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틱 리버 - 상 밀리언셀러 클럽 11
데니스 루헤인 지음, 최필원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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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미스틱 리버'를 읽으며 바보같게도 켄지와 제나로의 모습을 찾고 있었다. 경찰 숀이 범인을 잡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고는 하나 역시 명쾌한 느낌을 주지 못했음에도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숀과 화이티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그들을 떠올렸었나 보다. 분명히 숀과 화이티는 결코 켄지와 제나로가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사건 해결 과정 뿐 아니라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어 해결하지 못하는 사건도 켄지와 제나로 커플은 독자들의 속이 시원하게 뚫릴정도로 깔끔하게 정리해 버리지만 숀은 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사건 해결에 대한 관심은 커녕 의지조차 없어 또 한 사람의 희생에 대해 손을 놓아 버리지 않았던가.

 

지미의 딸 케이티의 죽음, 작가는 데이브가 범인일 것이다, 라는 과정을 두고 독자들의 관심을 그쪽으로 몰아간다. 분명 함정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데이브에게는 명백하게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를만한 이유가 있다고 각인시킨다. 자신 안에 괴물을 가두고 있는 데이브, 그러나 나는 그도 또 한 명의 희생자라고 말하고 싶다. 인과응보, 모든 사건의 해결점은 이 안에 있으며 늘 처음 사건이 발생한 곳에서 사건 해결의 단서가 있는 법이다.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던 증거들을 통해 숀과 화이티가 범인을 잡았을 때 역시나 나는 또 범인이 누구인지 찾는데 실패했음을 알았다. 작가가 꼼꼼하게 증거들을 펼쳐 보여주는데도 나는 왜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일까.

 

데이브, 숀, 지미가 어린시절 겪었던 일이 성장한 그들에게 어떤 사건으로 다가올지 그 때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숀과 지미도 데이브 못지 않게 끔찍한 악몽을 겪었고 스스로 자책을 하며 세월을 보내 왔다. 세 사람은 모두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도 고통을 겪고 친구임에도 전혀 다른 삶을 살아왔던 것이다. 그런데 왜 이들의 삶이, 한 살인사건을 통해 그들의 어린시절과 일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야 했을까. 케이티의 죽음을 통해 세 사람의 내면의 모습이 표면으로 떠오르고 언급조차 하지 못했던 그 일이 세상밖으로 드러났을 땐 긍정적인 결과를 맞이 했어야 하는게 아닐까.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무너져야 했는지, 어디서부터 잘못되어 버렸는지 나의 마음까지도 혼란스러워진다.

 

미스틱 리버는 지금도 모든 것을 안고 유유히 흘러가고 있을 것이다. 세상이 공허하다고 하지만 분명 무언가로 가득 채워져 돌아가고 있다. 지미가 앞으로 안고 살아가야 할 세상이 텅 빈것만은 아닐테니까. 살아가야 할 목적이 있잖아? 많은 이들에게 갚아야 할 빚이 있으니까. 별거중인 아내에게 신경을 쓰는 숀의 모습이 인간적으로 다가오긴 하지만 경찰의 임무에 더 충실해줬으면 좋겠다. 친구의 일이라 개인적인 감정을 배제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그에겐 뜨거운 가슴이 없어 보였으니까. 모든 것이 해결되고 제자리에 돌아왔건만 나의 가슴은 왜이리 허전한 것인지. 나의 이같은 마음을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게 될 것이다. 무언가 손아귀에서 빠져나가 버린 듯 허전하기만 한 이 마음을 대체 어디서 잡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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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초 밀리언셀러 클럽 83
조지 D. 슈먼 지음, 이강표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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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생의 마지막 18초. 나는 훗날 죽어가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자신이 살아온 생을 돌아보게 된다는데 과연 그러할까? 여기 희생자의 기억을 들여다 보는 사람이 있다. 대단한 능력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죽어가는 사람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그녀 셰리에게도 엄청난 고통을 안겨 준다. 아름다운 추억을 돌이켜 보며 죽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녀의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죽은 사람이 마지막 18초동안 무엇을 보았나 하는 것이다. 셰리가 연쇄 살인범과 대면하게 된데는 그 살인범과 만나야 할 운명도 크게 자리하지만 죽어가는 이들이 본 범인의 얼굴을 밝혀내기 위해 그녀가 해야 할 역할은 아주 크다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등장인물들이 많아 독자들의 시선을 분산시킨다. 연쇄 살인범과 셰리, 켈리 경사까지 이렇게 세 군데로 나뉘어진 공간적인 배경이 결국에는 한 곳으로 모이게 된다. 왜 이들이 만날 수 밖에 없었는지 그 운명의 끈을 따라가자면 조금 지루해지기도 하지만 그 치밀한 구성에 놀라게 되기도 한다. 아마도 이것이 저자가 바란 의도겠지만 연쇄 살인범에게 눈길이 머물게 되기까지 켈리 경사의 개인적인 가정사와 자신의 연애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그녀가 경찰로서의 능력이 없는게 아닌가 실망하게 되기도 한다. 실제로 켈리가 전남편 팀의 감정에 신경쓰지 않고 좀 더 사건에 집중했다면 무고한 희생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 그녀 스스로 알아낸 것은 없고 거의 셰리와 존에 의해 사건을 풀어 나가지 않았는가.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차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도 그녀가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아 이런 점이 많이 아쉽다. 

