 서주성을 장비에게 맡기고, 원술을 공격했어. 싸움은 잘 하지만 술 때문에 늘 사고치는 장비에게 본성인 서주성을 맡기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구나. 일단 장비에게 술을 먹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서주에 남겼단다. 그러나 말뿐인 장비의 금주 약속금방 그 약속을 깨고 술에 취해 곤드레만드레. 소패성에 머물고 있던 여포가 배신을 하고 장비가 지키고 있던 서주성을 공격했어. 결국 여포는 서주성을 차지하게 되었어. 이 또한 유비의 판단 미스에 대한 결과였지. 장비는 유비를 찾아가 잘못을 빌었고, 유비는 관우, 장비와 함께 서주성으로 돌아왔어. 여포는 서주성을 다시 유비에게 주겠다고 했는데, 유비는 괜찮다면서 작은 소패성으로 이동을 했단다. 이런 융통성 없는 유비 같으니


1.

원술 밑에서 힘을 키우고 있던 손책. 손책은 아버지 손견이 돌아가시고 나서 계속 원술 밑에 있었으나 자신의 땅인 강동으로 돌아가려고 했어. 열일곱 살의 손책이 할 수 있는 것을 별로 없었지. 하지만 손책에게는 아버지가 남긴 황제의 옥새가 있었어. 손책은 그 옥새를 원술에게 맡기면서 군사를 빌려달라고 했어. 원술은 그 옥새에 눈이 어두워 그렇겠다고 했지. 손책은 그렇게 강동으로 돌아갔단다.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아버지 손견이 다져놓은 것이 있어서, 강동 지역의 여러 인물들이 그에게 모여들었어. 주유, 장소, 장굉 등이 그런 사람들이었고, 그러면서 강동에서 서서히 세력을 키워나갔어.

강동을 괴롭혀오던 유요를 공격하였고, 유요의 부하였던 태사자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였어. 강동에서 세력을 키워가던 손책은 소패왕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성장하게 된단다. 유요를 무찌른 이후, 왕랑의 회계성도 차지했고, 왕랑의 부하였던 중상도 자신의 진영으로 포섭했어. 손책이 사람 부리는 능력이 있는 것 같구나. 손책의 부하 중에 주태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가 큰 병에 걸렸는데, 중상의 친구인 화타가 주태를 고쳐주었단다. 화타는 아주 유명한 명의인데, 삼국지에도 가끔 등장하여 더 유명한 사람이란다.

북쪽 지역의 원술은 여포에서 금은보화를 보내서 유비와의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데 성공했어. 그리고 원술은 자신의 아들을 여포의 딸과 정략결혼을 시켜서 여포를 자신의 진영으로 끌어들이려고 했어. 거의 성사가 될 뻔했는데, 여포의 부하 진규가 여포를 설득해서 이루어지지 않았단다. 당시 상황은 제후들이 서로 눈치를 보면서 조금의 틈만 보이면 공격해서 서로 땅을 차지하려는 그런 상황이었단다. 조조도 유비를 공격하여 대승을 거두었는데, 그때 조조의 신하들 중에 유비를 죽이자는 의견들이 있었으나, 조조는 민심을 얻은 유비를 죽이는 것이 부담스러웠어. 유비는 소패성에서 패하고 예주목으로 근거지를 옮겼단다.

조조는 장수라는 사람이 차지하고 있는 지역을 공격을 공격했는데, 15만 대군의 조조군을 이길 수 없었어. 조조는 장수의 숙부인 장제의 미망인을 데리고 차지했단다. 이에 화가 난 장수는 조조에 반격을 하기로 했어. 수적으로 불리하지만, 장수에게는 가후라는 지략가가 있었어. 이 싸움에서 조조는 많은 장수들을 잃고 대패하여 다시 허창으로 도망가듯 돌아왔단다.

