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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 읽는 세종대왕실록 ㅣ 한 권으로 읽는 실록 시리즈 4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2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전에 너희들이랑 알라딘 중고 서점에 갔다가 시현이가 세종 대왕 만화책을 구입했잖아. 그리고는 집에 와서 그 책을 열심히 읽고 있는 것을 보고, 아빠도
문득 전에 사두고 읽지 않은 세종대왕에 관한 책이 생각났어. 아빠도 이번 기회에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어. 읽는 동안 너희들이 어디까지 읽었냐고 계속 물어보기도 했잖아. 아빠가
이 책을 구입한 것은 한참 전이야.
사실 우리나라에서 세종대왕만큼 유명한 사람이 있을까 싶구나. 그런데도
아빠는 어른이 되어서도 세종대왕에 대해 읽은 책이라고는 어렸을 때 읽은 위인전이나, 일반 역사서에 나온
정도였어. 그래서, 세종 대왕에 대해서 자세히 쓴 책을 읽고
싶어서 찾아봤어. 그런데 그렇게 유명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이 읽을만한 세종 대왕을 자세히 적은
책이 많지는 않더구나. 그런 책들 중에 이 책이 있어서 고른 것이야.
이 책의 지은이 박영규라는 분은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을 시작으로 ‘한권으로 읽는’
시리즈로 대박을 터뜨린 사람이야. 아빠도 그의 책들을 재미있게 읽었고 말이야. 그래서 그 사람이 쓴 <한권으로 읽는 세종대왕실록>을 골랐던 것이란다.
1.
며칠 전에 너희들과 끝말잇기를 하는데, 갑자기 시현이가 “이도”를 이야기했잖아. 엄마가 “이도가 뭐야?”하고 물었고, 시현이가 “세종대왕 이름이야”라고 했잖아. 세종대왕이
유명하긴 하지만, 실제 이름을 알고 있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것 같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왕들의 호칭 즉, 태조, 태종, 세종, 정조 등등은 묘호라는 것으로 죽은 다음에 붙여진 이름들이란다. 세종은 업적이 뛰어나서 ‘대왕’이
붙어서 세종대왕이라고 흔히들 불러.
세종의 아버지는 태종인데, 사실 그는 형제들을 죽이고 아버지를 내쫓다시피
해서 왕이 된, 어찌 보면 흉악한 사람이란다. 그럼에도 그를
아주 나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아들 세종의 업적 때문인 아닌가 싶구나. 그것도 왕이 될 수 없는
세번째 아들을 왕으로 만들고, 세종으로 하여금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나라의 기반을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있단다. 즉, 태종이 없었으면 세종도 없었다는 이야기로
그의 업적을 이야기할 때도 있어.
원래 태자는 첫째 아들 양녕대군이었어. 그런데 그는 여색을 밝히고, 행세가 좋지 않았단다. 태종이 몇 번을 용서하고 기회를 좋지만, 그는 결국 그 버릇을 끊지 못하고 결국 폐위되었단다. 그리고 둘째형
효령대군은 불교에 빠져 있었고, 셋째 충녕대군, 바로 이도가
세자가 되었단다. 그는 이미 세자가 되기 전부터 책을 좋아하고 심성이 착하기로 유명했단다. 세자가 될 때도 몇 번을 사양했지만, 결국 받아들였어. 그리고 세자가 된 지 두 달 밖에 안되었는데, 태종은 왕자리를 전위한다고
했어. 신하들은 안 된다고 했어. 전에 양녕대군이 세자로
있을 때도 전위 파동을 일으킨 적이 있었거든. 양녕대군의 외척이 권력을 휘두르고자 해서 그것을 견제하기
위한 가짜 전위 파동이었어. 결국 양녕대군의 외척이었던 민무구와 민무질을 유배 보내버렸지. 이번 전위 의도도 다른 뜻이 있을 거라고 신하들과 세종이 절대 반대했지만, 이번에는
진짜였단다. 태종의 뜻이 견고해서 이번에는 실제 전위를 하고 세종이 왕이 되었단다. 하지만, 태종이 병권은 자신이 갖고 있겠다고 했어. 실제 권력은 태종이 쥐고 있다고 봐야지. 이것은 세종이 즉위한 이후 4년간 이어졌단다. 태종은 이때 왕권 강화에 힘썼어. 즉, 권력을 넘보는 세력들을 처단했단다. 세종의 부인이었던 소헌왕후 심씨 집안도 마찬가지였어. 소헌왕후의
작은 아버지가 태종에 밉보이자, 소헌왕후의 아버지이자 세종의 장인어른인 심온까지 죽였단다. 세종의 간절한 부탁으로 소헌왕후는 폐위를 당하지 않았지만, 그 집안은
노비집안으로 전락하고 말았단다.
