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에게 그림자이다

소설기법에 ‘낯설게 하기’가 있다. 이는 소설이 ‘있을 수 있는 허구’이기 때문에 현실을 떠나서는 생각할 수 없다. 그렇지만 현실을 그대로 묘사한다면 소설다운 소설이 되지 못한다. 일상을 낯선 시각으로 보고 해석을 해야 하는 것이다.
사진도 마찬가지이다. 다른 사람이 다 찍은 비슷비슷한 사진은 사진으로서의 매력이 없다. 그러나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어디 있나. 그렇다면 같은 것을 새로운 시각에서 찍어야 한다.
때로 아주 낮게, 때로 머리 위를 쳐다볼 필요가 있다. 서로 비슷비슷한 눈높이에서 보이는 세상이 다가 아니다.
이 말은 물리적인 시각만을 의미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우리는 지금 보이지 않게 형성되어있는 사회의 많은 계층들 속의 어느 한 편에 속해있다. 그곳에서 자신들의 시각으로 본 것만을 말하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정부는 국민을, 대학교 총장은 학생을, 사장은 사원을, 부자는 가난한 사람을, 건강한 사람은 아픈 사람을, 집주인은 세입자를, 땅에 발을 딛고 있는 사람들은 35미터 공중에 떠 있는 사람을 볼 수 있다면 지금 신문이나 방송에 오르내리는 많은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을 터인데...
우리는 서로에게 그림자이다.

단양에서 아름다운 배롱나무를 보았다. 연못 안에는 또 다른 배롱나무가 자태를 뽐내고 있다. 서로의 그림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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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하(紫霞) 2011-09-01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동적인 사진이예요~

gimssim 2011-09-02 12:53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칭찬에 마음 즐거워집니다.

순오기 2011-09-28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명옥헌이네요.
뒤늦게 보고 감동합니다~~~ ^^

gimssim 2011-09-28 16:30   좋아요 0 | URL
맞아요. 멋지게 찍은 사진 있는데 순오기님을 위해 한 번 올려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