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유시민의 30년 베스트셀러 영업기밀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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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일종의 `영업기밀`이지만 알고 보면 기밀이랄 것도 없을 만큼 간단한 규칙이다.
첫째, 취향 고백과 주장을 구별한다. 둘째, 주장은 반드시 논증한다. 셋째,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한다. 이 세 가지 규칙을 잘 따르기만 해도 어느 정도 수준 높은 글을 쓸 수 있다. - 19쪽

단순히 자신의 취향을 표현한 게 아니라 타인의 행위에 대해 도덕적 가치판단을 한 것이다. 그러면 그 판단의 근거를 댈 의무, 자신의 주장을 논증할 책임이 생긴다. - 24쪽

논증의 미학이 살아 있는 글을 쓰려면 사실과 주장을 구별하고 논증 없는 주장을 배척해야 하며 논리의 오류를 명확하게 지적해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미움을 받을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논증의 미학을 애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힘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엄격한 논증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논증은 평등하고 민주적인 인간관계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 35, 36쪽

글쓰기에는 철칙(鐵則)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많이 읽어야 잘 쓸 수 있다. 책을 많이 읽어도 글을 잘 쓰지 못할 수는 있다. 그러나 많이 읽지 않고도 잘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
둘째, 많이 쓸수록 더 잘 쓰게 된다. 축구나 수영이 그런 것처럼 글도 근육이 있어야 쓴다. 글쓰기 근육을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쓰는 것이다. 여기에 예외는 없다. 그래서 `철칙`이다. - 62쪽

나는 두 가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쉽게 읽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이어야 한다. 그리고 논리적으로 반박하거나 동의할 근거가 있는 글이어야 한다. 이렇게 글을 쓰려면 다음 네 가지에 유념해야 한다.
첫째,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주제가 분명해야 한다.
둘째, 그 주제를 다루는 데 꼭 필요한 사실과 중요한 정보를 담아야 한다.
셋째, 그 사실과 정보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명하게 나타내야 한다.
넷째, 주제와 정보와 논리를 적절한 어휘와 문장으로 표현해야 한다. - 74, 75쪽

어떻게 하면 잘못 쓴 글을 알아볼 수 있을까? 쉽고 간단한 방법이 있다. 텍스트를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이다. 만약 입으로 소리 내어 읽기 어렵다면, 귀로 듣기에 좋지 않다면, 뜻을 파악하기 어렵다면 잘못 쓴 글이다. 못나고 흉한 글이다. 이런 글을 읽기 쉽고 듣기 좋고 뜻이 분명해지도록 고치면 좋은 글이 된다. - 170쪽

글을 잘 쓰려면 한자말을 오남용하지 말아야 한다. 한자를 병용하지 않으면 뜻을 알기 어려운 단어는 되도록 쓰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중국 글자말이라고 해서 무조건 배척하거나 오늘날 쓰지 않는 토박이말을 쓰는 것도 현명한 태도는 아니다. 말과 글은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수단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목적을 잘 이룰 수 있도록 쓴 글이 훌륭한 글이다. 지식을 뽐내려고 한자말을 남용하는 것, 민족주의적 언어미학에 빠져 사람들이 알지도 못하는 토박이말을 마구 쓰는 것, 둘 모두 피해야 할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 187쪽

단문이 복문보다 훌륭하거나 아름다워서 단문을 쓰라는 것이 아니다. 뜻을 분명하게 전하는 데 편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문은 복문보다 쓰기가 쉽다. 주술 관계가 하나뿐이어서 문장이 꼬일 위험이 없다. - 202쪽

글도 그림과 다를 것 없다. 보이는 것에서 시작해서 귀로 듣는 것을 거쳐 마음으로 느끼고 머리로 생각하는 것을 적으면 된다. 중요한 것은 뭐든 많이 쓰는 것이다. 문자로 쓰지 않은 것은 아직 자기의 사상이 아니다. 글로 쓰지 않으면 아직은 논리가 아니다. 글로 표현해야 비로소 자기의 사상과 논리가 된다. - 229, 230쪽

기술만으로는 훌륭한 글을 쓰지 못한다. 글 쓰는 방법을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내면에 표현할 가치가 있는 생각과 감정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훌륭한 생각을 하고 사람다운 감정을 느끼면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그런 삶과 어울리는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논리 글쓰기를 잘하려면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떳떳하게 살아야 한다. 무엇이 내게 이로운지 생각하기에 앞서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지 고민해야 한다. 때로는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원칙에 따라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기술만으로 쓴 글은 누구의 마음에도 안착하지 못한 채 허공을 떠돌다 사라질 뿐이다. - 264쪽

다시 말하지만 글을 읽고 쓸 수 있다는 것은 문명이 선사한 축복이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한껏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이 축복과 특권이 좌절감과 열등감의 원인이 된다면 그만큼 불행한 일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시대의 축복을 받아들고 특권을 즐겨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글쓰기 훈련이 덜 고되게 느껴진다. 이것이 내가 직업적 글쟁이로서 자주 쓰는 정신승리법이다. - 2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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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리더의 조건 : SBS스페셜 제니퍼소프트편 화제작 - 제니퍼소프트, SAS,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리더들
박상욱 외 지음, SBS 스페셜 제작팀 엮음 / 북하우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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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부터 말단 직원까지 모두 똑같은 크기의 개인 사무실을 가지는 것이 이 회사의 원칙이자 또 다른 특징이다. 리사의 옆 사무실에서 일하는 앨리슨은 아직 출근 전이다. SAS에서는 어느 직원이 몇 시에 출근하는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근무시간은 주당 35시간이고, 직원 스스로 그 시간 안에서 원하는 때를 정해서 일을하면 된다. - 15쪽

