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지의 밥통 케이크 - NO오븐 NO버터 케이크의 모든 것!
박현진 지음 / 경향미디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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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통으로 케이크를 만든다니, 참으로 매력적인 일이다. 주부에게 밥통은 빼놓을 수도, 빼놓아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지라 밥통 하나만 있으면 케이크 만드는 거 별거 아니다라고 생각하니 만들어 보기도 전에 자신감이 생긴다. 무척이나 갖고 싶었던 책이기에 첫 장부터 한 장, 한 장 넘기는 손길이 떨려온다. 가슴도 두근댄다. 제빵, 제과기능사 자격증이 있지만 필요한 물품을 준비해야 한다는, 오븐도 있어야 한다는 핑계로 아직까지 가족들에게 솜씨 한 번 부려보지 못했는데 이 책으로인해 나의 모든 말들은 거짓말이 되어 버렸다. 밥통만 있으면 된다잖아. 물론 재료도, 케이크를 장식할 물품도 있어야 하지만 이 책은 나도 한 번 해 볼까? 하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어쩌면 이렇게 독창적인 생각을 할 수가 있을까. 자연스럽게 작가 프로필에 시선이 간다. 섬유공학을 전공했다는데 음식을 왜이리 잘하는 거지? 손으로 하는 것은 무엇이든 좋아했다고 하니 어렸을 적부터 소질이 보였을게다, 위로삼아 본다. 결혼하고 주부로 살아온지 5년차 그동안 뭘했나 한숨만 나오지만 이렇게 다른 이의 레시피를 책으로 쏙쏙 받아 먹는 즐거움도 나름 괜찮은 것 같다.

 

책에서 제시한대로 만든다고 해서 똑같은 작품이 탄생하진 않을 것이다. 레시피도 집마다 제각각이라는 말이 있 듯. 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다른 맛이 날 수도, 다른 음식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그러니 처음부터 풀이 죽을 필요는 없다. 한 가지 염려되는 것은 제과쪽은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인데 '콩지의 밥통 케이크'는 이런 걱정까지 싹 해결했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만으로도 단번에 뚝딱 가족들의 건강까지 책임지는 웰빙 케이크를 하나 완성할 수 있도록 했으니 주부들의 박수를 받을만 하다. 

 

곡물이 주식인 우리나라는 케이크를 그리 자주 먹게 되지 않는다. 우리집도 생일날 아니면 크리스마스 정도에만 먹는 거라 이렇게 집에서 아주 가까이에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야채를 먹지 않는 아이도, 어른들도 좋아할 수 있는 케이크도 있고 다른 종류의 모든 케이크의 그림만 봐도 침이 꼴깍 넘어갈 정도로 예쁘게 만들어 놓아 책만 보고 있어도 배가 부르다가 아니라 더 허기가 진다. 밤에는 절대 보지 말아야겠다. 저자처럼 이런 솜씨는 부려보지도 못하겠지만 철퍽철퍽 아무렇게나 만들어도 가족들은 즐겁게 먹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말고 나도 한 번 도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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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편지 - 제2회 네오픽션상 수상작
유현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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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에 있는 그림이 심상치 않다. 가느다란 목에 걸려 있는 줄, 이것이 "살인자의 편지"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열쇠가 되는데도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야 이 그림이 눈 안에 꽉 들어찬다. 제 2회 자음과 모음 네오픽션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에 눈이 멀어, 우와 어떻게 하면 이렇게 글을 잘 쓸 수 있나, 잘 짜여진 한 편의 소설을 읽으며 부러움에 두 눈까지 멀어 버렸다. '살인자의 편지'라는 책 제목을 보면 이런 장르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손을 뻗고 보았을 것이다. 허나 어느 정도 독자들을 끌어당길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글쎄, 나는 처음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었다. 지금은? 역시 상을 받을만 하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아니, 독자들의 시선을 남예진 살인사건에서 연쇄살인사건으로 자연스럽게 옮겨 놓은 후 다시 남예진 살인사건을 풀어내는 솜씨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살인자의 편지"의 첫 장을 넘겼을 때 고단한 삶을 어깨에 매달고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안정숙과 대면한 후, 힘든 일상을 버텨내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노력한, 그저 그런 평범한 사회상을 담은 책일 것이라 짐작했었다. 그런데 이런 평범함이 우리네 일상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살인사건들의 장면, 장면들이 나의 피부 깊숙히 들어왔을 때 머릿속에 얼음이 하나 박힌 듯 온몸이 시려온다. '살인자의 편지'에서도 범인이 누구일까 밝혀내는 과정은 이런 장르의 다른 책들과 다르지 않은 과정을 거친다. 프로파일링을 통해 범인의 윤곽을 그려내고, 범인이 경찰과 매스컴을 향해 도전하며 살인사건을 저지르는 중에 조금씩 흘리게 되는 단서를 분석해 범인의 전체상이 드러난다. 이는 경찰이 또 다른 살인사건이 터지길 기다리게 되니 역시나 무능력한 경찰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고야 만다. 사건이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을쯤에 짠하고 나타나는, 일본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탐정은 이곳에선 등장하지 않는다. 오로지 경찰들의 힘으로 이 사건을 해결한다.

