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너무 몰랐다 - 해방, 제주4.3과 여순민중항쟁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랜만에 도올 김용옥님의 책을 읽었단다. 도올 선생님은 고전 강의를 재미있고 신랄하게(?) 해서 많은 사람에게 유명해진 사람이란다.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도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지식인이자 철학자란다. 도올 선생님의 강의를 많이 보지는 않았지만, 오래 전에(거의 이십 년이 다 되어가는구나.) 불교 강의를 감명 있게 본 적이 있단다. 그 이후 도올 선생님의 책들을 여럿 찾아 읽은 적이 있단다. 한동안 도올 선생님의 책들을 읽지 못했는데, <우린 너무 몰랐다>라는 책의 평이 좋아서 읽어보았단다.

역사 이야기더구나. 그것도 현대사에 관한 역사 이야기. 도올 선생님이 이런 현대사에 대한 책을 쓴 적이 있던가. 알아보니 도올 선생님이 해방 후 제주4.3사건과 여순민중항쟁에 대한 강의를 했었고, 그것을 기반을 책을 쓰신 것이더구나. 아빠가 책을 난 다음에 유튜브를 통해 그 강의를 찾아 보기도 했지만,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도올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더구나. 분명 책을 읽는 것인데, 음성지원이 되는 듯한 신기한 경험. 재미있으면서도 슬프고 억울하고 답답했단다.

제주4.3사건과 여수민중항쟁은 조정래 선생님의 <태백산맥>을 비롯하여 여러 책을 통해 접해서 내용은 대충 알고 있었는데, 도올 선생님이 시원하게 정리해주신 그런 기분이었단다. 도올 선생님은 역사 강의도 참 잘하시는구나.


1.

제주4.3사건과 여순민중항쟁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1945년 해방 이후의 이야기와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먼저 해주고, 도올 선생님이 현대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주셨단다. 자신이 직접 연출하고 나레이션도 하고 출현도 한, EBS 다큐멘터리 <도올이 본 한국독립운동사 10부작>에 대한 뒷이야기도 해주었어. 아빠도 십여 년 전에 그 다큐를 몇 편 봤던 기억이 있단다. 그리고 이 책에 직지심경과 고려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단다. 읽을 때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서 좋았는데, 다시 너희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려고 하니, 이 책에 왜 고려시대와 직지심경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있었는지 모르겠구나. 승리한 자들의 역사 왜곡을 이야기하면서 고려 역사에 대한 왜곡을 이야기를 했는데, 이 책의 주제라고 생각하는 제주4.3사건과 여순민중항쟁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잘 모르겠구나. 한 가지 연관성은 둘 다 역사 왜곡에 의해 후세에 잘못 알려졌다는 점. 그것 치고는 고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단다. (그래서 나쁘다는 건 아니고, 좋긴 했는데 연관성이 무엇이었는지…)

조선 건국의 일등공신 정도전은 고려에 관한 역사서를 썼는데, 조선 건국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고려를 너무 깔아내려 기술하였다고 하는구나. 도올 선생님은 정도전에 관한 책도 쓰신 분이었지만, 이런 역사 왜곡은 정도전의 잘못이라고 지적하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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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나는 개인적으로 정도전과 깊은 인연이 있다. 그 직계 장손과도 친하게 지냈고, 그에 관해 책도 썼고, 강연도 많이 했다. 그리고 조선왕조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처럼 자격 있는 혁명가를 찾기도 힘들다. 그는 맑스나 레닌과 같은 진짜 혁명가이다. 이론과 실제를 다 갖춘, 혁명을 위하여 자기의 삶을 불사른 멋진 사나이다. 그러나 우리 민족의 전체대의를 위해 생각을 해볼 때, 그가 저지른 오류도 적지 않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오류는 고려대제국의 실태와 그 가치를 근원적으로 훼멸시킨 것에 관한 것이다. <고려국사>는 용서할 수 없는, 왜곡의 사서이다. 그것이 정도전 개인의 오류로 끝났으면 다행이겠지만, 향후 조선민족의 역사 인식 전체에 너무도 끔찍한 악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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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이제 본격적으로 해방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전에도 아빠가 해방, 그러니까 광복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여러 번 갑작스러운 해방이 우리나라에게 결코 좋은 조건이라고 한 적이 있었잖아. 그 점을 도올 선생님도 지적을 했어. 일본의 갑작스러운 항복 선언과 갑자기 맞이하게 된 해방. 다행이 해방을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었던 이가 있었으니, 여운형이었단다. 여운형은 조선건국준비위원회, 줄여서 건준을 통해 해방 후 나라가 나아갈 길을 준비하고 있었어. 해방이 되자마자 여운형의 건준을 중심으로 체계를 잡아가려고 했지. 하지만, 일본을 굴복시킨 미국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단다. 미국이 일본을 점령시키고 우리나라 땅을 차지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 서울에 일본 깃발을 내리고, 미국 깃발을 올렸다고 하니 말이야.

주한미군군정 군정 총독으로 하지라는 사람이 왔는데, 이 사람은 우리나라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었다고 하는구나. 그와 별개로 해방과 함께 전국에 인민위원회라는 자치기구가 생겨나기 시작했어. 오늘날까지 인민이라고 하면 북한에서 국민 대신 쓰는 말이라서 공산주의와 연관된 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금기어처럼 되어버렸지만, 인민이라는 말은 아주 오래 전 고전에도 나오는, 보통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였단다. 그러니까 인민위원회라는 말이 보통 사람들이 만든 위원회로 문제되는 조직은 아니었어.

하지만, 해방 후 정세는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흘러갔어. 남한에는 미국 말을 잘 듣는 사람, 북한에는 소련 말을 잘 듣는 사람이 권력을 잡아가고 있었단다. 아주 교묘하고 악랄하게 말이야. 남한에는 미국에서 박사까지 딴 뼛속까지 친미파인 이승만이, 맥아더에게 구애를 했어. 그리고 이승만, 맥아더, 하지 이렇게 셋이 도쿄에서 3자회담까지 했단다. 이 모임 이후 맥아더는 이승만을 추켜 세우기 시작했고, 남한에 귀국한 이승만은 일인자가 되어가기 시작했고, 자신의 길을 방해하는 이는 몰래 죽여버렸단다. 도올 선생님은 이승만을 거룩한 사기꾼이라고 이야기하더구나.

북한에서는 스탈린의 총애를 받은 젊은 김일성이 권력구도에 앞서 갔단다. 사실 소련이 한반도 문제에 끼일 여지는 없을 수도 있었어. 그런데 제2차세계대전 막바지에 미국이 소련에게 참전요청을 했고, 소련은 눈치를 보다가 히로시마에 핵폭탄이 떨어지고 나서 참전을 했대. 그리고는 일본이 무조건 항복을 난 다음, 한반도 문제에 간섭을 한 것이지. 소련도 참 영악한 면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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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우리는 해방이라는 원점의 성격으로부터 다시 문제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 해방을 맞이하는 건준이라고 하는 슬기로운 주체세력이 있었고 그것은 전국의 인민위원회 조식의 구심점이 되었지만, 해방을 가능케 한 물리적 주동세력은 미국과 소련이라고 하는, 세계사의 무대를 분할하는 양대 신흥세력이었다는 것은 이미 갈파한 바와 같아. 해방의 주체가 우리민족이 아닌, 미국과 소련이었다고 한다면 이 해방정국 공백의 새로운 모델링의 결말은 이미 명약관화하다. 그것은 미국에 붙어 미국말을 잘 듣는 놈이 이남을 먹을 것이요, 소련에 붙어 소련말을 잘 듣는 놈이 이북을 먹을 것이다. 이 두 놈은 모두 토착세력이 아닐 것이고 소련과 미국에서 자기세력을 키웠거나, 소련과 미국의 지도자들에 특별한 총애를 받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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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이 되었지만, 어떻게 나라꼴은 더 안 좋은 쪽으로 가는지 모르겠구나. 패전은 일본이 했는데, 왜 우리나라가 두 쪽으로 갈려져야 하는지그것을 돌이킬 수 없어, 왜 오늘날까지 오고 말았는지이 시절의 역사를 읽을 때마다 안타까움이 그지 없구나. 도올 선생님은 맥아더의 큰 실수 중에 하나로 천황을 존속시킨 것이라고 이야기하더구나. 아빠도 동의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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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동아시아역사에 대하여 맥아더가 저지른 가장 큰 오류는, 인류사의 근원적 진보에 공헌할 수 있는 결정적 찬스를 놓친 죄악에 가까운 오류는 전후에 일본의 천황제를 존속시킨 것이다. 천황제를 존속시키는 것이 미국의 일본지배를 쉽게 만들고, 동아시아에 있어서 공산주의의 팽창을 막을 수 있는 확실한 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히로히토는 1945 9 27일 맥아더의 SCAP 헤드쿼터를 두 발로 찾아가 목숨을 구걸했다. 그리고 미국의 이해관계에 전적으로 부속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것은 미국이 나치정권의 독일국가를 근원적으로 해체시킨 것과는 사뭇 다른 방식의 전후처리였다. 일본국가가 근원적 변화가 없이 존속하도록 하면서 몇 명의 전범만 코스메틱한 효과로 처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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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 해방 후 정세를 간단히 이야기를 하면, 1945 8 15일 해방을 하고, 1945 9 9일 미군정을 시작했으니, 우리나라의 해방은 단 25일뿐이었던 것이란다.