직원 모두에게 개인 사무실을 지급한 것은, 쓸데없는 경쟁과 타인의 눈치로부터 자유롭게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의미 외에도 진급을 해서 개인 사무실을 갖는 것을 회사를 다니는 목표로 삼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 20쪽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 이를 방해하는 요소를 모두 제거하는 것은 리더의 중요한 임무입니다. 우리 제품은 창의적인 사고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직원들의 머리를 쉬게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 21쪽

짐 굿나잇 회장은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말로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잠재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리더의 진짜 역할이라고 말한다. 리더가 직원들에게 스트레스 없이 창의적인 생각을 떠올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준다면 그 나머지의 일, 즉 창의성을 살려 회사에 도움이 되도록 일하는 것은 구성원들이 알아서 할 부분이라는 것이다. - 23쪽

복지란 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한 후에 거기서 남는 이익을 가지고 직원들에게 분배하는 개념이 아니라,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 25쪽

회사의 성장은 직원들의 힘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그 힘은 회사가 직원들을 제대로 대접해줄 때 나온다는 것이다. - 25쪽

짐 굿나잇 회장은 회사에 장기근속한 직원들이 오랜 시간과 다양한 경험을 통해 쌓은 기술과 지식을 절대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 29쪽

"이곳의 복지 제도의 핵심은 직원을 회사라는 전체의 일부가 아닌 한 개인으로 온전히 인정해준다는 데 있습니다. 내가 회사의 직원일 뿐 아니라 세 아이의 엄마이고, 한 남자의 부인이고, 책임져야 할 가정이 있다는 점을 온전히 인정해주는 거죠." - 37쪽

훌륭한 리더는 실패했을 때는 그 이유를 자신에게서 찾고, 성공했을 때는 그 이유를 자신이 아닌, 자신이 이끄는 조직의 구성원에게서 찾는다는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 43쪽

흔히 회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주어야 한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짐 굿나잇 회장은 기업의 리더가 최고의 대우를 해주어야 하는 대상은 고객이 아니라 직원이라고 주장한다. 기존의 경영방식으로 고객을 만족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관점을 바꾸어 고객이 아닌 직원을 대접해야 기업은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잇다는 것이다. - 45쪽

"SAS의 기업 철학 중 중요한 부분은 여기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믿는 것입니다. 만약 직원들이 발전할 것이라고 믿고 그들을 진심으로 대우한다면, 직원들은 그 기대에 맞추어 스스로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회사가 크기 위해서는 고객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직원들입니다. 회사의 리더라면 이 점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합니다. - 46쪽

대표실은 따로 없고 그냥 사무실에 있는 책상 중 하나가 대표가 사용하는 자리라고 한다. 건물을 지을 때부터 대표실을 만들지 않았고, 이사를 오고 나서 직원들이 먼저 자기 자리를 정하고 난 뒤 남은 책상 하나가 대표의 자리가 됐다는 것이다. - 61쪽

"저는 공동의 목표를 두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각자의 능력 속에서 스스로 사유하고 성취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러면 개인의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것이 가장 기본입니다. 자율성을 보장해주면 회사의 구성원들이 스스로 자기 역량을 끌어올려서 창의적인 결과를 이끌어낸다고 믿습니다." - 70쪽

영어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제니퍼소프트가 글로벌 기업이고 직책보다는 개인이 중요한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수평적 관계에 있을 때 자율성을 보장받을 수 있고, 자율성은 창의력과 일에 대한 열정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제니퍼소프트식 사고다. - 72쪽

"공간은 사유를 압도합니다. 우리가 어떤 공간과 환경 속에 있느냐에 따라 생각의 크기와 방향이 달라집니다. 계속 스트레스 받고 답답한 곳에 있으면 건강한 마음을 갖기 힘들고, 통찰력이 있는 생각을 하기 힘듭니다. 반대로 자연에 가깝고 여유롭고 아름다운 공간에 있으면 마음도 그런 쪽으로 움직이게 되죠." - 75쪽

언제 어디에서든 일을 시작하고, 일단 일을 시작하면 몰입해서 빠르고 정확하게 끝내게 됐다는 제니퍼소프트의 구성원들. 그들은 책상 앞에 앉아 종일 일을 하거나, 편한 곳을 찾아 몰입해서 빠르게 일을 처리하는 것이나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몰입해서 일을 빨리 끝내는 편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 82쪽

이원영 대표가 수영하는 시간을 근무시간에 포함시킨 것도 몰입과 여유의 균형이 창의력을 극대화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몰입은 단기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 효과적이고, 여유는 장기적인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성장을 위해서는 이 두 가지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 82쪽

