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바꾼 만남 - 스승 정약용과 제자 황상 문학동네 우리 시대의 명강의 1
정민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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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이번에 읽은 책은 정민님의 <삶을 바꾼 만남>이라는 책이란다. 이 책을 구입한 지는 꽤 오래되었는데, 이제서야 읽었구나.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이렇단다. 아빠가 오래 전에.. 좀더 정확하게 이야기해서 2013년에 아빠의 선배님이 정병설님의 <권력과 인간>이라는 책을 추천해주었어. 그래서 그 책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 책은 우리시대의 명강의시리즈 중에 한 권이었단다. 그 시리즈의 낯익은 이가 한 명 더 있었단다. 정민님이었어. 그 분의 책은 아빠가 좋아하는 정약용을 다룬 책이었단다.

이 책의 부제는 스승 정약용과 제자 황상.” 정약용이 유배를 가 있는 동안 알게 된 제자와의 인연을 다룬 이야기란다. 황상은 정약용뿐만 아니라 정약용의 아들들과도 인연을 맺었어. 오랜만에 정약용에 관한 책을 읽어서 너무 좋았단다. 말이 18년이지, 큰 잘못도 없이 18년 동안 유배 생활을 하다니얼마나 억울했을까. 그러나 그 유배생활 동안 학문에 더욱 힘썼단다. 그 많은 저술이 유배생활에서 나온 것이니, 그가 유배생활을 하지 않았다면 그런 저술도 많지 않았겠지. 뭘 해도 대단한 사람이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아빠는 줄곧 정약용에 감정이입을 해서 읽었단다. 가족과 헤어진 생활. 처음 유배 생활을 시작할 때는 몇 년만 할 거라 생각했을 텐데.


1.

정약용은 정조 사후 천주교에 연루되었다는 죄목으로 1801 11월을 유배되어 전라남도 강진에 도착했단다. 총애하던 정조가 죽자마자 김씨 외척 세력이 정권을 잡고 줄곧 각을 세우던 정약용을 유배 보낸 것이 실제 이유였지. 그때 정약용의 나이는 마흔 살이었단다. 가장 교육이 중요할 나이의 아이들을 두고 멀리 떠나온, 교육열 강한 아버지였던 정약용은 편지를 통해 자식들을 훈육했단다. 그의 편지는 이미 다른 책들을 통해서 여러 번 봤는데, 자식들에게 엄한 아버지처럼 보았단다. 강진에 처음 왔을 때 정약용은 주막에 방 한 칸을 얻어 지냈단다. 그리고 그 방의 이름을 사의재로 지었는데 그 뜻은 아래와 같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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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사의재(四宜齋)는 내가 강진에 귀양 와서 사는 집이다. 생각은 담백해야 한다. 담백하지 않으면 서둘러 이를 맑게 해야 한다. 외모는 장중해야 한다. 장중하지 않으면 빨리 단속해야 한다. 말은 과묵해야 한다. 과묵하지 않으면 바삐 멈춰야 한다. 동작은 무거워야 한다. 무겁지 않거든 재빨리 더디게 해야 한다. 이에 그 방에 이름을 붙여 사의재라 하였다. 마땅하다()는 것은 의롭다()는 뜻이다. 의로움으로 통제한다는 의미다. 나이가 들어감을 생각하다보니 뜻과 학업이 무너진 것이 슬퍼서 스스로 반성하길 바란 것이다. 이때는 가경8(순조3, 1803) 겨울 11월 신축일 초열흘, 동짓날이니, 실로 갑자년이 시작하는 날이다. 이날 <주역>의 건괘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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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람들은 자신의 방에 이름을 붙여주곤 했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아빠도 아빠의 방에 이름을 붙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이름을 찾지 못했구나. 한번 지어봐야겠구나.

정약용은 유배 온 지 1년이 지나고 서당을 열었단다. 주변 마을의 아이들이 와서 공부를 했는데, 그곳에서 황상을 만나게 되었단다. 그 당시 황상의 나이는 열 다섯. 황상이 영재나 천재 같은 이가 아니라는 것을 정약용도 금방 알아차렸단다. 하지만 정약용은 황상의 성실함을 알고 더 신경을 써 주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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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6)

내 생각을 말해줄까? 공부는 꼭 너 같은 사람이 해야 한다. 둔하다고 했지? 송곳은 구멍을 쉬 뚫어도 곧 다시 막히고 만다. 둔탁한 끝으로는 구멍을 뚫기가 쉽지 않지만, 계속 들이파면 구멍이 뚫리게 되지. 뚫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한번 구멍이 뻥 뚫리면 절대로 막히는 법이 없다. 앞뒤가 꼭 막혔다고? 융통성이 없다고 했지? 여름 장마철의 봇물을 보렴. 막힌 물은 답답하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제자리를 빙빙 돈다. 그러다가 농부가 삽을 들어 막힌 봇물을 터뜨리면 그 성대한 흐름을 아무도 막을 수가 없단다. 얼마나 통쾌하냐? 어근버근 답답하다고 했지? 처음에는 누구나 공부가 익지 않아 힘들고 버벅거리고, 들쭉날쭉하게 마련이다. 그럴수록 꾸준히 연마하면 나중에는 튀어나와 울퉁불퉁하던 것이 반질반질 반반해져서 마침내 반짝반짝 빛나게 된다. 구멍은 어떻게 뚫어야 할까? 부지런히 하면 된다. 막힌 것을 틔우는 것은? 부지런히 하면 된다. 연마하는 것은 어찌해야 하지? 부지런히 하면 된다. 어찌해야 부지런히 할 수 있겠니? 마음을 확고하게 다잡으면 된다. 그렇게 할 수 있겠지? 어기지 않고 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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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장 정약용은 다른 훈장과 달랐단다. 당시 서당 교육의 잘못된 점을 비판하여 고치려고 했어. 서당이라고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천자문>이라는 책과 중국 역사서 <사략> <통감절요>에 대한 비판이었단다.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맞지 않는 교과서라는 거지. 앞뒤 뜻도 이어지지 않는 천자문과 남의 나라 역사서를 그렇게 열심히 할 이유가 있는가. 그러면서 정약용은 직접 교과서를 만들었는데 <아학편>이라는 책이 남아 있단다. 그리고 아이들의 독서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단다. 그냥 책읽기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분석적으로 어느 시기의 독서가 중요하고 어떻게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정약용이 오늘날 살았다면 유명한 블로거나 유튜버가 되었을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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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63)

