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며 랄랄라 우리 율동 동요 소리 나는 동요 그림책
애플비북스 편집부 지음, 이른봄 그림 / 애플비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개구리 모양을 한 책이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으로도 손색이 없는데 애플비에서 출간한 '랄랄라 우리 동요'보다 좀 더 업그레이드된 책인 것 같다. '랄랄라 우리 동요' 책에 대한 욕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이에게 사 주고 싶었으나 큰 소리에 울음을 터뜨리는 이유로 미루다가 아이가 좀 더 크고나니 너무 어린 아기들이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하여 결국 포기하고 말았었다. 그런데 '춤추며 랄랄라 우리 율동 동요' 이 책이라면 7세까지도 아이가 좋아하겠다 싶어 반가웠다. 아들은 하루만에 고장나겠다고 잔소리를 해야할 정도로 집중해서 노래를 듣는 데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으나 웅얼웅얼 노래도 따라 부른다. "주전자"가 나오는 동요를 제일 좋아하는데 다른 말은 들리지 않고 "주전자"라는 소리는 제법 발음을 잘한다.

 

노래를 듣고 싶다면 스티커로 붙여 놓은 곳을 누르면 되는데 노래의 주제에 해당하는 것을 스티커로 붙여 놓아 쉽게 알 수 있게 해 놓았으며 그 옆에는 개구리의 발을 만들어 놓아 아이들이 누르면서 놀 수 있게 해놨다. 8곡의 동요가 담겨져 있으며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는 발음이 불분명한 부분이 없이 선명하게 들리며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는,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노래들을 담아 놓았다. 보드북이고 라운드 처리를 해 놓아 책에 손이 베일 걱정도 없다. 그리 무겁지 않으니 들고 다니기도 적당하다. 선명한 색깔의 그림들과 가사, 율동까지 담겨져 있어 아이 혼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혹시 수명이 다하면 노래를 못 듣는 것은 아닌가 괜한 걱정을 했는데 건전지를 교체하여 들을 수 있으니 오랫동안 사용하는데 무리는 없어 보인다.

 

노래를 듣고 싶으면 ON을 켜서 들으면 되고 듣지 않을 때도 그냥 두면 되지만 OFF를 해 두면 잘못 눌렀을 때 소리가 나오지 않게 할 수 있다. 노래가 흘러 나올 때 듣고 싶지 않다면 한 번 더 누르면 꺼진다. 다른 노래가 듣고 싶으면 바로 다른 것을 누르면 된다. 사용법을 일러주지 않았는데도 아이가 혼자서 이것저것 해 보더니 어떻게 하면 되는지 다 알아버릴 정도로 이 책은 사용방법이 간단하다. 책이 참 예뻐서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나는데 나의 어린 시절에는 왜 이런 것이 없었는지 조금 억울한 생각이 들 정도다. 아, 물론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아이를 낳은 후 동요를 좋아하게 되었다. 아이와 함께 부르니 즐겁고 아이가 훌쩍 크는 모습에 이런 행복이 금방 사라지진 않을까 겁이 날 정도다. 아이가 자라면 '춤추며 랄랄라 우리 율동 동요'를 들었던 기억마저 잊게 되겠지. 그리고는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한 후 아이를 낳게 되면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때쯤이면 손자를 보고 할머니 소리를 듣게 될 나, 아이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그러겠지. "네 어릴 때 이것을 들으며 엄마와 함께 노래도 부르고 율동을 했다"라고. 이런 생각을 하니 서글퍼지지만 이 책이 이렇게 몇 세대가 함께 볼 수 있는 책이었으면 한다. 공유할 수 있는 기억이 있다면 좋을테니까. 역시 삶은 이렇게 흘러가갈 수 밖에 없겠지. 노래를 듣고 있지 않으나 아이의 웅얼거리는 노랫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웅얼웅얼, 웅얼웅얼(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으나 아이는 나름대로 제대로 발음하고 있을 것이다)

주전자(이 소리만 명확하게 들린다), 웅얼웅얼, 웅얼웅얼......

