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 시오리코 씨와 기묘한 손님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1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얼마 전 인터넷 서점 신간 코너에 소개된 책이 있었어.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7. 그리고 그 책이 완간이라고 했어. 책 표지는 예쁜 주인공이 만화책에서 보던 그림으로 그려져 있었어. 당연히 만화책인줄 알았어. 예쁜 주인공 그림으로 눈이 가기도 했지만, 책제목에 때문에 무슨 책인가 클릭해 보았단다. 고서당이라고 해서 책에 관한 만화책인가 싶었어. 당연히 만화책인줄 알았는데, 책소개를 보니 그냥 소설이었어. 비블리아 고서당이라는 헌책방에서 헌책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이야기들책을 좀 읽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관심을 가질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어. 아빠는 책을 좀 읽는 부류에 낀다고 할 수 없지만, 책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책에 관한 소설에는 눈이 휙 돌아간단다. 그리고 예쁜 여자의 그림도 한몫을 했다고 할 수밖에역시 책도 외모가 중요해..

 

1.

주인공 고우라 다이스케. 나이 스물셋. , 좋은 나이구나. 그가 태어나기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엄마와 외할머니와 함께 살았어. 외할머니가 젊은 시절에 책을 많이 좋아하셨고, 그때 모은 책들로 꾸며진 할머니의 서재는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지. 다이스케가 다섯 살 때 할머니 서재에 들어가서 책을 만졌다가 할머니에게 크게 혼나고 손찌검까지 당했으니 말이야. 그게 할머니한테 맞은 유일한 '사건'이었어. 이 사건 이후 트라우마 때문인지 다이스케는 책만 보면 거부 반응을 일으켰어. 책을 읽고 싶지만, 거부반응으로 책을 읽을 수가 없었어. 그러다 보니, 학창시절 공부에도 영향을 주어 공부는 잘 못하고, 다행히 큰 덩치로 유도를 배워서 유도 대학에 진학했어. 그런데 불행히 지금은 백수야.

1년 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시기 전에 그 옛날 때린 것에 대해 것에 미안하다고 사과하셨어...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1년이 지나고 엄마는 할머니의 유품을 정리하자고 하셨어... 할머니의 유품은 할머니의 책들이 대부분이었고, 그 책들에는 다이스케가 다섯 살 때 그 '사건'의 책 소세키 전집 중 여덟 번째 책인 <그 후>라는 책도 있었어. 나쓰메 소세키는 18세기에서 19세기에 걸쳐 일본에서 활동한 유명한 작가로 일본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사람이고, 우리나라에서도 그의 대부분의 책들이 번역 출간될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야. <그 후>라는 책의 앞면지에는 다나카 오시오라는 사람의 이름과 소세키의 사인이 있었어. 만약 소세키의 사인이 진짜라면 이 책은 상당히 고가일거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그 소세키의 전집에 영수증이 있었는데, 비블리아 고서당에서 구입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

비블리아 고서당. 다이스케가 살고 있는 동네에 있는 헌책방인데, 고등학교 때 우연히 거기서 일하는 예쁜 아가씨를 한번 본 기억이 떠올랐어. 그 이후에 몇 번 더 기웃거려봤지만, 그 예쁜 아가씨는 없었고, 주인 아저씨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 아무튼 그 소세키 전집과 소세키의 사인본 감정을 위해 다이스케는 비블리아 고서당에 갔어. 그곳에 어떤 고등학생 여자아이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고서당 주인은 병원에 입원에 있다는 거야. 다음에 오겠다고 이야기할 틈도 없이 그 여자아이는 병원에 전화를 했고, 그리로 가보면 된다고 했어. 소세키 전집을 다시 들고 병원에 갔어. 그런데 그 병실 침대에 책들을 옆에 쌓아두고 누워있는 이는 다름 아닌 고등학교 때 봤던 그 예쁜 아가씨였던 거야...

그 아가씨의 이름은 시노카와 시오리코...  고서당 주인이었어. 그 전에 주인인 그녀의 아버지였는데, 작년에 돌아가셨다는 거야... 시오리코는 책방 주인인데, 서점 운영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말을 할 때 힘이 없고, 작은 목소리로 소심하게 이야기하는 거야. 다이스케가 소세키 전집과 사인 때문에 찾아왔다고 하니... , 책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니 시오리코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열성적으로 이야기했어. 그리고, 다이스케가 가지고 온 책에 있는 소세키의 사인은 소세키가 직접 한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해주었어. 소세키는 1916년 삶을 마감했고, 이 책은 1956년에 나온 책이니까 말이야. 다이스케가 가지고 온 소세키 전집은 이와나미쇼텐의 신서판이라는 것도 덧붙여 이야기해주었어. 그야말로 줄줄.. 모르는 것이 없었어.