아이가 글을 읽는 것은 대개9년이다. 여덟 살부터 열여섯 살까지가 그때다. 하지만 여덟 살부터 열한 살까지는 아는 것이 어리석어 책을 읽어도 맛을 모른다. 열대여섯 살쯤 되면 이미 음양에 대한 기호가 생겨 여러 가지 물욕으로 마음이 나뉜다. 실제로는 열두 살부터 열네 살까지 3년간 독서한다. 하지만 이 3년 중에도 여름에는 무더위로 괴롭고 봄가을로는 좋은 날이 많다. 아이들은 놀기를 좋아해서 모두 능히 독서만 할 수가 없다. 다만 9월부터 2월까지의 180일간이 독서하는 날이 된다. 3년을 합쳐 계산하면 540일이다. 여기에다 세시(歲時)의 놀이와 질병이나 우환으로 방해받는 날짜를 빼면 실제로 독서할 수 있는 대략 3백 일이다. 3백 일은 하루하루가 보배구슬 같고, 하나하나가 금옥과 다름없다. 하지만 조선의 어린이들은 모두 소미 선생의 <통감절요> 15책을 이 3백 일간의 양식으로 충당한다. 결국 평생의 독서가 이 책 한 질에 그치고 만나. 나머지 다른 책을 읽는다고는 해도 모두 대충대충 읽어 온전히 하지 못하니 족히 꼽을 것이 못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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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서당의 목표도 결국 입시 준비였단다. 그러니까 과거 시험에 급제하는 것이었지. 정약용은 기출 문제를 엮어서 황상을 비롯한 제자들에게 만들어 주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하고 칭찬을 해주는 교육법을 보였단다. , 아빠가 배워야 할 점이구나. 아무튼 정약용은 한번 하면 무엇이든 완벽하게 하는 이로구나.


2.

정약용이 유배 왔다는 소식에 정약용을 만나러 싶어 하는 이들이 많았단다. 그런 이들 중에 마음에 맞는 이와 교류를 했단다. 그런 이들 중에 백련사 혜장 스님도 있었어. 정약용은 혜장 스님과 만나 주역 공부를 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편지도 많이 주고 받았단다. 그렇게 그들은 나눈 편지를 책으로 엮은 견월집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고 하는구나. 당시 통신수단이 없었다 쳐도 정약용은 사람들과 참 많은 편지를 써서 교류를 했단다. 아빠도 예전에 너희들과 편지노트를 만들어 주고받았었는데, 요즘은 뜸하구나. 우리 뭐 하느라 그리 바쁜 거니?

….

시간이 흘러 흘러 황상 나이 18살이 되었고, 그는 결혼을 했단다. 신혼의 단꿈을 꾸는 것은 당연.. 그렇다 보니 공부를 소홀히 하게 되었는데, 정약용은 이를 심하게 꾸짖었단다. 심지어 아내와 당분간 떨어져 지내라고까지 했단다. 신혼 부부에게 각방을 쓰라고 하더니너무 무서운 선생님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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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 공부는 밥 먹듯이 해야 하는 법이다. 숨 쉬듯이 하고, 습관처럼 해야지. 내가 그렇게 두고두고 일렀거늘

- 그리하겠습니다. 다시는 마음을 풀지 않겠습니다.

- 한동안 고성사로 올라가 지내거라. 안과는 당분간 떨어져 공부만 해야 한다. 시를 짓거든 내게 내려보내고. 날마다 목표량을 정해놓고 읽고 쓰도록 해라. 중간에 맥을 놓으면 공부도 덩달아 맹탕이 된다. 새잡이가 되고 만다. 이 길로 올라가거라. 알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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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무서운 면모도 보였지만, 나중에 황상의 아들이 태어났을 때 진심 어린 축하를 해주었단다. 각방 쓰라고 했는데 아이까지 태어났으면 혼낼 수도 있었는데 말이야. ㅎㅎ

아들 정학연이 4년만에 두 번째 찾아왔단다. 이제 어린애의 티가 하나도 나지 않은 청년이 된 아들반가움이 절로 났지만, 정약용은 한시가 급했단다. 그 동안 아들에게 가르쳐주지 못한 것을 많이 가르쳐야 했기 때문이었어. 강진에 온지 다음날부터 곧바로 공부를 시작했어. 그 공부는 학연이 머물고 있는 몇 달 동안 계속되었단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구나. 그때 공부는 문답식 교육이었는데, 그냥 말로 끝난 것이 아니고, 다 기록하여 글로 남겼다고 하구나. 읽을수록 대단하다는 말밖에

정학연이 강진에 몇 달 머물면서 황상과 만나게 되었단다. 그들이 노는 것은 수준이 다르단다. 백련사 혜장 스님까지 끼어 정약용, 정학연, 황상 이렇게 네 명이 뭐하고 놀았냐면, 詩짓기 시합을 했다고 하는구나. 아빠 같은 사람은 머리에 쥐가 날 텐데, 그들은 댓구를 맞추며 서로 적절한 시를 즉석에서 만들어냈단다. 그리고 정학연과 황상은 혜장 스님의 안내를 받아 대둔산 유람을 하면서 더욱 친분을 쌓았단다. 그런데 그들은 유람이 그냥 유람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이 역시 글로 남겼다고 하는구나. 글쓰기는 정말 쉽지 않을 것인데, 이들은 모든 경험을 글로 남기는구나. 아빠도 본받아 그러고 싶지만 결심을 하지 않으련다.

….

정약용은 머물던 주막집에서 제자의 집으로 옮겼는데, 아무래도 그 자리가 불편하여 다시 외가의 먼 친척의 집에 정착하였단다. 그 집이 그 유명한 다산초당이었단다. 몇 년 전 남도에 놀러 간 일이 있는데, 일정상 다산초당을 가보지 못한 것이 아빠는 요즘도 가끔 후회되더구나. 다음에 오면 되지했는데, 빨리 가보고 싶구나. 정약용은 자기 만의 공간이 생긴 것에 기뻐하고 리모델링을 했단다. 집 안팎을 잘 가꾸었는데, 그 내용을 詩로 남겼단다. 이 책에 실렸는데, 산문도 아니고 시로 남겼다니

유배 생활 8년째 둘째 아들 정학유가 찾아왔단다. 8년만에 만난 아들. 읽고 있던 아빠도 울컥했단다. 너희들과 지금 헤어져서 8년만에 만난다고 생각해보렴. 그런 만남을 정약용이 가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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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

제목은 <4 20일에 학포가 왔다. 서로 헤어진 지 이미 8년이 되었다>이다.

생김새는 내 자식이 틀림없는데

수염 자라 흡사 딴사람 같네.

집 편지 가지고 오긴 했어도

정말로 진짜인가 긴가민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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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반가움은 잠시 이번에도 교육을 시작했단다. 쉬엄쉬엄 교육이 아닌 스타르타식 교육이었지. 그런 아버지의 가르침에 순순히 따랐던 아들그런 교육이 후에 <농가월령가>를 집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싶구나.


3.

이 책에서도 시간을 훌쩍 건너뛰어 정약용 해배 이후의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1818년 드디어 해배. 40살에 시작한 유배 생활이 57살의 중늙은이가 되어 마치게 되다니참 이상한 감정이었을 것 같구나. 그런데 사실은 1810년에 이미 해배가 결정되었다고 하는구나. 아들 정학연이 조정에 계속 해배 요청을 했고, 그것이 1810년에 결정되었는데, 권력을 잡고 있던 김씨 외척들이 뜸을 들이다가 1818년에 이르러 집행한 것이라고 하는구나. 이로 인해 흑산도에서 유배를 하고 있던 형 약전은 보지도 못하고정약전은 유배 생활 도장 유배지에서 죽고 말았거든.