 

희생자들의 살아있는 모습, 그들을 처음 만났을 때 사체가 아닌 이렇게 살아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감정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연쇄 살인범의 손길이 미칠 것을 미리 알고 있어 더 긴장감을 느끼게 된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등장인물이 많은 것인지, 살인범의 주변 인물에 대해 몰입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모든 것들이 수면에 올라왔을 때 이런 장면들이 왜 필요했는지 완전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연쇄 살인범을 잡기 위해 자신이 가진 능력을 쓰게 되는 것은 셰리이지만 이 살인범과 켈리 경사와의 오래 묵은 관계로 인해 책의 대부분을 이 두 사람이 차지하고 있어 누가 주인공인지 헷갈리게 되기도 한다. 셰리와 살인범 또한 오랜 세월이 흘러도 꼭 만나야 할 끈이 있었음에도 말이다.  

 

셰리만 있다면 살인범들을 모두 잡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녀가 안게 되는 희생자들의 끔찍한 기억의 고통은 어떻게 할 것인가. 법적으로 아무 효력도 갖지 못하는 능력이지만 타인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은 그녀는 아마 오늘도 죽은 이의 손을 잡기 위해 또 먼 길을 떠날 것이다. 이것이 그녀가 살아가야 할 이유이므로. 존을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자신의 행복보다는 타인을 위해 그렇게 살아가겠지? 생의 마지막 18초, 사람들이 어떤 기억을 가지고 죽어가는지 궁금한가? 물론 나도 호기심이 생기지만 아름답지 못한 죽음이라면 가까이 가는 것조차 꺼려질 것 같다. 죽는 사람에게 아름다운 죽음이 어디있겠냐만은 아무런 후회 없이 살아가고 죽음을 맞게 된다면 이것이 행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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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살인마 밀리언셀러 클럽 103
짐 톰슨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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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든 의문은 대체 이 시대가 몇 년도이길래 지문감식도 하지 않아 범인을 놓치는 것인가 하는 거였다. 음, 그러나 사건 발생일이 1952년이면 그럴 수 있겠구나, 수긍하게 된다. 하지만 어리숙하고 착해보이는 외모로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이미지로 인해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는 것을 피해간다는 것은 마을 사람들을 너무 바보로 여기는 것이 아닐까. 살인자의 독백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면 좀 더 완벽한 소설이 되지 않았을까 아쉬운 생각이 든다.

 

스스로 울타리에 갇혀서 완벽하게 살해 계획을 짰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범인이요"라고 보여주는 것 밖에 되지 않는 살인자의 행동에 어이가 없고 살해 동기라는 것도 그렇다, 그가 이렇게 살인자로 변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조금씩 드러나긴 하지만 역시 미흡하게 느껴진다. 딴에는 독자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하지만 자신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독백들로 인해 오히려 혼란스럽게 만들 뿐이다.  