그런데 이상한 것이 하나 있다고 했어. 소세키 전집 34권 중 <그 후>만 장서인이 찍혀 있지 않고, 소세키 사인이 있다는 거야. 그것은 혹시 <그 후>라는 책을 남들에게 알아채지 못하기 위한 장치였던 것 같다고 했어. 사인도 소세키와 함께 적혀 있는 다나카 요시오라는 사람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적은 것. 그러니까 할머니가 <그 후>라는 책을 다카가 요시오라는 사람한테서 선물을 받았고, 그 책 하나만 있으면 눈에 띠니까 소세키 전집을 사서 그 사이에 꽂아두었다는 것... 아무도 모르던 할머니의 로맨스의 주인공의 이름이 다나카 요시오. 이것이 시오리코의 추측이었어.

그런 사연이 있는 책이라고 생각하니 팔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다시 책을 들고 집으로 왔어. 그런데 다이스케는 엄마한테 혼이 났어. 감정 비용을 주지 않고 왔다고... 다시 감사의 선물을 주고 오라고 호통을 치셨지... 다이스케 입장에서는 땡큐지.. 예쁜 시오리코 씨를 다시 볼 수 있으니까 말이야. 다음날 병원 가는 길에 선물사려고 빵집에 들렀다가 우연히 오랜만에 이모를 만났어. 이모가 이야기 중에 엄마와 다이스케만 집안에서 유별나게 키가 크다고 이야기했고, 할머니가 진정으로 좋아했던 사람은 바로 엄마와 다이스케였다고 이야기했어. 평상시 같았으면 그냥 넘겨 버릴 이야기였는데, 어제 할머니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난 뒤라서.... 혹시 엄마가 할머니의 비밀 사랑, 그것도 진정한 사랑의 씨앗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더욱이 병원에서 다시 만난 시오리코가 다이스케한테 이름을 혹시 할머니가 지어주신 거 아니냐고 물어보기까지 했어. 그게 맞거든. 다이스케라는 이름, 할머니가 지어주신 거였어. 다이스케는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니 소설 <그 후>의 주인공 이름이 다이스케였대. 그리고 소설 <그 후> 내용도 할머니의 사랑과 비슷한 사랑이야기가 나오고.... .. 할머니의 숨겨진 로맨스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는 법. 비록 당시에 주변사람들에게 걸렸다면 불륜이라고 손가락질을 당했겠지만, 지나고 보니 순수하고 진정한 사랑처럼 느껴지는구나.

시오리코 씨는 다이스케에게 소심하게 제안을 하나 했어. 자신이 병원에 입원한 것은 다리가 부러졌기 때문인데 한동안 고서당 일을 못하고, 지금은 동생(고서당을 지키고 있던 여고생)이 도와주는데 학생이다 보니 시간이 부족하고...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해 볼 생각이 없냐고... 어려운 것은 아니고, 고서당에 감정이나 헌책이 들어오면 그걸 병원에 가지고 오면 되는 일이라고 했어. 다이스케는 당연히 오케이였지... 뭐 망설일 게 있었니.. 하하.

...

아빠는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어... 그 유명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라는 책은 구입해서 집에 있긴 하지... 그보다 이젠 <그 후>라는 소설을 읽고 싶어지더구나.

 

2.

다이스케는 이제 비블리아 고서당으로 출근을 했어. 어느날 비블리아 고서당의 단골손님인 시다가 찾아와 문고를 하나 맡기고 갔어. 다이스케는 시오리코에게 그 책을 들고 찾아갔는데, 시오리코는 그 문고판 책을 엄청 좋아했단다. 그 이유는 그 책이 희귀본이었거든... 그 책을 가지고 온 시다라는 사람은 일명 책등빼기라고 부르는 사람이었어. 책등빼기는 고서점에서 희귀본을 알아보고 싸게 구입해서 비싸게 되파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말하는 거야. 시다는 그 문고판을 주면서, 한가지 부탁을 했어. 자신이 가지고 있던 고야마 기요시라는 작가의 <이삭줍기, 성 안데르센> 문고판 초판(1955)을 잃어버렸는데... 그 책을 찾는데 도움을 달라는 것이었어.

며칠 전 어떤 소녀와 부딪쳤는데, 거기에 있는 책이 사라졌다는 거야. 그때 시다는 가사이라는 다른 책등빼기와 만나기로 되어 있었는데, 그 가사이라는 사람이 소녀를 보았다고 했어. 그리고 소녀가 가지고 있던 소지품을 보았는데, 보냉제와 쇼핑백을 들고 있었대. 또 그 소녀는 어떤 남자학생을 만나려고 하는 것 같았대. 다이스케는 다시 그곳에 단서가 있을까 싶어서 갔다가 가사이가 이야기한 외모를 가진 남자학생을 봐서 혹시나 하고 그날 일을 물어봤어. 그 남학생이 맞았어. 그리고 소녀는 그 남학생에게 선물을 주려고 했었고... 소녀의 이름은 고스가 나오였고, 그 남학생이 고스가의 이메일 주소도 알려 주었어. 고스가에게 연락을 했더니, 고스가는 병원으로 찾아왔어.