3.

그러면 왜 임시정부요인들은 서둘러 귀국하지 않았을까. 시대감각과 정치감각이 떨어졌다고 도올 선생님은 평가했단다. 임시정부요인들과 여운형의 건준은 미군정을 인정하지 않았대. 이미 남한은 미군정의 손에 넘어갔는데 말이야. 여운형은 미군정과 별개로 조선인민공화국을 창설했지만, 미군정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인민위원회를 불법으로 규정했어.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형국. 거기에 여운형까지 암살당했으니 그야말로 우리나라는 혼란의 시기였단다.

해방 후 또 하나의 중요한 이슈가 신탁통치에 관한 것이었단다. 동아일보의 가짜 뉴스와 우파 세력의 정쟁적 이용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신탁통치를 찬성하면 나쁜 놈, 반대하면 좋은 놈이란 프레임이 만들어졌다고 하는구나. 오늘날까지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그러나 신탁통치의 내용을 제대로 보고, 그대로만 이루어진다면 나라의 기능이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었대. 좌익은 이 신탁에 대한 내용을 잘 알아보고 나서 찬탁을 한 거라는구나. 우익 쪽에서도 신탁에 대한 내용을 정확히 이해한 송진우 같은 분은 신탁 통치를 찬성했대그런데 그 또한 암살을 당했다는구나. 우익은 신탁에 대한 내용을 잘 알아보지도 않고, 정치적으로만 이용해서 반탁을 하였다는구나. 친일 세력을 기반을 한 한민당뿐만 아니라 임정도 반탁의 입장이었어.


4.

, 이제 제주4.3사건을 알아보자꾸나. 제주의 옛 이름은 탐라. 신라시대 외세의 침입을 막고자 지은 황룡사구층탑에도 탐라가 있었다고 하는구나. 그 이야기는 옛날에는 한 나라였다는 소리야.. 그러다가 고려 고종 때 처음으로 한반도 대륙 질서 속에 편입이 되었고, 이후 제주목사들이 관리를 했는데, 하나같이 대부분 날강도였다고 하는구나. 임금한테 바쳐야 할 공물도 많았고 말이야. 그것이 일제시대를 거쳐 해방 후까지 이어졌대.

제주에도 해방 후에 인민위원회가 만들어져서 그들을 중심으로 자치가 잘 이루어지고 있었어. 1947년 북국민학교에서 3.1운동 28주년 기념식에 3만명 가까이 모였대. 이 기념식은 인민위원회가 주도를 했어. 이 기념식은 단순히 3.1운동만을 기념하는 것은 아니었고, 남한만의 단독정부를 반대하고 온전한 통일을 기념하는 시위도 함께 했단다. 평화적인 시위였지. 하지만, 이 시위에 미군정 경찰이 투입되어 총격을 가해 제주도민 6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당했어. 이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할 것을 요구했으나, 정당방위로 마무리했단다.

이것을 주도한 것이 경무국 국장 조병옥이었단다. 이후 제주도는 총파업에 들어갔단다. 당시 제주도 초대 도지사 박경훈은 도민들 편에 섰다가 해임당했어. 그리고 제주도 시위를 막기 위해 투입한 이들 중에 서북청년단이 있었단다. 북한에서 토지개혁 이후 땅을 빼앗기고 남한으로 이들로 공산당에 치를 떨던 이들이었는데, 완전 깡패나 다름없었어. 이들은 열렬한 이승만 지지 세력으로 조병옥과 장택상이 후원해졌어. 서북청년단이 제주에 투입하면서 대대적으로 제주도민을 탄압했단다. 이것이 1948 4.3 제주민중항쟁까지 이어지게 되었어. 오랫동안 4.3 제주민중항쟁은 빨갱이의 짓이라는 둥 남로당이 개입했다는 둥 왜곡된 기록이 더 제주도민들을 아프게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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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3)

4.3은 결코 무장봉기가 아니다. 억눌린 민중이 소총 몇 자루 가지고 경찰서를 습격한 사건을 민중항쟁의 핵심적 사태로 인지하는 것은 전적으로 오류에 속하는 것이다. 그것은 민중항쟁의 가냘픈 호소일 뿐이다. 그들을 결코 무장대라고 불러서도 아니 되는 것이다. “무장대가 되려면 무력을 계속해서 공급받을 수 있는 루트가 확보되어 있어야 한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이나, 월맹의 호치민과 같이 지속적으로 무기를 공급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4.3사태 이후의 토벌이라는 것은 무장 대 무장의 전쟁이 아니라, 그냥 정부병력의 민간학살일 뿐이다. 4.3의 의미를 침소봉대할 수 없다. 산으로 피신 간 사람들은 무장투쟁을 위해 간 것이 아니라, 단지 학살을 피하기 위한 도피였을 뿐이다. 한 번도 제대로 싸워본 적이 없다. 또한 사가들이 오해하는 거대한 오류 중의 하나가 무장대의 무장봉기남로당과 관련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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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제주도민의 시위를 진압하려는 이들이 9연대였고, 9연대장인 김익렬이라는 사람이었는데, 이 사람은 이 사건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했단다. 하지만, 이승만과 조병옥의 마음에 안 들었던 거지. 그래서 김익렬을 해임시키고, 박진경이라는 사람을 9연대장에 앉히게 된단다. 그가 취임사에서 한 말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게 했어. “제주도민 30만명을 모두 죽여도 좋다.”

, 이런 미친 사람이 있나. 그의 이런 말이 거짓이 아니었어. 그가 취임하고 나서 한달 만에 제주도민 오천 명이 학살당했대. 그리고 그 일로 대령 승진을 했다는구나. 미쳐 돌아가는 세상이었지. 하지만, 그래도 군대 내부에도 양심세력이 있었어. 박진경의 만행을 보다 못한 문상길 중위와 손선호 하사 등은 박진경을 죽였단다. 그리고 그들은 도망가지 않고 순순히 체포 당했어. 그들이 재판에서 한 말을 읽고 나서 어찌나 울컥하던지. 이런 분들이 계셨다니, 그동안 그들의 존재조차 몰랐다니.. 그분들의 이름을 꼭 기억해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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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40)

박진경의 도민학살을 견디다 못해 그의 암살을 기획한 것은 문상길 중위와 손선호 하사였다. 그리고 그 거사에 동조한 양회천 이등상사, 신상우 하사, 강승규 하사, 배경용 하사, 이정우 하사(입산 미체포), 황주복 하사, 김정도 하사의 이름도 같이 기억되어야 한다. 문상길 중위는 충청도 사람으로 육사 3시다. 3중대장이었으며 독실한 기독교이었다. 그의 최후진술은 다음과 같다.