정약용은 서울 근처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단다. 그런데 그때 유배생활을 하면서 둔 소실과 여섯 살 딸 홍임도 같이 데리고 왔대. 성자 같던 정약용이 소실을 두었냐고? 당시는 조선시대라는 것 잊지 말아야 한단다. 그리고 정약용이 유배 생활할 때 중풍이 들었대. 그래서 그의 생활을 돌봐 줄 수 있도록 주위에서 여자를 소개해 준 것이라고 하는구나. 그렇게 같이 서울에 올라왔으나, 소실과 딸 홍임을 곧바로 쫓겨나고 말았대. 본가에서 그들을 인정해주지 않은 것이지. 정약용은 그들을 바라보는 심정이 어땠을까. 그 이후 소실과 딸 홍임은 다시 강진으로 내려왔다고 하는데, 어떻게 살아갔는지 소식은 모른다고 하는구나. 그들의 삶이 소설의 좋은 소재로 보이는데, 어떤 소설가가 잘 이야기를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소설 제목은 홍임

정약용의 해배를 가족만큼 기다린 이들이 있었으니 그의 강진 제자들이었단다. 정약용이 서울에 있으니, 정약용의 줄을 이용하여 과거 급제를 해보려는 심사였단다. 하지만 정약용은 그런 위인이 아니란다. 그렇게 되면 강진 제자들과 갈등을 겪고, 나중에는 하나둘 모두 정약용을 떠나갔단다.  과거에 욕심이 없던 황상만 빼고 말이야. 황상은 옛 가르침에 따라 고향에서 농사 지내면서도 학문에 힘쓰고 詩를 지으며 생활하고 있었단다. 정약용도 그런 황상이 그리워 황상에게 한번 올라오라고 편지를 쓰기도 했단다. 그 편지를 쓴 것이 1828년이었는데 황상이 처음 서울에 올라온 것은 1836년이었단다.

반가운 재회. 1836년이면 정약용의 나이는 이미 칠십 대 중반이었단다. 노쇠하고 병약했지만 제자와 만남에 무척 행복했지. 정약용은 결혼 60주년을 뜻하는 회혼잔치를 앞두고 있었어. 그걸 기념하는 詩도 썼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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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6-407)

황상이 마재를 떠나던 2 19일만 해도 다산의 용태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아침나절에는 감회가 일었던지 결혼 60주년을 돌아보는 시도 한 수 지었다. <회근시>가 그것이다.

눈 돌리는 사이에 예순 해가 지나가니

복사꽃 짙은 봄빛 신혼 때와 비슷하다.

살아 이별 죽어 이별 늙음만 재촉하고

짧은 근심 긴 기쁨에 임금 은혜 감격하네.

이 밤에 목란사(木蘭詞)는 가락이 더욱 좋고

그 옛날의 <하피첩>엔 먹 자국이 남았구나.

갈라졌다 되합쳐짐 내 형상 그대로라

합환 술잔 남겨두어 자손에게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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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은 정약용을 집을 떠나 다시 고향으로 향하던 중 정약용의 부음을 들었단다. 발길을 다시 돌려 정약용의 장례식에 참석을 했단다. 그렇게 정약용은 이 세상을 떠났단다. 황상은 이후 정학연 정학유 형제들과 교류를 했단다. 강진에서 그들을 만나기 위해 상경한 것도 여러 번이었어. 그리고 정학연의 소개로 추사 김정희와 형제들도 만나 교류를 했어. 그렇게 돈독한 정을 쌓아갔단다. 하지만 그들도 세월을 비껴 갈 수 없는 노릇이었지. 평생 친구로 살던 정학연이 죽고 나서 황상이 시를 지었는데, 읽다 보니 숙연해지더구나. 세월이라는 것은, 시간이라는 것은 결국 이리 슬픈 것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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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3-544)

황상은 정학연의 죽음을 통곡하며 <곡정감역> 3수를 지었다. 셋째 수만 읽겠다.

이재 완당 산천 공의 좌석에 함께하니

노둔한 말 천리마 터럭에 붙었다고 말들 했지.

만리장성 무너져서 몸은 위태로운데

늦봄이라 꽃 시들고 빗소리는 수런수런.

집 일으킨 큰 사업이 어이 부끄러우랴만

동각의 유편(遺編) 앞에 머리 자주 긁적였지.

시문 어이 일삼으리 휘파람만 그저 불며

남은 인생 다만 그저 술 마시며 울 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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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정학연,, 정학유, 황상 그들의 이야기를 읽어봤는데, 오늘날도 그들의 이야기를 알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남긴 수많이 글들이었단다. 어떤 것을 경험하고 그 느낌을 글로 남기는 것. 그것의 가치가 이렇게 높구나. 아빠가 배워야 할 일이란다. 옛사람들은 먹을 갈고 붓으로 힘들게 글을 써도 그리 많은 기록을 남겼는데, 지금은 컴퓨터로 두들기면 되는데…. 좀더 글쓰기에 부지런해져야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 만남은 맛남이다.

책의 끝 문장 : 기대가 크다.


"생활을 꾀하는 방법은 밤낮으로 궁리해봐도 뽕나무 심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구나. 이제야 제갈공명의 지혜로움이 과연 가장 윗길임을 알겠다. 과일을 파는 것은 본래 맑은 이름을 지키는 일이기는 해도 장사꾼에 가깝다. 뽕나무 같은 것으로 선비의 명성을 잃지도 않고 큰 장사꾼의 이익을 얻게 되니, 천하에 이 같은 일이 다시 있겠느냐. 남쪽 땅에 뽕나무를 365그루 심은 사람이 있다. 이것으로 해마다 돈 365꿰미를 얻는다. 1년 365일에 날마다 한 꿰미씩 써서 양식을 삼으니 평생 궁하지 않았다. 마침내 아름다운 이름을 지닌 채 세상을 떴으니, 이 일을 가장 본떠 배워야 할 것이다. 그다음은 잠실(蠶室) 세 칸을 짓고 잠박(蠶箔)을 7층으로 만들어라. 모두 스물한 칸에 누에를 길러 부녀자들이 놀고먹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니라. 올해 오디가 익었으니, 너는 소홀히 여기지 마라." - P131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은 처음에 종을 쳐서 시작하고, 끝에는 경(磬)을 울려 마친다. 순순하게 나가다가 끊어질 듯 이어지며, 마침내 화합을 이룬다. 이렇게 해서 악장이 이루어진다. 하늘은 1년을 한 악장으로 삼는다. 처음에는 싹 트고 번성하며 곱고도 어여뻐 온갖 꽃이 향기롭다. 마칠 때가 되면 곱게 물들이고 단장한 듯 색칠하여 붉은색과 노란색, 자줏빛과 초록빛을 띤다. 너울너울 어지러운 빛이 사람의 눈에 환하게 비친다. 그러고서는 거둬들여 이를 간직한다. 그 능함을 드러내고 그 묘함을 빛내려는 까닭이다. 만약 가을바람이 한차례 불어오자 쓸쓸해져서 다시 떨쳐 펴지 못하고 하루아침에 텅 비어 떨어진다면, 그래도 이것으로 악장을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내가 산에 산 지 여러 해가 되었다. 매번 단풍철을 만나면 문득 술을 갖추고 시를 지으며 하루를 즐겼다. 진실로 또한 한 곡이 끝나는 연주에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 P161

