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네이트 1 - 교실은 내가 접수한다 빅 네이트 1
링컨 퍼스 지음,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고 말할 것 같은 프랜시스, 오징어 해부 시간에 오징어 다리를 코 밑에 대롱대롱 달고 있는 모습을 본 후 친한 친구가 된 테디, 네이트의 행동을 선생님께 고자질 하기 좋아하는 지나, 네이트가 좋아하는 제니, 제니와 사귀는 아터, 그리고 무엇보다 솔직한 행동때문에 선생님에게 분홍색 벌점 카드를 자주 받는 네이트, 이 아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학교는 그리 무서운 곳이 아닌, 활기차고 재미있는 일도 많은 곳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모두 네이트 덕분이긴 하지만.

 

어떤 이의 눈에는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고 마음에 있는 말을 직설적으로 툭툭 내뱉으며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고 선생님의 별명이나 만드는 무례한 네이트를 곱지 않게 볼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 네이트는 너무나 순수해서 마음 속에 있는 생각들을 숨기지 못해 말썽이 잦은 그야말로 네이트의 매력이 무엇인지 모르는 어른들의 시선속에 갇혀 자유롭게 날지 못하는 아이로 보인다.

 

평소와 다름 없는 일상을 지내던 네이트에게 테디가 준 한 포춘 쿠키의 점괘는 자신의 세상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아침부터 사회책을 들여다보고 있는 프랜시스 덕분에 오늘 사회 시험이 있지 않을까 걱정하며 어떻게 하면 사회 시험을 치지 않을 수 있을까 멋진 계획을 꾸미고 있던 네이트에게 사회 시험이 없다는 소식은 안도감이랄까(네이트가 공부를 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시험이란 늘 사람을 긴장시키는 것이니까), 행복해진 기분이랄까 그랬는데, 하여튼 이런 기분도 잠시 테디가 준 포춘 쿠키의 점괘 덕분에 네이트는 아주 완벽한 하루를 꿈꾸게 된다.

 

배가 푹신한 교장 선생님과 부딪쳤을 때 알아봤어야 하는데, 이건 어쩌면 경고였는지도 몰라. 네이트에게 그야말로 우울한 하루가 될 것이라는. 그렇지만 "오늘 당신은 모두를 압도할 것이다"는 도시락을 잊고 가져 오지 않았다는 우울함을 씻어주기에 충분했다. 아니, 다른 모든 것들을 잊게 한다. 무엇을 하든 오늘은 나의 하루가 될 것이라잖아.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하루가 된다는데, 아니 될 뻔 했다고 해야겠지. 아무튼.

 

"교실은 내가 접수한다고?" 교실이 네이트, 너를 접수하겠다. 용수철 머리를 해서 그런가 어찌 이리 제멋대로 튀어나가기만 하는 것인지. 깍지콩을 먹어 신기록을 만들어 보겠다는 이 철부지를 어떻게 해야 할까. 다른 아이들의 음식에서 깍지콩을 얻어 오는 프랜시스와 테디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어떤 일에 나서는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진짜 친한 친구라니까. 니콜스 교장 선생님이 미끈거리는 깍지콩 국물에 미끄러져 넘어졌을 때 네이트의 하루는 더이상 우울해질 수 없을 정도였는데 그의 하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게 문제였다. 네이트의 하루 중 최고의 시간은 아, 마, 도 체육 시간이었을 것이다. 존 선생님의 반바지를 입고 그 안에 수건들을 채우고 나온 네이트의 모습은 웃음이 터져나올 정도로 나를 즐겁게 했다. 아, 물론 네이트는 즐겁지 않았겠지.

 

네이트는 부모님이 학교에 불려오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장난의 정도가 지나칠 때도 있다. 계획을 세우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솔직하고 거침 없는 네이트의 행동때문에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선생님의 별명을 만들어 상처를 주고 "지나는 저 나불대는 못된 입을 닥치고 있어야 해요!!"라고 마음 속에 있는 말을 그대로 내뱉어 지나에게도 상처가 되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솔직히 이것은 제니를 사랑하는 마음에 상처를 준 지나가 먼저 잘못을 했으니까 지나에게도 잘못은 있는 것이고, 네이트 정도의 나이에는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는 나이라서 아, 이때의 아이들은 이랬구나 이해하게 된다. 지나고 나면 왜 그랬을까 후회하겠지만 그것이 커 나가는, 어른이 되는 과정일 것이다. 네이트는 자라면서 지금과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성장할 것이다. 어린 시절의 기억도 잊혀져 갈 것이다.

 

공부도 잘하지 못하고 말썽만 부리는 네이트를 문제가 있다고 생각지 않고 대하는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있어 네이트의 일상이 유쾌하다고 느낄 수 있었다. 친구들과 선생님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네이트의 속마음까지 들여다 볼 수 있어 프랜시스와 테디, 제니, 지니 등의 아이들보다 네이트에게 더 애정을 느끼게 된다. 그 누가 네이트를 미워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나의 어린 시절에도 네이트 같은 친구는 있었다. 덕분에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즐거운 추억도 많다. 네이트는 친구들이 어린 시절을 돌아볼 때 웃음짓게 하는 그런 추억을 선물하고 있는 것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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