이 법정은 미군정의 법정이며, 미군정장관인 딘 장군의 총애를 받던 박진경 대령의 살해범을 재판하는 사람들로써 구성된 법정이다. 우리가 군인으로서 자기 직속상관을 살해하고 살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죽음을 결심하고 행동한 것이다. 재판장 이하 전 법관도 모두 우리민족이기에, 우리가 민족반역자를 처형한 것에 대해서는 공감을 가질 줄로 안다. 우리에게 총살형을 선고하는 데 대하여 민족적인 양심 때문에 대단히 고민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고민은 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이 법정에 대하여 조금도 원한을 가지지 않는다. 안심하기 바란다. 박진경 연대장은 먼저 저 세상으로 갔고, 수일 후에는 우리가 간다. 그리고 재판장 이후 모든 사람들도 저세상에 갈 것이다. 그러면 우리와 박진경 연대장과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저세상 하느님 앞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이 인간의 법적은 공평하지 못해도 하느님의 법적은 절대적으로 공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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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4.3사건은 계속된 탄압으로 7년 넘게 이어지다가 1954년이 되어서야 끝이 났단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왜곡된 역사는 계속되어, 제주4.3사건과 연루된 사람들의 가족들을 제대로 살 수가 없었어. 민주 정부가 들어선 1990년대말과 2000년대 초에 들어서야 진실 규명이 시작되었고, 그들이 억울한 누명이 벗겨지게 되었단다.

5.

간단히 이야기하면, 여순민중항쟁은1948 10 19일 여수와 순천 지역에서 일어난 민중항쟁을 말한단다. 앞서 제주4.3사건을 이야기하면서, 제주 9연대장이었던 김익렬이라는 사람이 평화적으로 해결하려고 했다가 밉보여서 해임되었다고 했잖아.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해임된 것이 아니라, 14연대장으로 좌천이 되었단다. 그런데 그 14연대가 있는 곳이 어디냐? 바로 여수였단다. 김익렬이 여수에 있는 14연대장으로 오면서 제주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준 거야. 그러니까 14연대에 있는 군인들은 제주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다 알고 있었지.

그런데, 말이야. 어느날 명령이 떨어졌어. 제주도민들을 토벌하라고 14연대에 명령이 떨어진 거야. 제주도의 실상을 다 알고 있었는데, 그들을 죽이라고? 못하겠다고 했지. 14연대는 명령 거부를 했어. 양심에 따라 행동한 거지. 그러면서 경찰과 충돌이 일어났고, 그들은 산속으로 피했어. 이 소식을 접한 이승만이 얼마나 열 받았겠니.. 여수 순천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토벌 명령을 내렸어. (, 이승만 같은 사람이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었다니우리나라가 무엇을 잘못을 했길래 이런 벌을 받는 것인지…)

토벌대가 여수에 왔을 때 14연대는 그곳을 떠나고 없었고 민간인들만 남아 있었어. 토벌대는 민간인들을 죄다 모으고 14연대를 도와주었던 민간인들을 색출했어. 아무런 근거도 없이 지목을 당하면 총살을 당해야 했단다. 수천 명이 그렇게 죽었다고 했어. 이것이 여순반란이라고 잘못 이름 붙여진 여순민중항쟁의 진실이었던 것이란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여순반란이라고 알고 있어. 제주4.3사건은 진실규명이 많이 되었지만, 여순민중항쟁에 대한 진실규명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단다. 이 또한 우리 현대사의 아픔인데 말이야. 여순민중항쟁도 얼른 진실규명이 되어 억울한 이들의 한을 풀어주었으면 좋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 요즈음 내가 가깝게 왕래하는 친구로서 박소동이라는 인물이 있다.

책의 끝 문장 : 남국이라고는 하나 시월도 이미 기울어 찬서리가 사정없이 내리는 밤, 꿇어 앉은 알무릎 밑에 모래알이 아프게 상안되면서{“상감과 같은 뜻, 들이박힌다}, 사람들은 일헤반(7 1/2) 동안의 서글픈 꿈에서 깨어, 경각을 모를 위태로운 자기 생명을 조마조마 어루만지는 것이었다.(<민주일보> 1948 11 3~5)


내가 말하려는 하는 것은, 구례가 비록 우리 현대사에서는, 피아골 공비의 이미지와 겹치는 불운한 벽지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은 문화, 예술의 중심지였고, 당대사를 다룬 걸작 역사서가 탄생할 만큼의 정보가 오가는 물류의 교차로였다는 것이다. 무지한 미군놈들이 함부로 총구를 들이댈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었던 것이다. 한 고을 한 고을마다 축적된 문명의 심도는 이루 헤아릴 길이 없다. 아메리카의 산천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문명, 문화의 서기가, 풀 한 포기에도 자욱하다. 정유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선조에게 심한 고문을 당하고도 칠천량해전의 참상을 연민하며 백의종군 하겠다고 쓸쓸한 심사를 달래며 거쳐간 곳이 구례이며(구례에 지금도 백의종군로가 남아있다. 구례군민들의 지극한 간호와 위로로 이순신은 고문의 여독을 좀 풀 수 있었다), 해방 후 지방 건준조직이 최초로 결성된 곳도 구례다. - P27

우리가 중국의 속국인 듯한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은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 쿠데타사건 이후로 과도하게 조선왕조를 스스로 비하시키고, 제후국으로서의 모든 프로토콜을 엄수하게 된 이후의 사태이다. 조선왕조의 성립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비극적인 사건이다. 이성계는 고려제국에서 본다면 아웃사이더적인 인물이었고, 그의 군사쿠데타는 정통성이나 정당성을 확보하기 힘들었다. 우리는 정도전이나 조준 같은 개국공신들의 인식체계를 통하여 고려말 사회를 "필망(必亡)"의 혼란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공민왕의 반원 개혁정치를 잘 도와 새로운 세상을 도모했더라면, 친명이 그토록 비굴한 사대나 이념적 굴종으로 발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새로운 정권 이씨조선은 개국초기의 혼란상이나 정통성 부재의 현실, 그 모든 것을 철저히 명에 대한 굴종적 아이덴티티를 통하여 극복하려 했다. - P60

여순민중항쟁이야말로 세계사를 선도한 조선민중의 정의감의 발로였으며, 여순민중항쟁을 빌미로 6.25동란을 위시한 향후의 모든 세계사적 비극이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나타났고, 우익반공파시즘의 가치체계가 설칠 수 있었는가 하며, 또 반면 우리 민중의 심오한 내성의 양심 속에서 인류사에 새로운 희망을 던질 수 있는 민주의 촛불이 켜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이 어마어마한 세계사적 사건을 해방 정북의 복잡하고 중층적인 인식체계로부터 접근해야만 합니다. 나는 이 접근을 시도하기 전에 여러분과 함께 다음과 진실을 외쳐야만 하겠습니다. 여순은 민중항쟁이다! - P103

여러분들은 해방정국에서 "좆됐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나의 말을 기억할 것이다. 이들은 좆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8월 15일부터 움츠러들었고 소리 없이 지냈다. 그런데 움츠러든 사람들은 누에의 굴신작용처럼 반드시 펼 날을 기약하게 마련이다. 오늘날 촛불혁명 때문에 움츠러든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이들 좆됐다파들은 대체로 가문이 좋고 지체가 높고 지식이 많았고, 영어를 잘했고 서구유학파들이고 기독교도들이 많았다. 이들은 건준에 가담하지 않았고 "건준+인민위원회" 세상의 형국을 불쾌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에게 희소식이 날아왔다. 와! 미군이 온다! 드디어 미국이 입성한다. 이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야! 이제 움츠리고만 있을 수 없다. 기지개를 펴자! 이들은 본시 서양파들이었기 때문에 미군의 입성, 미국이 조선의 최대의 권좌를 차지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모래밭에서 죽어가는 물고기에게 물을 부어 연못을 만들어주는 것과 똑같았다. - P173

이 미군정의 미곡수집령이야말로 1946년 전국적인 10월봉기의 주요 원인이었으며 제주 4*3과 여순민중항쟁의 가장 근원적인 요인이다. 이것은 남로당의 정치적 공작과는 전혀 무관한 것이다. 남로당은 그러한 대중동원조직체계나 지지기반을 갖지 못했다. 그것은 몇몇 지식인들이나 지식인 반열에 들고 싶어하는 허영끼 있는 인간들의 픽션에 불과했다. 민중에게 절실한 것은 오직 "쌀’이지 공산이념이 아니었다. -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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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스 보어 - 20세기 양자역학의 역사를 연 천재 푸른지식 그래픽 평전 5
짐 오타비아니 지음, 김소정 옮김, 릴런드 퍼비스 그림, 이강환 감수 / 푸른지식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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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우연히 이 책을 알게 되었단다. 아빠가 양자역학에 관심이 있다고 여러 번 이야기 했잖아. 양자역학의 대표적인 과학자 중에 한 명인 닐스 보어에 관한 책이라 눈길이 갔어. 만화책이더구나. , 닐스 보어에 대해 좀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겠구나. 라는 생각으로 읽게 되었단다. 만화로 보는 닐스 보어 평전이라고 생각하면 좋은 것 같구나. 만화로 되어 있지만 쉽게 읽어지는 것은 아니었단다. 워낙 양자역학이라는 것이 쉽지 않으니까 말이야.

