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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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기에는 바로 그 점이 현실적이라는 거야. `인간은 왜 지루하기 짝이 없는 인생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로 사랑을 선택하는가`라는 게 <보바리 부인>이 던지는 메시지니까." - 9쪽

"플로베르는 인간이 스스로 자신을 얽매는 감옥과 맞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깨달은 소설가야."
"아빠에게도 스스로 자신을 얽매는 감옥이 있어요?"
"누구에게나 자신을 얽매는 감옥이 있지. 나 역시 가끔 삶이 지겹다고 느낀단다." - 10쪽

양면적인 건 나쁘지 않아. 프랑스에 이런 말이 있어. `Tout le monde a un jardin secret. 누구에게나 비밀의 정원이 있다.`" - 20쪽

우리는 스스로 덫을 놓는다.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 상황을 피하려 하지 않는다. - 53쪽

"네가 엄마의 세계에 들어온 걸 환영해. 내 경험상 아직 고난은 시작되지도 않았어. 제프리를 키우느라 21년 동안 애쓰고 나면 결국 넌 그 아이에게 미움을 받게 될 거야." - 58쪽

"쉰 살만 넘어봐. 시간이 그냥 증발해버리는 것 같아. 눈 한 번 깜박하면 크리스마스고, 또 한 번 깜박하면 여름이지. 그러다보면 인생이란 뭘까 생각하게 돼." - 85쪽

"조셉 콘래드가 말했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만이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다.`라고요." - 114쪽.

왜 사람들은 가진 것과 갖고 싶은 것들을 이야기하는데 이처럼 많은 시간을 쏟아 부을까? - 177쪽

NPR에서 브람스의 <저먼 레퀴엠>이 흘러나왔다. 진행자가 인간의 삶은 유한하고 짧다는 깨달음을 주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브람스 음악이 나를 뒤흔들었다. 온갖 걱정 속에서 가느다란 희망의 빛이 반짝였다. 마치 브람스가 내 마음을 알고 위로하는 듯했다. 좋든 싫든 우리는 인생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208쪽

사람들은 마치 삶이 영원할 것처럼 살아간다. 언젠가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삶이 유한하다는 것, 즉 우리가 어느 날 세살에서 사라져야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살아간다. 우리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이 그저 지나가는 과정일 뿐이라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한다. 우리가 걸어온 발자취와 애써 이루어놓은 성취들이 죽음과 함께 모두 사라진다는 걸 깨닫는 순간마다 우리는 몸서리치며 자기 자신과 타인에게 상처를 주게 되는 건 아닐까? - 208쪽

우리는 누구나 자기가 누리지 못하는 걸 갖고 싶어 한다. 자기 자신에게는 없는 걸 바란다. 아무리 성공적인 삶을 살았더라도 자기 자신이 걸어온 발자취를 돌이켜보며 후회한다. 작금의 현실에, 자기 자신이 이루어놓은 것에 대해 결코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 212쪽

"우리는 가장 가꾸운 사람들을 끊임없이 괴롭히며 살아가지. 82년이란 긴 세월을 살아오면서 배운 게 있다면 용서하고 용서받는 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거야." - 220쪽

인생이란 일상의 사이사이로 섬광처럼 번쩍이다가 지나가는 순간에 불과했다. 불행한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지만 설레는 기분으로 잠에서 깨어나 오늘 하루를 또 즐겁게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가져본 적도 없었다. 하루하루 그저 순탄하게 지낼 수 있기만 바랐다. 물론 나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어느 정도 간직해 왔고, 긍정적으로 생활하려고 애써왔다. 그렇지만 나는 `내가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일을 만들려고 하지 않았다.` - 281쪽