"깊은 산속에 살며 거친 옷에 짚신을 신고 맑은 못가에서 발을 씻고 고송에 기대어 휘파람을 분다. 집에는 좋은 거문고와 오래된 경쇠(맑은 소리를 내는 악기의 종류)를 놓아두고, 바둑판 하나와 책을 한 다락쯤 갖추어 둔다. 마당에는 백학 한 쌍을 기르고, 기이한 꽃과 나무, 수명을 늘이고 기운을 북돋우는 약초를 심는다. 이따금 산승이나 우객(羽客, 도사)과 서로 왕래하며 소요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아 세월이 가고 오는 것도 알지 못한다. 조야(朝野, 조정과 민간을 통틀어 이르는 말)가 잘 다스려지는지 어지러운지에 대해서도 듣지 않는다. 이런 것을 두고 청복(淸福)이라고 한다." -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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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힉스다 - 21세기 최대의 과학 혁명
리사 랜들 지음, 이강영 외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어떤 책(어떤 책인지는 모르겠어)을 읽다가 리사 랜들의 책이 괜찮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었단다. 그래서 먼저 리사 랜들을 검색해 보았단다. 여성 물리학자. 무척 멋져 보였단다. 자신의 연구뿐만 아니라 책을 통해 대중과도 소통하는 과학자였단다. 우리나라에도 왔었더구나. 리사 랜들의 책들도 검색해 보았단다. 중고서점에도 있길래 세 권 구입해 보았단다. 새 책은 가격도 쎄고,  괜히 샀다가 내가 읽을 수도 없는 영역일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엄두도 못 냈단다.

구입한 책 중에 가장 얇아서 만만해 보이는 책. <이것이 힉스다>라는 책을 읽었단다. 이 책은 2012년 힉스 입자를 발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힉스 입자란 무엇인지 간단하게 소개하는 책으로, 힉스의 발견에 대한 이야기, 리사 랜들의 <숨겨진 우주>라는 책에서 한 챕터,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라는 책에서 한 챕터를 뽑아서 엮은 책이란다. , 솔직히 아빠가 싫어하는 편집 방식의 책이란다. 이미 출간한 책들을 짜깁기해서 또 다른 책을 만들다니아무리 힉스 입자의 발견이 기뻤다고 하지만…. 일부 수정을 해서라도 책을 엮어야지심지어 책의 끝이 다음장의 주제이기도 하다로 끝났단다. 다음장의 주제는 다른 책에 있는 것이란다.


1.

그래도 이 책을 통해 힉스라는 것이 무엇인지, 대략적으로 이해를 했단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이 책을 읽고 도대체 힉스란 무엇인가?’ 궁금해서 인터넷과 유튜브 검색을 하게 되었고, 좀 더 자세하고 쉽게 설명된 내용들을 찾아서 힉스 입자가 대충 이해하게 되었단다.

힉스 입자는 피터 힉스라는 사람이 1964년에 제안한 이론 입자였단다. 그러니까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 입자라는 거야. 그 이후 많은 물리학자들이 이 입자를 실제로 찾고자 노력을 했대. 그러다가 2012 7 4. 유럽 입자 물리학 연구소(CERN)에서 대형 강입자 충돌기(Large Hadron Collider, LHC)라는 거대한 장비를 이용해서 힉스 입자를 발견했다고 한단다. 그 성과로 2013년 피터 힉스와 프랑스아 앙글레르가 힉스 입자의 예측과 발견으로 노벨상을 받았단다. 그러니까 1964년 예측한 입자를 반세기를 꽉 채운 2012년에 발견했으니, 많은 물리학자들이 얼마나 좋아했겠니. 힉스가 예측했던 그 입자를 찾으려고 많은 물리학자들이 많은 노력을 했으니 말이야.

그동안 힉스 입자 찾기가 너무 어려워서 어떤 과학자는 그 입자를 God damn particle 이라고 했다는구나. 그러다가 나중에는 damn이라는 단어를 떼어내고 God particle이라고 불렀대. , 신의 입자라고 말이지. 거창한 별명이 붙었구나.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입자란 말인가. 인터넷으로 힉스 입자를 알아보다 보니 피터 힉스가 예측한 그 이론 입자를 힉스 보손(힉스 입자)’이라고 이름 붙인 이가 바로 우리나라 과학자 이휘소라고 하는구나. 이휘소라는 과학자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야기해줄게.


2.

, 그럼 도대체 힉스 입자란 무엇인가. 힉스 입자를 알려면 일단, 표준모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단다. 표준모형.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잖아. 예전에는 원자가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가장 작은 입자라고 했지만, 그 입자마저도 쪼갤 수 있게 되었단다. 그리고 세상의 원자들은 모두 17개의 입자들의 구성으로 이루어지게 되는데, 17개의 입자들을 표준 모형이라고 한대. 아빠도 사실 표준모형에 대해서 자세히 모르니 아빠한테 자세히 물어보지 말 것.

표준모형을 이루는 17개는 쿼크 6, 랩톤 6, 매개입자 4, 그리고 마지막 한 개가 바로 힉스입자라는 것 정도만 알아두자. 모든 입자에게 질량을 부여하는 입자가 바로 힉스 입자라고 하는데, 정확히 이야기하면 다른 입자들에게 질량을 주는 현상을 힉스 메커니즘이라고 하고, 그 힉스 메커니즘에 의해서 생겨난 것이 바로 힉스 입자란다. 그러니까 힉스 메커니즘이라는 것은 볼 수 없고, 힉스 입자가 발견된 것을 보고, 과학자들이 가설로 내세웠던 힉스 메커니즘이 맞다는 것을 증명된 것이야.

이해가 가니? 그리고 힉스 입자가 작용을 하려면 운동장 같은 것이 필요한데, 그것을 힉스장이라고 한단다. 힉스장 때문에 질량이 무거운 물질은 움직임이 느리고, 가벼운 물질은 움직임이 빠르다고 하는구나. .. 이 정도가 아빠가 대충 이해했다고 하는 내용이란다. 너희들이 좀 더 크면 같이 힉스 입자에 대한 강의를 보자꾸나. 그리고 이 책의 지은이 리사 랜들의 책은 이 책처럼 짜깁기한 책이 아닌, 제대로 된 책을 통해서 다시 만나보자꾸나.