사실 닐스 보어는 양자역학으로 유명한 과학자였지만, 아빠가 학창 시절 보어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보어의 원자 모형 때문이었단다. 입시 위주의 공부를 하다 보니 보어의 원자 모형이 그렇게 신기한 것인지는 몰랐어. 그냥 외워야 하는 하나는 지식이었던 것이지. 얼마 전부터 양자역학에 관심이 생기고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보어의 원자모형이 얼마나 신기하고 혁신적인 생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원자핵 주변에 전자가 돌고 있는데, 에너지를 받거나 내뱉으면, 그 전자가 공간이동을 한다는 것이거든. 우리의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있는 공간 이동. 물리값이 심지어 위치도 연속적인 것이 아니라 띄엄띄엄 존재하는 의미란다. 그것이 양자론이고 양자역학의 핵심이거든. 너희들이 거실에 있다가 한 순간에 안방에서 나타나는, 그런 영화와 같은 일이 원자의 세계에서는 존재한다는 거야. 대단한 발상 아니니?

이런, 아무튼 학창시절에는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몰랐던, 닐스 보어의 원자모형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란 것을 알게 되고, 아빠는 닐스 보어라는 사람도 궁금했단다. 여러 책에서 그의 단편적인 모습들을 만들 수 있었는데, 온전히 그에 관한 책이 있다고 하니, 급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란다. 하이젠베르크와 함께 양자역학의 위대한 금자탑을 쌓은 닐스 보어.


1.

닐스 보어는 덴마크의 한 유복한 집안에서 1885년에 태어났단다. 아버지 크리스티안은 대학교수이자 의사였대. 그의 부모님은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에게 과학의 즐거움을 알려주었고, 부모와 함께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곤 했다는구나. , 아빠를 반성하게 하는구나. 그런데, 어린 시절은 학업 성과가 빠르지는 않았다고 하는구나. 오히려 닐스 보어의 동생이 더 천재성을 보였다고 했어. 발표나 강의도 잘 하지 못했대. 평범한 사람이었던 것이지..

하지만 그의 천재성은 이내 드러나게 되었어. 그리고 그의 아니 메르크레테의 내조도 대단했다고 하는구나. 닐스 보어는 앞서 아빠가 이야기한 양자론으로 유명해지면서, 코펜하겐 대학에서 강사로 일하게 되었어. 그는 더 많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이론물리학을 위한 연구소가 필요하다면서 학교측에 계속해서 연구소 개설을 요청했다고 하는구나. 결국 코펜하겐 대학은 연구소를 건립했는데, 그 연구소가 양자역학과 떼어 놓을 수 없는 코펜하겐 연구소란다. 나중에 이 연구소의 이름은 닐스 보어 연구소가 된단다.

이 연구소 개설로 많은 젊은 물리학자들이 찾아와서 연구하게 되고, 닐스 보어는 우수한 물리학자들을 코펜하겐 연구소로 스카우트해왔단다. 그런 이들 중에 하이젠베르크와 파울리 등도 있었어. 참고로 파울리는 과학계의 악동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그 또한 뛰어난 업적을 냈다고 하는구나. 아빠가 고등학교 때 화학 시간에 배웠던 내용 중에 전자껍질수라는 것이 있었고, 최외각 전자수가 같으면 화학적 성질이 비슷하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것을 바로 파울리가 발견한 것이라고 하는구나.

….

아빠가 위에서 보어의 원자모형을 이야기했는데, 그 이전에 원자의 정체에 대해서 파헤친 물리학자들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단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드브로이 왕자가 있었는데, 그거 전자가 이중성을 가진다고 가정을 했대. 그리고 J.J. 톰슨은 전자가 입자라는 것을 증명하여 노벨상을 탔단다. 전자가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을 했다고 했잖아. J.J. 톰슨이 전자가 입자라는 것을 증명했으니, 누군가는 전자가 파동이라는 것을 증명했겠지? 그것은 바로 J.J. 톰슨의 아들 조지 톰슨이라는구나. 조지 톰슨도 데이비슨과 함께 이 업적으로 노벨상을 탔다고 하는구나. , 대단하면서 신기하구나. 아빠는 전자의 입자를 밝혀내고, 아들은 전자의 파동을 밝혀내고

그리고 하이젠베르크. 아빠가 이전에 다른 책들을 읽고 이야기한 내용이 또 한번 등장한단다. 병 치료를 위해 헬골란트 섬에서 요양을 보내다가 양자역학을 행렬로 정리하게 되는 거야. 그렇게 양자역학의 코펜하겐 해석이 완성된단다. 많은 과학자들에게 이 소식을 충격과 놀라움을 주었어그 이후 1927년 그 유명한 제5회 솔베이 회의물리학자의 어벤져스들이 다 모인 회의.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의 코펜하겐 해석에 대해 약점들을 이야기를 했어. 아인슈타인이 제기한 모든 이슈들에 대해 닐스 보어는 모두 반박을 했다는구나. 하지만 끝내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대. 심지어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는 이야기까지 했다고


2.

닐스 보어가 활약하던 시기는 인류 역사상 가장 고통 받는 시기였단다. 두 번의 세계대전이 있었거든특히 2차 세계대전은 물리학자들도 피해갈 수 없었단다. 아인슈타인이나 페르미 같은 유태인들은 미국으로 망명을 갔어. 그런데 어떤 과학자들은 나치에 협조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단다. 하이젠베르크도 그런 사람이라는 소리가 있었지. 닐스 보어는 하이젠베르크를 찾아가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대. 이때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모르겠지만, 이후 닐스 보어와 하이젠베르크는 사이가 안 좋아졌다고 하는구나.

닐스 보어는 전쟁 중에 덴마크에 머물고 있었는데, 그 또한 체포될 지 모른다는 소식을 듣고 스웨덴과 영국을 거쳐 미국에 갔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그는 미국에서 맨하탄 프로젝트의 존재를 알게 되었대 맨하탄 프로젝트는 핵폭탄을 연구하는 프로젝트였어. 양자역학의 대가인 닐스 보어에게 도움을 청했겠지. 닐스 보어는 핵물리학을 전쟁에 이용하는 것을 극구 반대했어. 그를 위해서는 미국의 대통령 루스벨트와 논쟁을 벌이기도 했어. 닐스 보어는 핵의 평화적 이용을 주장했지. 그가 그런 노력을 했지만, 결국은 우리가 아는 것처럼 불운하게도 맨하탄 프로젝트는 성공하고 말았단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닐스 보어는 다시 덴마크에서 물리학 연구를 하였어. 우주의 탄생을 연구하는 곳으로도 유명한 유럽원자력공동연구소 CERN을 만드는 데도 많은 노력을 했다는구나.

….

그의 삶을 짧게 살펴보았는데, 뭐랄까, 진정한 순수 물리학자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그와 그들의 코펜하겐 멤버들이 밝혀낸 양자역학은 이후 물리학의 핵심이 되었고, 모든 산업이 기반이 되었어

.. 하지만, 여전히 양자역학은 쉽지 않구나. 오늘은 이만 마칠게.


PS:

책의 첫 문장 : 닐스 보어는 상대방과 의견이 다를 때는 그것도 조금 다른 정도가 아니라 상대가 멍청하다고 생각할 때는, 아주 강하게 표현했다.

책의 끝 문장 : 그러나 그날 오후 점심을 먹은 뒤에는 여느 오후와 달리 다시는 아인슈타인의 상자로, 칠판으로, 연구로 돌아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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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론 통권 171호 - 2020년 3월~4월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 녹색평론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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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또 선거철이 되었구나. 온 세계에 코로나19가 창궐하여 선거가 정상적으로 치뤄질지 모르겠지만, 총선은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중요한 선거 중에 하나란다. 그렇게 뽑은 국회의원들 중에 많은 수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대의 민주주의제도에서 없앨 수도 없는 노릇. 그런데 대의 민주주의제도라는 말에 걸맞지 않게 모순덩어리였던 선거제도. 우여곡절 끝에 비례대표 연동제 도입으로 손질을 보았지만, 이를 악용한 비례대표만을 위한 위성 정당의 출현. 이 불법 정당을 선관위가 허용해주는 바람이 선거판은 개판이 되고 말았단다. 비례대표 연동제라는 의도가 무엇인지 뻔히 아는 마당에, 선관위가 위성 정당의 제재하지 않았다는 것은 선관위가 자신의 역할을 내팽개쳤다고 아빠는 생각한단다.

