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으로 세상 보기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사진 찍는 친구들이랑 만납니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사각 프레임을 통해 세상보기를 즐깁니다.
두 눈을 다 열고 보는 세상과 조그마한 사각 프레임으로 보는 세상은 많이 다릅니다.
넓게 다 보이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다 드러나 있는 것은 생각할 여지가 부족하기 때문이지요.
머리에 오래 남지도 않고 소중하게 생각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냥 흘러가 버리는 물과 같이 느껴질 때도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프레임을 통해 보는 세상은 다릅니다.
하나하나가 의미가 있고, 걸음을 멈추고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합니다.
사진은 멈춤입니다.
흘러가면서는 볼 수 없습니다. 순간을 사는 것이지요.
그리고 사진은 빼기입니다.
저는 이 부분이 좋습니다.
회화는 더하기입니다. 커다란 화폭 위에 자꾸만 색깔을 입혀 그림을 완성해 나갑니다.
그러나 사진은 일단 프레임 안에 들어온 것이라도 필요 없는 것, 덜 소중한 것들을 덜어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진은 무겁지 않아야 합니다.
사진은 너무 많은 말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거리를 지나다 보니 지난 2월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었던 김연아 선수의 사진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그중 한 곳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이 사진은 보기에 따라서는 많이 복잡해 보입니다.
그러나 제가 보는 것은 한두 가지입니다.
사진을 보면서 때로 머릿속 지우개로 지워가면서 보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제가 보는 것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었던 김연아 선수 속에 있는 내 친구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