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비건 활동가이자 연구가는 주장한다. 완벽한비건을 몇 명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다수의 사람들을 더 ‘비건적’으로 만드는 것이 사회 전체로 봤을 때 훨씬 효과적이라고. 동물을 살리는 데도, 환경을 보호하는 데도, 공중 건강을 위해서도 말이다. 일단 비건 - 친화적인 사회가 되기만 하면, 실천하기가점점 쉬워지면서 비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래서비건은 내게 정체성이나 명사이기 이전에 형용사이다. - P54
비건을 실천해보면 세상이 얼마나 부조리로 꽉 차 있는지 실감한다. 그러면서 세상 보는 눈이 바뀐다.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무심하고 보수적인 존재일 수 있는지도 새삼 깨닫는다. 사람들이 무심코 "치맥 하러 가야지?", "삼겹살, 콜?", 심지어 "오늘은 남의 살이 땡겨"라고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말할 때, 겨우 이런 걸로 약해지면 안 되지 싶어도 마음한쪽은 무너진다. 이것이 진지한 비건의 일상이다. 절망은 길고 꾸준하고, 희망은 파편적이고 멀리서 명멸한다. 파졸리니가 묘사한 반딧불처럼 잔존한다. - P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