최악의 정당이 그런 위성정당을 만들어 반칙을 쓸 때, 다른 정당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그것 또한 쉽지 않은 결정이란다. 그들을 따라 하는 것은 선거제도 개혁을 역행하는 것이고, 그들을 따라 하지 않는 것은 최악의 무리에게 국회의원 자리를 헌납하는 것이고결국 다른 정당들은 당원들의 의견을 묻거나 최고회의의 결정으로 각자 방향을 잡았단다. 그러면서 당내 갈등, 당간 갈등이 심화되기도 했어. 아빠가 응원한 정당들 또한 이런 갈등에서 피해가지 못하고 많은 상처들을 입었단다.

그래도 다시 정비를 해야 한다. 선거라는 것은 최선을 뽑는 것이 아니라 최악이 안 뽑히게 하는 것이 중요하거든. 코로나19로 인해 선거투표율이 어찌 될지 모르겠지만, 이번 선거로 인해 이기적인 무리들이 국회에서 사라졌으면 좋겠구나. 그리고 아빠가 생각하는 국회의원 선거는 말이야. 지역구를 모두 없애고 100% 비례대표로 뽑는 거야. 정당 지지율 그대로 국회의원 수를 할당 받는 거지. 그래야 그나마 대의민주주의제도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구나. 법 만드는 사람들이 굳이 지역구를 기반을 할 필요가 있냐 말이야. 지역구의 정책은 지자체에 맡기면 되는 것이고 말이야. 아빠의 말이 길어졌구나.

….

녹색평론 171호는 선거철을 맞이하여 선거에 관한 이야기를 이야기하고 있단다. 선거는 이미 엘리트들의 싸움이라고 했어. 국민들을 위한 선거라는 말은 그저 포장된 말뿐이라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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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렇다면 선거란 무엇인가? 그것은 결국 기득권층 내부의 싸움, 즉 사회적으로 특권적인 위치에 있는 엘리트들끼리의 권력 쟁탈 게임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기득권층의 영구적 권력 향유를 보장하는 합법적 메커니즘인 것이다. 사실, 선거(election)라는 말 자체가 원래 엘리트(elite)라는 말과 어원이 같다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닐 것이다. 이 점에서, 우리는 일찍이 미국의 작가 마크 트웨인이 했던 말을 다시 한번 곱씹어볼 필요가 만약에 선거로 진정한 개혁이 가능하다면, 선거는 벌써 오래전에 (지배층에 의해) 불법화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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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모든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선출직의 의회를 통한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있는데, 그 의회의 뿌리를 보면 민주주의와는 상관없는 것이라고 하는구나. 국민들의 수가 많다 보니 직접 민주주의를 할 수 없으니, 그것에 대안으로 나온 것이 대의 민주주의이고, 그 대의 민주주의의 상징이 바로 의회라고 생각들 하고 있지만, 이 의회라는 것이 중세에 처음 출현 할 때는 엘리트 독점 기구였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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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의회는 중세 초기의 혼란이 가라앉고 점차 봉건적 질서가 안정되던 시기의 유럽 여러 지역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제도이지만, 그 기능은 왕과 귀족들의 회의의 장으로서 민주주의의 기구 따위는 전혀 아니었다. 영국의 경우 엘프레드대왕의 앵글로-색슨 왕국 시절부터 위탄(witan)’이라는 기구가 있었지만, 이는 지혜로운 자들의 모임이라는 그 말의 의미대로 전쟁이나 징세 등과 같은 국가 대사를 놓고서 왕과 귀족들이 숙의하고 합의하는 장이었다. 이후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의 바이킹들을 이끌고 윌리엄 1세가 영국을 정복한 이후 그나마 위탄도 폐지되고, 전권을 쥔 정복왕이 법률을 정할 적에 자문을 행하는 귀족과 성직자들의 회의체 정도만 남게 된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이 회의체에 귀족과 성직자들뿐만 아니라 영국 각 지역의 기사들 및 시민들(burgess)도 참여하게 되면서 의회의 모습이 갖추어지게 되고, 14세기가 되면 이른바 모범 의회와 같은 틀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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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정당의 본질은 무엇인가? 의회 민주주의를 실천하는데 있어서 왜 정당이 필요한가? 굳이 정당 없이 일반 국민들 중에 무작위로 뽑아서 의회를 만들 수도 있거든. 똑똑하거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의회의 대표가 될 필요가 없다는 뜻이야.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들이 소위 똑똑하거나 성공했다고 하는 이들이 끼리끼리 모여 정당이라는 것들을 만들어서 의회를 독차지하고 있어. 이 정상이라는 것은 2차세계대전 이후에 두드러졌다고 하는구나. 그 이후 정치에서는 좋든 싫든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었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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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2차대전이 끝난 뒤 이렇게 마비되어버린 의회민주주의를 되살린 핵심적인 받침대가 바로 정당이었다. 19세기 중반까지 정당이란 뜻과 이익을 함께 하는 도당에 불과했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그 전과는 다른 각종 대중정당들-대표적으로 노동자들의 사회민주당-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이들이 완전히 의회 내의 제도 정당으로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것은 2차대전 이후의 일이었다. 이 정당들의 의회 바깥에서 사회 전체를 양분하는 노동과 자본이라는 양대 세력을 각각 대표하는 위치에 있었고, 각각의 입장에서 산업사회 전체를 어떻게 개조하고 운영할 것인지의 구체적인 방안과 또 그것을 실현할 인물들 그리고 홍보하고 정당화시키는 조직 동원의 장치까지 구비하고 있었다. 이러한 정당정치의 안정으로 인해 의회는 산업사회의 통치 주체로서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었다. 정당들은 그 자체로 준비된집권세력이었다. 선거는 그러한 집권세력 몇 가지 중에서 선택을 하는 행위가 되었으며, 의회는 그러한 집권 정당의 준비된 통치가 야당의 견제 속에서 관철되는 장으로 성격이 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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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당 중심의 의회 민주주의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단다. 국민들의 뜻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기 일쑤이지. 그래서 많은 나라에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려고 하지만, 정작 의회 민주주의를 차지하고 있는 정당들은 자신들의 밥그릇 생각에 바꿀 생각을 별로 안 갖고 있는 것이 문제란다. 그들을 바꾸기 위한 방법은 국민들이 목소리가 커져야 하지만, 국민들도 자기들 앞가림하느라 정치에 점점 관심들이 적어지고 있는 실정이란다. 과연 이 민주주의는 어떻게 변해갈까. 아니면 어떻게 하면 잘못된 길에 들어선 민주주의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국민 무서운 줄 모르는 민주주의를 말이야


1.

작년쯤인가 말도 안 되는 책이 베스트셀러 코너에 등장했단다. 우리나라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이 사람이 쓴 노골적인 친일 서적이 베스트셀러에 등장하다니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단다. 바로 이영훈이라는 사람이 공저인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이란다. 그런데 이런 무리들이 한두 명이 아닌 것 같아. 우리나라 보수언론이라고 하는 일부 언론들의 행태를 보면 이런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라와 있는 것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일부 언론을 일본 우익의 말을 그대로 복사하고 있거든.