"제니퍼소프트에 와서 기업의 이윤 추구와 구성원의 행복이 동떨어져 있거나 반대 개념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CEO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복지 혜택을 늘리고 직원의 자율성을 보장한다고 해서 회사가 망하는 게 아니라, 복지가 회사를 더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고, 회사가 성장하면 그 이윤을 가지고 더 나은 복지 혜택을 주고, 그것이 다시 성장의 밑바탕이 되는 선순화 구조가 가능하다는 거죠." - 96쪽

"리더는 구성원들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구성원들의 공동의 뜻을 세우고 각자 맡은 일을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그에 필요한 환경을 조성해주는 사람이 바로 리더라고 생각해요." - 98쪽

자신들이 낸 세금이 나중에 더 큰 이익이 돼 돌아올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 118, 119쪽

"때로 내가 인생이 너무 불공평하다고 불평을 하면, 어머니는 `인생은 원래 공평하지 않아. 그러니 네가 인생을 좀 더 공평하게 만드는 일에 기여하는 사람이 돼야 하지 않겠니?`라고 말씀하셨어요." - 121쪽

모든 국민은 타고난 환경에 상관없이 똑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어떤 과정을 거치든 어떤 목표를 향해 달려가든 적어도 도전할 기회는 동등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회가 주어진 뒤 그것을 붙잡아 노력할 것인지 아닌지는 각자가 선택할 문제다. - 123쪽

"훌륭한 리더가 해야 할 일은 잘사는 사람이 많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소외당하는 사람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125쪽

"기준을 하나로 정하면 판단은 명확해집니다." - 129쪽

`필요한 만큼만 소유하고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누리며 살자.` - 164쪽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고,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 1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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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내공 - 인생의 품격을 높이는 읽기.쓰기.생각하기
박민영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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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자기 철학을 갖고 있느냐 없느냐다. 내공의 문제는 결국 철학의 문제인 것이다. 철학이란 `일관성, 즉 일정한 기준과 지향을 갖춘 체계적인 생각`이다. - 24쪽

그렇다면 지성인이 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무엇인가? 혼자 탐구할 수 있느냐, 없느냐다. 그들은 그냥 많이 배워서 지성인이 된 것이 아니라, 그를 바탕으로 `독학 능력`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지성인이 된 것이다. 지성인의 핵심적 능력은 독학 능력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61쪽

라인홀드 니버는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에서 "도덕적인 개인이 비도덕적인 집단의 사업에 동참"하는 일이 드물지 않음을 통찰한 바 있다. 칼 포퍼는 <열린사회와 그 적들>에서 "지적 탁월성의 본래적 의미는 비판 정신이며 지적 독립성이다"라고 말했다. 에드워드 사이드는 <권력과 지성인>에서 "권력에 흡수되거나 고용되지 않고 언제나 주변에 머물러야 독립적이고 비판적인 지성인이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모두 지성인의 독립성을 강조한 말들이다. 어느 집단의 논리에도 쉽게 포섬되지 않는 지적 독립성은 지성인이 되는 데 있어서 핵심 덕목이다. - 106쪽

자신의 문제에 대한 책을 찾아 읽는 것은 삶의 태도의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그런 책을 찾아 읽는 것 자체가 문제를 스스로 분석하고 해결하는 과정이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주체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는 넓다. 나는 작다. 그러나 세상이 아무리 넓어도 `나`를 통해서만 인식될 수 있다. 나는 세상이 들어오는 유일한 통로다. 내 안에는 나 자신에 대한 이미지와 세상에 대한 이미지가 함께 들어 있다. 그러므로 세상이 들어오는 유일한 통로인 나 자신에 대한 관심과 성찰은 매우 중요하다. 내가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에 관심을 갖고 그에 대한 책을 읽는 것은 가장 효과적으로 자신의 지력을 향상시켜 나가는 일이며, 나를 개선하고 세계를 개선해 나가는 것의 출발점이다. - 163쪽

좋아하는 작가의 전작을 읽는 것, 좋아하는 작가가 자주 참고하는 저자의 책을 읽는 것, 같은 주제의 책을 잇달아 읽는 것, 이 세 가지 방법이 `네트워크 독서법`이다. 한마디로 `네트워크 독서법`이란 서로 관련 있는 책을 잇달아 읽는 것을 말한다. - 185쪽

미국의 저널리스크 월터 리프먼은 이렇게 말했다. "모두가 비슷하게 생각할 때, 아무도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고등교육을 받은 만큼 습득한 지식의 양은 적지 않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 209쪽

`독창성`이란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아래를 보자.
에드워드 사이드 - "작가들은 점점 독창적으로 글을 쓴다고 생각하는 대신, 남의 글을 다시 고쳐 쓴다고 생각한다."
움베르토 에코 - "책들은 항상 다른 책들에 대해 말하고 있으며, 모든 이야기는 이미 행해진 이야기를 다시 반복하고 있다."
자크 에르만 - "글을 쓴다는 것은 곧 남의 글을 인용하는 것이다."
이합 핫산 - "글쓰기는 표절이 되고, 말하기는 인용이 된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 "창작 행위는 표절 행위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 "모든 글쓰기는 고쳐 쓰기다."
강준만 - "창작자가 아닌 편집자가 되라." - 238, 239쪽

