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내게 잃었던 꿈을 찾아줍니다. 다정한 눈길을 주지 못한 나의 일상日常에 새 옷을 입혀줍니다.
- 이해인, 「희망에게」, 21
나이가 들면 더 느긋하고 유순해져야 하는데 반대로 성급해지고 거칠어지는 성향을 발견할 적마다 스스로 얼마나 당황스러운지 모릅니다. ‘그날 밤의 꿈이 평화스러울 수 있도록 하루를 보내라’ ‘너의 노년이 평화스러울 수 있도록 젊은 날을 보내라’. 어려서 마음에 새긴 경구를 기억하면서 올 한 해는 좀 더 온유한 마음을 지녀야지 결심해봅니다. - 35
그가 부탁한 글귀들 중 특히 제게 와닿은 구절은 ‘호수에 돌을 던 지면 파장이 일듯이 말의 파장이 운명을 결정 짓는다, 오늘은 어제 사용한 말의 결실이고 내일은 오늘 사용한 말의 열매’였습니다. - 38
한줄기 햇빛이 고맙고 고마운 위로가 되네
살아갈수록 마음은 따뜻해도 몸이 추워서 얼음인 나에게
- 이해인, 「햇빛일기」, 43
이왕 내게 온 아픔을 잘 감수하고 다른 이에겐 필요 이상의 요구로 부담을 주지 말아야지 수도 없이 결심해보지만 뜻대로 되질 않기에, 어느 날 ‘마음이 많이 아플 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 몸이 많이 아플 때/ 꼭 한순간씩만 살기로 했다/ 고마운 것만 기억하고/ 사랑한 일만 떠올리며/ 어떤 경우에도/ 남의 탓을 안 하기로 했다(「어떤 결심」에서)라는 구절을 적어보기도했습니다. - 53
상상 속에 있는 것은 언제나 멀어서 아름답지
그러나 내가 오늘도 가까이 안아야 할 행복은
바로 앞의 산 바로 앞의 바다 바로 앞의 내 마음 바로 앞의 그 사람
놓치지 말자 보내지 말자.
- 이해인, 「가까운 행복」, 62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 낼 수 있다고
- 이해인, 「6월의 장미」, 80
오늘도 중심을 잘 잡아야지 결심하는 것이 내 하루의 첫 기도이다. 걸어가는 일 글을 쓰는 일 사람을 대하는 일 기도하는 일에 있어서도 중심을 잘 잡아야 넘어지지 않는 법 한 번 흔들리면 계속 흔들린다 한 번 불안하면 계속 불안하다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해서 잘 버티어 낸 것에 대한 감사가 내 하루의 마침기도이다
- 이해인, 「중심 잡기」, 120
살아서 눈을 뜨는 것,신발을 신는 것, 하늘과 바다와 꽃을 보는 것, 사람을 만나는 것 그리고 그날이 그날 같은 단조로운 일상의 시간표조차도 모두 새롭고 경이로운 감탄사로 다가옵니다. 살아서 누리는 평범하고 작은 기쁨들, 제가 마음의 눈을 뜨고 깨어있으면 쉽게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이젠 제 탓으로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 146
눈부시게 아름다운 흰 종이에 손을 베었다
종이가 나의 손을 살짝 스쳐간 것뿐인데도 피가 나다니 쓰라리다니
나는 이제 가벼운 종이도 조심조심 무겁게 다루어야지 다짐해본다
세상에 그 무엇도 실상 가벼운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 이해인, 「종이에 손을 베고」, 153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졌네 위대한 희생이나 의무가 아니라 미소와 위로의 말 한 마디가 우리 삶을 아름다움으로 채우네
간혹 가슴앓이가 오고 가지만 다른 얼굴을 한 축복일 뿐 시간이 책장을 넘기면 위대한 놀라움을 보여주리
- 메리 R. 하트먼, 「삶은 작은 것들로 이루어졌네」 176
산다는 일은 끊임없이 새 옷을 갈아입어도 떨어진 단추를 제자리에 달듯 평범한 일들의 연속이지
탄탄한 실을 바늘에 꿰어 하나의 단추를 달듯 제자리를 찾으며 살아야겠네
- 이해인, 「단추를 달듯」, 201
성경에 사도 바오로가 ‘내가 자랑할 것은 약점밖에 없다’라고 말씀하는 구절이 나와요. 아! 약점을 자랑하는용기가 있으면 살겠구나. 언제나 망신당할 각오가 있는사람들은 제 몫을 해나가죠. -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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