"희망은 모호한 거야. 어떤 일이든 가능하고, 어떤 일이든 불확실하니까." - 448쪽

"어떤 일도 가능하고, 어떤 일도 불확실하다." - 4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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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을 위하여 - 우리 인문학의 자긍심
강신주 지음 / 천년의상상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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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그동안 시인을 이해할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시를 이해하려고 했을까. 김수영의 삶과 그 삶속에 뒤엉킨 언어로 표현된 그의 시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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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을 위하여 - 우리 인문학의 자긍심
강신주 지음 / 천년의상상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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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방법을 가진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이성복 시인의 멋진 말이다. 하긴 어떻게 어떤 사람을 사랑하기도 전에 미리 사랑하는 방법을 가질 수 있겠는가? 만약 가능하다면 그것은 그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와 무관하게 결정된 사랑하는 방법을 그에게 실험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불행히도 바로 이때 사랑은 폭력으로 변질되고 마는 것 아닐까. 사랑만이 그런 것은 아니다. 삶도 예술도 마찬가지니까. 방법을 가진 삶은 삶이 아니다. 미래의 삶을 현재에만 타당한 방법으로 통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방법을 가진 삶은 박제된 삶일 수밖에 없다. 이런 삶에서는 새로운 타자와 바주쳐서 자신이 변화되는 일은 생길 수 없다. 마찬가지로 방법을 가진 예술도 예술이라고 할 수 없다. 왜냐고? 미리 정해진 방법이 있다면, 예술은 창조성을 잃고 단순한 기술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 머리말

우리에 갇힌 동물보다 자연공원에 방목된 동물이 더 자유로운가. 겉으로는 자유로워 보이지만, 자세히 생각해 보면 본질적으로 다른 점은 하나도 없다. 허용된 자유는 언제든 허락한 측에서 철회할 수도 있는 불완전한 자유, 아니 정확히 말해 자유를 표방한 기묘한 억압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자연농원의 동물들은 자신을 가두는 사방의 벽 쪽으로 가기보다는 본능적으로 가운데로 모인다. 하긴 벽에 직면하는 순간, 자신이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알 테니 얼마나 불쾌한 일이겠는가. "한계를 넘지 않는다면, 너희들 마음대로 해도 좋다." 이것이 바로 허용된 자유의 논리이다. 허용된 자유를 자유라고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자신의 행동을 검열하게 된다. - 21쪽

나만의 삶, 나만의 감성, 나만의 욕망을 되찾는 방법은 없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내면으로 침잠하면 안 된다. 오히려 외부로 과감하게 나아가야 한다. 외부는 어떤 식으로든지 마음을 격동시킬 테니까 말이다. 자신의 사유로 예측하지 못한 미묘한 감정이 출현할 때, 우리는 드디어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는다. "생각하지 말고, 느껴라!" 단독성을 회복하려는 사람에게 이보다 좋은 행동 강령도 없을 것이다. - 153쪽

1950년대 김수영은 인간의 치명적인 단독성을 서럽게 통찰했다. 어찌 서럽지 않겠는가. 그의 통찰이 옳다면 인간은 결코 타인과 하나가 될 수 없으니 말이다. 사람은 모두 타인의 삶을 흉내 내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살아 내야만 한다. 그러므로 누군가 자신의 스타일을 나에게 강요한다면, 당연히 목숨을 걸고서 저항해야만 한다. 타율적이든 자율적이든 그의 스타일을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 돌기를 그친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비록 살아 있다고 해도 죽은 것에 다름없다. 김수영이 평생 독재에 대해 그토록 치열하게 저항했던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독재는 거대한 팽이가 자기의 회전 스타일을 모든 팽이에게 강요하는 정치 체제이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이것이 정치 체제에만 해당되는 것일까? 그것은 유일신과 그의 가르침을 모든 인간에게 강요하는 초월 종교에도, 자본을 유일한 가치로 떠받드는 자본주의에도 통용된다. - 186, 187쪽

