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쉰 살밖에 안 됐어. 내가 담배와 술을, 그래, 술과 담배를끊는다면 책 한 권쯤은 쓸 수 있을 거야. 몇 권 더 쓸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단 한 권이 될 거야. 나는 이제 깨달았네, 루카스, 모든 인간은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걸,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걸. 독창적인 책이건, 보잘것없는 책이건, 그야 무슨 상관이 있겠어. 하지만 아무것도 쓰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잊혀질 걸세. 그런 사람은 이 세상을 흔적도 없이 스쳐지나갈 뿐이네. - P302
"잊어버리게 인생은 그런 거야. 모든 게 시간이 지나면 지워지게 마련이지 기억은 희미해지고, 고통은 줄어들고, 나는 사람들이 어떤 새나 꽃을 기억하듯이, 내 아내를 기억하고 있지. 그녀는 인생의 기적이었어. 그녀가 사는 세상은 모든 게 가볍고, 쉽고, 아름다웠지. 처음에는 내가 그녀 때문에 이곳에 오곤 했는데, 이제는 주디트, 살아 있는 여인 때문에 이곳에 오네. 자네가 보기엔 우습겠지, 루카스, 하지만 난 주디트를 사랑해." - P316
"노인께서 방금 말했듯이, 기억은 희미해지고, ‘고통은 줄어들고있지요. 불면증 환자는 눈을 뜨고 루카스를 바라본다. "희미해지고, 줄어들고, 그래, 내가 그렇게 말했지. 하지만 사라지지는 않네." - P306
"마지막 날 저녁에 그가 내게 말했네. ‘내가 죽을 거라는 건 알겠는데, 페테르, 이해는 못 하겠어. 내 누나의 시체 하나만으로는 부족해서 거기에 내 것까지 보태야 하는 건가? 하지만 누가 그 두 번째 시체를 원하는 거야? 신, 그는 분명히 아닐 거고 그는 우리의 육신을 필요로하지 않아. 그러면 사회가 원하는 건가? 사회는, 나를 살려두면, 아무에게도 소용없는 시체 한 구 대신에 한 권이나 또는 여러 권의 책을얻게 될 텐데." - P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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