독일의 사상가 훔볼트는 대학을 `자유롭고 평등한 학문 공동체`로 규정했다. 대학은 흔히 `상아탑(ivory tower)`이라 불리는데, `현실과 거리를 둔 정신적 행동의 장소`라는 뜻이다. 그것은 현실적 이해관계와 거리를 둔다는 것, 현실에 대해 관조와 성찰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탐구하는 공간이라는 말이다. 대학이라는 공간이 그 자체로 `인문적 성격`을 가짐을 의미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대학은 `학문 공동체`도, 현실적 이해관계로부터 독립적인 `정신적 행동의 장소`도 아니다. 오히려 현실적 이해가 가장 유착된 기관이다. 대학은 교육과 학문의 공공성을 잃어가고 있다. - 309쪽

인간에게는 거대한 두 과제가 있다. 인생을 항해라고 하자. 나는 배를 타고 떠난다. 하늘의 별자리는 항해의 지도다. 그것을 보면 내가 나아가는 방향을 알 수 있고, 또 내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별만 쳐다보고 있어서는 안 된다. 인생에는 항상 갑작스럽게 닥쳐오는 파도가 있게 마련이다. 배가 파도에 전복되면 모든 것이 끝장이다. 배가 전복되지 않게 신경 써야 한다. 그렇다고 눈앞에 닥쳐오는 파도만 신경 써서도 안 된다. 그러면 배가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알 수 없고, 자칫 길을 잃게 된다.
인생에는 별자리를 보는 것과 눈앞의 파도를 보는 것 둘 다 필요하다. 배가 목적지에 잘 도착하려면 그 두 과제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별자리만 신경 쓰다 배가 전복되는 경우보다 파도에만 신경 쓰다 길을 잃는 경우가 더 많다. 현대인들은 단기적인 생존과 전망을 추구하는 데 익숙하다. 그런 까닭에 배는 전복되지 않고 조금씩 앞으로 나가가지만, 그러는 동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이 길이 맞는지를 알 수 없게 된다. 이것이 현대인이 처한 실존적 상황이다. - 314, 315쪽

푸코는 이런 현상을 두고 "보편적 지성인이 자신의 전문성을 사용하는 `특수` 지식인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가 지배하는 사회란 무능에 대한 자인(自認)이고, 필요성에 대한 복종이다. 그 결과 여러 관건을 통합하는 일이, 그 일을 성취시킬 능력이나 자질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의 손에 맡겨진다. 그 결과 사회가 전문적인 분야에 있어서는 훌륭하게 기능하고 더욱 진보해가지만, 전체가 나아가야 할 비전의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퇴보하게 된다.
현대사회는 문제는 많이 발생하는데 그것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경우가 많다. - 322, 323쪽

마르크스는 "그들은 자신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하면서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 문제에 관한 한, 독일의 이론가 페터 슬로터다이크의 말이 더 옳아 보인다. 그는 마르크스의 말을 이렇게 바꾸었다. "그들은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을 잘 알지만, 여전히 그렇게 행동한다." 현대인들은 갈수록 환경이 심각해지고 있음을 모르지 않는다. 그리고 환경이 더 이상 오염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적으로 환경을 오염시키는 데 동참한다. - 343쪽

화폐경제 속에 사는 우리는 화폐가 부(富)인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러나 진정한 부는 자연이다. 인간은 상품의 가치가 노동에서 창출된다고 생각하지만, 그 노동도 결국 자연을 다소 변형시키는 것에 불과하다. 인간은 길가에 굴러다니는 돌멩이 하나도 만들어낼 재간이 없다. 인간은 경제적 이득을 얻지만, 궁극적으로 그보다 훨씬 많은 환경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 오늘날의 경제성장은 부를 생산하기보다 오히려 그것을 소멸시켜가는 반(反)경제로 나아가고 있다. - 346쪽

사람들은 부를 소유할 수 있지만, 위험은 피할 수 없다. 빈곤은 위계적이짐나, 스모그는 민주적이다. - 3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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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쓰레기 시멘트의 비밀 - 발암물질에서 방사능까지, 당신의 집이 위험하다!
최병성 지음 / 이상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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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이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쓰레기 시멘트 회사들, 이들의 관리 감독자가 아닌 대변인을 자처하며 쓰레기 시멘트를 제도적으로 비호하는 환경부. 정말, 무슨 나라가 이 모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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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쓰레기 시멘트의 비밀 - 발암물질에서 방사능까지, 당신의 집이 위험하다!
최병성 지음 / 이상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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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에는 `매립`과 `소각` 두 가지가 있다. 여기에 환경부가 새로운 쓰레기 해결책으로 선택한 것이 시멘트다. 시멘트는 제조 과정에서 많은 열량을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소각재와 하수 슬러지(Sludge)를 비롯해 온갖 비가연성 산업쓰레기까지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 19쪽

오늘날 대한민국의 모든 시멘트 공장들은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든다. 폐타이어, 폐고무, 폐비닐, 폐유 등의 가연성 쓰레기와 소각재, 하수 슬러지, 공장의 슬러지, 제철소 슬래그(Slag) 등의 비가연성 쓰레기를 석회석과 혼합해 태워 만든 것이 우리의 집을 짓는 시멘트다. - 40쪽