 

"개구리 소리"하며 책을 찾는 소리도 들린다. 아이에게는 이 책이 개구리 책이다. OFF 해 뒀더니 "고장, 고장"이란다. 자기 것에 대한 욕심이 생기는 요즘, 이 책은 "내 것"이라고 당당하게 큰 소리를 친다. 아이의 보물 중 하나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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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네이트 1 - 교실은 내가 접수한다 빅 네이트 1
링컨 퍼스 지음,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고 말할 것 같은 프랜시스, 오징어 해부 시간에 오징어 다리를 코 밑에 대롱대롱 달고 있는 모습을 본 후 친한 친구가 된 테디, 네이트의 행동을 선생님께 고자질 하기 좋아하는 지나, 네이트가 좋아하는 제니, 제니와 사귀는 아터, 그리고 무엇보다 솔직한 행동때문에 선생님에게 분홍색 벌점 카드를 자주 받는 네이트, 이 아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학교는 그리 무서운 곳이 아닌, 활기차고 재미있는 일도 많은 곳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모두 네이트 덕분이긴 하지만.

 

어떤 이의 눈에는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고 마음에 있는 말을 직설적으로 툭툭 내뱉으며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고 선생님의 별명이나 만드는 무례한 네이트를 곱지 않게 볼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 네이트는 너무나 순수해서 마음 속에 있는 생각들을 숨기지 못해 말썽이 잦은 그야말로 네이트의 매력이 무엇인지 모르는 어른들의 시선속에 갇혀 자유롭게 날지 못하는 아이로 보인다.

 

평소와 다름 없는 일상을 지내던 네이트에게 테디가 준 한 포춘 쿠키의 점괘는 자신의 세상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아침부터 사회책을 들여다보고 있는 프랜시스 덕분에 오늘 사회 시험이 있지 않을까 걱정하며 어떻게 하면 사회 시험을 치지 않을 수 있을까 멋진 계획을 꾸미고 있던 네이트에게 사회 시험이 없다는 소식은 안도감이랄까(네이트가 공부를 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시험이란 늘 사람을 긴장시키는 것이니까), 행복해진 기분이랄까 그랬는데, 하여튼 이런 기분도 잠시 테디가 준 포춘 쿠키의 점괘 덕분에 네이트는 아주 완벽한 하루를 꿈꾸게 된다.

 

배가 푹신한 교장 선생님과 부딪쳤을 때 알아봤어야 하는데, 이건 어쩌면 경고였는지도 몰라. 네이트에게 그야말로 우울한 하루가 될 것이라는. 그렇지만 "오늘 당신은 모두를 압도할 것이다"는 도시락을 잊고 가져 오지 않았다는 우울함을 씻어주기에 충분했다. 아니, 다른 모든 것들을 잊게 한다. 무엇을 하든 오늘은 나의 하루가 될 것이라잖아.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하루가 된다는데, 아니 될 뻔 했다고 해야겠지. 아무튼.

 

"교실은 내가 접수한다고?" 교실이 네이트, 너를 접수하겠다. 용수철 머리를 해서 그런가 어찌 이리 제멋대로 튀어나가기만 하는 것인지. 깍지콩을 먹어 신기록을 만들어 보겠다는 이 철부지를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아이들의 음식에서 깍지콩을 얻어 오는 프랜시스와 테디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어떤 일에 나서는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진짜 친한 친구라니까. 니콜스 교장 선생님이 미끈거리는 깍지콩 국물에 미끄러져 넘어졌을 때 네이트의 하루는 더이상 우울해질 수 없을 정도였는데 그의 하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게 문제였다. 네이트의 하루 중 최고의 시간은 아, 마, 도 체육 시간이었을 것이다. 존 선생님의 반바지를 입고 그 안에 수건들을 채우고 나온 네이트의 모습은 웃음이 터져나올 정도로 나를 즐겁게 했다. 아, 물론 네이트는 즐겁지 않았겠지.

 

네이트는 부모님이 학교에 불려오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장난의 정도가 지나칠 때도 있다. 계획을 세우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솔직하고 거침 없는 네이트의 행동때문에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선생님의 별명을 만들어 상처를 주고 "지나는 저 나불대는 못된 입을 닥치고 있어야 해요!!"라고 마음 속에 있는 말을 그대로 내뱉어 지나에게도 상처가 되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솔직히 이것은 제니를 사랑하는 마음에 상처를 준 지나가 먼저 잘못을 했으니까 지나에게도 잘못은 있는 것이고, 네이트 정도의 나이에는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는 나이라서 아, 이때의 아이들은 이랬구나 이해하게 된다. 지나고 나면 왜 그랬을까 후회하겠지만 그것이 커 나가는, 어른이 되는 과정일 것이다. 네이트는 자라면서 지금과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성장할 것이다. 어린 시절의 기억도 잊혀져 갈 것이다.