손책이 강동으로 가면서 옥새를 원술에게 주었다고 했잖아. 원술은 자신이 옥새를 가지고 있으니, 스스로 황제라고 칭했어. 그리고 20만 대군을 이끌고 여포의 서주성을 공격하기로 했단다. 자신이 제안한 정략결혼을 여포가 깨버려서 여포에게 화가 나 있었거든여포 밑에는 진규, 진등 부자가 있었는데 이들을 뛰어난 전략가였단다. 진규, 진등 부자가 원술 진영에 내분을 몰래 일으켜서 전력을 약화시키고, 여포는 유비에게 도움을 청해서 관우가 와서 도와주어 원술의 20만 대군 공격을 막아냈단다.

조조는 계속해서 황제의 가짜 칙령을 이용했어. 황제의 칙령이라면서 손책, 여포, 유비에게 조조군과 함께 원술을 다 같이 공격하라고 했어. 하지만 그렇게 원술을 공격하려고 하니 뒤쪽에서 유표와 장수가 움직인다는 정보가 입수되어 조조는 다시 허창으로 돌아와야만 했단다. 오늘 길에 조조는 자신을 공격하려고 했던 유표와 장수를 공격하였어. 또 그렇게 공격하고 있다 보니, 이번에는 원소라는 자가 허창을 공격한다는 소식에 전해져서 유표와 장수와 싸움을 멈추고 허창으로 돌아왔단다. 한쪽의 틈이 보여 공격하려고 하면, 자신의 뒤쪽에 틈이 생겨 공격받을 위기에 빠지는 그런 형상이었어. 그래서 함부로 공격하지 못하고 서로 눈치보고 서로 이간질 시키려고 하고 그랬어.

조조가 허창으로 돌아오자 원소를 허창에서 물러나고 공손찬을 공격했어. 그러면서 조조에게 도움을 요청했단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조의 허창을 차지하려고 했던 자가 이번에는 조조에게 도와달라고? 조조는 괘씸하다고 생각했지만, 또 이해득실을 따져봐야 했어. 순욱, 곽사 등 원소 돕는 것을 찬성하는 이들도 있고 말이야. 일단 기다리기로 했단다. 그러면서 조조는 유비를 슬쩍 떠 보았어. 함께 여포를 치자고 말이야. 유비가 그렇게 하겠다고 해서, 조조는 하후돈, 하우연, 이전 등을 소패성으로 보내 유비와 함께 여포를 공격하게 했어. 이 싸움에서 하후돈은 한쪽 눈을 화살에 맞아 잃게 된단다. 유비도 이 전투에서 여포에게 쫓겨 뿔뿔이 흩어져 도망갔단다. 도망길에 유비는 조조를 만나게 되었고, 조조와 함께 다시 여포의 서주성을 공격했어. 여포 밑에 지략과 진규, 진등 부자가 있었다고 했잖아. 사실 그들도 여포를 싫어했어. 어쩔 수 없이 여포 밑에 있었던 것이지그들인 조조와 유비가 공격할 때 여포를 배신하기로 했어. 진규와 진등 부자의 기묘한 지략으로 여포를 궁지에 몰아 넣고 유비와 조조의 연합군이 서주성을 공격하게 되어 여포는 싸움에서 지고 하비로 도망을 갈 수밖에 없었단다.

그 싸움에서 이긴 유비와 조조 연합군유비는 다시 서주성에 복귀하게 되었어. 유비가 진작에 서주성을 여포에게 안 빼앗길 수 있었고, 빼앗긴 다음에도 여포가 서주성을 돌려준다고 했을 때 받았다고 하면 이런 고생을 안 해도 되었을 텐데괜한 힘만 뺐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

여기까지가 3권의 이야기인데, 많은 사람들이 나오고, 많은 사람들이 서로 싸우고, 서로 동맹 맺고, 또 서로 배신하고아주 정신이 없구나. 금방 잊어버릴 것 같아서 자세히 썼더니 정신 없는 글이 되어버렸구나.


PS:

책의 첫 문장: “, 화목하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요!”

