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등불은 지고...

식물원에 갔습니다.
며칠 전 눈이 많이 내린 탓에 멀리 보이는 산은 아직도 은발입니다.
그래서 햇살이 따스하긴 했지만 바람은 칼 바람입니다.
봄은 아직 빗장을 열지 못하고 있는 듯한데,
갑자기 눈 앞이 환해졌습니다.





 

 

 

 

 

 

 



 


 

 


 아마 이놈 때문인듯 합니다.
키다리 산수유 나무가 수천 개의 노란 등불을 매달고 조금씩 조금씩 불울 켜고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수천 개의 노란 등불을 마악 불을 켜기 시작하는데
하나의 커다란 등불이 꺼졌다는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추울 때는 추운 곳으로 가고, 더울 때는 더운 곳으로 가라”

“삶 자체가 되어 살아가라. 그것이 불행과 행복을 피하는 길이다.”

"저마다 자신이 몸담아 사는 장소에서 홀로 우뚝 앉을 수 있다면, 우리는 진정 깨어 있는 존재이다."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것이 아니라 꽃이 피어나기 때문에 봄을 이루는 것입니다.

"흔히 우리들은 봄이 오면 꽃이 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꽃이 피어나기 때문에 봄이 오게 됩니다.

우리들 자신은 이 봄날에 어떤 꽃을 피우고 있는가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꽃으로 피어날 씨앗을 일찍이 뿌린 적이 있었던가?“

“준비된 나무와 풀만이 때를 만나 꽃과 잎을 열어 보입니다.”

스님의 마지막 책 <일기일회>에서 이런 가르침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꽃이 피니 이제 봄은 올 겁니다.
그러나, 스님이 바라고 소망하던 ‘중생의 봄’은 아직 아득하고 요원해 보입니다.

스님의 이 낙관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오래 들여다 봅니다. 
이 무언의 메시지는 무엇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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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0-03-12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전님의 단아한 목소리를 듣는 것 같은 님의 글을 좋아하는데 오늘은 더 좋은걸요!!!!
어제는 정신이 혼미해 그저 슬펐는데 오늘은 법정스님에 대한 글을 읽거나 라디오를 들어도 눈물이 나네요,,,저도 한참을 올려주신 스님의 낙관을 바라봅니다...()...

gimssim 2010-03-12 15:46   좋아요 0 | URL
스님을 일면식 한 적도, 법문을 직접 들은적도 없는데,
마음이 공허합니다.
'우린 어떻게 살라고?' 이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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