PS:

책의 첫 문장 : 2012 7 4, 컴퓨터에 붙어 있던 전 세계의 다른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는 제네바 근교에 있는 유럽 입자 물리학 연구소(CERN)의 대형 강입자 충돌기(Large Hadron Collider, LHC)에서 새로운 입자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책의 끝 문장 : 그리고 다음장의 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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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휴식과 이완의 해
오테사 모시페그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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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몇몇 유명 출판사에서 북클럽을 운영하는 것을 알고 있었어. 몇 년 전부터 가입을 해볼까 알아보다가, 그 회비로 보고 싶은 책을 사는 게 더 낫다고 해서 가입은 안 했어. 얼마 전에 우연한 경로로 문학동네 북클럽 회원 모집 광고를 봤어. 그 동안 내용을 자세히 안보다가 이번에는 좀 자세히 읽어보았어. , 그런데 회비에 비해 많은 혜택을 주더구나. 이런 저런 선물에, 이벤트도책도 다섯 권이나 주었어. 그것만 해도 본전은 뽑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입을 했단다. 가입 선물로 문학동네의 책들 중에 한 권을 고를 수 있었어. 문학동네는 큰 출판사답게 다양하고 많은 책들이 있었어. 고전부터 최신 소설까지 말이야. 고를 수 있는 폭이 너무 넓다 보니, 오히려 뭘 골라야 할지 망설이게 되더구나. 책목록을 쭉 보다가 신간 중에 골라보기로 했어. 신간 리스트를 쭉 보다가 아빠의 눈길을 끄는 제목이 있었단다. 내 휴식과 이완의 해.

아빠가 원하는 단어들. 휴식. 이완. 이 책을 읽으면 편안해지고 몸이 이완될 것만 같은 제목이었어.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해 보니 평도 나쁘지 않더구나. 지은이는 오테사 모시페그라는 미국의 작가더구나. 나쁘지 않을 것 같았어. 일 년 동안 푹 쉬기로 했다는 주인공의 이야기…. 그러나


1.

솔직히 실망했단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무척 기대를 하고 기다린 책인데아빠가 처음으로 출판사의 북클럽에 가입해서 첫 번째로 받은 책인데제목처럼 휴식과 이완의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를 했는데이런 기대들을 모두 져버린 책이었어. 사람들은 왜 이런 책에 열광을 하는가. 이런 소설에 공감을 하기에 아빠는 나이를 너무 많이 먹었는가. 이 소설은 도대체 어디서 감동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더구나.

회사에 다니지 않아도 될 만큼 돈이 어느 정도 넉넉한 주인공이 일년 동안 잠만 자기로 결심한 이야기. 아무도 만나지 않고 집에서만 지내는 이야기. 주인공의 아버지는 암으로 죽고, 주인공의 어머니는 알코올 중독자로 자살을 하고, 주인공은 혼자가 되었어. 부모님들이 남긴 돈이 넉넉해서 돈을 다닐 필요가 없었어. 일 년 동안 동면을 취하기로 했어. 잠에 방해되는 것을 없애려고 철저히 준비를 했어. 공과금은 모두 자동 납부로 해 놓고, 재산세는 일 년치를 미리 다 내는 등 말이야. 그리고 잠을 잘 잘 수 있도록 약을 구입했어. 그리고 집에서만 잠자기 시작. 술과 각종 약으로 잠을 청했고, 잠에서 깨어 있는 시간은 다시 잠 올 때까지 비디오만 보고 다시 잠을 청했어. 약이 떨어졌을 때와 먹을 것이 필요할 때만 집 근처에 나갔단다. 약과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필름이 끊기기도 했어.

그야말로 세상과 담을 쌓은 거야. 아주 간혹 유일한 친구 리바가 와서 방해를 했단다. 이런 이야기가 책 내내 이어지고 있단다. 그런데 그렇게 동면을 시작한 날이 2000 6월 뉴욕이란다. 그럼 일 년이 지나면 2001 6. .. 그 사건이 일어나기 3달 전이구나. 아빠는 문득 이 소설에서 그때 그 잔인한 사건을 등장시킬 모양이라고 생각했어. 그렇지 않으면 굳이 배경을 2001년을 할 필요는 없었을 테니까 말이야.


2.

주인공이 그렇게 일 년 동안 잠만 자려고 했던 이유가 있었어. 삶은 우울하고 재미있는 일도 없고 복잡한 일들만 일어나고일 년 동안 세상 돌아가는 일을 모두 잊고 잠만 자고 나면 무엇인가 바뀌어 있을 거라고 기대를 했어. 새로운 세상에서 다시 시작하겠다는 마음을 가졌을 거야. 나름 나쁘지 않은 생각이구나. 다만 동면을 위해서 자신의 몸을 너무 많이 혹사를 시켜서 그렇지. 그렇게 혹사를 시키고 나도 새로운 세상에 다시 태어난 기분일까?

그렇게 동면에서 깨어난 20016월 뉴욕의 모습은 주인공이 기대한 모습이었을까. 동면의 목표를 이루었을까. 어쩌면 새로운 세상이 아니라, 잠들기 전보다 더 악한 세상이 되어 있을 수도세달 뒤 2001 9 11, 그 무서운 사고로 유일한 친구 리바까지 잃게 되었으니 말이야. 불타는 세계무역센터의 고층에서 뛰어내리는 여자를 보면서, 주인공은 그 여자가 미지의 세계로 뛰어들고 있다고, 깨어 있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소설은 끝이 났단다.

주인공이 그 후 어떤 결정을 했을지 생각해보면 아찔하구나. 긴 잠으로도 해결하지 못하고, 고층에서 떨어지는 여자를 보고 미지의 세계로 뛰어든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선택이 무엇일지... 책을 덮고, 책소개를 읽어보니 이 소설을 블랙코미디라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소설 내내 드리워진 블랙은 잔뜩 보였으나, 코미디는 어디에도 찾을 수가 없더구나.

….

온 세계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동면 아닌 동면을 취하고 있단다. 모든 세상 사람들이 동면을 취하고 있어서, 지구는 정화되고 깨끗해진다는 소식도 들려오지만, 사람들이 얼른 동면에서 깨어났으면 좋겠구나. 소설 속 동면이 끝나도 바뀐 것이 없지만, 현실에서 맞고 있는 이 동면이 끝이 나면 세상이 바뀔 것 같구나. 지구의 소중함도 알게 되었으니, 일상으로 돌아오더라도, 코로나 이전과는 다른, 좀더 건강하고 지구 친화적인 일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구나. 새로운 세상을 기대하며, 코로나 바이러스도 얼른 사라지기를이만, 마칠게.


PS:

책의 첫 문장 : 나는 잠에서 깰 때마다, 밤이건 낮이건, 내가 사는 건물의 밝은 대리석 로비를 터덜터덜 지나 근처 길모퉁이에서 24시간 영업하는 보데가로 가곤 했다.

책의 끝 문장 : 그녀는 완전히 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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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0-07-04 0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궁금해 하던 책이었는데... 리뷰를
보고 나서 그냥 패스하는 것으로
해야할 것 같습니다.

bookholic 2020-07-04 13:35   좋아요 1 | URL
그렇게 말씀하시니 괜시리 출판사와 알라딘과 지은이한테 미안해지네요^^
레삭매냐님, 즐거운 주말 되세요...
 
과학자가 되는 방법 - 매드사이언티스트가 알려주는 과학자 서바이벌 가이드
남궁석 지음 / 이김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책을 고를 때 꼼꼼한 편은 아니란다. 책을 고를 때 여러 가지를 보긴 하는데, 꼼꼼함은 떨어지기 때문에, 정작 사고 보니 아빠가 예상하지 않은 책 내용에 실망을 하는 경우도 있어. 이번에 읽은 <과학자가 되는 방법>이라는 책도 그런 책목록에 포함이 될 것 같구나. 책 제목을 보고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어.