시오리코의 추리... 고스가가 자신이 짝사랑하는 남학생에게 선물을 주려고 있는데, 자전거와 부딪히면서 선물 포장이 떨어지고... 그 와중에 문고판 책의 가름끈이 보여서, 그 가름끈으로 리본을 만들려고 책을 훔쳤다고 했어.. 그래서 그 가름끈으로 포장을 해서 선물을 주었는데, 그 남학생은 그 선물을 받지 않았어.. 그 남학생이 좀 재수없는 캐릭터였거든... 그래서 집에 돌아왔는데, 우연히 그 책을 읽어보니, <이삭줍기>라는 소설에 자신과 같은 이야기였던 거지. 그래서 지금은 그 책을 읽고 있는 중이라고

고스가는 너무 정확한 추리에 깜짝 놀랬고…. 그 책을 다 읽고 돌려주어도 되냐고 물어봤어. 물론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과 함께.... 시다에게 이런 사연을 이야기해주었고, 고스가가 직접 시다에게 사과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었고, 시다가 사과를 받아주었단다. 이런 극적인 일들이 실제에서 벌어지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책에 관한 작고 큰 에피소드들이 담겨져 있는 경우는 많이 있을 거야. 아빠가 읽은 모든 책들에 그런 에피소드들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빠도 많은 책들이 아빠의 삶과 경험과 추억과 엮여 있었음을 새삼 깨닫게 해주었단다.

 

3.

세번째 이야기는 비노그라도프와 쿠즈민이 쓴 <논리학 입문>이라는 책과 관련된 이야기란다. 어느날 양복을 빼입은 사카구치라는 사람이 책감정을 의뢰하기 위해 왔어. 그 책이 바로 비노그라도프와 쿠즈민이 쓴 <논리학 입문>라는 책이야. 그런데 몇 시간 뒤에 이상하게도 사카구치의 아내 시노부가 전화해서 남편이 다녀갔는지 물어봤어. 다이스케는 그 책을 들고 시오리코를 찾아갔지. 그들은 그 책이 감방 안에서 보던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아주 오래 전이긴 하지만... 사카구치 나이를 봤을 때 상당히 오래 전 사카구치가 젊었을 때의 일인 것 같았어. 아마 사카구치 씨가 감방에 갔던 사실을 아내한테 숨기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들통이 날까 싶어 그 책을 팔려고 했던 것 같아. 그런데 그 병실에 사카구치의 아내 시노부가 찾아와서 책을 돌려달라고 했어. 다이스케와 시오리코는 당황을 했지... 시노부는 딱 봐서 성격이 쿨한 중년의 여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

그런데 곧이어 사카구치도 병실로 방문했어. 그들은 고서당에 차례로 들렀다가 다이스케가 병실에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온 거야. 다시 시오리코는 그들이 숨기고 있던 사연을 추리해냈어. 선글라스를 쓰고 온 사카구치...  사실 눈에 병이 있었어. 몇몇 행동을 보고, 시오리코는 사카구치가 눈에 병이 생길 걸 알게 되었고, 그걸 아내에게도 숨기려고 했다는 사실을 눈치챘어. 그리고 자신이 전과범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아내가 자신을 버릴 것이라는 소심함에 그 <논리학 입문>이라는 책을 더 이상 시력을 잃기 전에 처분하려고 했던 거야. 전과범 이야기는 하지 않고, 시오리코는 사카구치 씨의 눈에 관한 이야기만 했어. 아내는 괜찮다면서 끝까지 같이 하겠다고 이야기했어. 그러자 사카구치는 한발 더 나아가 자신이 젊은 시절 잘못을 저질러 감방에 갔다왔다는 사실도 고백했어. 그러자 아내 시노부는 이미 그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괜찮다고 이야기했어. , 약간은 식상하지만 잔잔한 감동을 주는 장면이구나... 서로 이해해주는 부부의 마음이란.... 아빠가 무척 찔리는 장면이구나. 사카구치와 시노부는 다정하게,, <논리학 입문>이라는 책도 돌려받고 돌아갔단다. 그들이 가자 시오리코가 이야기하기를, 시노부가 남편이 전과범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그것은 거짓말이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어. 남편이 상처받지 않기 위해 즉흥적으로 한 선의의 거짓말 말이야....

...

시오리코가 다리가 부러졌다고 했잖아. 그런데 그것은 사실 누군가 고의로 밀어서 다친 것이라고 했어. 그 범인을 찾고 있는데, 다이스케에게 도와달라고 정식으로 요청을 했단다. 다이스케는 시오리코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기 때문에 좋다고 했어.

