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 - 서영은 산티아고 순례기
서영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함께 걷기에는 조금 힘든

서영은은 <먼 그대>로 나에게 깊이 있게 다가온 작가이다.
사실 이십 대 초반에 이 소설을 읽었을 때보다 이삼 십년의 세월을 건너 지금 읽을 때의 맛이 훨씬 깊다. 이 소설의 저력이다.

그 세월의 중간중간에 산문집을 읽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번에 출간한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결었다』를 읽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많이 실망스러웠다.
프로 작가인데 앞뒤의 사족스러운(?) 사실들을 너무 길게 쓰고 있다. 그리고 동행과의 자질구레한 부딪침에 대한 지나치게 세밀한 설명도 거슬린다. 더 심하게 말하면 어느 부분에서 또 어떤 마찰을 빚을까 불안하기조차 하다. 책을 읽는 내내 그 부분이 불편하고 부담스러웠다.
그 정도였다면 작가의 성격에 맞게 결별을 하고 혼자서 순례를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니다’ 싶으면 마음속으로 피를 흘리면서도 끝을 보는 성격이라고 책에서 밝히고 있다.

그리고 작가가 산티아고의 순례를 통해 절대자의 음성을 듣고 내면의 길을 찾고자 하는 간절함은 짐작이 간다. 그렇다고 해도 ‘유언장’은 좀 부담스럽다.
‘물리적인’ 산티아고의 길은 이미 많은 순례자들로 인해 검증된 길이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으로 인한 위험부담이 크지 않는 곳이다. 그런데 꼭 책에서 그런 내용들을 밝혀야했을까 하는 의아함이 든다.
아무리 글로 표현하는 작가이기는 하지만 내면에 묻어두고 혼자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앞뒤의 사족(내가 느끼기에)을 빼고, 동행과의 부딪침에 대한 알뜰한 설명을 줄이고 순례의 여정이나 내면의 음성에 좀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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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1-16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었어요.
제 블로그 어딘가에,박기영이 쓴 '산티아고 가는 길'과 비교 페이퍼도 남겼었던 것 같아요.
누구나 비슷하게 느끼는 부분이 있나 봐요.
저도 그 부분이 참 많이 아쉬웠었 거든요~^^

gimssim 2010-11-17 11:40   좋아요 0 | URL
작가의 뜻인지, 출판사의 메케팅인지...
좀 그런 느낌이 있지요?
저는 제가 너무 까다로운가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