 

공부도 잘하지 못하고 말썽만 부리는 네이트를 문제가 있다고 생각지 않고 대하는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있어 네이트의 일상이 유쾌하다고 느낄 수 있었다. 친구들과 선생님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네이트의 속마음까지 들여다 볼 수 있어 프랜시스와 테디, 제니, 지니 등의 아이들보다 네이트에게 더 애정을 느끼게 된다. 그 누가 네이트를 미워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나의 어린 시절에도 네이트 같은 친구는 있었다. 덕분에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즐거운 추억도 많다. 네이트는 친구들이 어린 시절을 돌아볼 때 웃음짓게 하는 그런 추억을 선물하고 있는 것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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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소년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3 링컨 라임 시리즈 3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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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이렇게 깔끔하게 해결해 버리다니, 링컨 라임이 해결할 수 없는 사건이 있을까.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뛸 수 없지만 사건 해결 능력만큼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었다. 그러나 자존심 강한 그가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수술을 받아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상태가 되면 색스와의 사랑을 지켜낼 수 있을 거라는 마음만은 현재 유일하게 그의 능력을 벗어나는 일일 것이다. 라임이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자신의 곁에 머물기 원하는 색스와 그녀와의 사랑에 좀 더 확신을 가지고 싶은 라임 사이는 과거 두 사람이 만났던 그때 보다 많이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 수술을 받기 위해 태너스코너에 온 라임과 색스에게 곤충소년 개릿을 찾아달라는 의뢰도 지금까지와는 달리 라임과 색스가 맡는 사건들 중 가장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물론 모든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되는 것을 본 후 이 사건도 소설 속의 한 장면이라 가능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말이다.

 

라임은 증거들이 보여주는 것만 믿는다. 그와는 달리 색스는 사람들이 드러내지 않는 내면의 진실도 중요하다고 믿는다. 라임은 의뢰 받은대로 한 소년을 죽이고 메리베스와 리디아를 납치한 개릿을 잡는다. 그러나 색스는 개릿을 탈옥시키고 그와 함께 개릿이 메리베스를 숨겨 놓은 곳으로 간다. 이제 살인자의 손에서 색스를 구하기 위해 곤충소년 개릿과 라임의 숨막히는 대결이 시작된다. 개릿의 탈옥을 돕는 색스를 보면서 그녀가 개릿의 눈을 보며 느낀 것들이 모두 맞기를 바랐다. 그렇지 않다면 그녀 또한 안전하지 않을 것이다.

 

라임이 믿는 그 증거란 것은 한 사람을 전혀 다른 인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위험도 함께 지닌다. 이 마을의 공공의 적이 되어 버린 곤충소년 개릿은 개미 한 마리도 소중하게 여기는 소년이다. 정말 이 아이가 말벌로 사람들을 죽였을까. 손톱을 튕기며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는 개릿이 좋아한다는 메리리베스는 왜 납치한 것일까. 그의 말대로 정말 위험으로부터 지켜주려 했을까. 모든 의문은 곧 라임에 의해 해결이 되지만 색스가 제시를 죽였을 때 이 사건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라임도 어쩌지 못하는 사건이 아닐까 절망했다. 개릿이 삽으로 빌리를 죽였다는 메리베스의 말을 들은 후 그녀가 믿을 수 있는 진실은 없었다.   

 

개릿은 경찰에게 붙잡혔을 때 메리베스를 어디에 두었는지 진술하기를 거부했다. 그녀를 그대로 둔다면 굶어죽거나 질식해서 죽을 것이므로 개릿이 메리베스가 어디에 있는지 말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지만, 아니 어쩌면 그냥 죽게 놔둘수도 있겠다. 위험한 사람들 손에서 죽어가는 것보다 더 나을 것이니까. 그런데 개릿보다 메리베스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려는 경찰들의 초조함이 극에 달한다. 메리베스를 찾는 게 중요하다 하겠지만 뭔가, 그들이 숨기는 뭔가가 있다.

 

색스와 개릿의 뒤를 쫓으면서도 제시의 색스에 대한 무한한 신뢰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했다. 개릿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와 함께 하는 색스에게 신뢰를 보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녀에 대한 호감일까? 색스에게 배신감을 느끼며 분노를 폭발시키는 루시 또한 그 마음을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유방암으로 수술을 한 후 느낀 남편에 대한 배신감과 자신에 대한 배신감을 색스에게 모두 분출한다. 컬보, 숀, 토멜 일당과 메이슨의 위협에 더해 색스를 죽이려고 하는 루시의 맹목적인 분노는 이 사건의 긴장감을 최고로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리디아는 살인 사건이 일어난 곳에 왜 꽃을 놔 둔 것일까. 이곳에서 개릿에게 납치당하는 리디아를 보면서 경찰들이 이 위험한 곳에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게 해 놨다는 것이 놀라웠다. 살인범인 개릿이 그곳으로 올 것이라 생각지 못했던 것일까. 리디아까지 개릿에게 납치당한 것이 안타까웠다. 이 마을 모두가 무대에 올려진 한 편의 연극을 보여줬다는 것을 알게 되면 머릿속에 들어 있던 내가 믿었던 진실들이 와르르 무너지지만 그때까지는 리디아가 납치당한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었다. 