 

4.

시오리코가 가장 아끼던 책 중에 하나를 판매대에 내놓았어. 할아버지 때부터 대대로 내려온 다자이 오사무의  <만년> 초판 '언컷'. 그것도 저자의 사인이 있는 것... '언컷'본은 처음 책을 찍어서 페이지 별로 잘라야 하는데 그것까지 자르지 않은 것을 이야기한대. 그러니 얼마나 그 수가 적겠어. 거기에 저자 사인까지 있다니.... 감정가격이 30만 엔이나 한다고 했어. 우리나라 돈으로 3000만원 정도 되는 돈이야. 다자이 오사무라는 작가가 그럼 그 정도로 유명한 작가냐고? 일본에서는 그렇다고 하는구나. 여러 번의 자살시도를 했었고, 결국 연인과 자살로 삶을 마감한 것으로도 유명하대.

...

그런데 그런 귀중한 책을 시오리코는 왜 판매대에 내놓았을까? 사실 얼마 전에 시오리코의 <만년>을 부탁을 받아서 전시회에 내놓은 적이 있었대. 그 이후 어떤 스토커가 그 <만년>을 사겠다고 계속 연락을 했고, 매번 시오리코는 거절을 했대. 그러자 시오리코을 밀쳐내는 폭력까지 썼던 거야. 다행히 그때 그 책을 가지고 있지 않았었고그 때 일로 시오리코가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된 거야. 시오리코는 자신을 공격했을 때의 상대방 외모를 정확히 보지 못했지만, 키가 큰 남자라는 것은 알 수 있었대. 그 범인을 찾고자 미끼로 <만년>을 판매대에 내 놓은 거야. 그런데, 사실은 진품은 아니고 위조품이었대. 어느날 책등빼기인 시다와 가사이가 헌책방에 왔는데, 가사이의 의심스러운 행동을 거듭 해서 그가 바로 범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가사이는 자신이 범인이라는 것이 밝혀진 다음, 오히려 병원으로 달려갔어. 목적은 <만년> 언컷본. 다이스케가 그를 쫓아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옥상에서 시오리코와 대치중이었어. 시오리코는 <만년>이라는 책을 꺼내 들어 라이터로 불을 붙였어... 가사이는 경악을 했어. 그에게 있어 생명보다 소중했던 책이었는데... 가사이가 경악을 하며 당황하는 순간 그에게 빈틈이 있어서 다이스케가 제압을 했단다. 유도로 대학까지 간 몸인데, 이쯤이야그의 지갑을 뒤져서 이름을 확인해 보니 다나카 도시오. ? 어디서 비슷한 이름을 본 거 같은데... 바로 다이스케 할머니의 사연이 담긴 <그 후>라는 책의 앞면지에 적힌 이름 다나카 요시오와 비슷했던 거야. 도시오에게 물어봤더니 자신의 할아버지였다는 거야. 어쩌면 다이스케와 도시오는 피가 섞여 있을 수도 있는 거야. 두 사람 모두 키도 엄청 컸으니까 말이야. 도시오에게 할아버지의 근황을 물어봤더니 이미 한참 전에 돌아가셨다고 하는구나.

아참, 시오리코가 불을 태운 <만년> 또한 위조품이었어. 다이스케도 속인 거야. 다이스케는 자신도 속였다는 사실에 삐쳐서 고서당 일을 그만두었어. 하지만 다이스케 마음 속에 이미 시오리코에 대한 사랑이 싹트고 있었으니.. 시오리코의 사과 한마디에 서운한 감정이 녹고 말았단다. 그렇게 소설이 끝났어.

앞서 이야기했지만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이야기는 7권까지 이어진단다. 앞으로 종종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아빠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일본 작가와 일본 소설을 많이 다루었지만, 책에 관한 이야기라서 좋았단다. 무엇보다 책 디자인이 너무 예쁘구나..^^ 비블리아 고서당 여주인공 시오리코의 피규어 인형도 있다고 하던데... 이 책이 상당히 인기가 있었던 책이었나 보구나. 이제라도 만나서 다행이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녹색평론 통권 156호 - 2017년 9월~10월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 녹색평론사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녹색평론 156호를 읽었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아빠는 전폭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어. 어떤 일에 있어서는 간혹 실수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시험을 봐도 100점을 받는 것은 어려운 거잖아. 그래서 전체적인 면에서 평가를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해. 간혹 실수를 한 것 가지고 침소봉대해서 비난하고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해. 이미 노무현 대통령 때도 그런 우를 범했잖아. 아빠는 그때 진보 언론들이 얼마나 미웠는지 모른단다. 전체적인 숲을 봐주어야 하는데.. 세세하게 나무를 보고, 나무 하나가 죽었네, 나무 하나가 시들었네

