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생각... 식탁을 보며 지구 건강을 상고함

우리 집은 두 내외만 산다.
물론 거의 정확한 시간에 밥을 차려야 하지만 남편은 식성이 좋아서 반찬에 까다롭지 않다.
그러므로 메뉴는 백 프로 내 소관이다.
남편은 시간만 정확하게 지켜주면 군소리 없이 ‘주는 대로’ 먹는다.
그런데 오늘 생각해 보니까 며칠째 저녁 메뉴가 육류에 김치였다.
사흘 전엔 좀 멀리 나들이 갔다가 집에 들어가기 전에 사우나 갔다가 근처 식당에서 저녁밥을 사먹을까 하다가 피곤하기도 하고 잠도 와서 그냥 집으로 왔다.
아침에 외출하면서 냉동실에서 내어놓은 삼겹살을 김치를 넣고 구어서 저녁밥을 먹었다.
그저께 저녁에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려서 돼지고기를 잔뜩 넣고 김치찌개를 끓여먹었다.
어제 저녁엔 쇠갈비에다 버섯, 양배추, 파, 당면, 두부를 넣고 국물이 자박하게 있는 찌개와 김치가 메뉴였다. 
 
                                                                                어제 저녁에 먹은 갈비

오늘 저녁에는 지난 설날 아는 분이 부쳐온 ‘안동찜닭’을 며칠 전에 반만 먹고 반을 냉동실에 넣어 둔 것을 먹으려고 꺼내놓았다.
그러니 또 육류 반찬이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며칠 있으면 이사를 하게 되어서 냉동실을 좀 비운다는 구실이었다.
우리 집 냉동실에 들어있는 이런 저런 육류들은 지난 설날 여기저기 이웃과 친척들에게서 들어온 것들이었다. 

옛말에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는 말이 있다.
육류를 크게 즐기는 편은 아니었는데 자주 먹다 보니 며칠만 지나면 삼겹살 생각이 나곤 했다.
김치찌개도 자주 해 먹고, 닭볶음탕도 좋아하고 남편은 제육덮밥이면 다른 반찬은 없어도 된다. 가끔 점심으로 만둣국을 끓여먹고, 곰탕도 자주 해먹고, 이것도 저것도 없으면 하다못해 계란 프라이라도 식탁에 올린다. 동물성이 없으면 좀 섭섭해서이다.
이런 실정이니 우리 집 메뉴는 분명 문제가 있다.

농림수산부에서 집계한 우리 국민의 연간 1인당 육류 소비량을 보면, 1990년 19.9킬로그램에 불과하던 것이, 2008년에는 35,6킬로그램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8년 사이에 거의 두 배 가까이 는 것이 된다.
잘 알려진 대로 고기에는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이 많아 심장혈관성 질환의 원인이 되는 문제점이 많다고 한다.
지금과 같은 공장식 축산시스템에서 생산된 가축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질병에도 쉽게 걸린다. 그러므로 질병 예방을 위해서 많은 항생제를 사료에 섞거나 주사를 놓고 있고, 이런 고기를 사람이 장기간 먹을 경우 그 약물이 체내에 그대로 쌓이는 것이다.
그러면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면역력이 떨어지는 당연한 결과이다.

이 쯤에서 지구의 환경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몇 해 전, 아들이 호주로 유학을 갔었는데 스프레이 제품은 호주로의 반입이 금지되어 있었다. 지구 온난화의 문제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육류 생산이 전체 온실기체 방출의 회소 51%을 차지한다고 한다. 세계의 10억 마리 소들이 되새김질을 통해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3배 더 지구 온도를 높이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육류 섭취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온실가스 방출량을 줄일 수 있고 지구 온난화 방기에 기여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가축을 기르기 위한 방목지를 만들기 위해 파괴되는 숲을 살릴 수도 있다.
소를 키우는 데는 곡물이 필요하다, 또한 세계 곡물의 55%와 콩의 80%가 가축을 먹이는 데 쓰이며 이는 20억 명의 기아를 해결할 수 있는 분량이라고 한다.
그 곡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실제로 쇠고기 100그램을 생산하려면 2톤의 물이 필요하다고 한다.  중동 지방에서는 수 킬로를 걸어야만 한 통의 물을 얻을 수가 있다.
그런 사진들을 종종 보아왔지만 나의 일이 아닌 것처럼 무감각하게 살아왔다.
그리고 우리도 물 부족 국가에 속해 있다.

여기까지 오면 '내가 무슨 짓을 한거야?'하는 생각이 든다. 나의 잘못된 식단이 지구상의 절대 빈곤층의 기아에 일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일주일에 하루 만이라도 모든 육류를 피하고 채식을 하자고 주장하는 모임이 있다고 한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실천 가능한 일일 것 같다.
내 몸의 건강도 돌보고 지구의 건강도 살피 수 있다면 모른 척, 뒤로 미룰 일 만은 아니다.

그리고 이 달에 꼭 읽을 책 목록에 이 책을 보태었다.
<세계의 빈곤을 없애는 30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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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3-03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요새 M본부 단비보고 아끼고 또 아끼며 살아야겠단 생각을 했어요. 더러운 물로 목을 축이고 세수를 하고 정말 너무 끔찍하더라구요. 근데 우린 깨끗한 물도 너무 잘 버리며 살고 있으니...정말 많이 부끄러웠고 아이들에게도 물을 아껴쓰라고 했지요.

gimssim 2010-03-03 22:52   좋아요 0 | URL
정말 '생각'이라는 것을 좀 생각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너무 개념없이 살아온 것만 같아서 많이 부끄럽습니다.