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그보다 간단한 일은 없다. 문제는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경우다.  -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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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유가 있는 은행을 그만둔 순간, 더 이상 은행원이 아니다. 그런데 이 당연한 사실을 모르는 은행원들이 의외로 많다. - P245

거래처가 자신에게 고개를 조아린 것은 자신의 실력에 감탄했기 때문이 아니라 다만 융자과장이나 부지점장이라는 직책 때문이었다는 것을 은행의 간판이 그토록 컸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은 이제 은행원이 아니라는 것을그런 사실을 겨우 알아차렸을 때, 조기퇴직자의 마음에 조금씩 스며드는 것은 희망이 아니라 끝도 없는 불안이다. -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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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나도 도쿄중앙은행의 행원일 뿐이지.
즉 당신과 똑같은 일개 직원에 불과해 경영과는 아무 관계가 없어. 내 주머닛돈이 나가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나는 한 사회인으로서 당신이 저지른 일을 용서할 수 없어. 아무리 귀찮고 힘들더라도 당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선 반드시 책임져야 할 거야."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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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인생은 이해할 수 없어서 불쌍한 것이다. 문제를 푸는 사람 자신이 문제의 구성 성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풀수가 없는데 그렇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풀어야 하니까 더 불쌍한 것이다.  - P6

내가 조금은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시를 읽는 일에는 이론의 넓이보다 경험의 깊이가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우리는어떤 일을 겪으면서, 알던 시도 다시 겪는다.  - P8

브레히트가 주로 사용한 말은 ‘필요하다 brauchen‘였던 모양이다. ‘당신을 사랑해요‘라고 적어 보내면 ‘당신이 필요해요‘라는 답장을 받게 되던 한 사람을 생각하는 일은 마음을 쓸쓸하게 한다. 베를라우가 쓴 것으로 짐작되는 다른 짧은 시 한 편에는 ‘약점‘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고 거기엔 이런 구절이 적혀 있다. "당신에겐한 가지도 없었지만 내겐 한 가지 있었지. 그건 내가 사랑했다는 것."(1951.1.28.) 이 말이 사실이라면 베를라우는 끝내 브레히트를 온전히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 상호의존적인 약점이 있을 때 사랑은 성립된다. 상대를 사랑하는 사람과 상대가 필요한 사람은대등하게 약하지 않다. 전자는 내가 상대방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지만, 후자는 상대방이 나에게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할 것이다.  - P21

브레히트의 이 시를 받아 보고 베를라우는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지 재확인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을 소중히 여겨야 했다. 브레히트가 나를 원하기 때문이고, 또 그 사실을 한시도 잊지 않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내 것이 아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자기가 아니라 타인을 위한 일이 됐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의무‘가 되면 자신을 망가뜨릴 ‘권리‘를 박탈당하게 된다. 그렇게 늘 정신을 차려야 했고 빗방울까지 두려워해야 했다면 그 사람은 행복했을까. 이 시를 읽으면 알 수 있다. 베를라우가 브레히트를 사랑했다는 것을. 그러나 브레히트가 베를라우를 사랑했는지는 알 수 없다. 브레히트가 베를라우를 사랑했다 하더라도, 적어도 베를라우가 브레히트를 사랑한 방식과는 달랐을 것이다. 여하튼 이런 식으로 읽으면 이 시는 우리가 알던 그 시가 아니게 된다. 후반부에 감동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부에 상처받는 독법이다. 그것은 ‘당신을 사랑해요‘와 ‘당신이 필요해요‘가 다르다는 진실이주는 상처다. - P23

시인에게서 내가 배운 것은 ‘나‘에 대한 조심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는 (아이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도 새처럼 다뤄야 한다. 새를 손으로 쥐는 일은, 내 손으로 새를 보호하는 일이면서, 내 손으로부터 새를 보호하는 일이기도 하다. 내가 내 삶을 지켜야 하고 나로부터도 내 삶을 지켜야 한다. 이것은 결국 아이의 삶을 보호하는 일이다. 아이를 보호할 사람을 보호하는 일이므로 자신을 사랑하지않는 부모는 아이에게 가해자가 되고 말 것이다. - P26