이 책에 대해 비판한 글이 이번 녹색평론에 실렸단다. 녹색평론이 <반일 종족주의>의 일부 내용이 나와 어쩔 수 없이 읽었는데, 정말이지 똥 밟은 기분이 들었단다. 너무 행복하고 즐거운 날들이 너무 오랫동안 이어져서, 어느날 화를 막내고 싶을 때나 읽으면 적당한 책이 아닐까 싶구나. <반일 종족주의>란 책을 쓴 지은이들은 결국 일본 극우세력이 한 이야기들을 번역한 것에 불과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들이 그렇게 좋으면 일본에 이민 가서 살지우리 국민들을 물들이려고 노력하지 말고 말이야. 일본과 우리나라의 극우 세력들은 병든 자들이라고 아빠는 생각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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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중증의 정신병을 앓고 있는 것은 과연 어느 쪽인가. ‘만세일계현인신천황의 이름으로 받들어 모시는 신도를 사실상의 국교로 삼고 그 신자들이 구성하는 일본회의라는 초우익 단체가 사실상 지배하는 신국(神國)’, ‘신주(神洲)’라는 일본의 주술적 모모타로 후예 우익세력, 그리고 그들과 공명하는 이 땅의 우익이 의기투합해 도깨비사냥에 나서는 것, 그리하여 좋았던 그 시절을 탈환하자는 것, 이것이야말로 시대착오적인 야만적 종족주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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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녹색평론에서는 2020 도쿄올림픽은 방사능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단다. 지난 호(170)를 읽고 너희들에게 쓴 독서편지에서 아빠가 코로나19때문에 올림픽이 취소될 수도 있겠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그 올림픽이 결국 연기가 되었구나. 내년에 열린다고 하는데, 도쿄올림픽은 방사능 때문에 내년에도 열리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이번 171호에서는 올림픽과 자본주의가 결탁된 이야기가 나온단다. 올림픽 정신은 이미 자본주의에 물들어 잔뜩 오염되어 있단다. 그래서 올림픽을 없애자고 하는 이들도 있어. 올림픽은 선수들을 위한 곳이 아닌 IOC 위원들을 위한 것으로 변질되어 있었단다. 자본주의 사회의 모든 행사는 결국 더러운 돈에 오염될 수밖에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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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하지만 IOC 위원들을 보라. 그들에게는 900달러라는 수당이 매일 지급되고, 5성급 호텔에서의 숙박과 같은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3주 동안이면 2만 달러나 된다. 선수들이 인생을 걸고 획득한 메달 이상의 금액이 주어진다. 선수들이 어떻게 취급되는가를 잘 보여준다. 시합을 보면서 코를 고는 자들이 생애를 걸고 단련한 선수들을 제쳐 놓고 900달러라는 일당을 받는다. 이러한 정보가 널리 알려진다면 선수들이 단결하여 이의를 제기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역전극이 벌어진다. 올림픽이 변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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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신동엽이라는 시인은 이름만 아는 시인이란다. 한 세대 또는 두 세대 앞서 활동했던 시인일 것이라는 정도의 지식을 갖고 있었어. 그의 대표시인 <껍데기는 가라>도 제목만 들어봤어. 그저 유명 연예인과 이름이 같다는 생각만 있었지. 이번 녹색평론에 한 꼭지를 들어 신동엽 시인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그는 1930년에 태어나시고 1969년에 돌아가셨단다. 무척 짧은 삶을 사셨구나. 이 책에 보니 김수영 시인과 비교를 많이들 했다고 하더구나. 김수영 시인은 1921년에 태어나시고 1968년에 돌아가셨으니 두 분 또한 시대에 저항한 공통점 이외에 단명한 공통점도 있구나. 그래서 더운 안타깝구나.

이 책을 통해 잠깐 알게 된 신동엽 시인은 저항시인이자 생태시인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독재 시대를 살던 여러 사람들이 시대를 저항하는 것은 행동하는 지식인들의 양심 있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었어. 하지만 그 당시 생태를 이야기하는 지식인은 많지 않았대. 그 중에 신동엽 시인이 있었고 말이야. 이 책을 통해 짧게 신동엽 시인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나중에 그의 작품도 읽어보고 신동엽 시인에 대한 책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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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 여름, 가을이 있고 유년 장년 노년이 있듯이 인종에게도 태허(太虛) 다음 봄의 세계가 있었을 것이고, 여름의 무성이 있었을 것이고, 가을의 귀의가 있을 것이다. – 신동엽, <시인 정신론>

마치 가을 들판의 농부들처럼 저녁 빛 속에서 다시 갈 길을 찾자 하고 외치는 것 같다. 바로 여기에서 질문되어야 할 것이 그가 농경적 상상력을 고집한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그러니까 그는 현대문명이 야기한 존재의 망각현상의 원인을 농경문화의 종결이 가져다주는 대치 체험의 상실로 본다. 그로 인해 발생한 가장 뼈아픈 결손은 영성의 소멸일 것이다. 인간이 농업을 붙들고 있을 때까지만 해도 대지와의 연대감이 살아 있었다. 벼는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자란다는 말은 비유가 아니다. 교통이 불편하고 네트워크가 열악한 시골에서 사는 것을 현대인들은 고립된 존재로 생각하기 쉬우나 농부는 안 안에 앉아서도 기러기가 나는 것을 알고, 외양간의 가축들과도 우정을 나누며, 들판의 곡식과 대화도 한다. 그 외딴곳 한 모퉁이에 서서 다음 날 펼쳐질 날씨를 귀신같이 아는 것을 영성적 소통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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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녹색평론이 최근에 연재하는 것 중에 <내 인생의 책> 코너가 있단다. 이번 호에서는 정원정님이라는 수필가의 글을 실었단다. 1929년생이니시까 90세가 넘으신 분이야. 얼마 남지 않은 분께서 자신의 삶에서 책이 어떤 의미였는지 이야기해주셨어.

어떤 기분일까 생각해 보았단다. 아빠도 나중에 삶을 마감할 때 삶을 뒤돌아보면 어떤 책들이 기억에 남을까. 정원정님께서는 거실에 많이 꽂혀 있는 책들을 보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고 하는구나. 자신이 저 세상으로 가면 저 책들은 어떻게 할까. 문득 우리집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도 보았단다. 아빠도 벌써 그런 생각들을 하는데아빠의 책 욕심에 잔뜩 사들이고, 또 책에 대한 집착으로 버리지 못하고…. 그래서 쌓여 있는 책들나중에 생각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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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이제는 나의 거실 한쪽 벽면의 책장에도 적지 않은 책이 무질서하게 꽂혀 있다. 어느 날 잠깐 책으로 눈이 갔다. 느닷없이 눈물이 핑 돌았다. 읽다 만 책, 읽었던 책, 미처 못 읽고 놓아둔 책, 저들을 어찌할거나? 저 아까운 책들을 놓고 저세상으로 가게 되면저 속에 알천이 담겨 있는데, 미처 못 읽은 책, 언젠가는 꼭 읽고 싶었는데, 순간 애간장을 저미는 듯 가슴에 뜨거운 김이 훑고 지나갔다. 어느 것 하나 버릴 수 없는, 내게는 귀중본 같은 소유물인데. 여러 차례 폐기하고 알짜배기만 남았는데얼추 호명해보니 리영희, 법정, 권정생, 장준하, 한하운, 최명희, 조정래, 이청준, 이문구, 김종필, 빅터 프랭클, 헨리 데이비드 소로, 프리모 레비, 헬렌 니어링,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이름만 불러도 마음이 정갈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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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

그런 분은 그렇다 쳐도 나야 문학의 우아한 멋도 깊이도 배워본 것 없지만, 책을 버리면서는 얼른 버리지 못하고 현관 밖에 일단 내놓고서 며칠을 지나는 사이 미련스럽게 다시 매만져보게 된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는 아까운 생각에 골라서 몇 권을 다시 들여놓는 버릇이 있다. 한두 번이 아니었다. 책은 그런 것이었다. 책 속에는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세계가 있다. 희망과 위안으로 나를 여물게 하는 그 무엇이 있다. 책에서 생각을 키웠고, 가보지 못한 아름다운 저 너머 세계를 느껴보는 것도 책에서였다.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하지 않던가? 책 속세는 향기를 품은 어머니의 살 내음 같은 것이 있다. 젊은 날 허둥댈 때 그 내음에 기대어 불안한 마음을 잠재워보았다.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소곤거림도 책에서 수시로 들었다. 이 세상을 떠난 먼 나라로 갈 때 권정생의 책 한 권 품속에 안고 갈 수는 없을까. 죽음 뒤의 삶이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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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두에서 이야기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온 세상이 몸살을 앓고 있단다. 아빠의 바램과 달리 많은 사람들이 죽고 말이야. 코로나19로 인해 온 세상은 멈춰 버렸어.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좀 잠잠해졌지만, 지구 전체로 봤을 때는 언제 이것이 끝날지 보이질 않는구나. 이 정체 모를 바이러스의 천적이 빨리 나타나서, 다시 예전의 일상을 되찾았으면 좋겠구나. 너희들도 신나게 학교에도 가고 말이야. 다음 녹색평론 172호를 읽고 독서편지를 쓸 때는 마스크를 벗고 극장 같은 곳도 마음대로 갈 수 있기를


PS:

책의 첫 문장 : 서구적인 민주주의란 것에 대해서 나는 좀 회의적이야.