책의 끝 문장: “여포는 어디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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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10-22 1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삼국지 초반의 파란만장한 서사
가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이각과 곽사 무리를 물리치고
결국 조조가 헌제를 옹위해서
천하패권을 위한 대의명분을
장악하는 과정이 리얼하네요.

장수의 모사 가후와 조조의
가신 곽가는 당대 최고의 책사
였다고 들었습니다.

bookholic 2021-10-22 21:19   좋아요 0 | URL
등장인물이 많고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정신 없어요~~^^
 















(63-64)

니콜로 파가니니는 열세 살 어린 나이에 바이올린에서 배워야 할 모든 것을 배우고, 그 후 자작 연습곡을 통해 새로운 연주 기법과 특수한 주법을 고안해 낸 작곡가다. 당연한 결과로 그가 만든 곡은 일반적인 운궁법으로 도저히 소화할 수 없었다고 한다. 또한 파가니니는 쇼맨십 기질도 다분해서, 연주회에서 일부러 현을 하나씩 끊어 나가다 마지막에 G현 하나만 가지고 곡을 완벽히 연주했다는 일화도 있다. 요컨대 타고난 곡예사라고 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자신의 기교를 따라하지 못하도록 모든 악보를 혼자 관리했다. 반주를 담당할 오케스트라에는 연주 직전에야 악보를 나눠 주었고, 연주회가 끝나자마자 회수했다. 파가니니는 오케스트라와의 연습 때도 솔로 연주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원들은 무대 위에서야 그의 솔로 파트를 들었다고 한다. 상황이 이러해 후세에 와서 음악가들이 온갖 고생을 거듭해 오선지에 악보를 옮겼지만, 과연 파가니니의 오리지널에 얼마나 근접할까. 아마 이를 아는 사람은 파가니니 본인밖에 없을 것이다.


(108-109)

피가 끓고 가슴이 뛴다는 표현이 있는데,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연주하고 있으면 정말 혈액 온도가 올라간 듯한 착각이 들었다. 양팔의 근육이 필요 이상으로 긴장하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소리를 내면 낼수록 이 악기가 생물처럼 느껴졌다. 자신의 목소리를 충실히 실체화해 주는 연주자를 내내 찾아다녔다고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거짓이라 생각되면 개방현으로 모든 현을 켜 보면 된다. 단 하나의 음인데도 다양한 뉘앙스와 색채로 변화해 갔다. 이것이 생물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142)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 다단조>. 협주곡 작가 라흐마니노프의 이름을 단숨에 휘날리게 한 손꼽는 명곡이며 러시아 낭만파를 대표하는 곡 중 하나다. 멜로디가 섬세하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한편, 피아노 솔로 부분은 물론이거니와 오케스트라 파트에서도 고도의 연주 기교를 요구하는 난곡이기도 하다. 전편에 넘쳐흐르는 긴장감은 곡조 그 자체에서 오는 것과 함께 피아노 솔로를 포함한 연주자 전원의 긴장이 겹겹이 포개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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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2 문예춘추사 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 2
요시카와 에이지 지음, 강성욱 옮김, 나관중 원작 / 문예춘추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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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 2권을 이야기해보자꾸나. 갈 길이 머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게.

1권의 마지막 부분에서 조조가 동탁을 죽이려다가 실패해서 도망갔다고 했었지. 그런데 쫓아오던 관군에게 그만 잡히고 말았단다. 그런데 관군 중에 진궁이라는 자가 조조를 흠모하고 있었어. 몰래 조조를 탈출시키고 조조와 함께 조조의 고향인 하남의 진류로 갔단다. 그런데 조조와 함께 생활하다 보니, 진궁은 자신이 생각하던 조조가 아니었음을 깨달았어. 간사하고 욕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심지어 그를 구출해 낸 것까지 후회할 정도였어. 하지만, 지금 선택지가 없으니 조조 곁에서 그를 돕기로 했단다.