과학자가 되는 방법이라니이 책제목은 일종의 비유라고 생각했어. 우리와 같이 일반인들도 과학자 흉내를 낼 수 있는 방법이나 재미있는 과학 실험이나 상식을 알려주는 그런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평점도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기록하고 있었어. 지은이는 처음 보는 사람이었지만, 아빠가 과학에 관련된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 책을 쉽게 고를 수 있었단다. 그런데 책을 받고 들어가며를 읽는 순간 책을 잘못 선택했다는 생각을 했단다. 책 제목은 아빠와 예상과 달리 비유나 암시가 아니고 책 제목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제목이란다. 무슨 소린고 하니…. 과학자를 꿈꾸는 이들이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를 지은이 자신의 경험을 살려서 이야기하는 책이란다.

책의 차례를 보면 더욱 그렇단다. 이 책을 아빠가 읽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단다. 책의 차례는….. 학부 생활. 석사 과정. 박사 과정. 박사후 과정 등등 이렇단다. 그야말로 진짜 과학자가 되는 방법을 적어 놓은 거야. 오호 세상에이렇게 직설적인 제목을 만나다니…. 심지어 조금 읽다 보니, 과학자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책을 그만 덮으라고 이야기하는구나. 진짜 책을 덮고 싶었지만, 이제 막 책읽기 시작했는데


1.

이 책을 읽는 사람을 지은이는 아래와 같이 규정을 했단다. 직업으로서의 과학자가 되기 원하는 사람들. 과학자는 아니지만 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그리고 현재 과학자로 일하고 있는 이들. , 간신히 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 포함되는 듯 하지만, 지은이가 생각하는 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과학자를 꿈꾸는 자녀를 둔 학부모, 첨단 과학의 성과에 관심이 많은 시민, 과학 발전을 통해 사회와 국가를 발전시키려는 정치인 등 여러 부류의 사람이라고 하였단다. 그렇게 설명하고 나니 지은이가 생각하는 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빠는 아닌 것 같구나. 아빠는 단지 과학이 오묘한 세상을 설명해주는 것이 재미있고, 그런 과학 지식을 얻는 것에 대한 재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말이야.

솔직히 이렇게 이 책에 대한 첫인상이 좋지 못했단다. 그래도 구입한 책이니 한번 읽어보자고 책을 폈단다. 또 다른 반전이 있을 수 있으니괴짜 대학원생이나 박사에 한번 좌충우돌에 관한 이야기로 배꼽을 잡을 수도 있으니 말이야. 하지만, 이 책은 단 한 줄의 유머도 찾을 수 없었고, 정도를 걷는 책이었단다. 학사 과정에서 어떤 과목들을 어떻게 선택해서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하고 대학원을 선택할 때 유의해야 할 점, 박사 과정에 들어갈 때 열려 있는 여러 가지 길 중에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그리고 박사 과정이 끝나고도 끝나지 않은 박사후 과정. 이후 책임연구자로 가느냐 기업연구원으로 가느냐의 선택. 지은이 자신과 지은이 주변인들의 경험을 통해 각 과정마다 정보를 주고 있단다. 읽다 보니 블로그를 읽는 기분도 들었고, 끝까지 반전은 없었단다. 실제로 박사가 되기를 기대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박사 되기 보다는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를 열망하는 아빠 같은 이들에게는 실망만 안겨 주었단다. 다음부터는 아무리 급해도 최소한 책 소개와 차례는 읽어보고 구입해야지.

PS:

책의 첫 문장 : 예전보다 위상이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과학자는 10위 안에 들어가는 청소년 희망 직업이자 유망 직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책의 끝 문장 : 즉 과학자는 과학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의 진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최종 한 줄 요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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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니 메일러 실종사건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조엘 디케르의 신작을 읽었단다. 그 이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이 배경이고, 그 이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과거의 사건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란다. 그 이전 두 작품에서는 지은이가 빙의한 듯한 마커스 골드만이라는 이가 주인공이었는데, 이번 소설은 새로운 주인공이 등장했단다. 이 책은 무려 728쪽이란다. 그 이야기를 다 해주려다 보니 시간이 꽤 오래 걸릴 것 같고, 또 그렇게 줄줄이 이야기를 하다 보면 스포일러만 될 텐데, 줄거리를 이야기를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가도, 이 독서편지를 쓰는 이유가 아빠의 기억력을 보조의 수단이니까, 그냥 주절주절 줄거리를 이야기해보려고 한단다. 앞뒤 줄거리 연결이 잘 안되어도 그냥 그런가 보다 해주렴.

 

1.

주인공은 뉴욕주 경찰 본부 반장인 제스 로젠버그란다. 앞으로는 그냥 제스라고 할게. 그는 새로운 생활을 계획하며 정든 경찰 생활을 그만두기로 했단다. 은퇴를 며칠 남겨 두고 있었지. 일은 꼭 이럴 때 터지지. 스테파니 메일러라는 오르피아 신문사 기자가 찾아와서 1994년의 사건의 진범을 따로 있다면서 다시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어. 1994년 사건은 이미 오래 전에 해결한 사건인데 무슨 소린가? 스테파니의 말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그날 스테파니가 실종이 되었단다. 다 큰 아가씨가 며칠 사라진 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경찰. 하지만, 제스는 신경이 쓰였단다. 그래서 제스는 조사를 위해 스테파니의 집에 갔는데, 괴한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단다. 그리고 며칠 뒤 스테파니의 시신이 발견되었단다. 제목이 <스테파니 메일러 실종 사건>이라서, 실종된 스테파니 메일리를 다시 찾아내는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일찍 죽다니... 실종 사건이 아니라 살인사건이잖아제스는 이 스테파니 살인사건을 1994년의 사건과 연관 지어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단다. 며칠 앞둔 은퇴도 잠시 뒤로 미루고 그는 스테파니 사건과 1994년 사건을 다시 검토해 보기로 했어.

1994년 사건이 무엇이었는지 먼저 이야기해줄게. 뉴욕주의 작은 휴양지 오르피아에서 처음으로 연극제를 하는 날이었어. 오르피아의 시장인 고든과 일가족 세 명. 그리고 목격자 메간이 무참히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났어. 좀 이상한 것은 고든시장 가족은 연극제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고, 어디론가 떠날 준비를 하다가 희생을 당했다는 사실이야. 마치 도망가는 듯 짐을 싸고 있었어. 누군가 고든 시장에 원한을 품고 그와 그의 가족들을 죽이고, 조깅을 하던 메간이라는 여자까지 죽인 사건으로 보였어. 그리고 범인은 카페 아테나라는 식당의 주인이 테드 테넨바움이었고, 추격전 끝에 차가 벼랑으로 떨어져 죽고 말았단다. 가장 강력한 용의자가 도망 중에 죽었으니, 사건은 일단락이 된 것으로 볼 수 있지. 이 때 수사에 큰 공헌을 한 이가 바로 제스와 그의 동료 데렉 스콧이었단다.