책의 끝 문장 : 그것은 바로 인간은 물론이고 자연까지도 도덕의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지구 도덕을 실천하는 삶의 방식이다.


그러나 미국의 정치, 문화 풍토에서는 매우 낯선 개념, 즉 ‘민주적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샌더스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이변이 과연 일어날 수 있을까? 최근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샌더스가 우위를 점하고는 있지만, 전 대통령 오바마와 클린턴 부부를 포함한 민주당 주류파와 <뉴욕타임즈>를 위시한 ‘진보파’ 언론들의 샌더스의 대한 거부감은 갈수록 노골적으로 되고 있다. 겉으로 내세우는 명분이 무엇이건, 그들이 샌더스를 반대하는 이유는 극히 단순하다. 즉, 민주, 공화 양당체제 속에서 오랫동안 엘리트로서 온갖 특권을 누려온 그들은 사상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사회주의자’ 샌더스와는 결코 동지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기존의 선거제도하에서 샌더스와 같은 혁신적인 비전을 가진 급진파가 정치적으로 성공한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지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이든 한국이든 거의 모든 나라의 엄중한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 P7

‘중세’에 들어와 아랍인들이 이슬람이라는 종교를 만들고 세력을 규합한 뒤 가장 먼저 공략에 나선 상대가 이란이었다. 보통 이란을 아랍국으로 착각하지만 아랍과 이란은 뿌리도 언어도 다르다. 비슷한 점이라면 같은 이슬람을 믿는다는 점,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점 정도다. 이란은 이란이고 아랍은 아랍이다. 실제 아랍국들은 이란을 경외 혹은 백안시한다.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때 미국은 물론이고 사우디 같은 아랍국들도 모두 아랍 형제 이라크를 지원했었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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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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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선물이라는 것은 받는 것도 기분 좋고, 주는 것도 기분이 좋단다. 아빠는 가끔, 아주 가끔 주변 사람들에게 책 선물을 하곤 한단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가끔 책 선물을 받곤 해. 흔치 않은 일이지^^ 그런 흔치 않은 경험을 최근에 한번 했단다. 기분 좋았어. SNS에서 화제를 일으켰던 장류진의 첫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이라는 책을 선물 받았단다. 책 색깔이 핑크빛인데, 이 책에 실린 소설들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았어. 신인 작가의 풋풋한 글들. 하지만 재미가 가득한 글들.

이 책을 선물한 지인은, 이 책을 읽으면 회사의 이삼십 대 젊은 후배직원들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했단다. , 아빠가 그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나?^^ 지은이 장류진님은 IT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고 했어. 그러다가 틈틈이 소설을 썼고, 마침내 창비신인소설상에 수상하면서 등단했다고 했어. 지금은 회사는 다니지 않고, 전업 작가가 되었다고 했어. 이 책에는 총 여덟 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는데, 그 중에서 네 편 정도 이야기를 해볼게.


1.

잘 살겠습니다.

소심한 주인공과 둔감하다고 해야 할까 무신경하다고 해야 할까, 아무튼 그런 성격의 소유자인 회사동기 빛나 언니의 이야기. 주인공은 얼마나 소심하냐면, 청첩장을 나눠주면서 누구한테 주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무척 고민했단다. 회사 동기이지만, 3년이나 연락이 없던 이에게 결혼한다며 청첩장을 주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빛나 언니에게 청첩장을 주지 않았지. 그런데 빛나 언니는 다른 경로로 소식을 듣고 연락을 한 거야. 하도 연락을 안 해서 만나기 껄끄러운데, 빛나 언니는 일대일로 만나자고 했어. 빛나 언니는 둔감하거나 무신경한 사람이라고 했잖아. 청첩장을 나눠주면서 밥을 얻어먹으면서도 비싼 거 시켜먹고, 결혼식은 날짜를 깜빡 했다면서 참석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축의금을 주는 것도 아니고, 밥을 한 끼 사준다고 하는데그리 비싼 것도 아니고 또 같이 먹고 싶지도 않는데어떻게 되갚음을 해야 하지?

그런 빛나 언니도 결혼을 한다고 한다. 그래, 그대로 되갚아야지싸구려 선물과 대충 쓴 편지를 축의금 대신 빛나 언니한테 주었단다. 그런데 빛나 언니는 그것에 감동받고 고마워했어. 아빠가 생각하기에 빛나 언니는 돈에도 둔감하고 무신경한 사람이었던 거야. 사람들 중에는 받은 만큼 주어야 하고, 준 만큼 받지 않으면 서운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 특히 회사에서 알게 된 사람들은 이해관계가 철저해서, 받은 만큼 정확하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단다. 주인공도 그랬고, 책을 읽는 이들도 주인공의 태도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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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빛나 언니한테 가르쳐주려고 그러는 거야. 세상이 어떻게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 오만원을 내야 오만원을 돌려받는 거고, 만이천원을 내면 만이천원짜리 축하를 받는 거라고. 아직도 모르나본데, 여기는 원래 그런 곳이라고 말이야. 에비동에 새우가 빼곡하게 들어 있는 건 가게 주인이 착해서가 아니라 특 에비동을 주문했기 때문인 거고, 특 에비동은 일반 에비동보다 사천원이 더 비싸다는 거. 월세가 싼 방에는 다 이유가 있고, 칠억짜리 아파트를 받았다면 칠억원어치의 김장, 설거지, 전 부치기, 그밖의 종종거림을 평생 갖다바쳐야 한다는 거. 디즈니 공주님 같은 찰랑찰랑 긴 머리로 대가 없는 호의를 받으면 사람들은 그만큼 맡겨놓은 거라도 있는 빚쟁이들처럼 호시탐탐 노리다가 뭐라도 트집 잡아 깎아내린다는 거. 그걸 빛나 언니한테 알려주려고 이러는 거라고,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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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앞부분에는 빛나 언니가 밉상이었는데, 소설의 말미에서는 딱딱한 회사에서는 볼 수 있는 인간적인 캐릭터로 보이게 되었단다.


2.

일의 기쁨과 슬픔.

판교 테크노벨리 스타트업 회사, 우동마켓. 우동마켓은 중고 제품들을 거래할 수 있는 스마트앱이야. 우리 동네 중고 마켓의 줄임말. 주인공 김안나는 우동마켓을 다니는 회사원이란다. 그런데 이 앱의 우수 이용객 중에 거북이알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사람이 있었어. 거북이알이라는 사람이 새 물건을 싼 가격에 올려서 앱이 많이 유명해졌어. 회사 입장에서는 고마운 사람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새 물건을 싼 값에 중고마켓에 올리는 것이 꺼림칙했어. 장물을 갖다 파는 것은 아닌지 말이야. 나중에 문제가 생기기 전에 그 사람의 정체를 알아보라는 지시가 안나에게 내려왔어.

안나는 물건을 사는 척 하면서 거북이알을 만났단다. 거북이알의 정체는 인근 카드사 차장 이지혜라는 사람이었어. 이지혜의 사연은 이랬단다. 회사 회장한테 사소한 걸로 찍혀서, 월급을 돈이 아닌 카드 포인트로 받게 되었다는 거야. ㅎㅎ 웃기지만, 실제 그런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열 받겠니. 하지만, 이지혜는 나름 방법을 터득한 거지. 이지혜는 카드 포인트로 물건을 구매해서 돈으로 바꾸게 되었다는 거야. 그 물건들을 우동마켓에 올렸던 거고. ㅎㅎ 설정이 재미있구나. 그런데 이 소설의 제목, 일의 기쁨과 슬픔. .. 아빠는 일의 기쁨은 무엇일까? 월급날? 슬픈 날은.. 너무 많아서하하..


3.

나의 후쿠오카 가이드.

지훈은 회사 동료 지유를 짝사랑했어. 그런데 지유는 남자친구가 있었지. 지훈은 시간은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해서, 지유가 다시 혼자 되기를 기다렸어. 그런데 찾아온 것은 지유의 청첩장. 그렇게 빨리 결혼할 줄 몰랐는데그런데 결혼 세 달 만에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고 혼자 된 지유. 회사 그만 두고 일본으로 떠난 지유. 일 년이 넘게 지나고 지유로부터 온 연락. 문자로 안부로 주고받다가 충동적으로 지유를 만나려고 떠난 후쿠오카. 지유의 전형적인 밀고 당기기의 모습.. 읽은 이라면, 혹은 읽은 이들 중에 남자들이라면지유도 당연히 지훈에게 마음을 두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거야. 지훈은 확신하고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했지만, 돌아온 것은 지유의 갑작스러운 선 긋기. 지유의 이런 모습이 여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인지는 모르겠지만, 지훈의 입장도 이해가 간단다. 여자의 마음은 참 알기 어려운 것이구나.