시멘트 공장은 홍보물을 통해 쓰레기 시멘트는 천연자원 보존과 매립장 수명을 연장하는 "시멘트 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주장한다. 누가 시멘트 공장에게 환경을 생각하는 사회적 책임을 주었는가? 시멘트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은 딱 하나다.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유해물질 없는 깨끗한 시멘트를 만드는 것뿐이다.
일본에서 쓰레기처리비를 준다고 일본의 석탄재를 수입해 오는 시멘트 공장들이다. 돈을 위해서라면 일본의 쓰레기까지 수입해 오는 비양심적인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운운할 자격이 있을까? 쓰레기 시멘트를 합리화하는 변명에 불과하다. - 50쪽

최근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세계 여러 나라들이 방사능 오염을 우려해 일본산 고철 수입을 중단했다. 그러나 한국은 방사능 오염의 우려가 있는 값싼 일본산 고철 수입이 증가했다. 그러나 한국은 방사능 오염의 우려가 있는 값싼 일본산 고철 수입이 증가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방사능에 오염된 고철이 적발되지 않도록 방사능 검사기가 설치돼 있지 않은 전북 군산항 등을 통해 일본산 고철이 수입되었다는 사실이다.
방사능 고철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일까? 방사능 고철의 무분별한 수입은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다. 고철 쓰레기가 섞인 아스팔트뿐만 아니라, 방사능 고철로 만든 제품들은 철근과 자동차, 그리고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주방용품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무관심과 돈벌이만 생각하는 업자들 덕에 우리의 일상이 방사능에 노출되고 있다. - 57쪽

어떻게 시멘트에서 방사능이 나올 가능성이 있을까? 고철을 용광로에 녹였을 때 발생하는 슬래그를 섞은 아스팔트에서 방사능이 검출된 것처럼, 시멘트 제조에도 고철 슬래그를 비롯해 온갖 쓰레기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시멘트가 석회석 돌가루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집 짓는 데 사용되는 모든 시멘트는 석회석과 함께 전기 전자 자동차 반도체 석유화학 등의 공장에서 발생하는 산업폐기물을 섞어 만든다. - 58쪽

원래 시멘트란 석회석에 점토, 철광석, 규석을 섞어 유연탄으로 1400도 고온에 태워 만든다. 그러나 지금은 `쓰레기 재활용`이라는 미명하에 점토 대신 석탄재와 하수 슬러지, 소각재, 각종 공장의 오니가 사용되고, 철광석과 규석 대신 제철로 고철에서 발생한 쓰레기인 슬래그와 폐주물사 등이 사용된다. 그리고 유연탄 대신 폐타이어, 폐고무, 폐비닐, 폐유 등이 사용한다.
석회석과 소각재, 하수 슬러지, 공장 슬러지, 슬래그 등의 각종 비가연성 쓰레기와 폐타이어, 폐고무 등의 가연성 폐기물을 혼합해 태우고 난 재가 우리의 집을 짓는 시멘트가 된다. 그 결과 쓰레기로 만든 시멘트에는 발암물질과 유해 중금속이 가득하다. 바로 이 때문에 시멘트에 방사능이 잔존할 가능성이 있다. - 59쪽

환경부가 국내 시멘트의 유해성을 조사하고도 감추고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되었다. 수소문 끝에 입수한 보고서의 실체는 충격이었다. 국내 시멘트 10개 중 6개 제품이 지정폐기물 기준보다 발암물질인 6가크롬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었다. 국내 시멘트 제품 60퍼센트가 지정폐기물보다 발암물질이 많다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쓰레기 시멘트를 허가한 당사자인 환경부가 져야 하니, 환경부로서는 보고서를 감출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발암물질 1.5mg/kg이 넘으면 유독성 지정폐기물로 지정해 따로 매립하도록 정한다.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는 집을 짓는 시멘트에서 `지정폐기물`의 기준치보다 많은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이다. 그것도 한두 제품이 아니라 조사 대상의 60퍼센트였다. 이는 아파트 열 채 중 여섯 채는 지정폐기물보다 더 유독한 발암 시멘트로 지어졌다는 말과 같다. - 62, 63쪽

`중국산 시멘트가 국산 시멘트보다 안전하다`는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국내 모든 시멘트와 중국산 시멘트를 구입해 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 유해물질 조사를 의뢰했다. 중국산 시멘트에서는 발암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는데, 국산 시멘트 중 동양시멘트에서 발암물질 6가크롬이 무려 110ppm 검출되었다. 환경부가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기준 20ppm의 5배가 넘는 수치였다. - 70쪽

중국은 1999년 6월 전국에 8000여 개가 넘는 시멘트 공장의 품질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4000여 개의 공장을 폐쇄했다. 놀랍게도 같은 해인 1999년 8월, 한국은 IMF로 경영이 어려워진 시멘트 공장들을 위해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들도록 환경부가 허가해 주었다. 중국 시멘트와 국산 시멘트의 유해물질 차이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
시멘트 내의 유해물질은 기술력이 아니라 쓰레기 사용 여부에 달렸다. 만약 환경부가 산적한 폐기물 처리를 위해 시멘트에 쓰레기를 사용하도록 허가했다면, 쓰레기 사용기준과 시멘트 제품의 안전기준을 정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유해물질 덩어리인 소각재가 시멘트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경부는 시멘트 공장들이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들어 돈을 벌 수 있게 배려하면서 10년이 되도록 단 하나의 쓰레기 사용기준도 만들지 않았다. - 73쪽