이번 문재인 정부은 제발 큰 그림으로 평가해 주었으면 좋겠어. 간혼 실수에 대한 지적을 하더라도 차가운 비난이 아니라 따뜻한 감쌈으로 평가를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야. 녹색평론도 그런 논조로 현정부를 평가했으면 좋겠구나. 그런데, 아빠는 그것은 조금 뒤의 일이고현시점은 전 정부와 전전 정부의 적폐 청산하는데, 언론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한단다. 그 적폐 청산이 완전히 끝내야만 진정한 문재인정부의 시작이라고 생각해. 그러니 녹색평론을 비롯한 진보 언론들은 이전 두 정부의 적폐청산을 빨리 끝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단다. 그리고 MBC KBS의 파업이 노조의 뜻대로 끝이 난다면 전 정부들의 적폐청산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그들의 파업을 적극 지지하고 있단다.

 

1.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어느덧 5달이 넘었구나. 이번 녹색평론은 문재인 정부 출범 3달을 간략히 평가하는 글로 시작했단다. 지난 9년간 엉망진창 없는 게 나았던 정부에서 살다 보니, 상대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더 잘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원래 실력이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해. 녹색평론에서도 문재인 평가에 대해 나쁘지 않았어. 붙임글로 샤드 배치에 대한 인색한 평가도 있었지만 말이야.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 취임하고 먼저 내놓은 정책들을 보면, 그 전 정부와는 달리 노동자 그것도 을 위한 정책이었고 그것이 이번 정부의 색을 보여준 것으로 보였어.

=======================================

(9)

취임한 지 석 달이 가까워 옵니다만, 지금까지의 그의 언행은 국가권력을 사익을 위해 사용해온전임자들과는 무척 다른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운영의 책임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에 대한 설명책임과 시민들과의 격의 없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으면 보여줄 수  없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이 시점에서 국가에 주어진 첫 번째 과제는 사회적 약자를 우선적으로 돌보는 것임을 잊지 않고 있는 듯합니다. 그리하여 취임 직후 그가 가장 먼저 발표한 정책제안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그리고 젊은이들의 일자리 문제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며칠 전에는 국회 안팎에 아직 광범하고 뿌리 깊게 포진해 있는 기득권세력과 수구 언론들의 완강한 저항과 반대를 무릅쓰고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는 조치를 단행하는 용기를 보여주었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은 여러 연설을 통해서 자신은 촛불혁명의 결과로 대통령이 되었다고 이야기했어. 촛불 혁명 같은 것도 안 일어나는 상황이었으면 좋았겠지만, 나라의 잘못된 지도자를 평화로운 민주주의 절차에 의해 바꿨다는 것에는 우리나라의 국민으로써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이라 생각했어. 전세계에서 촛불혁명의 성공을 관심 있게 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단다. 특히 최근처럼 민주주의가 쇠퇴하는 징후를 보이고, 세계 곳곳에서 극우 세력이 정권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야. 우리나라의 이런 사례는 쇠퇴하는 민주주의에서 피어난 희망이 아닐까 싶구나.. 그리고 이런 촛불 혁명의 기세가 이번 정권 5년에 그치지 않고, 쭉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단다.

 

2.

선거철만 되면 경제민주화라는 말을 참 많이 듣게 된단다. 왜 이런 말이 나올까. 우리나라는 분명 민주주의 국가잖아. 나라의 대표도 투표를 통해서 뽑고.. 하지만, 경제계는 어떨까? 경제활동을 하는, 가장 대표적인 회사 안은 과연 민주주의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아. 아직 경제계에서는 소수 권력에 의해 지배되는 세계란다. 그 안에서는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합리적인 못한 일이 일어나도 참는 경우가 많아.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라면 정치 민주주의 뿐만 아니라, 경제 민주주의가 이루어져야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가 되는 거야. 경제민주화를 쉽게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모든 구성원의 살림살이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구나.

=======================================

(17)

그래서 예컨대, 제대로 된 일자리도 만들고 노동시간도 단축하고, 청년들이 자신의 꿈에 따라 공부하고 사회에 나와도 고른 대우를 받으며, 노동자들이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노동조합이나 노동자들의 경영 참가도 적극 보장하고, 주거나 교육, 의료나 노후 문제를 사회 공공성 차원에서 해결해내는 새 해법들이 나와야 해요. , 경제민주화란 살림살이를 행복하게 하자는 거요.

