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예루살렘이야?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도 정확히 스스로에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나중에 천천히 깨닫게 되겠지. 이건 나이가 나에게 준 선물이었다. 서두르지 않는 것. 답이 언제나 그 순간에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어쩌면 답은 없어도 좋을지도 모른다는 것. - P51

언제나 선택은 포기를 동반한다. 가장 큰 원칙이 떠남이라고 정해졌으면 나머지 것들은 포기하거나 저절로 큰 원칙에 맞춰지기를 기다려야 했다. 이것이 내가 예순 해를 살면서 깨달은 것들이었다. 어떤 선택이든 반드시 버림이 동반된다는 것.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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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는 알았다. 새것이 오기 전에 옛것을 반드시 버려야 하는 때가 있는데 이 버리는 데도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만두고 포기하는 것, 멀리 보내고 이별을 해내는 것도 힘이 있어서라는 것을 그것이 사람이든 사랑이든 물건이든 제가 이루어낸 과거의 꽃 같은 영화로움이든. - P34

그렇구나. 그래서 가끔 하느님이 답답했구나. 전지전능하다면서 저 나쁜 놈들에게 벼락도 내리지 않기에 나는 무력한 신이 답답했었다.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삼갈 일이 많다는 거구나 아기를 재운 엄마가 아무리 나쁜 놈이 와도 큰 소리로 싸우기를 주저하듯이, 함부로 움직이지도 소리 내지도 못하는 거구나. 그래서 악은 일견 시원해 보이고 사이다 같고 힘이 세 보이는 거였다. 거칠게 없지 않나. 누가 다치든 상처 입든 상관이 없을 테니. 그래서 많이 사랑하는 사람은 삼가야 할 일이 많고 헤아려줄 일이 많고 그래서 많이 약해 보이는 것이었구나. 지금 이 순간 나는 동백이를 누구보다 사랑하기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무기력에 빠져 있는 것이다. 그렇게 어둠 속에서 나는 동백이와 함께 꼬박 하룻밤을 앓았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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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뷰티풀
앤 나폴리타노 지음, 허진 옮김 / 복복서가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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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작은 아씨들>을 읽는 느낌이었다. 하나의 덩어리었던 네 자매가 성장하여 각자의 삶을 꾸려나가지만 결국 가족이라는 굴레로 다시 모여드는 이야기는,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어떤 이의 삶은 내 삶과도 겹쳐 보이기 마련이다. 나는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떤 후회를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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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반대편에 들판이 있다면 - 문보영 아이오와 일기
문보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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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사는 곳을 사랑하기란 너무 어렵지 않은가요?"라는 이 한 문장이 현실을 부정하며 삶을 겉돌고만 싶어했던 내게 묻는 질문과도 같았다. 내가 사는 곳, 내가 속한 집단을 사랑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생각을 바꿔 다시 사랑할 자신도 없지만 여전히 나만의 ‘들판‘을 찾지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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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끝까지 아주 끝까지 밀어붙이면 결론은 늘 단순하다. 이것은 신비롭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질문의 끝이 삶의 암반에 도달하고 나면 기초를 쌓아 올리는 일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 P25

"나는 좀 고요하고 싶어."
이 질문과 대답은 화두처럼 내게 남았다. 내게 있어서 혼자란 것이 자유라고 서서히 각인되기 시작한 것이다. 고통과 외로움 혹은 결핍 대신.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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