 

사람은 날개가 없어 날아갈 수가 없다. 그러니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범인은 자신의 손으로 '악'을 단죄한답시고 너무나 멀리, 자신의 삶을 앞당겨 버렸다. 좀 더 밝은 미래를 앞당겼다고 생각했겠지만, 결과는 역시 상처 받은 한 인간의 삐뚤어진 세상 밖에 남지 않았다. 피해자들이 그동안 저지른 죄악이 얼마나 큰 것이든 죽어야 할 사람들이 죽었다는 생각을 버리기가 쉽지 않았다. 솔직히 범인이 단죄한 피해자들의 죄상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을 때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작가는 연쇄살인사건 중에 남예진 살인사건을 섞어 놓아 끊임없이 독자들의 정신을 깨운다. 남예진이 죽어야 할 이유가 있었나? 김경만과 정진우 형사가 끝까지 남예진 살인사건을 손에서 놓치 않고 마침표를 찍게 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에 범인이 맞이한 결말과 다르게 안도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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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리샤 공주는 아무도 못 말려! 생각하는 책이 좋아 8
로이스 로리 지음, 손영미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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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패트리샤 공주의 행복 찾기 보다는 디스펩시아의 데스몬드 대공과 퍼스튤라 왕국의 퍼시발 왕자, 그리고 콜린, 커스버트 백작의 자아찾기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공주의 신분으로 늘 똑같은 일상으로 살아가는 것이, 이제 구혼자를 맞아 결혼을 하고 후계자를 낳아야 한다는 정해진 자신의 미래가 패트리샤에겐 모든 것이 따분하고 심심하게만 보인다. 평민들의 눈에는 행복에 겨운 소리로 들리겠지만 시녀 테스의 옷을 빌려 마을로 내려가는 패트리샤는 진정으로 행복해 보인다.

 

생일을 닷새 앞두고 마을로 내려간 패트리샤에겐 모든 것이 새롭고 재밌다. 좀 더 일찍부터 마을로 내려갔다면 패트리샤에겐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텐데 아쉽게도 마을에 있는 학교에 가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무엇을 배우는지 알 수 있어 그리 나쁘지 않은 시간들이었다. 마을 사람들을 모두 무도회에 초대할 생각을 하게 된 것도 마을을 다녀오고 난 뒤에 떠올린 생각이니까. 거기다 마을에서 꽃미남 선생님까지 만났으니 패트리샤에겐 멋진 경험들이었을 것이다. 곧 있을 무도회에서 패트리샤 공주가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꿔갈까. 그녀를 위한 특별한 무도회에서 패트리샤 공주의 선택을 받는 이는 누가 될까. 만약에 말이다. 만약 이들 구혼자들 중에 패트리갸 공주가 무도회에서 누군가를 꼭 선택해야 한다면 누구를 선택할까. 그 중에 데스몬드 대공이 제일 낫기는 한데 패트리샤의 마음은 어떨지 모르겠다.

 

패트리샤 공주와 결혼할 구혼자들의 모습을 아주 멋지게 만들었다면 패트리샤가 자신의 삶에 싫증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구혼자들이 어떤 인물인지 아는 패트리샤에게 열여섯 살에 열리는 무도회는 끔찍할 수 밖에 없다. 어쩜 그렇게 모두 우웩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끔찍한지. 퍼시발 왕자는 자칭 꽃미남이라고 생각하는지 비듬에, 기름이 줄줄 흐르는 머리를 하고선 한시도 거울을 보지 않으면 살지 못하고, 자신은 멋지다고 스스로 세뇌시키는 데스몬드 대공의 모습은 정말이지 상상하고 싶지 않을 정도다. 함께 있으면서도 매일 욕설에, 싸움까지 하는 콜린, 커스버트 백작까지. 이건 정말 1초도 대면하고 싶지 않은 구혼자들이다. 이러니 패트리샤가 "심심해"라고 노래를 부를만 하지. 거기다 패트리샤 공주와 결혼할 꿈에 부풀어 핑크빛 상상을 하는 이들을 보고 있으면 나오는 것은 한숨이요, 패트리샤 공주만 불쌍해 보일 뿐이다.