…..

이런 사건의 진범이 따로 있다고 이야기하고, 며칠 뒤 시신으로 발견한 스테파니. 이 범상치 않은 일은 1994년의 진범이 따로 있다는 말이 진짜라는 것의 방증이었어. 스테파니는 어떤 사람인가?  스테파니는 작가를 꿈꾸는 지망생으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뉴욕 문학 리뷰>라는 잡지사에서 일했어. 그런데 어느날 특별한 이유도 없이 해고되고, 오르피아의 조그만 신문사에 취직을 한 거야. 그러면서 1994년 사건을 취재하여 소설을 쓰고 있었어. 제스는 그 소설을 발견했는데, 소설의 내용을 보아 누군가로부터 부탁을 받고 쓴 거야.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게 되면 사건의 단서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았어. 제스의 수사에 오르피아 경찰서 소속의 애나가 합류를 했고, 진작 경찰을 그만 두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데렉을 찾아가 도와 달라고 했어. 그들은 수사를 하면서 이상한 문구를 만나게 되었어.

다크 나이트

고른 단어가 너무 식상한 단어의 조합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했단다. 무슨 배트맨도 아니고 말이야.


2.

1994년 사건을 재수사하면서 당시 오르피아 경찰서장 커크 하비가 사건 이후 실종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사건 당시에는 약간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고 했어. 커트는 당시 연극제에 출품할 연극을 준비하고 있었어. 연극 준비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동료들에게 거짓말을 하다가 들통나는 등 동료들에게 밉보여 왕따를 당하기도 했어. 그리고 연극제에서 일인극을 선보였는데 속된 말로 폭망했지. 그리고 그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3개월 뒤 감쪽같이 사라졌어. 수소문을 해보니, 커크는 LA에서 연극을 계속 하고 있었어. 그런데 그가 다크 나이트라는 제목의 연극을 준비하고 있다는 거야? 뭐야, 그가 범인인가? 단순한 우연인가?

1994년 커크에게는 애인이 있었어. 샬롯이라는 연극배우였는데, 샬롯은 커크와 헤어지고 나서 오르피아 부시장인 브라운이라는 사람과 결혼을 했단다. 브라운은 고든이 살해당한 이후 오르피아 시장이 되어 지금까지 쭉 하고 있었어. 커크와 연관된 사람이니 이들도 조사를 해야겠지. 샬롯이 1994년 연극제 당시 30분간 자리를 비웠단 사실을 알게 되었어. 그리고 그때 범인인 테드의 차를 몰았다고 했어. 샬롯도 20년만에 다시 용의자 선상에 올랐어. 도대체 20년 전에는 수사를 어떻게 한 거야. 이렇게 쉽게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데 말이야. 종결될 사건이 아니었는데, 그렇게 쉽게 종결 처리를 하다니

….

아까 스테파니가 잡지사에서 갑자기 해고되었다고 했잖아. 그 이유도 잠깐 이야기를 해야겠구나. <뉴욕 문학 리뷰>라는 잡지사의 편집장은 스티븐이라는 유부남인데 젊고 능력 없는 부하 여직원 엘리스와 바람을 피우고 있었어. 그런데 엘리스는 엄청난 질투심의 소유자였어. 스티븐은 엘리스에게 완전 약점을 잡혀서 엘리스가 시키는 일은 모두 해야 했어. 회사 법인카드로 자신의 사치품을 사게 만들었고, 엘리스의 소설을 혹평한 비평가 메타를 해고하게 하고, 글 잘 쓰는 스테파니는 열등감에 해고시키게 했단다. 현실에도 이런 캐릭터가 있을까? 지은이가 너무 과도한 캐릭터를 만든 것은 아닌가 싶구나. 아무튼 스티븐은 연극제 취재를 위해 엘리스와 함께 오르피아로 온단다.

….

제스는 LA까지 가서 커크 하비를 만났어. 커트는 최근에 스테파니를 만난 적이 있다고 했어. 스테파니가 1994년 사건을 다시 조사하고 있는 것 같아서, 커크도 1994년 사건의 진범을 따로 있다고 이야기를 했어. 뭐야 커크도 진실을 알고 있는 거야? 20년 전 경찰서장이 이렇게 침묵하고 있어도 되는 것인가. 제스는 커크에게 진실을 이야기해달라고 했는데, 커크는 올해 연극제에서 자신의 연극을 무대에 오르게 해주면 연극을 통해서 범인의 정체를 이야기하겠다고 했어. 이것 또한 억지 설정이 아닌가 싶구나. 오르피아의 시장 브라운에게 이야기해서 그의 청을 들어주었단다. 범인을 알려면 연극제 개막일까지 몇 주를 기다려야 했단다. 아빠처럼 성격 급한 사람은….

지은이는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을 용의선상에 놓기 시작한단다. 앞서 <뉴욕 문학 리뷰>라는 잡지 이야기하면서, 비평가 메타가 엘리스의 소설을 혹평했다가 해고되었다고 했는데, 그 메타가 20년 전 고든 시장과 함께 죽은 목격자와 메간과 어떤 관련이 있는 사람이었단다. 메타가 계속 메간을 그리워하는 장면이 나와. 그리고 메타가 바로 스테파니에게 1994년의 사건을 소설로 써달라고 요청을 했던 사람이라는 것이 밝혀졌어. 용의자로 급상승.

또 다른 사람들을 이야기해 주어야 할 시간이구나. 이 사람들은 나중에 커크의 연극에 출현할 사람들이란다. 잘 나가는 방송국의 CEO인 제리. 직장에서는 잘 나가지만 집에는 그렇지 못했어. 십 대 딸 다코타가 늘 말썽이었는데, 해결책도 보이지 않았어. 다코타는 약물 중독에 빠져 있었고 아빠와 사이는 극도로 좋지 않았어. 다코타는 신경과 진료를 받고 있지만 호전은 되지 않았어. 제리는 딸을 치료해 보기 위해 행복한 추억이 깃들어 있는 오르피아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단다. 다코다가 예전에는 정말 예쁜 딸이었는데 약물중독에 빠진 것은 단순한 십대의 반항이 아니었어. 어렸을 때부터 친한 태라라는 단짝 친구가 있었어. 그런데 나중에 태라가 다코다를 배신하여 다코다를 궁지에 빠뜨린 일이 있었어. 다코다도 참을 수 없었어. 태라에게 복수를 했어. 친구들과 함께 태라를 괴롭혔지. 그 일로 인해 태라는 그만 자살을 하고 말았단다. 그 사건이 있고 나서 다코다는 큰 충격을 받고 약물 중독에 빠진 거야.

