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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가 쿵! (보드북) ㅣ 아기 그림책 나비잠
다다 히로시 지음, 정근 옮김 / 보림 / 2006년 7월
평점 :
사과가 쿵! 한번 쓱 넘겨보면서 대체 무슨 내용을 담고 있나 했다.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서는 사과 하나가 떨어진다고 쿵!하며 묵직한 소리를 내진 않을 것이다. 숲속에 떨어진 사과 하나가 쿵! 큰 소리를 내며 떨어져 동물들을 모은다. 사과가 집 보다 더 크게 보인다. "커다란 커어다란 사과가....."라고 표현될만 하다. 처음에 두더지가 땅속에서부터 사과를 뚫고 올라온다. 길을 내며 얼마나 먹었을까. 사각 사각 사각, 자장가처럼 나의 귓가를 간지럽게 한다. 그 다음엔 개미들이, 나비들이 다람쥐가 모두 모두 사과를 먹기 위해 달려온다. 먹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먹고 있는 것이다.
다른 동물들은 다 먹고 친구들이 먹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데 두더지는 아직까지 사과속에 파묻혀 있다. 욕심이 많다. 우적 우적 우적, 악어도 와서 먹는다. 이런, 사자와 곰도 보인다. 그러나 모두 도망치지 않고 웃으면서 그들을 지켜본다. 간 큰 녀석들. 사과 하나가 이렇게 모두를 즐겁게 만든다. 기린에 코끼리까지, 사과 하나 가지고 동물들이 다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말도 되지 않는 일이지만 그림책 속에서는 불가능 한 일이란 없다. 사자가 다른 동물들을 잡아먹지 않고 사과만 먹어도 이렇게 웃을 수 있다니, 식성이 풀만 먹고 사는 사자인가 보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배가 부르면 즐겁다. 모두들 배부르게 잘 먹었다. 저 두더지, 아직도 사과속에 있다. 뚱뚱해져서 사과속에 끼이는 것은 아닐까 즐거운 상상을 해 본다. 사과는 동물들에게 양식이 되어주고 비가 오면 우산도 되어 준다. 비록 바깥에서 비를 맞을지라도 함께 하니 비가 오는 것조차도 즐겁다. 사과 안에 모두 들어가도 넉넉한 자리, 어느 동물들이 왔나 찾아보는 재미도 있겠다.
사과가 쿵! 떨어지면 여기저기 다듬어서 집으로 만들어 버릴까? 좋은 사람, 미운 사람 모두 함께 살 수 있게 아주 커다랗게 만들어 버리면 어떨까. 아, 그러고 보니 사과를 먹던 애벌레 한 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누가 발로 밟았거나 먹어 버린 것은 아니겠지? 이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기들은 까르르 웃지 않을까. 그림책을 통해 단순한 즐거움이지만 유쾌한 상상력을 제공해주는 사과가 쿵! 나도 이 사과에 매달려 달콤한 과즙을 먹고 싶다. 동물들이 나타나면 앗, 저 멀리 도망쳐 버릴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냠냠냠 아무도 주지 말고 혼자 먹어야지. 맛있는 사과로 인해 많은 동물들이 배불리 먹은 "사과가 쿵!" 아이는 이 책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