조조는 고향에서 황제의 밀서를 가지고 왔다고 거짓말을 하고, 각 지방의 제후들에게 편지를 보내서 모이라고 했어. 그렇게 조조의 고향으로 모인 여러 제후들무려 18명이나 모였어. 원수, 원술, 하후돈, 하후연, 손견, 공손찬 등등공손찬 밑에 있던 유비, 관우, 장비도 공손찬과 함께 왔단다. 그렇게 모인 18명이 한마음 한 뜻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서로 딴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어. 그래도 일단 동탁을 공격하기로 모였으니 다들 동탁을 공격하려 나섰단다. 동탁도 대대적인 반격을 했어. 그야말로 동탁 대 반동탁의 대격돌이었어.

동탁 진영의 화웅은 손견, 원소 부대를 잇달아 무찔렀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나선 이가 관우였단다. 여기서 그 유명한 장면이 나온단다. 따라 놓은 술 한 잔이 식기도 전에 적진에서 화웅의 머리를 베어와 버렸어. 그때까지만 해도 관우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 일을 보고 제후들 모두 깜짝 놀랐지.. 동탁 진영의 에이스 여포가 적토마를 타고 방천극을 휘두르자, 반동탁군들은 또다시 밀리는 형상이었어. 이번에는 장비가 여포에 맞서 싸웠는데, 장비도 밀리는 형상이었어. 이때 유비와 관우가 나서 도와주었고, 결국 여포가 도망을 도망을 갔단다.

일진일퇴를 벌이는 동탁과 반동탁 세력승상의 위치에 있던 동탁은 전세를 바꿔보기 위해 수도를 옮기려고 했어. 낙양에서 장안으로자신이 황제도 아닌데 마음대로 수도를 옮기다니.. 그의 본성을 알 수 있구나. 밑에 있던 부하들도 죄다 반대를 했지만, 이런 인간이 부하들의 말을 들을 리가 있나수도를 장안으로 옮겼단다. 옮기면서 낙양을 모두 불태워버렸어. 연합군들은 폐허가 되어버린 낙양에 도착을 했단다. 당시 총대장은 원소가 맡고 있었는데, 원소는 잠시 쉬면서 정비를 하자고 했고, 조조는 동탁을 추격해야 한다고 했어. 서로 의견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조조는 군사들을 데리고 동탁을 추격했어. 하지만 동탁 진영 이유의 계략에 빠져 조조는 전투에서 지고 말았고 화살까지 맞았어. 조조의 동생 조홍은 죽기 직전 하후돈과 하후연의 도움으로 간신히 탈출했단다. 조조는 낙양으로 돌아와 자신의 패배를 원소가 도와주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며 대판 싸우고 집으로 돌아갔단다.

폐허가 된 낙양에서 손견은 우연히 옥새를 손에 넣게 되는데, 이것을 하늘이 자신을 점지한 것이라고 해석을 했어. 그러면서 더 이상 이곳에 있으면 안되겠다면서, 옥새를 몰래 숨겨서 자신의 지역인 강동으로 돌아갔단다. 조조와 손권이 돌아가고 나니 반동탁을 위해 모인 연합군의 결속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다른 제후들도 모두 자기 진영으로 돌아갔단다.


1.

한나라의 황제는 이름뿐이고, 여러 제후들이 힘 자랑을 하는 시대였으니, 이곳 저곳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서로 땅을 빼앗으려고 했어. 이젠 동탁에 신경쓰기 않고, 자신들의 땅 넓히는데 신경을 썼어. 원소는 공손찬을 속이고 기주 땅을 차지했고, 공손찬의 동생 공손월을 죽이고, 공손찬도 원소군에게 죽음을 당할 뻔했으나, 지나가던 낯선 이가 살려주었는데, 그 낯선 이가 바로 조자룡 조운이란다. 삼국지의 캐릭터 중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많은 캐릭터가 바로 조운이란다. 조운은 신임이 두텁고 충성심이 뛰어나고 거기에 싸움도 잘 하거든예전에 아빠도 삼국지라는 게임을 할 때, 조운을 얻으려고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몰라. 그리고 조운을 얻으면 아주 든든했던 기억이 나는구나. 공손찬을 구해준 인연으로 조운은 공손찬과 함께 있던 유비를 만나게 되고, 서로 존경과 호감을 갖게 되었단다. 유비는 공손찬의 추천으로 평원에 상()이라는 관직을 받고 떠났단다.

