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불편한 예감에 시달릴 때마다 이상하게도 오래전 지하 소극장에서 본 오타쿠들이 떠오른다. 그 기모이한 오타쿠들의 열렬한 구호. 가치코이코죠. 진짜 사랑 고백. 좋아 좋아 정말 좋아 역시 좋아・・・・・・ 그것도사랑이라면, 나는 어쩐지 그 근시의 사랑이 조금 그립다. - P37
사람들이 클래식을 듣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마음을 증류해서 색과 맛과 향을 없애기. - P42
혼자서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둘이서 행복할 수는 없다는 전언에 맹희도 동의했다. 혼자를 두려워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말 것. 적극적으로 혼자 됨을 실천할 것. 연애는 옵션이거나 그조차도 못 되므로 질척거리지 말고 단독자로서 산뜻한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할 것. - P47
왜 사람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에 대해서도 부재를 느낄 수 있는지. - P51
여기까지 와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원하는 게 있어. 나는 내가 원하는 게 있다는 걸 알고 있어. - P56
사람들은 나이와 직업과 외모를 초월한 사랑이 더 진실하다 여기면서도 정말 그것들을 초월하려고 시도하면 자격을 물었다. 인생을 반도 안 산 사람에게 어떻게 ‘도태‘되었다는 표현을 할 수 있는지, 596명이나 거기에 추천을 누르는 세상은 어떤 세상인지 의아했다. - P70
속을 보이면 어째서 가난함과 평안함이 함께 올까. - P74
무언가를 가져보기 전에 도둑맞는 게 가능한지 생각했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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