 

하지만 데스몬드 대공과 퍼시발 왕자, 콜린, 커스버트 백작의 마음은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눈물도 많고 자신을 알아봐 주는 이에게도 관대하다. 그동안 사람들을 괴롭혀왔던 삐뚤어진 심성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달라는 투정이었다. 이루어지지 않을 사랑에 대해서도 포기가 빠르다. 이러니 그리 밉지도 않다. 패트리샤 공주와의 결혼은 이루지 못했지만 스스로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게 된 구혼자들의 미래가 어떨지 상상해 보는 것도 괜찮다. "패트리샤 공주는 아무도 못말려!" 이 책속에서는 불행해 진 사람은 없다. 어떤 계기였든간에 모두들 자기자신을 제대로 보게 되었으니까. 구혼자들이 어떤 사람을 만나 결혼하게 되는지까지 책 속에 담았다면 더 재밌었을텐데, 이 점이 무척 아쉽긴 하지만 행복한 결말이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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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에코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1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
마이클 코넬리 지음, 김승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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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보슈와 나의 첫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엇, "블랙 에코"가 해리 보슈 시리즈의 첫번째 책이잖아. 룰루랄라, 읽어야지, 가 아니었다. 마이클 코넬리의 다른 책 "시인"을 읽은 후 그 후속작을 읽으려고 "시인의 계곡", "허수아비"를 구비해 둔 후 "시인의 계곡"을 읽으려는데 여기에 관련된 사건보다 앞서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는, "블러드 워크"를 읽어야 하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시인의 계곡"에 해리 보슈가 등장하기에 도대체 이 사람이 누구인가가 궁금했다. 그래서 '블러드 워크'보다 먼저 이 책 "블랙 에코"부터 읽게 된 것이다. 이 첫 만남으로 인해 나는 해리 보슈와 꾸준히 만남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그가 생각하는 정의가 무엇이든간에 피해자의 편에서 자신의 안위 따위는 내팽개쳐둔 채 사건을 해결해가는 모습에 반했기 때문이다. 믿고 따라가도 되겠다 싶었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해리 보슈의 이력이 이 사건에 개입하게 된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블랙 에코"는 해리 보슈가 없었다면 결코 탄생될 수 없는 책이다. 한 사람에 의해 계획된 사건, 모든 증거들은 해리 보슈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부르고 있었다.(해리가 범인은 아니다.) 메도우스의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거대한 사건의 소용돌이 속으로 해리는 자신도 모르게 휩쓸리게 된다. 하지만 FBI와 함께 수사하게 되어도 자신의 소신을 잃지 않고 퍼즐 하나, 하나를 맞춰나간다. 이런 해리의 모습은 꽤나 듬직하다. 독자들도 함께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것을 잊지 않는 매력까지, 정말 멋진 녀석이다. 

 

사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우울하다. 어떤 사건인지 그 내막을 파악하기가 좀처럼 힘들 뿐더러, 최정상의 자리에 있다 좌천된 해리이기에 그가 사건에 임하는 모습은 당당하지 않다. 그렇다고 주눅들어 있지는 않지만 해리가 하는 행동에 가로막는 녀석들이 많다. 일단 내사과 직원들인 루이스와 클락, 그리고 그의 직속상관. 내사과 직원들은 워낙 멍청해서 이 책에 등장하는 이유가 유쾌함을 던져주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인지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 해리가 사건의 중심에 다가가는 단서가 되어주기도 하기에 이 사람들은 결코 버릴 수 없는 존재다. 하지만 그들의 결말이 어떻게 되었는지 안다면 독자들도 조금은 가슴이 아플 것이다. 해리를 견제한 이유만으로는 너무나 끔찍한 일을 겪지만 다 자업자득인 셈이다. 너무 멍청해서, 사건의 큰 줄기를 보지 못하고 해리만 바라본 탓으로 그렇게 되었으니 누구도 원망할 수 없다.