예전엔 석회석에 점토와 철광석, 규석을 혼합해 유연탄에 구워 시멘트를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석회석을 뺀 나머지가 모두 쓰레기로 대체되었다. 석회석에 하수 슬러지, 철 슬래그, 폐주물사, 소각재, 공장 오니 등의 비가연성 쓰레기와 폐타이어, 폐고무, 폐유 등의 가연성 쓰레기를 혼합해 소각하고 난 재가 바로 우리가 사는 집을 짓는 시멘트가 된다. 자원 재활용이라는 명분 아래 전기, 전자, 반도체, 석유화학, 제철 등 온갖 공장의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드는 현실이 천연광물로 시멘트를 만들던 예전과 달라진 점이다.
온갖 산업 쓰레기로 만들었으니 쓰레기 안의 그 많은 유해물질이 시멘트 안에 잔류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시멘트 안의 유해물질은 발암물질인 6가크롬만이 아니다. 또 다른 종류의 발암물질인 비소As를 비롯해 크롬Cr, 납Pb, 니켈Ni, 구리Cu, 수은Hg, 바륨Ba 등 시멘트 안엔 중금속들로 가득하다. - 82, 83쪽

2009년 10월, 환경부가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보고한 업무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시멘트에는 발암물질인 비소가 최대 489.2ppm, 납이 최대 1만 1800ppm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발암물질 6가크롬뿐 아니라 유독물인 비소와납으로 가득한 시멘트가 국민 건강에 아무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 83쪽

그동안 환경부는 시멘트에 아무리 유해물질이 많아도 굳으면 절대 안전하다고 주장해 왔다. `굳으면 안전하다`는 막연한 가설 하나만 믿고 온갖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들어왔던 것이다. 환경부의 주장처럼, 정말 시멘트가 굳으면 시멘트 안에 발암물질과 유해물질이 아무리 많아도 인체에 아무 해가 없는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시멘트는 크롬 숟가락처럼 완전물질이 아니다. 쉽게 부서지고 가루가 날리며 물을 흡수하는 불완전물질이다. - 88쪽

시멘트는 결코 숟가락처럼 완전한 물질이 아니다. 시멘트는 살아 숨 쉬는 생명체와 같다. 집 안에 널어놓은 빨래가 마르는 것은 시멘트가 그 습기를 흡수하기 때문이다. 시멘트는 실내의 습기를 흡수하고 또 다시 건조되며 끊임없이 화학적 작용을 반복하는 불완전한 위험물질이다. - 92쪽

그런데 몇해 전 한 폐기물 운반업자로부터 제보가 들어왔다.
"목사님, 지금 환경부는 시멘트가 많이 개선되었다고 좋아하는데, 자신들이 속고 있는 걸 몰라요. 시멘트가 좋아진 게 아니라 시멘트에서 6가크롬이 검출되지 않도록 약품ㅇ르 섞은 거에요."
너무도 충격적인 제보였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국민을 기만한 범죄다. 자세히 알아보니 시멘트를 생산하는 마지막 분쇄과정에 6가크롬이 검출되지 않는 약품을 섞는다고 했다. - 97, 98쪽

쓰레기로 어떻게 시멘트를 만드는지 그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자. 원래 시멘트는 석회석에 점토, 철광석, 규석을 혼합해 가로길이 60-70미터의 긴 원통형 소성로에서 유연탄으로 1400도 고온에 태워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석회석을 뺀 나머지가 모두 쓰레기로 대체되었다. 점토, 철광석, 규석 대신 소각재, 하수 슬러지, 제철소 슬래그, 폐주물사, 공장 오니 등 불에 타지 않는 쓰레기들이 `원료대체`라는 이름으로 소성로에 들어간다. 그리고 유연탄 대신 폐타이어, 폐고무, 폐유, 폐비닐 등의 불타는 가연성 쓰레기가 `연료대체`라는 명목으로 사용된다. - 103쪽

철을 녹이는 곳은 용광로라 하고, 시멘트가 만들어지는 곳은 소성로라 부른다. 시멘트 소성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보일러 개념과는 전혀 다르다. 보일러처럼 한쪽 끝에서 가열해서는 가로길리 60-70미터의 원통형 소성로 온도를 1400도로 유지할 수 없다. 그래서 석회석과 소각재, 분진, 석탄재, 슬래그 등과 폐타이어, 폐고무, 폐비닐 등을 혼합해 소성로 안에 함께 투입한다. 소성로 안에서 투입된 폐타이어 등이 석회석과 함께 불타며 소성로 안 온도를 높여주고, 다 타고 난 소각재가 시멘트다. 석회석과 혼합한 온갖 쓰레기를 소각하고 난 재가 오늘날 우리가 집을 짓는 시멘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 104쪽