 

하나의 사건이 여러 개의 사건과 맞물리면서 절묘한 타이밍으로 명쾌하게 해결되어 버리는 '곤충소년', 라임이 아니었다면 해결 될 수 없는 사건이었다. 그가 이곳에서 끝내야 할 일이 아직 남아 있지만, 이 또한 분명 명쾌하게 해결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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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 이재익 장편소설
이재익 지음 / 네오픽션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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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행복이라는 것은 모두 사라져 버린 것일까. 이재익의 '41'을 읽는내내 어두컴컴한 세상만 보였다. 시윤과 혜나, 두 사람의 사랑만이 유일하게 나에게 온기를 주었지만 이마저도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사랑이었다. 한 남자의 모든 것을 알고 싶은 혜나에게 시윤은 아무 것도 줄 수 없었다. 마음도 그의 것이 아니었으니까.

 

실제 사건을 소설을 만들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몸을 숨길 곳이 없게 된다. 아무리 잔인한 내용이라도, 아무리 가슴 아픈 내용이라도 허구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하면 책을 덮은 후 이곳에서 놓여날 수 있지만 이렇게 나와 같은 하늘 아래에서, 함께 숨쉬며 살아온 아이의 아픔을 들여다 보는 것은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가해자들이 죗값을 제대로 받는 것이 맞다며 가슴으로나마 울분을 토할 뿐이다.

 

집단 성폭행을 당한 미나의 복수를 대신해주는 '그'는 악인인가, 의인인가. 이것은 미나를 성폭행한 가해자들이 죽은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들이 끊임없이 하는 질문일 것이다. 법이 우선인가에 대해 자신에게 끊임없이 물었을 것이다. 정태가 이대로 사건에서 손을 뗐으면 하고 바랐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끝까지 마지막 공을 움켜쥐고 던지고야 만 그의 모습을 보며 이렇게까지 했어야만 했는가 의문이었다. 가족의 행복을 지켜내지 못했던 그가 이 사건을 해결하여 얻을 수 있는 건 무엇이었을까. 그 어떤 이유라도 나를 이해시킬 순 없었을 것이다. 유일하게 긴장감을 고조시켰던 정태가 못마땅했다.  

 

작가 이재익은 먼저 범인이 누구인지 밝히면서 소설을 시작했고 연쇄살인사건이라는 것을 경찰인 제훈이가 알아내게끔 모든 장치를 마련해 놓았다. 그러면서 독자들이 범인의 동선을 충분히 따가갈 수 있도록 친절하게 보여주지만 동기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함구했다. 왜 복수를 하고 있는 것일까. 미나와 가까운 인물일까. 가해자 중 한 사람일까. 죽어간 이들이 범인을 알아보지 못한 것을 보면 가해자 중에 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 그럼 미나를 사랑한 사람일까. 독자들은 미나의 아픔을 오롯이 바라보며 함께 할 수 없음에도 그녀의 복수를 대신해주는 인물에 대한 관심을 내려놓을 수가 없다.

 

소설 '41'은 미나의 복수를 행하는 범인의 동기가 중요하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연쇄살인사건을 통해 과거 미나가 당한 집단 성폭행 사건을 연결하여 과거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가해자는 어떻게 되었는지 진실을 알려주려 하기에 미나와 아무런 접전도 보이지 않는 범인이 왜 미나의 복수를 하고 있는가에 대한 답이 필요한 것이다. 