원소와 원술은 서로 형제인데 사이가 안 좋아졌단다. 원소는 형주 양양성의 주인 유표와 사이가 좋은데, 원술은 유표와 앙숙의 관계였단다. 원술은 그 대신 손견과 친분을 가지고 있었는데, 손견을 설득하여 유표를 공격하라고 했고, 손견은 자신감 있게 유표를 공격했으나, 그 전투에서 그만 죽고 말았어. 강동 땅은 손견의 첫아들 손책이 이어받게 되었어.

왕윤이라는 한나라 신하가 있었단다. 반동탁 연합군도 흐지부지되어 동탁은 더욱 기세등등했어. 동탁의 악행을 보다 못한 왕윤은 미인계로 그를 없애려고 했어. 어릴 때 버려진 아이 초선을 딸처럼 키웠는데, 그 딸이 어여쁘게 자랐단다. 왕윤은 마음이 아팠지만, 나라를 위해서 그 딸 초선을 이용하여 동탁과 여포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했어. 초선에게 그 뜻을 이야기하니 초선도 왕윤의 뜻을 받들기로 했단다.

작전은 이랬단다. 여포를 초대해서 여포에게 초선을 준다고 약속을 했다가 동탁에게 초선을 준 것이었어. 여포에게는 동탁이 초선을 데리고 갔으나 곧 여포에게 줄 거라고 이야기해두었어. 당시 동탁은 여포의 양아버지였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동탁은 초선에게 푹 빠져 있었고, 이에 화가 난 여포는 결국 동탁을 죽였단다. 반동탁 연합군이 모여서도 이루지 못한 일을 왕윤과 초선의 계략으로 쉽게 처단할 수 있었단 거야. 하지만 이 작전은 해피 엔딩이 아니었단다. 동탁의 부하였던 이각과 곽사가 왕윤을 죽이고, 동탁이 가지고 있던 권력을 다시 잡았어. 초선은 동탁이 죽은 뒤에 미인계가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자결을 했단다. 여포만이 자결한 초선을 보고 크게 상심에 빠졌단다. 그리고 이각과 곽사가 다시 권력을 잡았으니 여포 자신은 동탁을 죽인 중범죄자가 되어 도망자 신세가 되었어.


2.

서주라는 지역의 태수는 도겸이라는 착한 사람이었단다. 도겸은 자신의 지역에 왔던 조조의 아버지인 조숭을 잘 대해주고, 돌아가는 길도 호위 500명을 붙여서 보냈단다. 그러나 호위를 맡았던 장개는 황건적 출신이었는데, 자신의 본성을 드러내며 조숭과 일행을 죽였단다. 이 소식을 들은 조조는 도겸이 시킨 것으로 생각하고, 총 공격을 감행했단다. 도겸은 유비에게 도움을 청해서 유비, 관우, 장비, 조운이 도와주려 왔어.

조조가 서주를 공격하는 동안 비어 있는 조조의 본거지 연주의 복양성을 도망 신세였던 여포가 공격하여 점령해 버렸어. 여포가 힘만 셌지, 이런 지략이 없을 텐데, 누가 도와 준건가? 그래, 맞아. 그런 작전을 펼친 사람은 진궁이었어. 진궁이 여포의 책사로 들어가 있었어. ? 진궁은 조조를 구했던 그 사람? 앞서 진궁이 조조를 구출해주었다가 후회하고 어쩔 수 없이 조조 밑에 있었다고 했잖아. 그런데 조조가 도겸의 서주를 공격한다고 했을 때, 진궁은 도겸이라는 사람의 성품을 알고 그가 조조의 아버지를 죽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 그래서 서주 공격을 강력하게 반대를 했었어. 그러나 그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더 이상 조조와 함께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길을 떠났고, 그래서 찾아간 이가 여포였던 거야. 그런데 하필 여포라니.. 진궁이라는 사람이 똑똑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여포를 선택한 것을 보니, 참 사람 볼 줄 모르는 사람이구나. 아무튼 진궁의 계략으로 여포는 큰 승리를 거두고 조조는 화상을 입는 등 중상을 입고 간신히 도망쳤단다. 자신이 죽은 척 하면서 여포를 함정에 빠뜨렸으나, 간신히 탈출한 여포는 그 이후 복양성 안에서 나오지 않고 수비만 했단다.