시멘트 공장은 쓰레기 소각장으로 인정받아 쓰레기 처리비를 버는 것만으론 성에 차지 않았다. 위 서류엔 환경부 장관에게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드는데 필요한 기술개발을 위해 정책자금 지원을 해달라는 요청까지 하고 있다. 환경부는 건설경기 악화로 다 죽어가던 시멘트 공장들이 쓰레기 처리비를 받아 연명하도록 법을 개정해 주었을 뿐 아니라, 쓰레기 시멘트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도록 정책자금까지 안겨주었다.
시멘트 공장을 위해 이토록 배려해준 환경부는 정작 쓰레기 시멘트가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조사해 본 적이 없다. 쓰레기 시멘트가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는 고사하고, 단 하나의 `쓰레기 사용기준`도 `시멘트제품 안전기준`도 없었다. 그저 시멘트 공장의 돈벌이를 위해 쓰레기 사용허가만 내주었다.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발암물질 가득한 시멘트로 만든 집에서 살아가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환경부다. - 106, 107쪽

시멘트 공장은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들며 `대용량이다. 소각 후 소각재라는 2차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장점이라고 자랑한다. 이게 과연 장점일까?
시멘트 공장이 자랑하는 장점을 다시 해석하면, `시멘트 공장은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사용한다. 그러나 그 많은 쓰레기를 소각해도 따로 처리할 소각재가 남지 않는다. 모든 소각재가 시멘트가 되기 때문이다`라는 말과 같다.
그동안 시멘트 공장은 스스로 최고의 쓰레기 소각시설이라고 자랑했다. 시멘트 소성로가 완벽한 쓰레기 처리시설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쓰레기는 아무리 고온에 소각해도 유기물은 어느 정도 사라질지 모르지만 중금속은 그대로 잔존한다. 시멘트 토론회에서 이 문제를 지적하자, 토론자로 참석한 시멘트 공장 고위 임원이 다음과 같이 인정했다.
"질량보존의 법칙에 의해 시멘트 공장의 굴뚝을 통해 나가든지 시멘트 재에 남든지 두 개 중 하나입니다." - 112쪽

쓰레기 매립장에 묻힌 쓰레기는 최종처리된 쓰레기다. 최종처리된 쓰레기를 다시 캐내 중간처리업체를 통해 시멘트 공장에서 재활용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어느 법에서도 그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
쓰레기의 안전한 재활용을 위해서는 쓰레기 발생처가 명확해야 한다. 그러나 청라지구에 묻힌 쓰레기는 30년 동안 마구 매립된 쓰레기들이다. 발생처는 고사하고 어떤 쓰레기인지조차 구분할 수 없다. - 141쪽

쌍용양회가 일본에서 크롬 함유량이 7000mg/kg이 넘는 철 슬래그를 수입했다. 그러나 크롬 함량이 너무 높아 시멘트 중 발암불질이 다량 발생하자 2005년 4월, 스스로 수입을 중단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쌍용양회가 일본의 철 슬래그 수입을 중단하자, 동양시멘트가 일본으로 달려가 톤당 2-3만원의 쓰레기 처리비를 받고 그것을 국내로 들여온 것이다. - 146, 147쪽

한국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방사능 오염이 우려되는 일본 고철 수입이 오히려 증가한 이상한 나라다. 그뿐 아니다. 일본의 화력발전소 쓰레기인 석탄재를 수입하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다. 일본 환경성 홈페이지는 매년 폐기물 처리현황을 발표한다. 이중 석탄재 처리 현황을 보면, 수출 대상국이 `한국, 한국, 한국, 한국, 한국, 한국...`만 끝없이 이어진다. 일본 석탄재를 수입해 시멘트를 만드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뿐이다. -153, 154쪽

이런 충격 요법을 쓴 덕에 일본 폐기물의 한국 수입이 중단되었다. 그러나 힘들게 얻어낸 일본 쓰레기 독립은 고작 한 달 만에 끝났다. 대한민국 환경부 산업폐기물과 최종원 과장이 쓰레기를 보내달라고 구걸하는 공문을 일본 환경성에 보냈기 때문이다. 최 과장은 일본에 보낸 편지에서 지난번 일본 환경성에서 지역 주민(최병성)이 지적한 문제는 다 해결되었으니 다시 쓰레기를 수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런 일을 한 나라의 환경부 직원이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대한민국은 과연 정상적인 나라일까? - 162, 163쪽

일본 쓰레기 수입으로 큰돈을 벌고 있던 시멘트 업계에게 수입금지는 막대한 손실을 의미했다. 게다가 정연만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국정감사에서 "이윤추구가 기업의 목적인데, 쓰레기 처리비를 더 많이 주는 일본에서 쓰레기를 수입해 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멘트 공장들이 일본에서 쓰레기 수입을 계속하려면 편법이 필요했다. 일본 쓰레기 수입에 대한 여론도 따갑고, 무언가 해야 했다. 그때 환경부가 만든 꼼수가 `수출입신고제`였다. 이전엔 누가 어떤 쓰레기를 얼마나 수입했는지 몰랐지만, 수출입신고제로 인해 폐기물 관리가 가능해졌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내가 원한 것은 `신고`가 아니라 `금지`였다.
환경부가 수출입신고제를 만들자 일본의 쓰레기업자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이제 합법적으로 악성 쓰레기를 한국으로 보낼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 180쪽