 

범인은 왜 살인을 하는가. 잡혀서 이제는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은 것일까. 그렇기엔 삶에 대한 집착이 강하지 않은가. 영원히 끊어낼 수 없는 살인에 대한 첫 동기유발자는 이미 자신의 곁에 있지 않다. 제 2, 제 3의 살인을 저지른다 하여도 자신을 이렇게 만든 사람은 아닌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어떠했던가. 아들에 대해 모든 것을 알면서도 아들을 마을에서 떠나지 못하게 한 것은 자신의 품 안에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묻어둘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실제로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는 범인의 병이 낫는 듯 했다. 하지만 이미 마음속에 자리 잡은 '악'은 없어지지 않아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고, 끝이 보이지 않는 살인, 스스로 완벽하다 생각하지 않아도 제어하지 못하고 계속 살인을 저질렀다.  

 

선하게 웃는 범인을 바라보면서 독자들은 무서움에 가슴이 서늘해진다. 그러나 범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기에 이정도만 느낄 수 있을 뿐이다. 오로지 왜? 왜? 왜? 누구라도 범인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살인을 저질렀나에 관심이 쏠릴 뿐이다. 명확한 증거를 들이대면서 범인을 향해 좁혀오는 수사망, 아마 이것이 이 책의 반전일 것이다. 예상조차 못했던 일이라 깜짝 놀랐기 때문인지 반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범인과 같은 종족이 이 세상에서 모두 사라진다면 사람들은 행복해질까. 이 속에서 또 다른 불행을 찾아내지 않을까. 일단 이 연쇄 살인마를 잡은 것만으로도 이 마을에는 잠깐동안의 평온이 찾아올 것이다. 범인의 생각대로 사람들이 행복해졌을거라고 생각하기엔 모두가 받은 상처가 깊다. 비록 사람들의 입을 통해 듣진 못했지만 충분히 공포심을 느꼈으리라. 친절한 범인의 가면이 벗겨졌을 때 모두 어떤 생각들을 했을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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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브 디거 밀리언셀러 클럽 66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전새롬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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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늘 정의에 대해 묻는다. 악당을 처단해야 할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안주하게 내버려둬야 할지 말이다. 솔직히 진짜 악당은 늘 법을 피해가는 것 같다. 이제 새사람으로 태어나기 위해 골수 이식을 결심한 야가미를 죽이려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에겐 수술 받을 병원으로 가는 길이 험난하기만 하다. 자신이 왜 쫓겨야 하는지 그 이유도 모른 채 그는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거는 모험을 한다. 살인사건의 중요 참고인으로 경찰에게도 쫓기는 야가미, 그리고 자신을 쫓는 무리들. 점점 죄어오는 포위망을 뚫고 무사히 병원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인지, 정말 독자들의 가슴까지 긴장감으로 숨을 쉴 수 없게 만든다.

 

야가미가 이동하는 곳마다 노출된다. 경찰들의 정보력도 대단하다.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는 야가미가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나 있을지, 희생되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살인을 제외하고는 온갖 법은 다 어기면서 병원으로 이동하고 있으니 범인이 아니라고 누가 믿어주겠는가. 그래도 양심있는 경찰들이 몇 명 있어 사건을 제대로 바라보고 야가미도 또 다른 희생자가 될지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글쎄, 아직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야가미는 혼자서 모든 사람들을 상대한다. 경찰 못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사건의 핵심으로 다가가기도 한다. 자신의 험악한 인상 때문에 늘 범죄의 그늘에서 살았다고 하지만 나는 그가 세상을 구하는 영웅으로 생각될 정도다.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누가 이런 행동을 할 수 있겠는가.

 