=======================================

일자리를 만들고,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노동자들이 당당하게 목소리를 내고. 경영 참여도 적극 보장하고천국에서나 일어날 법한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하는구나. 이번 녹색평론에는 고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인 강수돌 교수와 경제민주화에 대한 대담을 실었는데, 정치와 경제민주화가 정말 이루어진다면 삶은 어떻게 바뀌느냐는 답변을 읽다 보니, 이게 가능한가? 싶더구나. 경제민주화를 위해서는 대통령 한 명 바뀌었다고 해결될 것 같지는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릴 거야. 그래도 정치 민주주의도 이루어냈으니, 경제 민주화도 언젠가는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24)

-정치,경제 민주화가 이뤄진다면 일반인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지금보다 훨씬 행복해지겠죠. 아이들은 아무 두려움 없이 꿈을 꿀 수 있고, 어른들은 아무 두려움 없이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겠죠. 더 이상헬조선이 아니겠죠. 물론 이 모든 건 지난한 과정이라 긴 시행착오와 학습과정이 필요해요. 시간도 걸리죠. 중요한 건 나부터 깨어난 시민으로 성장하고 성숙하면서, 또 여럿이 더불어 토론하고 여론을 만드는 거죠. 또 현 선거제도의 맹점을 고쳐나가면서(연동형 비례대표제, 결선투표제 등의 도입을 통해), 정치,경제 민주화의 의지와 비전을 가진 사람들을 선거에서 뽑아야죠. 이렇게 되면 일반인들도 정치,경제에 더 많은 관심과 책임감을 느끼게 될 거예요.

=======================================

 

3.

최근 녹색토론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숙의 민주주의란 것이란다. 숙의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는 전에 이야기했으니 이번에는 따로 하지 않고, 숙의 민주주의와 함께 따라오는 공론조사란 것에 잠깐 이야기 볼게. 우리가 어떤 정책에 대해 국민들이 생각하는 바라를 조사하는 것을 여론 조사라고 해.. 하지만 백성들이 그런 정책에 대해 자세히 모르고, 대략적인 느낌이나 TV 등 언론에 비친 것을 보고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거야. 그러니 언론이 여론을 조장한다는 소리도 있잖아. 국가에서 어떤 중요한 정책을 결정할 때는 여론이 중요한 것이고 말이야. 하지만, 여론은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언론 등에 의해 조작될 수가 있어. 그런 것에 대안으로 뽑히는 것이 공론조사란 것이 있단다. 국민들을 대표하는 사람들의 집단을 무작위로 추출하여 정책에 대해 공부도 하고 토론을 해서 정책의 이해도를 높인 다음 정책에 대한 투표를 하는 것이란다. 그렇게 뽑힌 사람들은 전체 국민들을 대표하게 되고, 여론 조사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야.

=======================================

(116)

왜 많은 나라가 공론조사를 정책결정에서 주요한 기준으로 활용할까? 그 이유는 공론조사 방식이 갖는 탁월한 장점 때문이다. 공론조사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절차로 진행된다. 쟁점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1차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1차 조사 결과의 의견 분포 및 인구통계학적 특성(지역별, 계층별, 성별, 세대별 등)과 일치하는 토론 참여자 표본을 선발한다. 표본은 많을수록 좋지만 토론 장소의 협소성과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 어느 정도의 제한이 있어야 한다.(우리나라 핵발전소 문제에 있어서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301~501명 정도가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

이것은 얼마 전에 녹색평론에서 이야기했던 시민회의와 비슷한데, 공론조사는 특별한 정책이나 사안이 있을 때 그때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니까 다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단다. 결정하는 방법에서는 배심원 제도와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이런 제도들이 있다면 민주주의의 왜곡을 보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요즘 시민회의, 추첨 민주주의, 숙의 민주주의, 공론 조사 등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대의 민주주의에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이런 것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좀 실시되었으면 좋겠구나.

..

여러 나라에서 실시하고 있고, 문재인 정부도 공론조사를 도입하겠다고 했어. 이 책을 읽고 얼마 뒤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5, 6호기에 대한 공론화위원회가 만들어져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어. 홈페이지(http://www.sgr56.go.kr/npp/index.do)도 있어 들어가보니, 많은 글들도 올라와 있었어. 진작 이런 게 있는 줄 알았으면 아빠도 시민참여단에 참여해볼 걸 그랬어. 이런 공론화가 우리나라에서도 하다니.. 일 년 전이라면 생각도 못했을 텐데정말 짜릿하더구나. 이게 진정한 나라이고, 진정한 지도자가 아닐까 싶구나. 이번 공론화가 잘 되었으면 좋겠구나. 그리고 공론화의 첫 번째 주제로 원자력 발전소를 선택했다는 것은 그야말로 탁월한 선택이 아닌가 싶구나.

 

4.