어떤 점에서 혁명가는 시인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스타일의 글을 창조하는 시인처럼 혁명가도 강인한 고독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회의 스타일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혁명가는 시인과 구별될 수밖에 없다. 아직 노예근성을 버리지 못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면, 혁명가각 제안한 새로운 스타일의 사회, 즉 `자유로운 공동체`라는 이념은 실현되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혁명가는 완성되었지만, 혁명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셈이다. 반면 자신만의 스타일로 글을 쓰는 데 성공했다면, 시인은 자신의 자유를 충분히 달성한 셈이다. 김수영이 "혁명가과 시인은 구제를 받을지 모르지만, 혁명은 없다"고 말했던 것도 이런 까닭이다. 분명 혁명가 자신이나 시인 자신은 자유를 구가하는 데 성공한 사람이다. 그렇지만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아직 자유를 구가 하지 못한다면, 혁명은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래서 김수영의 말대로 "혁명은 상대적 완전을, 그러나 시는 절대적 완전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 276, 277쪽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방인에게 낯선 사람과 사물, 언어는 `의미의 결핍`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항상 `의미의 과잉`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낯선 곳에서의 모든 것은 이런 의미도 혹은 저런 의미도 가질 수 있는 것으로 보일 테니까 말이다. - 292쪽

누누이 강조하지만 시가 어려워 보이는 이유는 시인 탓이 아니라 우리 탓이다. 앵무새처럼 말을 하는 우리가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의 말을 어떻게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쯤 시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우리가 지기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때다. 1964년 <시인의 정신은 미지>라는 산문에서 김수영이 "시인의 자격은 시인을 발견하는 데 있다"고 이야기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사랑을 온몸으로 겪어 낸 사람, 다시 말해 남의 사랑을 모방하지 않고 자신만의 사랑을 하는 데 성공한 사람만이 괴테의 사랑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 시인은 "온몸으로 온몸을 밀고"갈 뿐이다. 이것이 시인의 최고 긍지인 자유다. 물론 그러려면 스스로 살지 못하게 하는 현실과의 불화는 불가피하다. 그래서 시인의 시에는 자유에의 의지와 동시에 그가 부딪히는 현실에 대한 감각이 묻어 있는 법이다. - 341쪽.

그렇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는 4.19 혁명의 좌절을 민주주의에 대한 자신의 통찰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로 삼는다. 민주주의는 외적인 제도나 형식이 아니라 사람들의 자유정신이 확보되어야 하는 문제라는 통찰이다. 모든 사람들이 투철한 자유정신을 가진다면, 그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는 민주적인 공동체, 그러니까 자유로운 개인들의 공동체일 수밖에 없다. 어떻게 자유로운 개인들의 공동체에서 모든 사람을 자기 뜻대로 통제하겠다는 독재자나 소수의 지배자들이 등장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 민주주의는 인문주의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미사여구에 지나지 않는 이념이다. - 3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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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줘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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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사람들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 주는 운명을 떠안고 살아가는지도 몰라.˝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언제라도 기꺼이 상처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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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줘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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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내 남자, 내 여자란 애초부터 존재할 수 없었다. 결혼은 열정을 소진하고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마저 파괴했다.
정인은 자신이 평생에 걸쳐 하고 싶은 것은 안정된 결혼 생활이 아니라 사랑임을 알았다. 이혼 후 그 남자를 만나 그의 모든 것을 가지지 못하면서도 사랑에 푹 빠져버렸다. 그녀가 원한 건 사랑밖에 없었으니 사실 그는 그녀가 원하는 모든 걸 줄 수 있었던 셈이다.
결혼과 달리 연애는 언제고 쉽게 떠날 수 있었기에 불안해 하는 여자들이 많지만 어차피 어떤 관계도 영원할 수는 없다. 상대가 내 곁을 떠난다 해도 그렇게 한때나마 서로를 깊이 사랑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그 이상 인생에서 무언을 더 바랄 수 있단 말인가. - 160쪽

"어쩌면 사람들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 주는 운명을 떠안고 살아가는지도 몰라." - 2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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