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 소설은 어떻게 쓰여지는가
정유정.지승호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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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생생한 소설 작법 강독을 들은 것 같은 느낌이다. 이 정도의 치열한 구상과 조사, 철저한 형식과 인물의 설정, 지우고 버리고 다시 쓰는 노력이라는 산고를 통해 한 권의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전달된다는 것에 새삼 존경을 보낸다. 작가의 전작들을 예시로 설명을 듣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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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마음과 감정을 민감하게 수용하지만, 행동에는 합리적 설명과 함께 한계를 명확히 설정하는 권위적 양육방식을 일관성 있게 실시할때 아이는 좀 더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다. - 72,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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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보다 중요한 건,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대한 세계관을 정립하는 일이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세계관이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믿는 입장을 가져야 한다. 그 입장이 편견이나 편향에 의한 것은 아닌지 검열도 해봐야 한다. 검증할 수 있는 틀도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틀림없이 그렇게 살아야 한다. 소설 속에서도, 실생활에서도 그래야만 진실이 된다. - 248, 249

하고 싶은 이야기가 할 수 있는 이야기라면 최고로 좋을 것이다. 그게 일치하지 않는다는 건, 의지와 능력이 대립하는 경우다. 내 경우 전자를 포기한다. 프로라면 그래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할 수 없는 분야가 있다는 걸 인정하면, 포기 못할 것도 없다. -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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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든 이야기 예술의 본령은 문학이라고 믿는다 이야기가삶에 대한 은유이자 인간을 총체적으로 규명해내는 작업이라면, 인간과 삶과 세계를 한계 없이 은유해낼 수 있는 장르는 문학뿐이다. - 59

나는 기본적으로 대중적 정서의 방향이 제시된 이야기에는 욕망을 느끼지 못한다. 행복이라는가, 평범한 일상이라든가. 아름다운 연인의 완벽한 사랑이라든가, 도덕적이고 고결한 삶이라든가.
내가 좋아하는 것은 이런 것이다. 운명의 변덕에 휘둘린 불운한 인간, 최선을 두고도 파멸로 치달아버리는 어리석은 인간, 욕망에 눈멀어 자신을 내던지는 무모한 인간, 참혹한 상황 속에서도 지키고자 하는 것을 기어코 지켜내는 인간, 추하고 졸렬한 민낯을 드러낸 야만적인 인간, 죽음 앞에서 분노하고 두려워하는남루한 인간……. - 63

소설은 그저 현실도피용 도구가 아니다. 낯선 삶, 우리가 경험한 적이 없는 삶을,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서 적극적으로 살아보게 하는 모험적 도구다. 이 경험은 세상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확장시킨다. ‘시각의 확장‘이란 몰랐던 가치에 대해 눈을 뜨는 것이며, 이 개안은 이해할 수 없었던 삶의 속성을 이해하게 만들어준다. 여기에서 이해란, 관용이 아니라 ‘앎’을 뜻한다. 앎은 새로운 깨달음이고, 이것은 우리를 완전히 다른 삶으로 이끌기도 한다.
문학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개인의 삶 혹은 삶에 대한 시각을 바꿀 수는 있다고 믿는다. - 64

상투성은 형식이 만드는 것이 아니다. 작가의 게으름이 만든다. 그 세계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어디선가 봤거나 들었던 이야기를 끌어들이는 거다. 그래서 공부가 중요하다. 아는 바가 없어서는 글을 쓸 수가 없으니까. 맥키는 독창성이 관습을 파괴하거나 무시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것은 이야기를 증명하는 방식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형식과 관습이 같은 말인 것도 아니다. 어떤 것이 관습이 되었다면 그것이 애초에 말이 되는 이야기였기 때문일 것이다. 기본 원칙을 알아야만 변주가 가능하다. - 69

작가는 자기가 믿는 바를 써야 한다. 물론 그 믿음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 편향된 시각을 가진 것은 아닌지, 철저한 자기검열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건강해야 한다. 정신은 물론 몸과 가치관, 세계와 삶과 인간을 바라보는 시각 모두. -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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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느냐고? 물론 외로웠지. 하지만, 하지만 말이야. 그 외로움이라는 것도 너무나 오래되니까 저녁이면 늘 어룽어룽 찍히는 검뿌연 어둠처럼 익숙해졌지 뭐니. - 12

"그러고 보니 하늘을 본 지 꽤 오래됐구먼."
하늘을 본 게 언제였더라? 별을 본 건 언제였지? 달을 본 건......
아주 어릴 적에 달을 올려다보면서 ‘꼭 한번 달에 가고 싶다.‘라고 꿈꿨던 기억이 아슴아슴 떠올랐어. 하지만 도무지 이루지 못할 꿈이라 아주 금세 버렸던 기억도 함께 났지. -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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