 

연쇄살인범은 미나를 성폭행한 41명을 모두 죽이지는 않았다. 미나가 죽이고 싶다고 했던 이들만이 죗값을 제대로 받았을 뿐이다. 그러나 다른 가해자들도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을 그대로 살아가지 않았으리라 믿는다. 단 한 번 미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실제로 봤는지조차 의심스럽지만 그녀가 맞을 것이다. 몇 사람이 함께 봤으니 실존하는 인물이겠지. 소설속이라 미나, 그녀가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음을 암시하며 끝이 났지만 진심으로 그녀가 새로운 삶을 살아가며 세상이 조금은 따뜻하다고 느끼게 되기를 바란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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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쥐와 감자튀김 웅진 우리그림책 15
고서원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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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시골쥐가 서울쥐를 집에 초청했어요. 공기 맑은 시골에서 쉬면서 맛있는 것 먹고 가라고 부른 것이랍니다. 방울토마토와 산나물, 금방 캐 따끈따끈하게 찐 감자를 내 놓았답니다. 그런데 겉멋만 잔뜩 든 서울쥐는 이 음식을 보고 역시 시골이라면서 핀잔을 줍니다. 서울쥐는 진짜 맛있는 음식을 먹게 해 주겠다며 시골쥐를 서울로 데리고 갑니다. 예전같으면 보통 이런 상태에서 시골쥐가 먹을 것을 편하게 먹지도 못하고 고양이에게 쫓겨 생명에 위협을 느끼게 되면서 시골로 다시 내려가게 될 텐데요. 요즘의 시골쥐와 서울쥐 이야기는 조금 달라집니다. 고양이조차 맛 없는 쥐는 잡아 먹지 않는답니다. 갖고 놀지도 않아요. 원하는 음식을 원하는 만큼 먹는답니다. 특히 패스트푸드 음식을 많이 먹어요.

 

쥐들도 고양이처럼 햄버거 가게에 가서 편안하게 앉아 케첩에 감자 튀김을 찍어 먹고 마트에 가서 과자와 라면, 냉동만두를 카트에 가득 담을 수 있답니다. 서울쥐처럼 살아가면 금세 살이 찌고 몸이 피곤해지고, 배도 아프고, 노는 것도 귀찮아진답니다. 왜냐구요? 서울쥐가 먹는 음식들은 몸에 좋지 않기 때문이지요. 피자, 치킨, 도넛, 자장면, 아이스크림......서울에서는 이 모든 것이 풍족하고 원하는대로 먹을 수가 있으니 건강이 나빠질 수 밖에 없어요. 시골쥐는 자신이 점점 멍청해지고 있는 게 겁이 났어요. 배는 뒤록뒤룩, 눈동자는 흐리멍덩하고, 얼굴은 푸석해지고 있었어요. 살이 찐 고양이처럼 되는 게 아닐까 무서웠어요. 그래서 결심합니다. 시골쥐는 다시 집으로 내려가 자신이 기른 방울토마토를 한 입 베어 뭅니다. 얼마나 행복할지 상상이 갑니다.  

 

서울쥐는 시골로 내려간다는 시골쥐가 이해가 가지 않겠지요. 이렇게 맛있는 것이 널려 있는데, 전자렌지에 스파게티를 데워 먹으며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밤늦게까지 컴퓨터 게임을 하며 빈둥빈둥 노는 생활이란, 정말 신이 나잖아요. 건강을 전혀 돌보지 않는 줄도 모르고 당장 눈 앞에 맛있는 음식에만 관심을 가지다니 앞으로 서울쥐가 어떻게 될지 뻔합니다. 아파서 시골쥐의 집에 와서 요양을 하게 될거에요. 좋은 음식 먹고 좋은 공기 마시면서요. 이것도 늦지 않아야 가능한 얘기지요. 늦으면 병을 고치기가 힘들 테니까요.

 

저는 현재 시골쥐처럼 살아가고 있진 않아요. 자연에서 얻은 음식들이 몸에 좋다는 것을 알지만 한 번씩 라면, 자장면, 햄버거 등이 먹고 싶거든요. 아이에게 좋은 것만 먹이고 싶은 욕심 많은 엄마지만 스스로가 이런 음식들을 끊어내지 못하는 못난 엄마에요. 아이와 함께 패스트푸드를 먹으며 한 번쯤......이란 생각을 합니다. 반성하고 앞으로는 건강에 신경 쓰는 현명한 엄마가 되어야겠습니다.

 

'시골쥐와 감자튀김'은 고양이와 쥐가 단골로 등장하는 다른 그림책들과 다르게 아이들에게 올바른 식습관을 알려줍니다. 화려하고 멋진 서울과 시골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서울쥐과 시골쥐의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자연에서 얻은 음식들이 얼마나 좋은 음식인지 알려주기 위해 만든 이야기일 뿐입니다. 요즘에는 도시에서도 자연에서 얻은 음식들을 먹을 수 있으니까요. 건강을 위해 몸에 좋은 것들을 챙겨 먹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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