…
세종의 업적이 뛰어난 것이 한글을 만들고, 과학을 중시하는 눈에 드러나는
것만 있는 게 아니란다. 어떤 정책을 펼칠 때 백성들의 여론을 귀담아 들었대. 어떤 정책은 17만 명이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결정했다고 하니, 그렇게 칭송을 받을 수 밖에… 지난 9년 동안 대통령 자리에 있던 분들은 무소불위를 자랑하듯 국민들은 뒷전, 자신들
마음대로 결정하고 나라꼴을 개판으로 만들었으니, 원통하기 그지 않구나.
그래도 다행히 우리 국민들은 한 힘으로 그 불의를 끌어내려서 정말 다행이란다. 올해는 상식의
대한민국으로 되돌아왔으면 좋겠구나.
2.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어. 세종의 업적과
생애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세종실록을 정리해서 이야기해주고, 마지막
부분은 세종 시대 유명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고 있단다. 그의 업적과 생애는 많이 유명하고, 너희들도 만화를 통해 알게 되었으니, 아빠는 세종실록에 나와 있었던
일화들을 몇 개 소개해줄게
당시에도 코끼리가 있었대. 동물원 같은 게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냥 동네에 돌아다니다 보니 사람들이 코끼리 발에 채여 죽는 경우도 있었대.
그래서 상왕(태종)은 물 좋고 풀 많은 곳에
놓아주라고 했고, 잘 살펴서 죽게 하지 말라고 했다는구나. 동물들의
권리도 지켜주는 것이 오늘날 진보 정당들의 모습도 엿볼 수 있구나. 조선시대에는 복지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황희가 예조판서로 있을 때 고양현에서 굶어 죽은 사람이 발생하자, 고양현 현감에 형장 80대를 친 일도 있다고 하는구나. 그렇듯 당시 백성들의 최소한의 의식주에 관심을 가진 기록들이 여럿 보였단다.
세종실록에는 무엇보다 신하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왕의 모습이 여러 군데 보인단다.
세종은 <태종실록>을 보려고 하였지만, 신하들이 만류했다고 하는구나. 왜냐하면 세종이 <태종실록>을 보다가 그에 대한 평가를 내리게 되면 실록을
만든 신하들이나 사초를 작성한 사관들의 마음이 편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어. 신하들의 이 말이
옳다고 생각한 세종은 읽지 않았다고 하더구나. 이런 예를 봐도 세종은 합리적인 신하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에 따른 것만 봐도 성군이 아니었나 싶구나. 지난 9년 우린 비상식적인 대통령만 봐와서 이런 상식적인 행동조차 성군처럼 생각되고 부러운 생각이 드는구나.
앞서 이야기했지만 세종 시대에 유명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고 했잖아. 아빠가 모르고 있던 사람들도 있고, 알고 있던 사람들도 나왔단다. 정치인으로는 황희, 맹사성, 류관을
소개해 주었고, 국방의 영역을 넓인 이들로 이종무, 최윤덕, 김종서를 소개했단다. 그리고 세종의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변계량, 이수, 윤회, 정인지를
소개하였고, 세종이 키운 과학의 인재라고 할 수 있는 정초, 이순지, 장영실, 박연을 소개했단다.
…
얼마 전에 우리나라에서 역사적인 일이 있었단다. 무능하고 부패한 대통령을
국민들의 상식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으로 끌어내렸단다. 이 책을 읽으면서,
파면한 대통령이 얼마나 무능한 대통령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단다. 그리고 세종이 너무
유명해서 오히려 그를 롤모델로 삼는 경우가 드문데, 세종을 롤모델을 삼는 대통령 후보가 나왔으면 좋겠구나. 그가 백성을 향해 행한 것을 그대로 한다면 국민들로부터 칭송을 받는 대통령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