오르피아에 온 다코다는 아버지와 관계를 호전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었으나 약물 중독을 하루 아침에 끊을 수는 없었지. 마약을 하다가 경찰에 걸렸어. 다행히 판사의 선처로 풀려났어. 그런데 조건이 있었어. 오르피아에서 열리는 연극제의 오디션에 본다는 조건이었어. 참 건전하면서도 우연의 일치로구나. 다코다는 아버지와 함께 커크의 연극 오디션에 참석하고 합격을 했단다. 커크는 자신의 연극을 모두 오디션을 아마추어로 뽑겠다고 했단다. 오디션에 합격한 사람은 제리와 다코다뿐만 아니라, 샬롯, 스티븐, 엘리스도 있었어.(이 사람들은 왜 연극에 참가하려는 거지?)


3.

제스 일행은 20년 죽은 고든의 은행 금고가 아직 유효하다는 것을 알았고, 그 금고 안에 고이 모셔진 <다크 나이트>라는 대본을 찾았어. 이 대본은 20년 전에 커크가 연극제에 올리려고 했던 연극 대본이었단다. 이 연극 대본을 잃어버려 커크가 이상한 일인극을 대신 연극에 열렸다가 망했던 거야. 이 대본에 또 다른 인물이 등장한단다. 제레미아 폴드. 제레미아는 죽은 테드를 협박하던 마약밀매조직의 보스였는데, 그 또한 오토바이 교통사고로 죽고 말았어. 그런데 그것도 교통사고를 위장한 살인 사건처럼 보였어. 제레미아를 수사하다 보니 악한 중에 악한이었어. 그런데 제레미아를 수사를 하다 보니 스테파니 기자와 연결고리가 나왔단다. 제리미아에게 인질로 잡혀있다시피 했던 소녀가 있었는데, 그 사람이 오늘날 오르피아 신문사의 스테파니의 동료 마이클의 아내였어.

그런데 또 하나의 살인 사건이 일어났단다. 20년 전부터 오르피아에서 서점을 운영하던 코디가 살해당했어. 코디가 운영하던 서점은 20년 전 메간이 종업원으로 일하던 서점이었어. , 코디가 무엇인가 알고 있었나 보네. 그런데 메간은 단순 목격자 아니었나? 뭐야, 그럼 범인 고든 시장을 노린 것이 아니고 메간을 노린 것 아니야? 제스 일행은 혹시 그 살인사건이 메간을 노린 것은 아닌가 의심하게 되었어. 20년 전에는 그런 의심을 못했어?

그런 와중에 시간이 흘러 오르피아 연극제가 열렸고, 커크의 연극도 무대에 올랐어. 과연 커크는 그 연극을 통해서 진실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배우들에게조차 전체 대본을 보여주지 않아서, 연극이 시작하기 전까지 어떤 스토리인지 모르는 연극이었어. 연극은 첫 장면은 제레미아가 오토바이를 타다가 죽는 장면이야. 그리고 연극에 참여한 다코다가 범인의 이름을 말하는 순간 총성이 들리고 다코다가 쓰러졌어. 누군가 진짜 총을 쏜 거야. 관객석에서 날아온 총알로 인해 다코다는 중상을 입고 연극무대는 아수라장이 된단다. 어두운 곳에서 쏜 총알이라 범인은 누구인지 몰랐어. 그제서야 제스는 커크에게 범인이 누구냐고 물어봤어. 더 이상 희생자가 생기기 전에 이야기하라고하지만 커크도 범인을 모른다고 했어. 이런 연극을 벌이면 진짜 범인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거야. 참 터무니 없는 생각이네. 커크는 또 숨겨두었던 이야기를 꺼냈어. 전직 경찰서장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수사에 비협조라니 참 비현실적인 캐릭터구나. 커크가 이야기하길 범인이 처음부터 메간을 노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대. 제스의 추측이 맞았던 거야. 그 사실을 스테파니에게 이야기해 주었고. 하지만 누가 메간을 노렸는지는 모른다고 했어.

제스는 메간의 집에 방문해서 메간의 일기를 읽어보았어. 일기로 알게 된 사실. 하나. 당시 유부녀였던 메간이 남몰래 키운 사랑이 있었어. 그 내연남이 바로 메타였단다. . 메간은 어찌저찌하여 고든 시장의 비리를 알게 되었고, 그 이야기를 고든 시장에게 했대. 그럼 고든 시장이 메간을 죽인 것인가? 그리고 고든 시장이 자책감을 느끼고 자살? 고든이 그런 성향의 사람은 아니었는데


4.

결론이 어떻게 풀렸는지는 생략하고 결론은 이야기할게. 아래는 진짜 안 읽어도 돼. 왕스포일러거든. 고든 시장은 자신의 비리를 알고 있던 메간을 죽이고 싶어했어. 미란다의 남편 마이클 있잖아. 스테파니의 동료이기도 하고. 제레미아에 잡혀 있는 미란다를 사랑한 마이클. 미란다를 구해내기 위해서는 제레미아를 죽이고 싶어 했어. 테드은 마이클도 알고 고든 시장도 알고 그들이 이런 사악한 마음도 알고 있었어. 테드가 중재하여 서로의 타겟을 바꿔 죽이기로 했어. 그래야 범인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거지. 그런데 정작 고든 시장과 마이클은 서로의 존재를 몰랐어. 고든 시장은 제레미아를 교통사고로 위장해서 죽였어. 미션 클리어.

마이클이 문제였는데마이클은 조깅을 하던 메간을 총으로 죽였어. 다들 연극제에 참석해서 조용하고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곳에서그런데 마이클의 범행을 지켜본 이가 있었으니, 고든 시장의 아들이었어. 그래서 마이클은 고든 시장 가족을 모두 죽이게 된 거야. 자신의 범죄행위를 들키지 않기 위해서 말이지. 사실은 메간을 죽여 달라고 했던 이가 바로 고든 사장이었는데 말이야. 그러니까 범인은 마이클이었던 거야. 사랑하는 여인 미란다를 구출하기 위해 그리고 미란다와 사랑하기 위해…. 진실을 밝히려는 동료 신문 기자를 죽인 것도 바로 마이클. 사이코 패스. 그렇게 진범을 찾아냈단다.

....

제스의 꿈. 다시 소설의 맨 앞으로 가보자꾸나. 제스는 경찰을 그만두고 새로운 생활을 계획하고 있었어. 1994년 제스는 나타샤라는 여자친구가 있었어. 우연히 나타샤가 순찰차에 탔다가 사고를 당해 죽었어. 그 나타샤를 잊지 못해서 제스는 지금껏 혼자 지내고 있었어. 그리고 그 나타샤의 꿈이었던 식당을 차리려고 했던 거야. 그게 바로 제스의 꿈이었단다. 그런데 스테파니 사건을 수사하면서 오르피아 경찰서의 경찰 애나와 사랑에 빠졌단다.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

7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이지만 참 술술 읽혔단다. 하지만 지나친 억지설정이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전작보다 별로였다는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었단다. 도대체 20년 전에 할 일을 왜 이제서야 한 것인지다음 작품에서는 좀더 짜임새 있는 작품을 선보였으면  좋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 뉴욕 주 햄프턴, 대서양에 면한 작은 휴양지인 오르피아를 찾는 사람이라면 1994 7 30일에 이 지역에서 발생한 4인 살인사건에 대해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책의 끝 문장 : 그런 이유로 그곳에 가면 삶이 우리에게 보다 친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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