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늘 소유하지 않을 걸 가지려고 할까? 왜 우리는 오래도록 애써서 뭔가를 손에 넣게 되면 금세 질려할까?  - P97

"사람들은 스스로 자기의 감옥을 만들죠. 저는 아직 어떤 감옥을 만들지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 P111

내가 법의 복잡성에서 지적 쾌감을 얻는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다만 내가 이해하는 법에는 실증적인 요소가 거의 없었다.
법은 주어진 이야기를 잘 다루어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내면 된다는 점에서 소설과 비슷했다.(그렇다고 내가 문학에 관심이 있는 건아니었다. 내가 단단한 허구의 세계를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상상할 수 없었다) - P112

너무 자책할 필요는 없어 사랑을 하면 상상력이 풍부해져서 여러 가능성을 떠올려보기 마련이니까. 사랑에 빠지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미래의 희망을 바라보다가 발을 헛디뎌 넘어질 수도 있으니까.
미래? 사랑에 빠지면 눈앞에 있는 현실만 생각할 수 없게 된다. 필사적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미래를 꿈꾸게 된다.
실현 불가능한 미래에 대해 끝없이 집착하게 된다.
이자벨과 미래를 함께하려면 현재에 발을 딛고 있어야 한다.
미래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두 사람 가운데 어느 하나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큰 부침을 겪는 순간에도 달라질 게 없다는 건 자명하다고 봐야한다. 이제 내 머릿속은 동트기 전의 하늘처럼 명료해졌다.
‘이자벨과 함께하는 미래를 꿈꾸어서는 안 돼. 지금 주어진 조건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들만이 나에게 허용된 전부야.‘
냉정한 깨달음 뒤에 슬픔이 따라왔다. 그런 한편 기묘한 해방감이 느껴졌다. 오직 이자벨만 바라보거나 단 한 사람‘에게 내인생을 바쳐야 한다고 고집할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만약 이자벨이 미래를 함께하자는 내 시나리오에 동의한다면 나 역시 기꺼이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 있었다.  - P13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