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공간과 권력의 제1원칙‘은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사람을 모아서, 한 방향을 바라보게 하면 그 시선이 모이는 곳에 권력이 창출된다"는 것이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사람들은 이런 공간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높은 신전 건축물을 만들었다. 티그리스 유프라테스 강가의 평지 위에서 모든 사람은 같은 눈높이를 가지게 되어 권력적으로 평등한 위계를 갖는다. 그런데 그곳에 지구라트 신전이 생겨나면서 높이 차이가 생겨나고, 균질했던 권력의 장이 깨지고 가장 높은 포인트 한쪽으로 힘이 쏠린다. 누군가는 높은 위치에서내려다보게 되고, 누군가는 우러러 올려다보아야 한다. 이러한 눈높이의 차이가 시선을 한쪽으로 쏠리게 하고, 이는 권력의 위계를 만들어 낸다. - P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