요컨대 이 노래는 간절한 ‘무‘를 냉혹한 ‘경‘이 무너뜨리는 구조로 돼 있다. 인생에는 막으려는 힘과 일어나려는 힘이 있다는 것. 아무리 막아도, 일어날 어떤 일은 일어난다는 것. - P34

‘나는 내 뜻대로 안 된다. 너도 내 뜻대로 안 된다. 그러므로 인생은 우리 뜻대로 안 된다.‘이런 생각을 할 때 나는 수천 년 전의그들과 별로 다르지 않아서 들어본 적 없는 그 먼 노래가 환청처럼 들린다.  - P36

죄 없는 인간에게 저주를 내리고 이에 저항하는 인간을 굴복시켜 결국 다시 자신을 인정하게 만드는 이 가학적인 신의 잔인한 게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슬라보예 지젝은 『죽은 신을 위하여』에서 신의 일방적인 발언을 이렇게 냉소한다. "쩌렁쩌렁 울리는 신의 말 때문에 욥의 침묵, 욥의 묵묵부답이 더욱 잘 들린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평결한다. "신은 정의롭지도 불의하지도않다. 다만 무능할 뿐이다." 그는 『욥기』가 욥의 질문에 대답하는데 실패했다고, 그러므로 『욥기』로부터 욥의 위대한 질문을 분리해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이지 않는가.
그는 그저 신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렸고 그리되었으니 됐다는 듯이 행동한다. 왜일까. 나는 신학자가 아니어서 신학적 정답을알지 못하며 다만 침묵할 때의 욥의 마음을 겨우 짐작해볼 따름이다. 욥은 자신에게 닥친 불행 때문에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그 불행의 이유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고통스럽다. 인간은 자신의불행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견디느니 차라리 어떻게든의미를 찾으려 헤매는 길을 택하기도 한다. - P43

신은 그때 비로소 탄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력히 입증하는 증거 앞에서 오히려 신이 발명되고야 마는 역설. 가장 끔찍한 고통을 겪은 인간이 오히려 신 앞에 무릎을 꿇기를 선택하는 아이러니. 그럴 수밖에 없었던 마음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나는 이유도 모른 채 아이를 잃은 부모가 갑자기 독실한 신앙인이 된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 같다. 무신론자에게 신을 받아들이는 일이란 곧 사유와 의지의 패배를 뜻할 뿐이지만, 고통의 무의미를 견딜 수 없어 신을 발명한 이들을 누가 감히 ‘패배한‘ 사람들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그들이 신을 발명하기 전에먼저 인간이 인간을 구원할 생각이 없다면 말이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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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려는 이야기는 정상적인 경제 상황에서 건강한 중산층을 더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청년에게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대신 부족하더라도 가급적 빨리 주택을 소유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 P272

돈이 많은 자본가는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모든 국민을 자신의 소비자로 만들려는 꿈이다. 말이 소비자지 또 다른 형태의 소작농이다. 밀레니얼 세대들을 대표하는 현상으로 ‘공유경제‘를 꼽는다. 공유 경제는 "당신은 소유할 필요가 없고 소비만 하면 된다."라고 말한다. 엄청 생각해 주는 것처럼 들린다.  - P278

국민은 세 종류로 나뉜다. 집을 소유한 사람, 집을 소유하지 못하고앞으로도 안 살 사람, 집을 소유하지 못했으나 소유하고 싶은 사람. 우리는 세 번째 부류인 지금은 집을 소유하지 못했으나 소유하고 싶은 사람에 주목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 경계부의 사람들이다.
주택 소유자와 비소유자의 경계선을 위로 올라가게 해서 더 많은사람이 월세로 살게 할 것이냐, 아니면 반대로 밑으로 내려가게 해서더 많은 사람이 주택을 소유하게 할 것이냐의 문제다. 그럼 어떻게 집값을 떨어뜨려서 주택을 소유하게 할까? 우선 공급을 늘리면 된다. 공급 이야기가 나오면 아무리 집을 공급해도 소수의 사람이 집을 많이사서 집값이 안 잡힌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맞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종 세금 정책 등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러나 공급 없이 세금 정책만으로는 지금의 집값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소득 수준이 너무 높아져서 지금 있는 집 중에는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 P281

