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내 남자, 내 여자란 애초부터 존재할 수 없었다. 결혼은 열정을 소진하고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마저 파괴했다.
정인은 자신이 평생에 걸쳐 하고 싶은 것은 안정된 결혼 생활이 아니라 사랑임을 알았다. 이혼 후 그 남자를 만나 그의 모든 것을 가지지 못하면서도 사랑에 푹 빠져버렸다. 그녀가 원한 건 사랑밖에 없었으니 사실 그는 그녀가 원하는 모든 걸 줄 수 있었던 셈이다.
결혼과 달리 연애는 언제고 쉽게 떠날 수 있었기에 불안해 하는 여자들이 많지만 어차피 어떤 관계도 영원할 수는 없다. 상대가 내 곁을 떠난다 해도 그렇게 한때나마 서로를 깊이 사랑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그 이상 인생에서 무언을 더 바랄 수 있단 말인가. - 16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