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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제린
크리스틴 맹건 지음, 이진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9월
평점 :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인터넷 서점 들락거리다가 알게 된 책. 크리스틴 맹건 님의 소설 <탄제린>이라는 소설을 읽었단다. 매혹적인 한 여인의 사진으로 된 책
표지에 안 끌렸다고는 말하지 않을게. 그래도 이번에는 책에 대한 소개를 읽어 보고, 추리 심리 소설을 좋아하는 아빠의 취향과 맞아 떨어져 읽은 것이란다. 소설의
제목 ‘탄제린(tangerine)’은 아빠가 알고 있기로는
‘귤’인데 왜 소설 제목을 귤로 했을까, 궁금했단다. 그것도 소설의 배경이 되는 1956년 모로코 탕헤르라는 도시인데 말이야. 모로코에 귤이 재배나
될까? 이런 생각도 들었어.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탄제린이 귤이라는 뜻도 있지만, 탕헤르 사람이라는 뜻도 있다는구나.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모로코의 도시 탕헤르 사람. 모로코 하면
카사블랑카만 알지, 탕헤르라는 도시가 있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단다.
1.
때는 1956년. 모로코 탕헤르. 앨리스는 1년
전에 가슴 아픈 경험이 있었어. 미국에서 대학 생활을 하다가 그 아픈 경험으로 모든 것을 때려 치우고, 영국에 돌아와 고모의 집에서 생활했단다. 앨리스는 15살 때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되었는데, 갑부인 고모가 보살펴주고
후원을 해주었단다. 영국에 돌아와 있는 동안 고모의 소개로 존이라는 남자와 결혼을 했는데, 앨리스의 이상형은 아니었고, 자신의 상처를 잊기 위해 결혼한 것처럼
보였어. 존과 앨리스는 결혼을 하고, 존의 계획에 따라 탕헤르로
이사왔단다. 존은 그곳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생활했지만, 앨리스는
적응을 잘 못했어. 그래서 늘 집에만 처박혀 지냈고, 탕헤르가
뭐가 유명한지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도 잘 몰랐어.
…
루시. 앨리스의
대학 때 절친. 그러나 1년 전 앨리스가 겪은 가슴 아픈
경험 이후 멀리 지냈어. 루시는 우연히 앨리스의 탕헤르 주소를 알게 되었고, 앨리스를 무작정 만나려고 탕헤로로 왔단다. 사전에 이야기하지 않고
왔던 거야. 루시를 만난 앨리스의 반응이 궁금증을 자아냈단다. 앨리스는
루스를 본고 반가워 하기는 커녕 당황한 기색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거든. 하지만 먼 길을 찾아온 친구니까
자신의 집에 머물라고 할 수밖에 없었어. 앨리스의 남편 존은 직설적인 어법으로 앨리스를 맞이해서 기분을
상하게 하는데 일조했어. 소설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루시가
앨리스의 남편 존과 어떻게 되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페이지를 넘겼단다.
…
앨리스와 루시는 대학 초년생 때 같은 방을 쓰는 룸메이트였어. 엄청 친했어. 루시도 어렸을 때 부모님을 잃었다고 하여, 앨리스는 더 친하게 지낼 수 있었어. 서로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 그런 생활이 일 년 넘게 이어지다가, 앨리스가
톰이라는 남자친구가 생겼어. 그러면서 앨리스는 톰과 많은 시간을 갖게 되었단다. 단짝 루시와는 좀 소홀해졌는데, 루시가 이상한 행동을 보인 건 그
때부터였던 것 같아. 루시가 앨리스의 물건을 훔치거나, 허락
없이 사용하기도 했어. 앨리스는 친한 친구라 생각하고 그냥 참고 넘기려고 했단다. 그런데, 자신의 엄마 유품까지 허락 없이 가져 가고서, 나중에는 그게 자기 것이라고 하는 거야. 음… 그들 사이의 균열이?
2.
다시 현실로 돌아오자꾸나. 루시는
탕헤르에서 유세프라고 하는 유명한 사기꾼을 알게 되었어. 루시는 유세프가 사기꾼이라는 것을 알면서 계속
만났어. 그러면서 자신을 소개할 때 앨리스라고 했단다. 루시도
만만치 않은 사기꾼 기질이 있어 보이는구나. 루시는 존이 십대 후반 미모의 여자와 바람 피우는 것을
봤어. 어떻게 하면 앨리스에 자연스럽게 이 사실을 알려줄까 고민하던 루시. 앨리스와 함께 이웃 도시로 여행을 하기로 했단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존의 불륜을 이야기했는데, 앨리스는 이미 알고 있다고 했단다.