아빠가 좋아하는 조선시대 사람 상위 랭크에 차지하는 사람 중 한 명이 허균이란다. 그 허균이 녹색평론에 나타났단다. 연재 <스승과 제자> 코너에 이달과 허균과 허난설헌으로 소개되었어. 아빠가 허균과 그의 누나 허난설헌도 좋아해. 그리고 그들의 스승인 이달그들의 이야기는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인데도 또 읽으니 또 반갑더구나. 허난설헌의 본명이 허초희란다. 난설헌은 한자로 쓰면 蘭雪軒. 여름에 자라는 난초가 겨울에 잘못 피었다는 뜻이라고 하는구나. , 시대를 잘못 태어난 사람이라는 것이지. 그래도 남편이라도 잘 만났으면 좋았을 텐데또는 어린 두 아이를 잃지만 않았어도 그렇게 허망하게 죽지 않았을 텐데스물일곱 살 짧은 삶을 살다 간 허난설헌. 그래서 더욱 애잔한 마음이 드는 것 같아. 허균도 누이가 죽고 났을 때 깊은 슬픔에 빠졌었단다.

=======================================

(198~199)

동생 허균은 그때의 일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누이가 생전 꿈에서 받아 적은 시에푸른 바다 아득히 요해에 잠기고 푸른 난새 채색 봉황에 기대었는데 붉은 연꽃 스물일곱 송이 서리 내린 차가운 달빛 아래 떨어지네라고 하더니 이듬해 세상을 떠났다. 3 9를 곱하면 27로 누이의 나이와 같다. 사람의 일이란 미리 정해진 운명이 있어 피할 수 없음이 이와 같단 말인가?

 

또 평하기를,

 

  누이의 시는 모두 천성에서 나온 것이다. 유선시를 즐겨 지었는데 시어가 모두 맑고 깨끗하여 익힌 음식을 먹는 속인들은 따라갈 수 없다. ()도 우뚝하고 기이한데 사륙문(四六文)이 가장 좋다. 백옥루상량문이 세상에 전한다. 둘째 형(허봉)은 일찍이, “난설헌의 재능은 배워서 이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두 이백과 이하가 남긴 노랫말을 읊은 것이다라고 평했다. , 살아서는 부부 금슬이 좋지 못했고, 죽어서는 제사 받들 자식이 없으니 아름다운 구슬이 깨져버린 원통함이 그지없다.

=======================================

허균과 허난설헌의 재능을 타고난 것도 있지만, 그 타고난 재능을 꽃피우게 된 것은 스승 이달의 힘이 컸단다. 이달 또한 글짓기의 최고 소유자였으나, 서출 출신라서 대우를 받지 못했단다. 허균의 형 허봉이 이달과 친하게 지낸 친구였고, 이달의 능력을 알아보고 자신의 동생들을 맡기게 된 것이야. 이달과 허균, 허난설헌은 좋은 선생님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구나. 너희들도 앞으로 많은 선생님들을 만나게 될텐데,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면 좋겠다고 하면 아빠의 욕심일까?

 

5.

최근에 출간된 황석영의 자전적 소설 <수인>이 많은 사람들의 극찬을 하더구나. 이번 녹색평론에서도 그 소설과 황석영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어. 그런데 아빠가 속이 좁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빠는 2009년 이후 황석영의 책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어. 아빠가 이명박을 정말 얼마나 싫어하는데, 그와 행보를 같이 하다니더욱이 아빠가 그 전까지 황석영의 소설들을 얼마나 즐겨 읽었는데 말이야. 노후대책으로 썼다고 해서 삼국지 전질도 기분 좋게 사주고 그랬는데…. 진보 성향의 작가로 분류되던 황석영이 MB에 붙었다? 그때의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단다. 그 이후로 황석영에는 관심을 끊고, 그의 책은 한 권도 읽지 않았어. 그렇게 관심을 끊어서 황석영과 MB 사이가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되었는지 모른단다. 그래서 그의 최근 신간 <수인>이 좋은 평을 받고 있지만, 아빠는 끝내 읽지 않을 것 같단다. 우리나라 현대사를 압축했다고 하던데, 그런 책이 어디 그 책뿐이겠는가?

이 책에 나온 다른 이야기들도 좀더 하고 싶지만, 오늘은 글이 잘 안 써지는구나. 아빠의 글이 늘 졸필이긴 하지만, 그래도 술술 두들길 때도 있는데, 이번주는 회사일에 스트레스를 좀 받아서인지,

머릿속이 콱 막힌 느낌이야오늘은 이만 줄일게. 주말이구나. 신나게 놀아보자꾸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구 자전 속도가 빨라졌나? 의심하는 밤이다.

첫째 아이는 학교 위치를 까먹었다고 한다. ㅠ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조지R.R.마틴]<왕들의 전쟁 1>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8)

공부란 자신을 아는 길이다. 자신의 속을 깊이 들여다보며 자신이 무엇에 들뜨고 무엇에 끌리는지, 무엇에 분노하는지 아는 것이 공부의 시작이다. 공부란 이렇게 자신의 꿈과 갈등을 직시하는 주체적인 인간이 세상과 만나는 문이다.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 그리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 이 점에서 공부에는 끝이 없다.