야가미를 쫓는 자들을 처단해 나가는 "그레이브 디거"는 야가미에게는 생명의 은인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야가미의 생명을 빼앗기 위해 쫓아오는 사람이기도 하기에 그 존재는 가까이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무섭게 느껴진다. 가면속의 그는 누구인가. 여러 일들이 얽혀있어 모든 것이 다 밝혀졌을 땐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정리가 되지 않았지만 처음 시체가 사라진 그 사건부터 모든 일들이 연결 되어 있어 결말이 다가오면 오히려 사건 전부가 명쾌하게 정리가 되어 '악'의 처단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내가 범인을 처단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진짜 악당이 처단 되어야 하는게 맞다. 책 속이지만 깨끗하게 죽어주는 것이 모두를 위해 좋은 일이다. "사람의 생명을 가지고 이런 생각을 하는 너도 악당 아니냐?"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기 위해선 진짜 범인을 검거하는게 맞지 않을까. 사람의 생명은 다 소중하다 해도 말이다. 그나저나 이제 야가미는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 그가 이제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자신이 선택하지 못한 삶 때문에 더는 괴로워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야 마지막 책장을 덮는 내 마음이 조금은 편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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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메리의 아기 밀리언셀러 클럽 57
아이라 레빈 지음, 공보경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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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메리와 가이가 브램퍼드에 입주하지 않고 다른 곳에 들어갔다면 아마도 이 책은 탄생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불길한 기운을 가진 브램퍼드에 들어가려는 이 부부를 보니 마지막 책장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다. 왜냐하면 책 제목을 보건대 로즈메리의 아기에게 불길한 기운이 덮이는 것 같아 그 초조함이 정도를 넘어서게 되기 때문이다. 대체 이들 부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처음부터 로즈메리와 가이가 들어가려는 집에 살았던 가드니아 부인의 죽음이 예사롭지 않았다. 어떻게 죽었는지 밝혀지지는 않지만 음산한 기운을 머금고 시작하고 있어 꼭 안개속에 있는 집을 바라보는 느낌이 든다. 유난히 사건사고가 많은 브램퍼드, 이웃인 캐스터벳 부부의 친절은 몹시 기분 나쁠 정도인데 이미 이 부부가 돌봐주고 있는 '테리'의 자살사건을 통해 로즈메리에게 충분한 경고가 되었음에도 캐스터벳의 부부의 친절한 얼굴에 가려져 있는 진짜 속내는 파악하지 못하고야 만다. '테리'의 죽음이 오히려 로즈메리와 가이에게 캐스터벳의 부부가 가까이 다가올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니 정말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가이의 일이 잘 풀려갈수록 불안한 로즈메리, 뱃속에 아기가 있어 더 불안할지도 모르지만 아기를 가진 후 오랫동안 있어온 배의 통증이 그녀의 기운을 자꾸 떨어뜨린다. 주변 인물의 불행으로 가이가 성공하자 점차 어떤 불길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 로즈메리, 자신에게 위험이 닥치고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 더 늦지 말아야 할텐데 걱정이다. 뱃속의 아기는 무사할까. 대체 가이는 왜 그녀를 더 따뜻하게 안아주지 않는 것일까. 브램퍼드에 들어온 뒤로 모든 것이 엉망이 된 느낌이 든다.
 
그렇게 바라던 브램퍼드에 들어올 수 있었을 때 로즈메리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아이를 세 명 낳고 남편과 함께 행복한 일상을 꾸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건만 모든 것이 그녀의 생각과 다르게 비틀려 가고 만다. 주변 상황이 오히려 그녀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고 나 또한 로즈메리가 이상한 것 아닌가, 괜한 걱정을 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로즈메리가 정신병원에 입원할 일이 생기는 건 아니겠지. '악마', '사탄'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한 부부의 평범한 일상에 등장시켜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로즈메리의 아기"는 가장 순수한 존재인 아기에게 위험이 닥칠 수도 있음을 미리 알려주어 독자들에게 안타까움을 넘어서 초조함을 안겨준다. 그러게 왜 브램퍼드에 들어갔냐고. 분명 허치가 경고했는데 말이다.
 
역시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한 것 같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보면 이후 로즈메리가 어떻게 변해갈지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다. 아이를 살리려는 어머니의 강한 의지, 이것은 '악마', '사탄'과 대적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과연 로즈메리와 그녀의 아기는 어떻게 될까. 조금 더 독자들에게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면 좋았을텐데 이렇게 끝맺기엔 너무 아쉬움이 크다. 가이는 어떻게 될까. 이젠 가이에게도 끌려다니지 않는 강한 로즈메리가 될텐데, 어쩌면 자신을 괴롭힌 사람들에게 통쾌한 복수를 하지 않을까, 기대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이란 끝이 없는 법, 로즈메리가 어떻게 변해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것이 오히려 가슴 서늘한 공포심을 자극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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