이쯤 되면 루시가 앨리스에 친구 이상의 감정을 가지고 있음을
읽는 이들이 의심하게 될 거야. 아빠도 그랬으니… 눈치 빠른
이들은 더 빨리 알아챘을 거고. 루시는 앨리스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단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앨리스에게 이야기하지 못했어. 앨리스는 자기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거든. 루시가 앨리스에게 고백을 하면 도망갈 것이라 생각하고 이야기는
못하고, 주위를 맴 돌던 것이었어. 루시가 앨리스의 물건을
가져가거나 앨리스의 옷을 훔쳐 입은 것도 앨리스를 잃을까 봐 그런 것이고, 그립고 사랑하기 때문에 한
행동이야. 하지만 잘못된 행동은 것은 맞지… 사랑을 받지
못하니 스토킹을 한 거니까…
둘 만의 여행이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루시는 그토록 원하던 앨리스와 키스를 하게 되었단다. 기분이 좋아진
루시는 실수를 했어. 그것은 바로 앨리스의 옛 애인 톰의 이야기를 꺼낸 거야.
…
자, 이제 앨리스의 1년 전 잊고 싶은 그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어야겠구나. 1년
전 톰은 자동차 사고로 죽고 말았단다. 그 직전 앨리스와 루시가 말다툼을 하고, 앨리스는 루시에게 결별 선언을 하고 톰과 자동차를 타고 길을 떠났는데, 그만
브레이크 고장으로 교통사고가 나고, 앨리스는 간신히 차에서 빠져 나와 살았지만, 톰은 그러지 못하고 죽고 말았단다. 그런데 사고는 우연한 사고가
아니고, 루시가 브레이크를 사전에 고장 낸 것이란다. 그
사고가 있은 후 앨리스는 영국으로 돌아갔던 것이고 얼마 후 존과 만나 결혼을 한 뒤에 탕헤르에서 살고 있는 것이었어
루시는 신문에서 톰의 부고 소식을 보고, 앨리스도 죽은 줄 알았어. 한참 뒤 우연히 길거리에서 앨리스의 고모를
만나고, 앨리스가 결혼해서 탕헤르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탕헤르까지
찾아온 것이란다. 루시가 톰 이야기를 꺼내자 아픈 과거가 다시 떠오르고, 앨리스는 루시에게 자신을 떠나달라고 이야기했어. 진작에 그랬어야지… 하지만, 루시는 떠나지 않고 앨리스 주변에 머물렀어. 그리고 존이 사라졌단다. 실종이었어. 어디 갔을까? 앨리스는 루시를 의심했어.
앨리스는 고모에게 도움을 요청했단다. 하지만 앨리스의 생각대로 돌아가지 않았어. 싹싹한 루시는 앨리스의
고모를 완전히 자기 편으로 만들었어. 고모는 어려서 부모를 잃고 정신으로 힘들어하던 앨리스를 기억하고
있었어. 그런데 일 년 전 사랑하던 애인이 또 죽었으니 얼마나 힘들겠어. 그래서 앨리스의 말을 잘 믿지 않았단다. 정신 쇠약 때문에 잘못
기억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 반면, 루시의 말만 철썩 같이
믿었어.
…
3.
이제 앨리스는 루시의 정체를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나야 했어. 그래서 유세프를 만났지. 유세프는 루시가 존을 죽이는 것을 목격했고, 루시에게 그것을 이용하여 돈을 뜯어내려고 했지만, 루시의 계략에
의해 오히려 자신이 감옥에 들어간 신세가 되었단다. 탕헤르에게 사기꾼으로 유명한 자신의 말을 믿는 경찰은
아무도 없다고 한탄했어. 자신이 유세프의 정체와 범행 사실을 이야기해도 증거가 없기 때문에 자신의 말을
경찰들이 믿지 않을 거라고 했어.
….
얼마 뒤, 존의
시신이 발견되었어. 앨리스는 처음에는 존의 시신을 확인하러 경찰서에 갔는데, 루시가 만들어 놓은 함정에 빠져 존을 죽은 용의자로 경찰서에 들락날락 하게 되었어. 앨리스는 빠져나올 수 없는 함정이 빠졌고, 결국 자살을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스페인에 있는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단다.
한편, 루시는 앨리스로
위장을 해서 은행에서 앨리스의 거금을 빼내서 도망을 갔단다. 그렇게 소설이 끝나 버렸어. 와우~ 루시는 잡히지 않고 소설이 끝나버렸구나. 소설의 오랜 전통 권선징악의 법칙을 깨버린 결말이구나. 소설 <리플리>가 생각이 났단다. 악인의 해피엔딩. <리플리>처럼
루시를 주인공으로 한 후속작이 나오려나...
…
이 소설의 지은이 크리스틴 맹건 님은 이 <탄제린>이라는 소설이 첫 장편 소설이라고 하는데, 이미 영화 판권으로 팔렸다고 하니 대단하시구나. 그 영화에 스칼렛
요한슨이 출현하기로 했다고 하니 이 또한 기대되는구나. 스칼렛 요한슨이 맡게 될 배역은 앨리스일까? 루시일까? 책 표지는 강렬한 햇빛을 손으로 가린 매혹적인 여인의
사진이 있는데, 이 여인은 앨리스일까? 루시일까? 지은이 크리스틴 맹건의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하는 장편 처녀작, 잘
읽었단다.
PS:
책의 첫 문장 : 물에서 시신을 끌어올리는 데는 세 사람이 필요하다.
책의 끝 문장
: 마치 그녀가 다녀간 적이 없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