 

(34)

성적을 위한 공부든, 세상을 알기 위한 공부든,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를 이길 사람은 없다. 그래서 더욱, 공부하는 인간이 되기를 바란다는 점에서, 모두가 공평하게 공부하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는 일이 중요하다.

 

(63)

진정한 를 찾은 사람이 주체적 개인이 된다. 자신의 분야에 진정성을 가지고 꿈을 키워가는 열정은 우열을 나눌 수 없다. 주체적인 개인은 서로를 존중하며 연대한다. 주체적 개인의 연대는 진정한 의 어울림이다. 갖가지 색깔을 가진 개인이 어우러지는 무지개 같은 연대는 개인을 더욱 창조적으로 만들고 사회를 더욱 풍성하고도 다양하게 만든다.

 

(79)

요컨대, 노력하는 둔재는 게으른 수재를 이길 수 있다. ‘우공이산(愚公移山)’이고 우보만리(牛步萬里)’. 우리 모두는 자신의 분야에서 꾸준히 공부하는 인간으로 살아야 삶에 뿌리내릴 수 있고 더 나아가 행복해질 수 있다. 공부를 즐기는 인간이 된다는 것, 그것은 내 삶을 사랑하는 방법을 안다는 것이다. 공부의 출발은 호기심이고, 공부의 성공 조건은 노력이다.

 

(119)

한자로 사회(社會)’회사(會社)’는 어순만 다르다. 그러나 두 단어의 의미는 완전히 다르며 또 달라야 한다. ‘사회는 민주의 원리가 작동되지만, ‘회사는 이윤의 논리가 작동되는 곳이다. ‘회사사회위에 서면 민주주의는 죽는다. 이 점에서 민주주의는 회사주의가 아니고 사회주의! 고원 교수의 정확한 지적처럼, 선진국에서 민주주의가 깊게 뿌리내릴 수 있게 된 배경에는 민주주의가 정치적 자유의 수준을 넘어서 그 사회구성원의 실질적 삶에 직결되는 사회권(social right)’의 실현으로까지 그 영역을 확장시켰기 때문이었음을 명심해야 한다.

 

(203)

변화를 일으키는 결정적 순간은 이성으로는 억지할 수 없는 강한 감성의 힘이 자신을 지배할 때다. 가슴속에서 울컥하는 그 무엇, 배꼽 아래에서 치솟아 오르는 그 무엇이 있어야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킨다. 그런 감정적 떨림 없이는 잘못을 인지하고도 행동하지 못한다. 지식 습득을 통해 머리로 깨닫는 것, 가능하다. 그로 인한 변화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 지식이 가슴 떨림과 만나야 또 하나의 자신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어쩌면 우리가 진짜로 해야 할 공부는 이런 것 아닐까? 찰리 채플린의 명작 <위대한 독재자>의 마지막 연설에 나오는 명대사는 나의 가슴을 뛰게 한다.

우리의 지식은 우리를 냉소적으로 만들었고, 우리의 영리함은 우리를 딱딱하고 불친절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생각은 너무 많이 하지만 너무 적게 느낍니다.”

 

(211)

지식을 가지면 잘못된 옳은 소리를 하기가 쉽다. 사람들은 잘못 알고 있는 것만 고정관념이라고 생각하는데 확실하게 아는 것도 고정관념이다. 세상에 정답이란 건 없다. 한가지 문제에는 무수한 해답이 있을 뿐, 평생 그 해답을 찾기도 힘든데, 나만 옳고 나머지는 다 틀린 정답이라니…… 이건 군사독재가 만든 악습니다.” – 효암학원 이사장 채현국 선생님

모든 건 이기면 썩는다. 예외는 없다. 돈이나 권력은 마술 같아서, 아무리 작은 거라도 자지가 휘두르기 시작하면 썩는다. 아비들이 처음부터 썩은 놈은 아니었어, 그놈도 예전엔 아들이었는데 아비가 되고 난 다음에 썩는다고…..” – 효암학원 이사장 채현국 선생님

 

(232)

그렇다. 냉소하고 체념하면 안 된다.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비트겐슈타인은 두려움과 용기에 대해 마음 속의 용기야말로 비록 처음에는 겨자씨와 같아도 점점 성장해서 커다란 나무가 되는 것이다라며 의지를 강조했다. 그리고 아무리 작은 용기라도 커다란 나무가 될 날을 상상하자. 그리하여 모든 두려움을 극복해나가자라고 토닥인다. 인간의 위대함은 그가 가진 권력이나 부의 크기가 아니라 정신과 기백과 영혼의 크기로 결정 난다. 세속의 삶에서 평민으로 살면서 사회귀족의 눈치를 보고 머리를 숙이고 무릎 꿇는 일이야 있겠지만, 그 어떤 순간에도 내면에서 굴종이 일어나선 안된다. 인간의 내면은 온전히 그 자신만의 것이다. 내면을 빼앗기지 말아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