4.

다소낮음.

현실감 없는, 순수 예술을 쫓는 음악가의 이야기라고 할까? 아빠도 즐겨 듣는 것은 아니지만, 인디밴드의 음악을 좋아한단다. 이 소설은 아직 뜨지 못한 인디밴드 백열밴드의 리더 장우의 이야기란다. 장우는 여자친구 유미와 우연히 만든 냉장고송을 유튜브에 올렸어. 그런데 그것이 빅히트를 쳤단다. 이것으로 기획사에서 연락이 왔어. 하지만, 장우는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관과 달라서 계약을 하지 않았단다. 돈이 적어서가 아니라 단지 음악관이 달라서그렇다고 자신이 냉장고송에 버금가는 노래를 다시 만드는 것도 아니었단다. 시간이 지나자 냉장고송도 시들해지고

돈도 그리 넉넉하지 않았어. 전기세도 몇 달이나 밀렸어. 그럼에도 레슨비를 받아서 비싼 강아지를 사오고, 그 강아지는 얼마 못 가 중병에 걸려 죽고참다 못한 유미는 장우와 헤어졌어. , 타이밍 못 맞추고 현실감각 없는 인간이구나. 그렇게 자신만의 길을 가는 장우소설 밖에서는 결국 성공을 하면 좋을 텐데.. 현실은 더 치열하고, 더 힘든 곳이니

….

그 밖에 이 소설집에는 네 소설이 더 실려 있단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모두 재미있었어. 집안일 도와주는 도우미 아줌마와 기싸움(?)을 벌이는 <도움의 손길>. 백 번 넘는 이력서를 넘게 쓰고 첫 출근을 하게 되는, 제목만 봐도 무슨 내용인지 알 것 같은 <백한번째 이력서와 첫번째 출근길>. 새로 이사 간 오피스텔에 새벽마다 의문의 초인종을 울리는 방문자들과 그들의 정체를 추리해 보는 <새벽의 방문자들>. 오래 전에 짧은 만남에 도움을 주었다가 이를 잊지 못하는 한 외국인과 스쳐 지나가는 일로 여기며 일상에 찌들어 사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잔잔한 감동으로 적어 내려간 <탐페레 공항>

….

이 책을 선물한 지인이 이야기한 것처럼, 요즘 젊은이들을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생활을 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더구나. 혹시 요즘 사십 대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생활을 하는지 알 수 있는 소설은 없을까?^^ 그런 소설이 있다면 이삼십 대들에게 선물하면 좋을 텐데 말이야. 장류진님에 대한 기사를 찾아보니, 장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 기대해보자꾸나.


PS:

책의 첫 문장 : 회사 사람들에게 청첩장을 돌리기 전에 예상했던 어려움은 이런 거였다.

책의 끝 문장 : D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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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워크 밀리언셀러 클럽 143
스티븐 킹 지음, 송경아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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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스티븐 킹의 소설들을 몇 편 읽었단다. 전세계적으로 무척 유명한 작가이며, 그의 많은 소설들이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단다. 스티븐 킹이 쓴 많은 소설들에 비해, 아빠가 읽은 그의 소설은 그리 많지 않지만, 스릴러의 거장답게 긴장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재미있게 읽었단다. 그런 스티븐 킹의 첫번째 소설그가 10대 때 쓴 소설이 뒤늦게 우리나라에서도 출간했단다. 그 소식을 들은 것이 몇 년 전인데, 출간년도를 보니 2015년이구나. 이 책이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것은 1979년이고, 실제 이 책을 완성한 것은 스티븐 킹이 십대였던 1966년이구나. 십대 소년이 수백여 페이지의 소설을 쓴다는 것이 가능한가. 그의 천재적인 재능을 엿보기 위해서 아빠도 그의 첫번째 소설을 읽어보았단다. 잔뜩 기대를 품고서 말이야.


1.

그러나, 결과는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했어.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영화로도 만들어진 소설 <헝거게임>이 생각난단다. 가까운 미래의 어느날. 디스토피아가 된 세상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생존 서바이벌 게임. 출간년도를 보면, 당연히 스티븐 킹의 <롱 워크>가 먼저였겠지. <헝거게임>은 분명 <롱 워크>의 영향을 받은 소설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이 소설의 배경은 미래의 전체주의국가로 변한 미국이란다. 통제와 억압 속에 자유를 제한적인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이란다. 주인공 레이 개러티는 롱 워크라는 스포츠 경기에 참가하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롱 워크라는 게임에 대해 좀 설명을 해주어야겠구나. 100명의 소년들이 지원해서 진행하는 이 게임은 게임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걷는 게임이란다. 단 한 명이 남을 때까지 말이야. 최저 제한 속도가 있었고, 그 속도보다 밑으로 떨어지면 경고를 받는단다. 그리고 그외 게임에 정해진 법칙을 어길 경우에도 경고를 받는단다. 한번 경고를 받고 이후 한 시간 동안 추가 경고가 없으면 그 전에 받은 경고는 사라지게 된단다. 사라지지 않은 경고를 3번 받으면 게임에서 탈락하게 된단다.

그런데, 그 탈락이라는 것이 다름 아님 총살형이란다. 그러니까 100명의 소년들 중에 한 명만 살아남는 것이란다. 그 한 명은 엄청난 보상을 받게 된단다. 100 1의 경쟁률을 뚫고 엄청난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죽는 게임에 누가 자원해서 참가할 수 있을까. 아무리 암울하고 희망이 없는 사회라고 해도, 100 1의 확률에 목숨을 걸 수 있을까? 소설의 설정이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헝거게임>은 강제 징집이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겠다 싶었지만, 자원해서 이런 게임에 들어간다? 아빠는 좀 아니다 싶었어.


….

2.

암튼, 100명의 소년들이 롱 워크 게임을 시작했어. 1명이 남을 때까지 잠도 걸으면서 자야 하고, 용변도 걸으면서 해결해야 했단다. 이야기는 롱 워크에 참여한 소년들의 이야기. 그 경기를 마라톤 경기 구경하듯 구경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뭐 그런 이야기들로 끝까지 이루어져 있단다. 물론 남아 있는 소년들은 점점 줄어들겠지. 그래도 어떤 반전이 있겠지이런 생각을 했단다. 소설 <헝거게임>도 소설의 참가자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그랬잖아. 소설 <롱 워크>도 그런 반전이나 틀을 깨는 무엇인가 있을 거야.. 하면서 읽었지만, 끝이 다가올수록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았단다.

그리고 주인공 레이 개러티보다 더 건장하고 튼튼한 참가자들이 있어서 일등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하지만, 그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잖아. 그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이유는 그가 일등이기 때문? <헝거게임>의 반란 같은 틀을 깨는 사건이 없다면 주인공이 일등을 못하는 반전 같은 것이라도 일어나는 것인가? 하면서 책의 후반부를 읽었단다. 하지만 그런 반전도 없이, 레이 개러티가 우승을 차지했단다.

, 약간 허탈했단다. 탈락자를 총살하는 이 잔인한 게임을 마라톤 보듯 하는 사람들의 비인간성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인지, 이 소설을 어떻게 평가를 해야 하는지 아빠가 좀 망설였단다. 이 책을 먼저 읽은 사람들이 높은 평점들을 아빠는 공감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아빠가 소설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인가? 책을 덮으면서 약간의 당혹스러움마저 느꼈단다. 기대를 많이 해서 그랬는지, 솔직히 별로였단다. 생존 게임, 디스토피아그것밖에 할 이야기가 없었단다. 스티븐 킹의 다른 재미있는 소설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오늘은 이만 마치련다.


PS:

책의 첫 문장 : 그날 아침, 열심히 달리고 난 작고 지친 개 같은 낡은 파란색 포드가 경비병들이 있는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책의 끝 문장 : 그리고 그 손이 그의 어깨를 다시 건드렸을 때, 그는 어떻게 해서인지 달릴 힘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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