진폐증은 환경개선으로 우리 곁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질병이다. 그러나 광산이아 먼지 관련 직업에 근무한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연이어 진폐증이 발견되었다.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사건이었다. 그것도 한두 시멘트 공장만이 아니라, 국내 모든 시멘트 공장 주변 마을 주민들에게 진폐증 환자가 대거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이다. 환경부 조사결과에 따른 시멘트 공장별 환자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삼척 동양시멘트: 광산 직업력 없는 진폐환자 17명, 만성폐쇄성폐질환자 278명.
- 단양 성신 한일 시멘트: 광산 직업력 없는 진폐환자 8명, 만성폐쇄성폐질환자 205명.
- 영월 쌍용 현대 아세아 시멘트: 광산 직업력 없는 진폐환자 3명, 만성폐쇄성폐질환자 211명.
- 강릉 한라 동해 쌍용양회: 광산 직업력 없는 진폐환자 3명, 만성폐쇄성폐질환자 228명.
- 장성 고려시멘트: 광산 직업력 없는 진폐환자 3명, 만성폐쇄성폐질환자 166명. - 209, 210쪽

국립환경과학원의 과장과 `쓰레기 시멘트`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던 중 환경부 자원순환국 국장의 입장을 전해 들었다. 요지는 이랬다.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들지 않으면 그 많은 쓰레기를 매립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침출수 등으로 토양오염이 되지 않겠느냐,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들면 자원도 재활용하고 좋지 않냐."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무지한 자들이 환경부 요직에 앉아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무지가 아니라면 시멘트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다 보니 그런 구차한 변명이 나온 것이리라.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의 말대로,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들면 쓰레기를 치운 것이 될까? 그렇지 않다. 쓰레기 시멘트로 지은 아파트가 과연 몇 년이나 갈까? 길어야 30년이다. 지금 새로 지은 아파트라도 30년 뒤엔 철거되어 흙으로 돌아간다. 그러므로 쓰레기를 치운 게 아니라 지금의 쓰레기를 30년 뒤의 후손들에게 물려준 것에 불과하다. - 217, 218쪽

검찰은 쌍용양회 영월 공장뿐 아니라 서울 본사까지 압수수색했다. 왜 그랬을까? 또 다른 신문은 그 이유를 "쌍용양회 영월 공장이 가동과정에서 폐유기용제 재생연료유를 불법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라고 설명했다.
시멘트 공장의 액상 지정폐기물의 불법사용에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이라는 강수를 뒀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는 흐지부지 끝났다. 수사결과 발표(2006년 12월 14일)를 하루 앞둔 12월 13일, 검찰이 시멘트 공장을 처벌하지 못하도록 환경부가 신속하게 법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불법`이 `합법`이 되었다. 환경부는 규제개혁위원회에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령안 시설 강화 심사안`을 올려 그동안 시멘트 공장들이 불법으로 사용해 오던 액상 지정폐기물을 시멘트 소성로에 사용가능한 `재활용 제품`으로 인정한다는 개정안을 제출했다.
시멘트 공장을 살리려는 환경부의 눈물겨운 노력 덕분에 검찰은 "범죄 후 법령개폐로 형이 폐지되면 면소판결 선고"될 수 밖에 없다며 수사를 흐지부지 끝맺었다. - 270, 271쪽

외국의 경우 시멘트 공장에서 액상 폐기물을 사용할 경우, 폐기물 배출업자가 1차 시료를 분석해 시멘트 공장으로 가져가면, 시멘트 공장에서 두 시간 이내에 2차 분석을 실시해 폐기물 배출업자가 가져온 시험 분석서와 일치할 경우 액상 폐기물을 반입하게 된다. 그래서 외국의 시멘트 공장들을 액상 폐기물의 사용과 분석을 위한 연구시설과 인력을 시멘트 공장 안에 갖추고 있으며, 전체 직원 중 50퍼센트 이상이 화학 관련 전공자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반입되는 액상 폐기물을 현장에서 분석할 수 있는 연구시설을 갖춘 시멘트 공장이 없다. 폐기물 배출업자가 제출하는 분석 데이터에만 의존할 뿐이다. 폐기물 배출업자가 어떤 유해물질을 혼합했느지, 분석표가 어떻게 잘못되었는지도 알 방법이 없다. - 275쪽

환경부 공무원들은 `개선`하라는 국회의원과 장관의 지시를 왜 `개악`으로 역행하는 것일까? 환경부 공무원들은 국민의 건강보다 시멘트 회사의 이익을 위해 왜 그토록 눈물겨운 노력을 하는 것일까?
그 이유를 <한겨레>가 2006년 9월 15일자 `환경부, 시멘트 업계 `배려` 이유는`이라는 기사에서 환경부 폐기물정책 성공의 핵심열쇠가 시멘트 공장의 쓰레기 소각에 달렸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바다에 폐기하지 못해 발생할 음식물쓰레기 침출수와 하수오니처리까지 시멘트 공장에 맡기려니 환경부가 시멘트 공장을 배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멘트 공장에서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들면 환경부의 재활용 성과가 올라간다. 환경부에게 쓰레기 시멘트는 `소각`이 아니라 `재활용`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재활용` 성과를 올리기 위해 국민의 목숨을 쓰레기 시멘트라는 도박판에 걸어놓는 환경부. 더 이상 쓰레기 시멘트 개선을 환경부에 맡길 수 없음이 명백해졌다. - 287, 2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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