서주성의 주인 도겸의 나이는 일흔그는 노화로 죽었는데, 그는 죽기 전에 서주를 유비에게 주려고 했어. 그동안 유비를 지켜봤는데, 관대하고 착한 사람이었거든. 하지만 유비는 몇 번이고 거절을 했어. 결국 도겸은 죽고 도겸의 부하들과 백성들이 유비를 찾아와 서주를 맡아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단다. 어쩔 수 없이 유비는 서주의 태수가 되었단다.

한편 조조는 복양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을 했단다. 복양성에서 수비만 하던 여포는 어느날 성 밖으로 나가서 싸웠어진궁이 그렇게 나가지 말라고 말렸는데 말이지. 여포는 조조군에게 밀리기 시작하면서 다시 성으로 들어오려고 했지만, 여포를 배신한 전씨가 성문을 열어주지 않아서, 여포는 갈 곳을 잃고 도망 다녔단다. 여러 제후들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지만 착하디 착한 유비는 여포를 도와주었단다. 관우와 장비가 다 반대를 했는데 말이야. 아빠는 유비를 좀 안 좋아한단다. 그가 관대하고 착한 것 빼고는 가진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거든. 그리고 관대하고 착한 것도 좀 때와 장소와 사람을 가려가면서 착해야 하는데, 모든 이에게 착하게 구니 말이야. 유비는 여포를 도와준 것에 멈추지 않고 서주성마저 여포에게 주려고 했어. 다행히 주변의 적극적인 만류로 여포는 소패성에 물러났단다. 여포의 괴팍한 성격을 못 알아본다고 쳐도 소문이 자자하게 난 것은 알 텐데, 그런 여포에서 성과 성 안에 백성을 맡긴다는 것이 말이 되니? 관우와 장비가 그렇게 반대를 하는데도 여포에게 서주성을 주려고 했다니정말 답답한 노릇이로구나.

헌제를 모시고 있는 신하 중에 양표라는 사람이 있단다. 헌제가 이름뿐인 헌제이지만, 그래도 이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노력했어. 이각과 곽사 사이를 이간질하는데 성공하여 이각과 곽사는 성 안에서 서로 치고 박고 했단다. 이렇게 치고 받으면서 이각이 몰래 황제인 헌제를 성 밖으로 빼돌렸어. 이로 인해 헌제는 오히려 성 밖에서 굶주린 생활을 하게 되자, 양표는 다시 이각과 곽사를 중재하려고 했단다.

이름뿐인 황제 헌제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수많은 싸움꾼들이 치고 박는 이 싸움들은 언제 끝날 것인가. 분명한 것이 이 싸움들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것그들은 무엇을 위해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일까. 자신들의 목숨뿐만 아니라 죄 없는 백성들의 목숨까지 내고 싸우는 것일까. 삼국지에서 죽은 사람들이 총 몇 명인지 한번 세우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구나. 전투 장면을 보면 적으면 수천 명 또는 수만 명, 보통 수십만 명씩 참여하는 전쟁에서, 절반 이상씩 죽었다는 전투가 대부분인데그렇게 죽은 사람들을 모두 더하면 몇 명이나 될까. 세상의 소설들 중에 가장 많은 사람이 죽은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단다. 삼국지 2권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조조를 잡으라는 체포령이 전국 각지로 전해졌다.

책의 끝 문장: 어쨌든 그 역시도 속이 복잡한 인물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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