건강한 사회는 집을 소유하려는 의지가 강한 사람들에게 집을소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사회다. 그런데 보통 이런 사람들은 시작할 수 있는 자본이 없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새로운 대출 제도가 필요할 것이다. 최근 들어서 개인의 성향을 빅데이터를 통해 조사하고 소액 대출을 해 주는 핀테크가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이용해서 여러 가지로 다양한 대출 제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P290

나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찾을 수 없는 사회다 보니 불행한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사람의 성향은 모두 다른데, 모든 사람이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에 끼워 맞춰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우리 사회에서 추구되는 삶의 형식이 10가지가 된다면 행복한 사람이 10배 늘어날 것이다. 100가지가 되면 100배 늘어날 것이다. 추구하는 삶의 다양성을키워 가는 것이 소득 3만 달러를 넘긴 우리 사회에 필요한 덕목이다.
다양성을 키워 가는 데 가장 쉬운 방법은 주거 형태의 다양성을 키우는 것이다. 사람을 바꾸는 것보다는 물건을 바꾸는 것이 훨씬 더 쉽기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주거에서 디자인의 다양성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가장 쉬운 것은 아파트 디자인을 다양하게 하면 된다. - P299

개인적으로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자문 부탁이다. 처음부터 제대로 된 건축가에게 일을 맡기고 그 다음에는 믿는 것이 옳다. 그런데우리는 반대로 엉뚱한 건축가에게 일을 맡기고 그게 불안하니까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자문만 받는다. 자문이라는 것은 심히 모욕적인 요청이다. 자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이디어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다. 교통비 정도를 주고 자문을 받으려 하는 사회는 기본적으로 지적 재산권에 대한 개념이 없는 저급한 사회다.
좋은 아이디어를 자문으로 해 주면 두 가지 문제가 생긴다. 첫째, 그 아이디어가 채택됐을 경우, 자문한 사람은 좋은 아이디어를 도둑맞는 것이다. 둘째, 그 아이디어가 채택이 안 됐을 경우, 시간 낭비만한 셈이 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재능 기부 차원에서 사회를 위해서해 달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꼭 있다.
재능 기부는 사회 발전을 위해서 없어져야 한다. 재능은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재능을 통해서 돈을 벌고 그 돈을 기부해야 하는 거다. 선배들이 재능 기부를 시작하면 이후에 재능 있는 후배들이 재능으로 먹고 살 수가 없어서 그 분야를 떠난다.  - P309

사회 발전을 위한 봉사는 무료로 일해 주는 것이 아니다. 정당한 보수를 받고 그 일의 질을 높이고 일의 결과물을 통해서 사회에 봉사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재능 있는 학생들이 그 분야로 더 들어오는선순환이 된다. 그런데 그 반대로 하다 보니 재능 있는 동료들과 제자들이 하나둘씩 설계를 그만두고 떠난다. 나는 그렇게 건축 설계 분야를 떠나는 제자나 동료를 많이 보았다. 재능 기부를 하는 선배들은시장을 교란하여 미래를 망치는 것이다. 이는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해다. 한국의 K-pop이 세계를 주름잡는 것은 롤모델이 될 만한 선배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모델은 다름 아닌 유명해지고 돈을 버는 모습이다. 그랬기에 지금도 땀 흘리고 연습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후배들이 있는 거다. 우리 사회는 도덕성 경쟁을 그만두고 각 분야에서 실질적 경쟁을 만들어야 한다. 윤리 도덕만 강조하는 사회는 위선자들로 가득찬 사회를 만들 수 있다.
- P309

가장 사랑하는 것이 세상을 보는 기준이 된다.  - P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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