 

추리소설, 미스터리 소설과 다르게 이런 장르의 소설은 "네가 범인이지" 등의 이야기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정의가 감춰질 수 밖에 없기도 하고 그 정의에 대항에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게 되기도 한다. 해리 보슈 시리즈가 매력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나의 증거를 따라 끝까지 가다보면 대면하게 되는 진실에 해리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그것에 따라 때론 슬퍼지고 때론 울분을 느끼기도 하지만 해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조그만 복수라도 하니 그것으로 독자들의 가슴이 후련해진다. 힘 없는 아이를 위해 해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했다. 메도우스의 죽음에도 그는 자신의 모든 것들을 쏟아냈다. 이제 그의 앞 길에 방해할 수 있는 이는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을 버릴 각오가 되어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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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모가와 호루모
마키메 마나부 지음, 윤성원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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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메 마나부. 아, [사슴남자] 작가였구나. 작가 이름을 보면서도 이를 떠올리지 못했던 것은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책부터 펼치고 보는 내 성격탓일 것이다. 사와라 교코의 코를 사랑하는 비상식적인 아베, 솔직히 요괴들을 움직여 싸움을 하는 '호루모'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 일이지만 이는 판타지 장르의 성격이 강하다고 생각하면 이해못할 일도 아니다. 그런데 아베의 행동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어떻게 코만 보이지? 흠.

 

청춘 남녀들의 사랑을 바탕에 깔고 '호루모'를 내세워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가모가와 호루모]. 사실 처음부터 이 책이 재밌었던 것은 아니다. 사와라 교코의 코만을 사랑하는 아베를 바라보는 일이 그다지 즐겁지 않았으니까. 거기다 뭔가 숨기는 듯한 스가 씨를 견제하느라 나의 신경이 점점 날카로워지고 있었다. 아베에게도 이야기해 주지 않는 것을 독자들이라고 스가 씨가 말해줄까 보냐. "호루모"가 뭐지? 혹시 인간이 요괴들과 싸우게 되는 것 아닌가. 싸움에 져서 죽지 않으려면 "호루모~~~~" 라고 외쳐야 하는 룰은 아닐까. 온갖 생각들이 나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니 이 책에 오롯이 빠져들게 되는 것이 힘들었다.

 

그런데 '가모가와 제 17조 호루모'가 탄생하면서 이야기가 점점 흥미 있어진다. '사랑'으로 인해 상처 받은 아베(정말 상처받은 거 맞냐. 너는 사와라 교코의 '코'만을 원했잖아. 이게 정말 사랑이야?)가 더 이상 호루모를 할 수 없겠다고 선언할 지경에 이르러 다섯 명의 동의를 얻어 발의 한 것이 이 '가모가와 제 17조 호루모'였다. 먼저 이 요괴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넘어가야 하는데 아베가 있는 팀이 이 호루모에서 꼭 우승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가모가와 제 17조 호루모'를 발의 한 후부터 아베 일행에게 밤마다 찾아오는 무언가를 덮치는 요괴들을 보는 일은 아무리 심장이 강한 사람도, 세상에 무신경한 사람도 버텨낼 수 없게 한다. 물론 이 무서운 요괴들은 아베가 훈련시켜 호루모에 출전하는 요괴들과 다르다. 아베의 요괴를 설명하는 표현이 얼마나 끔찍하든 솔직히 주둥이가 점점 들어가 '뿅'하고 사라지는 이 요괴들은 무섭지 않다. 귀여울 정도다. 구원 요괴에 의해 건포도를 먹고 되살아난 요괴들이 힘을 내어 호루모 경기를 하는 모습은 섬뜩해야 하는데도 전혀 무섭지 않다. 하지만 '가모가와 제 17조 호루모'가 생긴 뒤 부터 아베 일행에게 나타나는 이 요괴들의 모습은 도저히 귀엽다고 봐줄 만한 상대가 아니다. 꼭 우승해야만 이 요괴들이 더이상 눈 앞에 나타나지 않으니 아베 일행들은 죽을 각오로 싸움에 임할 이유가 있다.

 

둘로 나뉜 교토대 학생들이 마지막에 우승을 놓고 다투게 될 것이라 누구든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결과에 대해서는 어떤 결과를 맞을지 싸움이 끝나지 않는 한 알 수가 없다.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베가 있는 팀이 아주 멋지게 우승을 해 버리면 좋겠다,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 해 볼 뿐이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하면 이 책을 읽어 보도록. 호루모 경기가 끝난 후 아베의 일상도 예전으로 돌아오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닌 모양이다. 스가 씨의 모호한 말로 유추해 보건대 아베라는 이름으로 해야할 일들이 아직 남아있는 모양인데 타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요괴들을 보는 아베, 그의 유쾌한 일상이 독자들을 즐겁게 하니 조금은(아니 많이) 희생해도 되지 않을까. 처음부터 요괴들에게 '냄새'를 피운 것은 아베이니만큼, 그리고 교토대학에 입학하여 알차게 한 해, 한 해를 보내고 있는 만큼 그정도 희생쯤은 괜찮을 것이다. 사랑 또한 그의 품 안에 들어왔으므로. 어이 아베, 괜찮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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